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두번째 인간이 가게를 차리게 된 이야기

헬로 에블바디

삼안 물자영업소 사장 라붕이에요

어찌저찌 펙스군도 유턴시키고 몸도 새걸로 바꾸고 파티마랑 서약도 하고 모두 잘 해결됐네요 메데타시 메데타시


-라고 하고싶지만 제타 씹년이랑 치고박고 하면서 반파된 가게 재건하느라 정신이 없네.

오르카 쪽에서도 공사를 도와주니 그마나 다행이지...


하는김에 더 크게 짓죠.


요새화를 추천한다.


성벽을 세우든 대포를 달든 나중에 생각하고. 건물 원상복구 시키는데만 해도 견적이 이정도는 나오는데, 재료는 충분히 남아있는거지?


? 나한테 물어봤자 난 몰라. 필요한 건 아이작한테 청구해


그냥 너희 다같이 오르카호로 옮겨와서 사는 건 어때? 아님 요안나 아일랜드나 다른 섬도 좋고.


마음같아선 그러고 싶지만... 여기가 가게만 있는게 아니라 삼안의 공장지대까지 딸려있는 개꿀스팟이라고. 그리 쉽게 버리고는 못가지. 제타도 그 가치를 알아서 공장 지가 낼름 쳐먹으려고 폭격같은 수단을 자제했던거고


정확히 말하자면 가게 옆에 공장이 있는게 아니라 공장에 딸려있는 창고를 가게로 개조했을 뿐이지만요.


그런데 있잖아, 이번에 우리가 펙스 몰아내는데 크게 도와줬잖아? 그러니까 그 뭐냐... 답례로 무슨 무료 유산깡 쿠폰 같은 것 좀 받을 수 없을까? 가챠 너무 재밌더라


그럴까? 여러모로 도움 받기는 했으니까...


안돼요. 정가 내고 사세요.


...그렇댄다.


크흑, 예상했지만 칼 같은 거절...!

생체재건장치까지 찾아줬는데!


애초에 그러려고 동맹 맺었던 거잖아요. 사령관님도 그 정보 덕택 좀 봤을테고요.


뭐, 그건 그렇지...

친구, 너도 고생많겠네. 파티마가 가게 물건 손 대는건 철저하게 막을테니까...


글쎄, 나한텐 딱히 안그러던데.


엥?


~~~~~


얘 파티마야 여기 쌓아놓은 유산 상자 좀 빌려가도 될까?


다 회사 재산인데 빌려가고 말고가 어딨어요. 사장님 마음대로 쓰세요.


진짜? 고마워!

오홍홍 유산깡 해야지


...괜찮은거냐?


상관없어요. 어차피 사장님 지갑은 제가 관리하니까요. 심지어 저분 회사 금고 비밀번호도 못외웠어요.

그리고 저한테도 이득이 들어오기도 하고요.


? 그게 무슨 소리냐.


오, 드레스 나왔네. 파티마야 너 이거 입어볼래?


네~ 지금가요~♡


과연.


~~~~~


보통 이런 식이지. 공사 구분은 확실한 애가 너한텐 공이고 나한텐 사밖에 없으니까.


부러운 새끼...


허허 오르카호 사령관이 부러워해준다니 영광이네


그나저나, 절대방위지역에서 왔다는 알바트로스는 어디있어?


이미 집에 돌아갔지. 지 본진을 오래 비워둘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그래? 아쉽네... 정식으로 영입하고 싶었는데.


전화라면 걸어줄 수 있다.


아, 그렇지. 그거 말인데, 너희들 어떻게 절대방위지역에 연락할 수 있었던거야?


멸망 후 에이다 Type-G가 지구상의 AGS들을 규합하기 위해 개발한 독자적 통신 네트워크가 있다. 절대방위지역도 거기에 이어져있다.


우리 가게쪽 회선은 도청방지 처리가 안되어있었으니 펙스의 눈을 피하려면 도청이 안되는 그쪽으로 연락했어야만 했다.


으흠, 도청방지 옵션 추가로. 오케이.


나도 AGS이니 원래부터 AGS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었다. 전투용 AGS가 아니라서 군대에 합류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른다고 바로 와줘?


그야 뭐 귀중한 비즈니스 상대니까? 우리가 가게 연 뒤로 계속 절대방위지역과도 장사하고 있었다고. 걔들도 철충이나 펙스에 시달리느라 보급품이 많이 필요하다길래 잔뜩 보내주고 대가도 잔뜩 받아왔지.


엥? 그랬어?


AGS 제조에 필요한 기술이나 블랙리버제 군용 AGS 설계도가 다 거기서 받아온거다.


내가 병 걸려서 쓰러지기 전까진 장사하면서 인맥 넓히려고 노력 좀 했지, 라비아타가 세워놨던 어떤 저항군과 연줄이 닿았던 것도 그 덕이고. 


참, 파티마야. 우리 언제부터 다시 가게 문 열 수 있는거지?


인프라 복구하고 내부안정화만 마친다면 다시 장사 시작할 수 있기는 한데, 완공할때까진 건설 재료 쪽에서 발주받을 수 있는 범위가 크게 줄어들거에요. 그건 왜요?


그야 이젠 제타도 비즈니스 대상에 추가됐으니까. 장사 계속 늦춰지면 개지랄할텐데


(침략보다 교역이 더 안정적인 이익을 뽑아낼 수 있다면 제가 또 무력을 꺼내는 일은 없을겁니다. 무슨 말인지 알죠? 좋은 거래 기대할게요?)


...개가튼년


시간 끄는 건 제가 할테니 걱정마세요. 장사 하루이틀 하는것도 아닌걸요.


레모네이드라... 언젠가 우리도 충돌하게 될 텐데, 벌써 걱정이네. (아직 8지역 전)

근데 제타는 그렇다쳐도 다른 레모네이드가 여길 노리면 그 땐 어떡하지?


괜찮아요. 제타한테서 피해보상금은 못뜯어냈지만 대신 이름을 빌릴 권리를 받았거든요.


이름을 빌린다고?


제타 이외의 레모네이드가 여길 눈독들인다면 '여긴 레모네이드 제타의 영역으로 제타의 비호 하에 있다. 우리에게 싸움을 거는 건 제타에게의 선전포고다'하고 이름을 팔아먹을 수 있다는 거죠.


살아있는 인간이 있다는 비밀 유지도 해주고 말이지. 우릴 공격했던 게 회장 부활에 관심도 없고 다른 레모네이드들과 협력하기보단 지 뱃속 채우는데만 급급한 년인게 불행 중 다행이었지.


너 왠지 펙스나 레모네이드 쪽 사정에 해박한 거 같다?


실제로 그러니까. 너도 곧 만나게 될거야.

근데 다른 년들은 니가 해치우든 흡수하든 뭘하든 제타만큼은 반드시 내가 강제인수합병해서 턱짓만으로 부려먹어줄테다


동기가 있는 건 좋죠. 힘 내죠! 저희 가게가 지구 최대의 기업으로 성장할 때까지!



---또다른 일상 이야기---


다른 직원분들은 다 자매기가 있는데 저만 혼자다보니 은근 외롭게 느껴지네요...


너도 자매가 있어?


있어요, 아이샤라고. 


아, 걔... 지금 생각해보니 아이작이랑 이름이 약간 비슷하네?


비슷하긴 뭐가. 저쪽은 Aisha고 나는 Isaac인데.


그런데 바이오로이드는 다 자매라고 볼 수 있는 게 아닌가. 결국 다 라비아타 프로토타입에서 파생된 거잖나.


보편적인 바이오로이드 대상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전 달라요. 

저와 아이샤는 라비아타가 아닌 에바 프로토타입에서 파생된 바이오로이드거든요. 뿌리가 다르죠


그러니 또다른 에바 프로토타입의 유전자가 흐르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면야...


(지나가던 사령관)

(흠칫)


...야 잠깐만 그러면 니들


누나...? 매형...!?

[의문의 이산가족 상봉]


어흠. 덧붙이자면 사실 제 풀네임은 아이샤 파티마랍니다. 아이샤가 성이고 파티마가 이름이에요. 


아하. 그런 이름이었... 음? 그러면 아이샤 풀네임은 아이샤 아이샤가 되는거야?


희한한 작명센스죠?


...흠. 갑자기 궁금해진건데, 파티마 너는 무슨 부대 소속이야?


예? 부대요?

전 군인도 아닌데 소속부대가 어딨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 일단 너 삼안에서 제조됐었지? 배틀메이드나 페어리, 컴패니언은 분명히 아닐테고. 역시 애니웨어 쪽?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에바 프로토타입으로부터 파생된 초기 모델이라서 그런 분류가 되어있지 않아요. 그냥 삼안 산업제라는 것 밖에는.


그런 희귀 모델이 편순이를 해?


옛날엔 교섭가나 비서 등으로 일했었지만 최신형 바이오로이드들이 나오면서 제 동형기들은 점차 평범한 사무직으로 내려가다 결국엔 좌천되어 저처럼 무인 편의점에 배치되는 경우까지 생겼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회사가 철충에 공격당할때 살아남게 된거니, 세상 참 모를 일이죠?


그러고보니 아이작. 오르카호에 있는 동안 당신 닮은 노란 로봇을 봤는데, 혹시 당신 형제기인가요?


(↑얘)


JY-438을 말하는 거라면 완전히 다른 기종이다. 내 기종명은 SJB-4989고.


SJB는 뭐의 악자야? 


상점-주인장-봇. 사고팔고 하는 게 일이지.


...개그?


로보-개그.


후훗, 당신도 많이 변한 거 같네요.


아 그렇지. 전부터 묻고싶었던 건데, 아이작 당신이 모자로 쓰고있는 참치캔, 상표가 상하반대 아니에요? 캔의 뚜껑이 밑으로 오도록 뒤집었는데 상표가 똑바로 보이잖아요?


(모~자)


어, 그러네?

멀쩡한 캔 찾아다줄까?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상표가 뒤집혀서 인쇄된 하나뿐인 희귀품이기 때문에 내 전리품으로 들고다니는 건데.


잠깐, 그런 이유로 챙긴거였어!?


모자로 쓸 거였으면 내 머리 사이즈에 맞는 냄비라도 찾았겠지.


...괴짜 고철수집로봇 시절에서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그나저나, 아이작은 참치캔을 모자삼아 쓰고다니고... 파티마는 참치 비녀를 끼고다니고...


그냥 참치가 아니라 참치캔 회사에서 만든 마스코트 캐릭터 이스튜나 군이에요. 예전에 편의점에서 일할때 윗선에서 참치캔 홍보하라고 쓰고 다니라 한건데 귀여워서 지금까지 쓰고있죠. 근데 그건 왜요?


아니, 나도 뭔가 참치모양 장신구를 써볼까 했지. 우리 셋이 통일감도 주고, 요즘은 참치캔이 화폐로 쓰이는 시대니 겸사겸사 돈 잘 벌리라는 기원도 하고?


오.


그거 좋은 아이디어네요! 참치 모자는 어때요? 아니, 너무 귀여운가? 그럼 가볍게 이스튜나 군 배지부터? 이참에 아예 참치를 모델로 한 우리 가게만의 엠블럼이라도 만들어볼까요? 삼안 망한지가 언젠데 계속 삼안이란 이름 쓸 필요도 없고 말이죠!


잠깐, 진정해. 그냥 해본 말이니ㄲ..


옛날에 참치캔 회사에서 만든 상품도 잔뜩 쌓여있으니, 사장님한테 어울리는 참치 장신구를 한번 찾아보죠! 가요 사장님!



두번째 인간이 가게를 차리게 된 이야기 진짜 끝


원피스 표지연재 스타일로 시도해봤던게 그림 여러장 그리는게 힘들었긴 해도 소설로 썼을 경우에 비해서 많은 양의 스토리를 담고도 빨리 끝낼수가 있어서 좋았다. 지금같이 위태로운 시기라서 특히나 더...


아무튼 이렇게 또하나의 두번째 인간물이 완결났습니다. 라오도 스토리 잘 마무리 지을 수 있게 해주세요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