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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니의 수기]




=3527년 8월 3일=





오늘도 혼났다...

전술이 창의적이지 못하다고 까였다...



마리 대장님....아니 이제는 화력조장님이시지... 아무튼 마리 화력조장님에게 혼난게 아니다...

화력조장님께서는 오히려 나는 변호해주셨다....

평생 말단 보병으로 살아왔기에 자체적인 전술구사나 임시지휘는 아직 서툴다고 나를 두둔해주셨다.



하지만 그놈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이런 햇병아리들을 얼마나 많이 봐왔는지 아냐며 마리 화력조장님까지 싸잡아 까기 시작했다.

마리 화력조장님은 그저 어색한 웃음으로 넘기시느라 진땀을 빼셨다. 












우리가 이딴 AI한테 싸잡아 까이다니....!!!!

아직도 분해 죽겠다.

이름이 뭐? 롤랜드?? 로올래앤드으????



어느날은 외계종족의 무기를 다루는 훈련을 받았는데 글쎄 이놈이 또 나한테 하는 말이,

"님은 이 무기가 딱인거 같음."

이러면서 나한테 지급한 무기가...







이딴 권총이라니.....

권총이라니!!!!!

발사음도 참으로 경박했다.

'뿅뿅'이라니. 거짓말 안하고 정말로 발사음이 '뿅뿅'이었다...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부사령관님....아니, 이제는 사령관님께 달려가 하소연했는데 사령관님께서 하신 말씀이 더 가관이었다.

 

"야, 그무기가 얼마나 깡패무기인데? 차지샷 한방에 모두가 한방컷 유리몸이 되는 평등한 무기야."


뭐? 깡패무기? 평등한 무기?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저 무기랑 인류의 권총이랑 같이 들고 다니면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다는 말도 하셨는데.... 모르겠다.



아무튼 사령관님으로부터 별로 위로가 되지 않는 말을 듣고 터덜터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그 AI놈이 또 다른 스파르탄을 갈구는 모습을 보았다.



아... 저 스파르탄은 '자레드 밀러'라는 작전관 스파르탄이셨는데 모습이 마치 AI한테 갈굼당하는 건지 같이 싸우는건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건너건너서 내용을 들어보니 전장에서 이탈할 수송선이 필요했는데 아군 수송선이 접근하기가 어렵자 롤랜드가 전장에 어떤 스위치를 누르라고 했다더라.



그런데 그 스위치가 알고보니 적군의 대형 수송선을 호출하는 비상경보 스위치였고 밀러 작전관께서 아주 노발대발하셨다고 한다. 아군스파르탄들이 죽었으면 어쩔 뻔 했냐면서. 



이에 롤랜드는 작전관님을 향해 또 창의적이지 않은 놈이라고 깠다더라. 인간의 분석능력은 너무나 허접하다면서.



하지만 그 누구도 그런 롤랜드의 모습에 개의치 않아하는 것 같았다.

심지어 사령관님마저도. 

그냥 말이 저렇지 속으론 아군이 완벽히 승리할 수 있는 전술을 수도없이 계산한거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도 음... 성질을 살살 긁는게 영 그렇다.



아.... 내일은 봇을 상대로 [캡쳐 더 플래그] 훈련을 한다는데 그게 뭐지...???

플래그? 깃발? 

다 필요없고 훈련 감독관이 저 망할 AI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