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으으읏....!"

약을 들이킨지 얼마 지나지 않아, 키르케가 붉게 달아오르며 온몸에서 희미한 김이 나기 시작했다.

위험한게 아닌지 소완에게 물어봤지만,

"흠... 사실, 일반적인 인간님들이라면 저렇게 체온이 올랐을때 간과 뇌가 익어 명을 달리하시겠지만, 저흰 인간이 아니잖사옵니까? 하물며 매일매일 뭐로 만든지 모를 술을 들이킨 키르케양이라면 뇌는 몰라도 간은 괜찮을거라 생각했사옵니다."

싱긋 웃으며,

"괜찮사옵니다, 주인님. 저흰 언제나 주인님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었사옵니다."

그저 맛있게 먹어주길 바란다고.

소완은 그렇게 사령관을 안심시켰다.

"하윽.."

키르케는 괴로운듯 몸을 비틀더니 옆으로 돌아누워 다리를 감싸안았다.

임산부처럼 부풀어오른 배를 무릎으로 감싸안아 눈을 감고 신음하는 그 모습이 가슴 깊은곳을 간질였다.

"흠.... 한번 확인해보겠사옵니다."

소완은 키르케의 다리 사이를 감싸고 있던 테이프를 조심스럽게 떼어내 항문쪽 플러그를 뽑아 입으로 싸악 훑었다.

"쩝. 조금만 더 익히도록 하고, 일단 마실거부터 대령하겠사옵니다. 키르케양?"

키르케는 소완의 부름에 테이블 가장자리로 이동해 사령관을 향해 다리를 벌렸다. 

소완은 키르케의 음부 바로 밑에 칵테일 쉐이커를 가져다 대고 플러그를 뽁 소리가 나게 뽑았다.

"흐아앗!"

키르케의 음부는 기다렸다는듯이 뜨끈해진 과일들과 술을 힘차게 뿜어냈다.

소완이 아랫배를 누르자 쿠르륵 쿠륵하는 소리가 들리며 포도가 키르케의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마치 키르케가 알을 낳는 것 같았다.

"과일은 열을 가하면 단맛이 더욱 깊어지옵니다. 그래서 멸망전 인간님들 중에는 과일을 구워서 드시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사옵니다."

자궁속에 남은 마지막 한방울까지 쥐어짜겠다는 심정으로 아랫배를 누르던 소완은 질에 손가락을 넣어 남아있는게 없는지 철저하게 확인했다.

"분위기있게 언더락으로 드릴까 하였지만, 키르케양의 자궁이 술을 좀 많이 흡수한 관계로, 계획을 바꿔 도수를 약간 낮춘 칵테일 형식으로 드리겠사옵니다."

카트에서 얼음을 꺼낸 소완은 화려한 손놀림으로 얼음 잘게 부쉈다.

전등에 반사된 빛이 몇번 번쩍이더니 엄지 손가락만 했던 얼음들이 고운 가루가 되어 쉐이커에 떨어졌다.

뚜껑을 닫은 소완은 리듬을 타며 쉐이커를 흔들었다. 안에서 얼음 알갱이들과 과일, 술이 까다닥거리며 뒤엉켰다.

쪼르르.. 

미리 준비해둔 칵테일 잔에 술을 담고, 안에 있던 과일들로 데코레이션까지 멋들어지게 완성한 소완은 우아하게 사령관 앞에 대령했다.

"한번 맛봐주시옵소서. 이 술의 이름은 '여자의 비밀'이옵니다."

사령관은 잔을 들어 향을 맡았다. 은은한 과일향과 함께 뭔지 모를 톡 쏘는 향기가 아랫배를 근질거리게 했다.

입술에 가져다 대로 한번 호릅 들이키자, 달큰한 맛과 함께 과일의 것이 아닌 세콤한 맛이 올라왔다.

왜 칵테일의 이름이 여자의 비밀인지 알 수 있었다.

아주 좋아. 사령관이 미소를 지으며 만족하자, 소완은 아랫배 약간 위쪽이 찡하고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후... 곧바로 메인디쉬를 드리겠사옵니다."

커다란 접시를 테이블 밑에 두고, 소완은 키르케의 항문 플러그를 뽑았다.

"키르케양, 힘차게 밀어내시지요."

키르케는 고개를 끄덕이고 이를 악 다물며 배에 힘을 줬다.

푸득 하는 소리와 함께 잠시 후, 연하게 노란빛을 띄는 덩어리가 키르케의 항문에서 흘러나왔다.

"으호오오옷?!"

그게 시작이었는지 키르케의 괄약근이 갑자기 벌어지며, 그 커다랬던 소시지가 점점 뽑혀나왔다.

쮸븝! 하는 소리가 비밀의 방에 울려퍼졌다.

빵빵하게 부풀어있던 키르케의 배가 점점 꺼지면서 접시에 소시지가 쌓여갔다.

꾸루룩! 꾸룩!

거의 다 내보낸건지 키르케의 항문은 꿈뻑 꿈뻑하며 숨을 내쉬었다.

소완은 위쪽부터 키르케의 배를 마사지했다.

그러자 미처 못나온 치즈와 버터가 길게 실을 만들며 접시 위에 쌓였다.

푸륵... 푸륵....

안에 있던 가스까지 내보낸 키르케의 엉덩이는 다시 그 입을 앙 다물었다.

"후아...."

키르케는 그제서야 만족한듯이 테이블에 풀썩 쓰러져 가쁜숨을 내쉬었다.

"엄청났어요... 안에 있는 모든걸 쏟아낸 느낌..."

그리고 눈을 감고 그 기분을 음미했다. 사령관은 수고한 키르케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소완에게 눈을 돌렸다.

"약간의 추가 작업을 하겠사옵니다."

소완은 허리춤에 있던 향신료가 담긴 통을 꺼냈다.

먼저 통후추를 잘게 부숴 골고루 뿌리고, 파슬리 가루 약간과 생 양파를 반 잘라 채쳐서 접시 한쪽에 쌓았다.

"드시지요. 요리의 이름은 '사랑 앞에 불가능은 없노라.'이옵니다."

사령관은 정말 이름에 딱맞는 요리라고 생각하며, 포크를 들어 소시지를 쿡 찍었다.

방금 전까지 키르케의 뱃속에 들어있던 버터치즈소스를 소시지 위에 듬뿍 올리고 크게 한입 베어물었다.

육즙과 함께 소스에서 퍼지는 키르케의 맛이 입 안을 감싸안았다.

"키르케양이 평소에 마시는 '술'에는 사실, 약간의 마약 성분이 들어있사옵니다."

사령관이 한창 맛있게 먹고있을때, 소완은 귓가에 넌지시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사옵니다. 이미 키르케양의 몸을 한번 거친만큼, 그 효력이 그닥 강하진 않을거라 생각되옵니다."

아니면 뭐, 유감이옵니다. 주인님.

사령관은 소완의 마지막 말을 듣기 전에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포크를 쥔 손이 툭 떨어지고 입이 스르르 열리기 시작했다.

"어머, 주인님. 저와 키르케양이 힘들게 준비한 음식이옵니다."

소완은 손으로 소스와 소시지를 집어 자신의 입에 넣고 씹어 사령관의 고개를 젖혀 입에 뱉었다.

소완의 침이 가느다란 실을 만들며 사령관의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여기 마실것도 있사옵니다."

소완은 '여자의 비밀'을 사령관에게 먹이며 윗옷의 단추를 하나 둘 풀어나갔다.

"주인님, 밤은 이제 시작이옵니다."

소완이 품에 안기며 목을 깨무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사령관은 풀린 눈으로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