전편 모음집



-...절그럭



미호는 잠시 스코프로 연막을 주시하다가 이내 자신의 저격소총을 거두었다, 물론 갑자기 저들을 살려주고 싶어졌다, 같은 말도 안되는 이유는 아니다.



'음... 스틸라인 부대인가? 일이 조금 복잡해졌네


-덜컹



기본적으로 스틸라인 부대를 주축으로 한 군 병력은 그녀에게 있어서 아군에 해당한다, 그녀도 나름 '인간'을 위해 싸우고 있는 만큼 아무 이유없이 아군을 선제 공격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아


아직 밤은 기니까'



'아무 이유없이' 말이다.



그녀는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면서 묘하게 가벼워진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저격수는... 자리를 옮긴 모양이예요."



엄폐물에 몸을 숨기고 건물의 옥상을 살피던 하베트롯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브라우니는 직감적으로 더 이상 저격수가 자리를 옮겼다 확신했는지 엄폐물을 나와 곧바로 그에게 달려갔다.



"인간님! 괜...


피...피..?"



그의 손을 잡고 이리 저리 살피던 브라우니는 손에서 느껴지는 수분감에 시선을 돌렸다 붉게 물든 손을 보고는 얼굴이 사색이되었다.



"내 피는 아니야...애니가 흘린 피지"



"..."



그의 곁에는 애니가 눈을 감은체 기대고는 작은 숨소리만 내고 있었다.



"다행히 고비는 넘긴 것 같..."


"인간님은요? 인간님은 어디 안 다치셨나요?!"



브라우니는 애니의 상태보다 그가 우선이였기에 그의 온몸을 살피며 어디 다친곳은 없나 살피기 바빠보였다.



"괜찮아 브라우니, 나는 정말로 괜찮아"



애써 그녀를 진정시키며 그는 하베트롯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래도 너무 늦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잠깐 켈베로스는?"



그런데 인원이 한명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는 자신이 잠시 잊어버리고 있던 켈베레소의 기억이 떠오른 그의 표정이 빠르게 식어가기 시작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브라우니?"



하지만 조금 뜻밖에도 브라우니가 먼저 입을 열어 그를 안심시켜주었다.



"켈베로스는 살아있어요, 지금은 따로 움직이고 있는 중일 뿐이니 걱정하지마세요."



브라우니의 입에서 저런말이 나오니 오히려 더 안심이되었다, 그녀가 적어도 자신에게 만큼은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도대체 방금 그 저격수는 뭐였죠? 철충 같지는 않았는데"



"이야기하자면 조금 긴데..."











"후우...


일단 상황은 알겠어요."



"참나, 셀주크때랑 비슷하네"



설명을 들은 브라우니와 하베트롯은 난감하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 그녀의 자아는 저희를 진심으로 죽이려고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죠"



셀주크의 말에 브라우니는 뭔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하베트롯의 어깨를 살짝 건드리자 하베트롯은 그 의도를 파악하고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혹시 이프리트는 만나셨나요?"



"아니, 도착하자마자 공격을 받았던 터라..."



"...잠깐"



그때 유미가 조금 놀라더니 자신의 손톱을 물어뜯으면서 뭐라뭐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데?"



"...여러분 모두 무전을 듣고 오셨던거죠?"



"응, 그렇지"


"맞아요."



유미는 잠시 침묵하고 있다가 꽤나 심각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움직여야해요, 지금 당장"












"맙소사....."



이프리트는 일기장 속의 내용을 읽고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게 정말 미호라고?'라는 의문이 그녀의 머리를 가득채웠다, 이것이 비록 잠깐이었지만 그녀가 생각한 미호와는 반대되는 진짜 모습이라고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내용을 읽어보면 지금의 이 일기속의 미호와 지금의 미호 사이에는 설명할 수 없는 괴리감이 너무나 컸다.



'이게 진짜라면...그가 위험해!'



아무튼 지금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상황이 확실해지기 전까지 미호와 그를 만나게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



-치익



그녀는 곧바로 무전기로 달려들어 송신 버튼을 눌렀지만



-파지직~!



이전보다 무전기의 잡음이 훨씬 커져서 정상적인 통신을 할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젠장!


-텅 텅!


이거 왜 이러는거야!"



전파 방해가 심해진 것일까, 그녀가 알 방법은 없었기에 발만 동동거리면서 무전기의 버튼들을 누르고 두드리는 수밖에 없었다.



"으윽..."



하지만 부질없는 것이라 직감한 그녀, 힘겹게 문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직접 가야해'



내가 직접 그곳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고는 문고리를 돌렸다.



-덜컹

"!"



하지만 미호가 밖에서 문을 잠근 것인지 문고리를 돌려도 문은 꿈쩍도하지 않았다.



-콰앙~!



그녀는 망설임 없이 문에 몸을 날렸다, 그녀의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온힘을 다한 충격을 문은 견디지 못하고 떨어져 나갔다.



"아야야..."



자신의 팔을 메만지면서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던 그녀



-삐비빅


''!"



그리고 순간 문이 열려있는 방 한켠에 있는 자동 포탑하나가 소리를 내면서 그녀에게 총구를 조준하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악!!!"



그녀는 비명을 지르면서 눈을 질끈 감았다.












'...잠깐'


-턱



켈베로스는 무언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곧바로 손잡이를 잡고있던 손을 놔버렸다.



합리적인 근거는 일단 당장은 없었다 하지만 무언가 꺼림직한 기분이 들었고 그녀는 일단 주변을 조금 더 살펴보기 시작했다.



'...혈흔이 끊겼어, 그런데 왜 이 지점에서 끊긴거지?'



문과는 좀 거리가 있는 부분에서 끝난 혈흔, 뭐 그냥 그때 지혈이됬던 것일 수도 있지만 그 마지막 지점이 뭔가 이질적이다.



'....어?'


-지잉...



혹시 다른 입구가 있는 것은 아닐까 주변의 벽을 짚어보던 와중 한 부분이 순간 일그러지면서 그녀의 손이 통과되었다.



'홀로그램 위장이네, 여기가 입구인게 분명해'


-터벅



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방패를 앞으로 한체 홀로그램의 건너편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빙고'



이곳이 진짜 입구다, 그녀는 확신했다.



홀로그램 발생기 너머에는 그녀가 처음에 들어오려고 했던 현관문이 보였다.



-삐...삐...



보강 되어있는 문 바로 앞에는 폭탄으로 만든 부비트랩과 함께 배치된 자동포탑이 문을 조준하고 있고 레이저 경보 장치도 배치되어 있었다.



"헤에...."



저 문을 열건 부수건 무슨 짓이든 저 문에 했다가는 자신은 가루가됬을 것이라 생각하니 그녀는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그래도 다행히 제대로된 입구로 들어와서 그런지 이 복도에는 그 어떠한 함정도 없는 것 같았다.



'이정도로 요새화 해놨다는 것은 꽤 오래 머물렀다는건데, 이런거에도 일가견이 있는걸보면 군용 바이오로이드였나?'



의문을 뒤로하면서 그녀는 복도를 따라 조심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무도 안 계세요? 시티 가드입니다, 저희 동료가 여기있다고해서 찾으러 왔어요."



조금 어두운 계단에 다다른 그녀는 일단 자신의 진입 사실을 먼저 알렸다, 이 건물에 들어서기 전에 알리는게 더 좋았겠지만 그때까지는 이 건물이라 확신하지 못했어서 그랬다.



-...



하지만 대답을 들리지 않았다, 아마 이프리트가 말한 장소로 마중을 나갔으리라 그녀는 생각한다.



'이거 난감하네...일단은 기다려야하나?'


-딸깍



손전등을 켜서 어두은 계단을 이곳 저곳 비춰보는 켈베로스는 이내 고민에 빠졌다.



아까 입구쪽의 함정도 그렇고 이곳의 주인은 이곳을 요새로 만들어 놓은 것 같은데 위험을 무릎쓰고 이곳을 돌아다니는 것은 그리 좋은 생각은 아닐게 분명했다.



'여기 이프리트 혼자 있다고 해도 안심이겠어'



그러니 이프리트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조금 미루고 일단은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던 와중



-콰앙~!



"!!!"


-파지직~!



갑자기 위층에서 큰 소음이 들렸고 그녀는 곧바로 방패를 위로 한체 전기충격봉을 작동시켰다.



위층으로 뭔가 침입한 것일까? 도대체 무슨 일이지? 켈베로스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온 신경을 계단 위쪽에 집중한체 자리를 지키고 있던 와중



"꺄아아아악!!!"



그곳에서 이프리트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이프리트!"



그 소리가 들리지마자 그녀는 망설임 없이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하지만 우발적인 진입이었던 만큼 변수가 너무나 많았다.



-삐..삐...



예를 들면 계단의 벽면 쪽에 있던 작은 틈안에 있는 작은 센서 같은 것 말이다.



좀더 정확히는



'아뿔사!'


-삐삐삐삐삐!



그녀의 동작을 감지하자마자 시끄럽게 소리를 내는 불길한 센서같은 것 말이다.













"그러니까...이프리트를 구했던게 미호라는거야?"



"분명해요, 저도 방금까지는 확신이 안 섰는데... 미호가 이곳에 왔을 이유는 그거 외에는 설명이안되요."



유미의 말대로 미호가 이프리트를 구조하고 이프리트를 대신해 접선을 위해 이곳에 온것이 아니라면 미호가 이곳에 온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다.



-"맞을 겁니다, 그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경우의 수입니다."



셀주크 또한 같은 생각, 그렇다면 모든게 설명된다.



"제길, 그렇다면 저격수가 갑자기 공격을 멈추고 위치를 바꾼 이유까지 설명돼, 우리가 이프리트를 구하려한다는걸 알고 있으니..."



브라우니가 답답한 마음에 머리를 해집으며 혀를찼다.



"인질...이겠네"



"애니!? 정신이 좀 들어?"



그의 어깨에 기대어있던 애니도 모든 이야기를 듣고있었는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인간님 어서 움직여야해요, 우리의 목적을 알고 있는 이상... 미호는 명령 때문에..."



"...켈베로스와 이프리트가 위험해요!"



유미와 하베트롯도 한마디씩 거들었다.



-"인간님 지시를 내려주십시요."



그리고 이내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후우...



...



애니 말대로 아까 좀 자둘걸



...뭐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나는 아직 해야할 일이 남아있으니까













"...다들 움직이자, 하베트롯! 켈베로스와 해어진 위치로 이동해야해! 어딘지 기억하고 있지?"



"네! 제가 선두에 설게요!"



"브라우니 혹시 애니 대신 바이크 운전할 수 있어?"



"적어도 굴러가게 할 수는 있습니다!"



"알겠어, 유미, 같이 갈거지?"



"물론이죠, 그동안 애니는 제가 보살필게요."



"애니, 조금만 더 힘내자"



"...네"



"셀주크, 어떻게 해야지 미호를 포함해서 모두를 구할 수 있을까?"



-"연산 중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알겠어, 그러면 모두가 출발하자



아직 밤은 기니까"











미호는 자신의 은신처로 뛰어가면서 웃는 표정을 짓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억지로 하던 탓에 오히려 기괴한 미소가 나올 뿐이었다,



'아직 그 이프리트는 자세한 상황을 모를테니까... 제압해서 무전으로 협박하면...'



적당히 고문해서 무전으로 그 비명소리를 울려퍼지게 하면 알아서 이곳까지 인간을 데리고 올테니 그때 죽여버리면...



("$%$*(#....")


"응?"



순간 이상한 소리가 살짝 들려서 주변을 경계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잘못들었나'



사소한 것은 뒤로 하고 이내 다시 걸음을 재촉하는 그녀



그렇게 밤은 깊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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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편


그리고 요즘 바쁜 것도 있는데... 미호&유미 파트도 묘하게 마음에 안드네, 아무래도 앞의 파트들보다 사전 구상이 부족했어서 그런지 부실한 부분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고민인게 이걸 그냥 쭉 밀고가야할지 아니면 그 미호 파트를 통으로 다시 해야할지 고민임 그런데 다시하기에는 분량이 또 너무 늘어날까봐 걱정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슬럼프 온게 조금 큼


독자들 더 떨어저 나가기 전에 빨리 완결을 내고싶은데 아직 보여줘야할게 많이 남아있고 그렇다고 대충 마무리하기에는 아까움,  그냥 연중하기에는 지금까지 읽어준 독자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나도 그러고 싶지가 않음, 맘같아서는 휴재하고 조금 나중에 다시 이어쓰고싶은데 그러면 또 읽어주던 사람 다 사라질까봐 걱정이됨


아무튼 슬럼프인 상태로 억지로 쓰는 것보다 차라리 망가진 바이오로이드들과 살아남기 잠시 휴재하고 슬럼프 탈출겸 단편들 몇개 쓰거나 새로운 느낌으로 차기작 구상한 것 중 몇개 꺼내서 연재해보면 어떨까 싶은데


라붕이들 생각은 어떰?


나도 나름 애착있는 소설에 슬럼프가 왔다는게 슬퍼 그래도 이거는 무슨 일이 있어도 끝은 꼭 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