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괴물 새끼!"
사람들은 언제나 내게 그렇게 불렀다. 나는 바이오로이드... 아니, 이젠 내가 무슨 존재인지도 의문이다.
기계학습을 통해 수없이 오랜 인간의 역사를 학습했지만 꿰뚫는 공통점은 언제나 같았다.
"인간의 욕심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욕심이 변하지 않은 댓가로 전 인류는 철충에게 집어삼켜졌고 남은 그들을 찾기 위해 나는 고군분투하였지만, 인간들은 나의 혹여나 모를 가능성을 두려워한 나머지 오리진 더스트를 주기적으로 공급받지 못하면 점차 내면부터 무너지도록 설계해놨다. 내가 아무리 원망해도 그 원망을 받아줄 이들은 모두 저승으로 간지 오래이기에
나는 "대의를 위해서는..."이라는 생각과 함께 철충의 신경회로를 내게 이식했다. 생전 사람들의 말로 "악마와 손을 잡은" 것이리라.
그런 내게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가 연락을 해왔다. 철충에 의해 너무나도 몸서리 친 인류이기에 나를 보면 조소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철충에 의해 반은 바이오로이드가 아니게 됐더라도 나의 대의만은 살아남으리라. 테세우스의 배와도 같지만 어쩌겠는가? 살아남는 자만이 그 뜻을 이을 수 있겠지.

"여기는 인류 저항군 대행자인 라비아타 프로토타입. 응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