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 꼬라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사실 며칠 전에 소식 나오자마자 바로 들었음.

밸로프로 간다면서?

나도 알지. 도대체 거기가 어떤 곳인지 말이야.


솔직히 말하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문제인건지 모르겠어.

이 게임 솔직히 유기 할 목적으로 만든 것 치고는 꽤 세계관은 나름 괜찮게 키워 놨잖아?

이것들을 끝까지 책임을 지고 데려갈 이만 있었다면 이 게임이 이렇게까지 삐걱거렸을까?


생각을 해보자.

대체 어디 가서 "키가 190이 넘어가고 가슴도 머리보다도 더 큰 푸근한 엄마 캐릭터"를 보겠어?

대체 어디 가서 "노가다 밈 같은게 붙어대는 드라큘라 여캐"를 보겠어?

대체 어디 가서 "빈유 라서 거유에 열폭만 할 뿐 다른건 모든 게 다 완벽한 부관 캐릭터"를 보겠어?

대체 어디 가서 "마치 19세기 산업혁명 때나 볼 수 있는 어린 광부 캐릭터"를 보겠어?

아무리 이 게임이 다른 게임들에 비해 음지에 계속 남아있다 한들, "최소한 어디 가서 대체는 절대 못 할 게임"은 된 건 사실이잖아?

대체를 못 하게 되었다 자체가 라스트오리진 만의 수요와 특색을 갖췄다는 건데... 그런데 이 게임이 이런 결말을 맞이 해야할까? 




엄밀히 말하면, 솔직히 내 개인의 경우는 라스트오리진이 본진은 아니야.

내 본진은 올 연말되면 발 담근지 10년째 되는 다른 장르고... 장르 자체는 25년을 넘어가는 장수한 녀석... 

라오는 이제 5주년을 넘겼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라오를 적당히 즐기는 서브겜 정도로만 인식한건 아니야.

이 게임은 스타크래프트로 따지면 앞마당 같은 게임이야.

비유를 앞마당으로 했다면 내가 이 게임 역시 적잖게 애정을 주고 있었다는건 알아듣겠지. 오히려 동인행사 관련해서는 내가 이 게임을 더더욱 많이 찾아다녔으니까. 그렇게 애정을 주고 있는 게임이 위태위태하게 실시간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지켜보던 게임이 이렇게 된다는게 도저히 내 입장에선 받아들여지지가 않음...


라오가 진짜로 망하게 된다면 그냥 하던 본진이나 쭉 즐기러 가면 돼. 언제나 그러했듯이 말이야...

하지만 그 동안 내가 라오는 전후로 수없이 많은 곳에 발을 담갔던 다른 곳들과는 다르게 미련이 유독 크게 남을 것 같아.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봐라. 아카 닉네임도 나 라스트오리진 하는 사람이요 하고 홍보하고 있어, 사진에 보이는 나앤 장패드도 재작년 AGF때 호다닥 달려가서 선행으로 사왔고, 그립톡도 작년 AGF때 받은 비매품임. 나의 라오 최애의 굿즈들이 바로 내 눈 앞에 그리고 바깥에서도 언제나 함께 하고 있는데... 그리고 애정도 그렇게 강하게 줬는데... 아마 이 게임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엔 시간이 정말 길게 걸릴거야...



그냥 제목에서 말 하듯이 내가 이 게임을 떠나버리면 되는걸까...

오랫동안 이쪽 세계들에 몸을 담았다가 수많은 이들을 지나쳤는데... 

내가 애정이 식고 한 풀 꺾여서 떠나버리면 최소한 서비스 종료까지는 안 갔었더라.

던파가 그랬고 리플렉 비트가 그랬으며... 소녀전선이 그랬고 데레스테도 그랬다...

나의 오르카 호가 언제나 그랬듯이 바닷속을 누비면서 자신들의 생활을 하게 놔두고 나는 "상륙"을 하면 차라리 내가 사랑하는 이들은 열린 결말로 놔둘 수 있을까...

정말 착잡하다... "함께해요, 이 세상의 마지막까지." 라는 라스트오리진의 저 캐치프레이즈... 슬로건이 무색하다...

진짜 내가 이만큼 이 게임에게 애정을 주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이 게임은 왜 자꾸 이렇게 고통을 받아야하는건지...

너무 진짜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