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카 저항군 내에서 LRL의 위치는 꽤 독특했다.

사령관의 '최초의 기준'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자, 특별한 용무나 사전 연락 없이 사령관실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각별한 아이.

미워할 수 없는 중2병 꼬맹이. 이지만 무려 멸망 전 생존개체.

그리고 누구나 다 아는 사령관과의 '비공식'적 직통창구.


전투작전은 물론이고, 탐색작전에 조차 적극적인 참여를 말리는 -사실상 꺼리는- 주변에 마냥 놀고 먹는데 부담과 불안을 느끼는 LRL을 위해 사령관이 슬며시 제안한 사령관 직속 '비밀경찰'역.

저항군 내에 도는 불만사항이나 별 것 아닌 이슈이지만 사령관의 귀에 닿기 어려운 소문따위를 수집해 알려달라는 사령관의 임무 부여는 LRL에게 매우 흥미진진한 일거리였다.

...사령관실이 24시간 생중계되고 있다는 시점에서 이미 '비밀'일리가 없었지만.

사령관의 명령을 성실하게 수행하기 위해 눈을 빛내며 오르카호의 여기저기를 쏘다니는 LRL을 처음엔 부담스러워하던 대원들은 LRL의 말을 전달받은 사령관의 대응에 이내 경계를 풀었다.

간부들을 통해 '없는 자리에서는 나랏님 욕도 한다' 는 문구를 인용하며 정말 심각한 사안이 아닌 이상 '아이의 불완전한 전달'에 큰 의미는 두지는 않겠다는 뜻을 사령관이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LRL은 즐겁고, 사령관은 안심하고, 대원들은 재밌는 오락거리 정도로 보는 선순환 속에서 영악한 누군가가 이 상황을 이용해보았다.

건의했지만 지휘관들 선에서 컷 당했고, 사령관 전용 라인에 직보 -마음의 편지- 하기는 애매한 사안을 슬그머니 LRL에게 흘린 것이다.

'불완전한 전달'임을 이미 염두하고 있지만, 사령관이 항상 LRL의 이야기를 경청해 준다는 점에 착안한 그 잔머리는 제대로 먹혀들어갔다.

말단에 위치하는 '병사'로 근무했던 사령관은 그 메세지를 캐치해냈고, 간부들에게 지시하여 처리하는 대신 고충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파악을 지시하더니 '안되는가 보네..'  할 때 즈음 조치가 취해진 것이다.

완벽할 수 는 없겠지만 훨씬 개선된 상황에 만족한 대원이 들뜬 마음에 슬쩍 흘린 이야기가 값싼 입들을 타고 알음알음 전파되어 현재에 이르렀고, 

저항군 내에 LRL의 포지션은 확고했다.


" 그래서 예전에 있었던 제도가 다시 있었으면 좋겠다고들 한다. 그.. 그.... 큿흠. "


" 동침신청제도. 저밖의 고양이들 마냥 몸이 달은 친구들이 있다는 이야기지. 다른 인간이라고 벌써들... "


어리지만 어리지 않은 LRL이 머뭇거리는 와중에 늘상 붙어다니는 더치걸이 무던하게 말을 이어갔다.

친근하지는 않지만, 냉소적이고 비웃는듯한 말투가 많이 달라지기는 더치걸 역시 마찬가지였다.


" 흐음....... "


비서부와 바쁜 와중에도 부관 역할에 걸쳐있는 알렉산드라의 아주 조심스러운 조언으로 올라왔던 주제의 재등장.

'쉽게 받아주니 나를 종마쯤으로 아냐?' 싶은 불쾌감과 함께 가볍게 기각시켰던 주제이건만, LRL을 통해서 다시 전해지니.. 

사령관의 머리 속에서 '기각'이라고 씌여진 쓰레기통에서 '재고'라고 쓰여진 테이블 위로 해당 주제가 옴겨졌다.


" 불공평하다는 말도 들었는데 짐도 동의하는 바이다! 냠냠 -나는 맨날맨날 권속한테 놀러올 수 있고, 저기 배틀메이드나 컴패니언 사람들은 권속하고 맨날 같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으니까? 냠 - "


" 기회가 동등하지 않다는거지. 옛날 광산에 있을 때 '선생님'이 그랬어. 하늘을 봐야 별님도 ...그 ......흠. 아무튼 마음을 표현할래도 일단 사령관과 마주쳐야 할 것 아니겠어? "


" 그건... ..일리가 있네. "


거의 대부분의 바이오로이드가 인간에게 향하게되는 무조건적인 호감을 이해할 수 없는 시대의 인간인 사령관이기에 불쾌감부터 가졌던 부분이지만, 자신이 '모르는' 개념으로부터 신중하게 다뤄야 할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냠냠... 아! 그리고 물의 요정네 대장 언니도 말했던거시야. 권속이 다시 와주지 않아서 슬프다고. 냠... ...하.. 한 캔만 더 먹을까..? "


" 좌우좌 너 그러다 안드바리한테 걸린다. 여기 다 생중계되는거 몰라? "


" 힝... 앗! 고마워! 역시 내 친우인 것이야 ! "


여느때와 같이 자신분의 참치캔을 순식간에 동내버린 LRL. 핀잔을 주면서도 자신 앞의 남은 반캔을 슬쩍 밀어주는 더치걸. 

그리고 더치걸에게 LRL 몰래 참치캔을 건내주는 사령관.

나눠받은 반캔을 찔끔찔금 아껴먹으면서 신나서 떠드는 LRL. 구멍이 숭숭 뚤린 LRL의 이야기를 채워주는 더치걸. 귀찮은 티 없이 이야기를 경청하며 맞장구치는 사령관.

여상한 사령관실의 단란한 일상은 늘 카메라를 통해 오르카호 전체에 송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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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령관님하고 만나고 싶다고? "


" 응. "


" 지금.. ? "


" 응. "


" 음... 에밀리. 사령관님과의 면담은 미리 보고를 올리고 일정을 결제받아야 가능하다. 긴급한 용무가 아니라면 그건 좀 어려운데. "


" ...응. 긴급. "


" 무슨 용무로 ? "


" ........긴급한 용무. "


보기 드문 에밀리의 고집에 아스널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현 사령관은 분명 관대한 이였지만, 자신의 기준이 꽤나 똑부러지는 자였다.

어린(정신적으로) 바이오로이드에게는 좀 더더 관대한이였지만, 그래도 선약없이 사령관실에 느닷없이 방문할 수 있는 사람은 고작해야 LRL정도이리라.

사령관 스스로 동침상대를 들이는 지금은 '밤의 침입'도 차단되어 더더욱 쉽지않은 와중에 아스널은 '엄연히 징계 중인 몸' 이였다.


" 하아 - 에밀리...? 그- "


" 대장.. 약속했었어. 사령관님 만날 수 있다고 .... "


사실이였다. 정확하게는 '제주도 작전에서 공을 세워 포상으로 사령관에게 시간을 내어달라 해주겠다.' 

애초에 시험기였고, '완성'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태생 탓인지 신체연령에 비해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아이.

딸부자집 늦둥이 막내동생 같이 동생인데 모성애를 가지게되는 AA캐노니어의 보물이자 아픈 손가락.

어쩐일인지 사령관은 어떤 사람인지, 발할라 처럼 캐노니어에는 방문하지 않는지 등. 보기드물게 관심을 내비치는 에밀리를 위해  그럴 생각이였다.

다 망쳐버렸지만.


" 사령관님이 궁금하니 에밀리? "


" ...응. LRL.. 아쿠아.. 알비스... 모두들 사령관과 있을때 즐거워보여. 좋은인간님 이라고... "


내향적인 에밀리와 성향이 정반대이지만, 비슷한 정신연령대를 이유로 그나마 캐노니어 부대원 이외에 간혹 어울리는 친구들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 그..렇지. 그런데 사령관을 만나면 뭘하고 싶어서 그러는거니? "


" ......그냥.... "


" 그냥? "


그냥 뭐? 라고 눈으로 묻는 아스널을 물끄러미 마주보던 에밀리의 눈이 슬그머니 내리깔렸다.


" ..그냥. "


" 사령관님에게 뭘 해주고 싶다거나, 사령관님이 뭔가를 해줬으면 좋겠다거나... ? "


" ........................그냥. ...잘 모르겠어. "


에밀리는 자신의 낯선 감정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냥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지루하지 않은 에밀리는 부대숙소에 머물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딱히 보려하지 않아도 CCTV마냥 숙소 공용실 한켠에 하루종일 켜있는 사령관24시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못해도 3일에 한번. 심지어 사령관이 직접 전투에 참여했던 대 스토커 전투 이후 전후처리로 바쁠 때조차 LRL과 더치걸. 혹은 LRL에 이끌려 온 다른 아이들과의 시간을 할애하는 사령관의 모습이 보일때마다 왠일인지 엉덩이가 들썩거렸더랬다.

질투라기엔 너무 순수한 마음.

부러움.

뭐가 부러운지. 왜 부러운지 에밀리 본인도 잘몰랐다.

그냥. 화면너머의 저 순간. 저 자리한켠에 있고 싶다. 있어보고 싶다. 왜 그러고싶은지 잘 모르겠으니까 더더욱.

어떻게든 설명을 해보려고 끙끙거리며 머리카락까지 쥐어짜는 에밀리를 바라보던 아스널이 점점 거칠어지는 손을 멈춰세우며 에밀리를 꼭 끌어안았다.


" 괜찮다 에밀리. 네가 잘못한건 없다. 그래... 너무 오래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내일. 내일 약속을 잡아보마. 사령관님과 꼭 둘만 있어야하는건 아니란거지? "


" ..? 정말..? "


" 정말. 그러니까 오늘은 푹 자두렴. "


"  ! 응.. 대장. 고마워.. !.. "


미미하지만 말꼬리가 살짝 들떴다. 감정표현에도 미숙한 에밀리에게 저정도 반응은 흔치 않은 일. 개인실로 향한 에밀리의 뒷모습이 사라지자마자, 아스널은 즉시 어디론가 연락을 넣었다.

크게 친분이 없는 사이의 어색함. 혹은 마음 속 깊숙히 있었을지 모르는 쥐뿔도 의미없는 자존심. 그리 좋지 못했던 마지막 만남에 대한 걱정. 

인간에 대한 불안, 불안, 불안.. -

그딴 모든 감정들을 마음 한켠으로 미뤄버리고. 

그저 너무 오랜만에 볼 수 있었던 에밀리의 미소를 위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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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카 저항군 내에서 LRL의 위치는 '늘' 독특했다.

첫번째 때에도, 두번째 때에도.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그런데 항상 붙어다니는 더치걸은 놀라울만큼 존재감이 흐렸다.

LRL 은 때에따라 좋아하는 사람도, 질투하는 사람도, 가여워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 어떤 감정이건 상대에 대해 관심이 있어야 생기는 법.

자신이 원했고, 딱히 눈에띄는 활약도 없어 사람들의 관심에서 철저하게 벗어나 있었던 더치걸.

그런 더치걸이 저항군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은 순간이 있었다.

요안나 아일랜드에서 첫번째 사령관이 철충에게 살해당하고, LRL과 더치걸만이 무사하게 구조되었을 때.

잠수함이라는 거점 특성상 전혀 써먹을 기회가 없었던 더치걸의 굴착능력이 둘의 목숨을 구했다.

그리고 더치걸은 -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전투를 회피하고 도주했다는 부분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LRL과 더치걸이 전투에 참여했어도 기껏해야 총알 10발정도를 소비하게 만들 뿐인 의미없는 전력임을 모두가 알고 있었으니까. 다만 -


어째서 그런 능력이 있음을 알리지 않았었나. 알았다면 어떻게든 첫번째 사령관을 그쪽으로 대피시켰을텐데.

어째서 그런 능력을 가지고 첫번째 사령관을 대피시키려고 그쪽으로 향하지 않았나? 첫번째 사령관의 거처는 알고 있었을텐데.

어느 쪽이든 땅 속으로 몸을 숨길 수 있었다면... 굴착하기 까다로운 화강암층마저 순식간에 뚫고 들어갔던 그 임시 대피소에 있었다면 포격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고, 좁은 입구는 리리스와 리제가 충분히 방어할 수 있었을텐데...

아니, 그 전에 한참 더 견고하게 준비한 대피소(벙커)를 구축해 둘 수 있었을텐데...

그랬다면 구원부대가 당도할 때까지 .. 죽지 않았을텐데.


지극히 결과론적이고 억지스러운 부당한 비난이였다.

허나, 그 순간 냉정을 유지하고 이를 말려줄 사람은 너무 적었다. 

존재감도 없고 교류관계는 적었던 더치걸을 위해 나서줄 사람은 더더욱 적었다.

그 더더욱 적은 사람들은.. 다른 사안들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깊은 슬픔에 이성의 외침을 실행할 기력을 잃어서. ...혹은 안타깝지만 한 사람의 부당한 희생으로나마 저항군의 의지가 꺽이지 않는 것이 중요한 순간이라는 무서운 판단으로.

그 부당한 비난에서 눈을 돌렸다.


"..........."


"....뭐야. 할 말 있어서 부른거 아니야? "


그리고 그 부당한 비난의 당사자는.. 그런 비난들에 별다른 대응이 없었다. 정확하게는 기대가 없기에 '대응'을 해야 할만한 필요가 없다는 느낌.

그때에도. 그리고 지금도.

타인이 더치걸에게 관심이 없는만큼, 더치걸 역시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 처럼.

그래서 아스널은 그 '관심'을 얻는 것부터 시작하기위해 다짜고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 뭐..뭐하는거야? 어이- 장성이 지금 무슨 - "


" 부탁이 있다. 내일. 사령관님과의 시간에 동행할 수 없겠나. 나까지는 힘들다면, 최소한 에밀리만이라도. "  


단도직입. 간만에 아스널 다운(?) 태도였다.

생각도 못했던 용건에 뇌정지가 와버린 더치걸이 멈춰서버린 동안에도 아스널의 자세엔 미동도 없었다.


영양실조로 자란 것 같은 초라한 자신과는 다르게 쭉쭉빵빵- 인간들의 심미안을 한껏 반영한 듯한 아름다운 몸.

큰 천을 이용해 일괄적으로 보급된 단조로운 티셔츠에 너무 길어 접어올린 바지차림의 자신과는 다르게 긴 시간에도 변함없는 특수재질의 호화로운 정복을 갖춰입은 차림새.

잠수함에서는 써먹을 수도 없는 땅파는 재주밖에 없는 자신과는 다르게 주전력의 한축인 AA캐노니어를 이끄는 지휘관.

싼 맛에 찍혀나와 쉽게 쓰고 쉽게 버려지던 자신과는 다르게 부대원을 다 희생해서라도 살아돌아오라고 명령받았을 귀하신 몸.


글쎄... 불과 몇달 전이였다면 뭐라도 느꼇을지도 모른다. 

이 사람이 나 따위한테 왜이러나 싶은 불안감이든, 저 높은 장성께서 내앞에 무릎을 꿇었다는 음습한 기쁨이든..

하지만 지금. 어째서인지 지금은.. 그저 조금 당황스러울 뿐이였다.


" ....갑작스러운건 둘째 치고. 부탁할 사람을 잘못 찾아온거 아니야? "


" 아니. 정확히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


아스널의 대답은 또렸했다.


" 아니.. 내가 사령관실에 자주드나들 수 있는 건 전적으로 LRL에게 붙어있는 부속품.. 같은거라고. 부탁을 하려면 LRL에게 했어야해. "


" 언뜻 보기엔 그렇게 보일지 모르지. 내가 LRL에게 부탁한다면... LRL은 쉽게 허락할지 몰라도, 뒷 일을 감당하기 어려울거다. "


사령관이 LRL에게 유독...약한? 부분을 다른 사람들이 은근슬쩍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사령관이 모를리가 없었다.

그저 사령관이 정해둔 '선'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용인하고 있을뿐.

저런 부탁으로 눈 밖에 났다가는 돌이키기 어렵다.


" 하. 나는 괜찮을꺼다? 별거아닌- "


" 쉽게 허락할 사람이 아니니까- 사령관도 그렇게 생각하겠지. ..정말 몰랐나? "


" 무..뭘 몰라? "


" 음.. 신뢰랄까 친밀감이랄까.. 어쨌든 사령관의 1순위는 LRL이다. 이건 논할 가치도 없지. 그러면 2순위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


" 그..글쎄? 무..뭐... 라비아타 통령도 있고, 알렉산드라나 용 참모장..알바트로스 지휘관 ? 리리스 경호대장도 허구언날 붙어있고. 또 - "


문맥상 가르키고 있는 사람은 본인이였지만,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더치걸은 당장 생각나는 이들을 입에 올렸다.


" 그들도 가까운 건 사실이지. 사령관님의 이상형을 반영한 라비아타 통령.. 업무부담 문제로 정식으로 임명하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상 부관에 가까운 알렉산드라. 실패가 없는 용 중장과 군사분야에 가장 신뢰하고 계시는 알바트로스 중장. 나날히 최대 동침횟수를 갱신하고 있는 리리스 경호대장까지.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한명이 빠졌군. "


" ..나? "


" LRL의 부속이라는 말. 꼭 나쁘게 표현하자면 그렇겠지만 조금 다르게 표현하자면 .... 그래.. 누가 그러더군. '단짝'이라고. "


" 나 따위가 무슨 - "


" 잘 생각해봐라. 사령관이 한 번 듣고 그대로 믿는 사람은 정말로 적다. 심지어 가장 총애받는다고 생각들하는 경호대장조차도 그 범주에 들지 못하지. "


리리스를 아끼는 것과는 별개로. '블랙 리리스'라는 개체의 성격 등의 문제를 알고있는 사령관은 그녀의 말조차 곧이 곧대로 믿지 않았다.


" 부탁이다. 내 용건때문이 아니다. 나는 한마디도 안한다고 약속할 수도 있다. 에밀리가 - "


" 조금. 조금만 생각해볼께. "


" ..부탁한다. "


본인만 몰랐던 관점에 마음을 가다듬은 더치걸. 이후 소파에 마주앉힌 아스널과 한참 대화를 나눈 더치걸은 다음날 아스널과 에밀리를 대동하여 사령관실을 방문했다.

LRL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