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스탄챠와 그리폰의 수색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끝끝내 찾지 못했다.


생체탐지기는 이미 전원이 나가버려 쓸 수 없었고 무너진 건물들의 잔해와 철충들의 배치때문에 정밀하게 수색은 불가능했다.


어쩔수 없이 그들은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곳에 텐트를 펴고 매일매일 조금씩 수색범위를 넓혀가기로 결정했다.


반면 인간은 로봇들을 피해서 그래도 인간부류쪽 근처에 머물며 천천히 도시 외곽들을 찾아다녔다.


"하아.. 이만큼이나 전쟁이 났다면 인간들이 도망갈때 다 들고갔겠지만.. 하다못해 통조림같은거라도 한두개 남아있을줄 알았는데

그조차도 없다니.. 이 층은 식료품코너가 아닌건가..."


어느 건물의 지하에 와서 둘러봐도 어딜 가도 건물에 보존식은 커녕 포장껍데기 조차도 없었다.


점차 굶주림에 고통받아 혼자 죽느니 그 여자들에게 접근이라도 해보려고 했지만

남들앞에 나서는것도 두려워할만큼 내성적이고 소심했기에 거리를 두고 그들을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

...


"콘스탄챠, 느껴지지?"


"응.. 확실해. 어제랑 비교해봐도 뭔가 달라졌어. 철충의 이동방법과도 달라. 분명히 생명체가 있을거야."


"근데 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거지? 숨어있다가 철충에게 걸린다면 총살당할게 뻔하다구."


"아마도.. 더치걸과 비슷하지 않을까? 더치걸도 인간님들에 의해서 지하에서 고통받았으니까

우리 저항군에 합류하는데도 오래 걸렸잖니. 이번 인간님.. 일지도 모르지만 인간님들 역시도 스스로 계급을 나눠서 고통받는 인간님들도 있었다고 하니까.. 고통받으신 분일수도 있구."


"...그럴수도 있겠네. 인간들 하는짓거리야 안봐도 뻔하고 구역질 나니까."


"얘도 참.. 휴우.. 그렇지만 인간님의 명령이 있어야 우리도 살 수 있으니까, 조금만 더 힘내보자.."


..덜그럭


"!?!? 무슨소리지?"


!!!!


"...인간님이야! 어째서 도망가시지?! 인간님 잠시만요 저희 이야기좀 들어주세요!"


..들켰다..!


서둘러 자리를 피하려고 생각했지만 오랫동안 굶주리고 목마른 상태인 육체는 

생각과 달리 빠르게 움직이는것을 하지 못했고 몇미터 가지도 못한채 그녀들에게 붙잡혔다.


"허억... 허억.."


"인간님. 왜 저희를 보고 도망치신건가요?"


"...당신들은 총을 들고 있잖아요.. 이 도시를 습격한게 당신들이 아니란 증거도 없고...요.

그보다 혹시 물을 한모금만이라도 얻어마실 수 있을까요...? 며칠째 밥은 고사하고 물도...못 마셔서.."


이미 입가는 바싹 마른 상태였기에 콘스탄챠는 허리춤에 물통을 꺼내어 그 인간에게 건내주었다.


한참을 게걸스럽게 물을 마시고선 자리에 주저앉았고 콘스탄챠와 그리폰도 어색하게 자리에 주저 앉았다.


"...근데 언제부터 이 도시가 작살이 난거에요..? 전 어제 집에와서 잤는데 하룻밤만에 이렇게 폐허가 되다니.."


콘스탄챠와 그리폰은 의아하다는듯이 고개를 갸웃하고는 입을 열었다.


"뭐래는거야? 철충 침략으로 세계가 멸망한지가 벌써 50년이나 넘었는걸? 

우리 입장에선 50년동안 살아있다가 나타난 네 존재가 더 신기할 지경이야."


"얘, 말버릇이 그게 뭐니. 죄송해요. 이 폐허는 벌써 50년정도 폐허상태에요. 실은 인간님 나이가 20대 정도로 보이는데,

혹시 인간분들이 모여 계시는곳이 있는걸까요? 그리고.. 인간님이 맞으시죠? 인간님으로서의 뇌파가 전혀 느껴지질 않아서요."


"...뇌파요? 인간님? 아니 당신들도 사람 아니에요? 사람이 어떻게 뇌파를 느껴요? 

그리고 거짓말하지 마세요. 난 어제 퇴근하고 내 방에서 잠들었는데..."


"실례합니다. 혹시 마지막으로 기억하시는 날짜나 연도를 말씀해주시겠어요?"


"...2027년 6월 29일이었을거에요."


콘스탄챠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선 입을 열었다.


"지금은 2097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