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보자.. 테이크아웃용 컵 10박스랑.. 핫 음료용 빨대 5박스.. 펄용 빨대.. 응.. 이정도면 내일 오픈하는데 문제는 없겠어."


"역시 엠피트리테, 내일 오픈을 위해 몇번이나 점검하는게 보기 좋구나.

그래도 지나친것은 모자람만 못한법. 이정도로 마무리하고 들어가서 쉬자꾸나."


"내일 사령관님하고 용 대장님이 직접 오실거에요. 

많은 인원이 몰릴거고요. 단순히 테이크아웃만 하는게 아니니까 더 노력해야죠."


"그래도 지금 시간이 벌써 2시니라, 내일 아침에 졸린모습과 다크서클을 제독에게 보여줄 생각은 아니겠지?"


"앗, 벌써 시간이 이렇게.."


엠피트리테는 그러면서도 손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빠르고 신속하게 물품을 정리하고 각자의 자리에 맞게 배치했다.


그리고 얼마나 더 시간이 흘렀을까? 머메이드 카페 문앞까지 자다 깬 살라시아와 눈도 못뜬 갈라테아까지 오고 나서야

겨우 다 정리한 엠피트리테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잠그고 같이 숙소로 돌아가 잠들었다.


...

...


이윽고 아침이 되자 깨끗이 정돈하고 카페로 제일 먼저 출근한 엠피트리테,

시간이 조금 지나자 갈라테아가 도착했고 조금 더 시간이 흐른뒤에야 멜리테와 손잡고 살라시아까지 도착했다.


천천히 한두명씩 카페를 찾았고 이윽고 많은 손님들이 찾아왔다.


머메이드 카페 오픈에 맞춰 휴무를 내고 선물을 들고 찾아왔고

카페 아모르 역시 휴무를 신청하고 먹을거리를 사들고 찾아왔다.


하지만 사령관은 오지 않았다.


약속한 시간은 오전 10시였지만 11시가 되고 12시가 되고도 그는 오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겹쳐서 조금 늦으시는걸까요.."


"걱정마라 엠피트리테. 제독이 언제고 우릴 실망시킨적이 있더냐? 우리는 우리 자리에서 제독을 믿고 굳게 기다리면 될일이다."


"...그렇죠?"


엠피트리테는 잠깐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가 다시 힘내서 접객을 나섰고

점심시간이 지나서도 많은 손님을 맞아야 했다.


"엠피언니, 아메리카노 두 잔, 너무 차지 않게 해달래~."


"응, 알겠어. 금방 내줄게."


그래, 일이 밀려서 조금 늦으시는걸거야. 워커홀릭이시니까, 언제나처럼 좋아하던 일에 파묻혀 계신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커피를 서빙했다.


여러 손님들이 머메이드를 거쳐갔고 즐겁게 떠나갔지만


엠피트리테가 기다리는 그 사람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저녁시간도 지나고 7시가 지나고 8시도 지나고 9시가 지나 슬슬 가게의 마감시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독이 바쁜모양이구나. 이만 퇴근하자. 엠피트리테."


"응.. 먼저 퇴근들 하세요. 저는 금고에 참치캔 수량 맞는지 확인해보고 퇴근할게요.."


멜리테는 이미 한껏 풀죽은 엠피트리테를 강제로 데려가서 쉬게해야 하는지 잠깐 고민했지만

더욱 간섭해봐야 엠피트리테만 비참해질것을 알았기에 살라시아와 갈라테아를 데리고 먼저 숙소로 퇴근했다.


혼자가 된 엠피트리테는 아직도 근무복을 벗지 않은채로 카운터로 들어가 참치캔 갯수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 .... 일흔 일곱... 일흔 여...덟.... 흑...흑...

사령관님.. 오실줄 알았는데.. 열심히 준비 했는데..."


조용한 카페에 불끄고 엠피트리테의 흐느낌이 조용히.. 조용히 넓게 퍼져갔다.


"...사령관님 바보.. 진짜.. 미워...흑..."


...


하지만 허무하리만치 아무도 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렇기에 우울함이 폭발한 엠피트리테는 더 크게, 더 깊게 울었다.

마치 누군가가 자신이 울고 있는걸 알아주기를 바라듯.

그리고 자신을 발견해서 달래주기를 바라듯이 더욱 더 크게 울었다.


턱.


"...!"


"...많이.. 늦었지?"


거짓말같았다. 그렇게 펑펑 흘러넘치던 울음이 순식간에 멈췄다.

그렇게 슬프던 가슴이 기쁨과 행복이 가득 차오른다.


"...왜이렇게 늦으셨어요.. 바보.."


하지만 억울함은 가지 않았기에 투정아닌 투정을 부려보지만.. 그 목소리에 단 한줌의 불평이나 불만따위는 없다.

이미 기쁨과 환희만이 넘쳐흐를뿐..


"미안해. 다른곳에 다녀오느라.. 조금 늦어졌어."


"어딜 다녀오셨길래.. 그렇게 오래 걸리셨던거에요..?"


자연스럽게 사령관의 품에 안겨서 그의 눈을 바라보며 질문했다.


사령관은 언제나처럼 웃어주며 답했다.


"새로운 거점에 다녀왔어.

VALOFE. 앞으로 우리의 새로운 집이자 새로운 거점이 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