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슈팅스타 19화



'유라, 너 환각같은거 보는거 맞지?'




포츈이란 이름의 기술관의 말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일반적인 군사용이라던가, 산업서비스용 같이 대중적으로 만들어진 바이오로이드와 달리, 밀착경호라던가 사실상 '반려' 라는 키워드가 걸맞는


바이오로이드가 평생 함께할 대상을 잃고 오랜 세월을 홀로 지내면 정신이 점점 망가지거든? 누나는 오르카 1호에 합류하라는 말은 아니고


그냥 오르카1호에 자주 방문해서 꼭 검진을 받았으면 좋겠거든?'




나무 위에서 고개를 돌리기도 귀찮아, 한쪽 눈만을 살짝 떠, 눈을 옆으로 돌리면


나무위에 몸을 맞겨 대충 누워있는 내 옆으로, 촘촘한 나뭇잎들의 사이로 점점 하늘의 파란빛이 강하게 감돌기 시작한다.




안대를 붙잡고 큭큭, 하는 웃음을 흘리며 조금 이해하기 힘든 언행을 일삼던 꼬맹이, LRL도 그저 응급치료키트를 담당하게된 이후


연속되는 야전생활에 지친것인지, 아니면 요즈음의 연이은 전투를 통해 무언가 철이 들었던지, 깨달음을 얻은것을까?


얌전하고 조용히, 오르카 1호에서 왔다는 저 분대원들 돕느라 바쁘게 지내더만


오늘이 되니 금새 평소처럼 돌아와 활발히 움직이고 장난을 친다.




갈색 짧은 머리의 브라우니는 킥킥 거리며 이프리트와 노움을 번갈아가며 웃고있다.


얼핏, 그녀의 얼굴만 바라본다면 딱히 지성은 느껴지지 않는 바보같지만 그녀의 이마에 난 희미한 흉터와 몸에 지닌 장구류의 배치를 본다면


숱한 전장을 헤쳐오면서 경험으로 얻어낸 실용적 배치들로 이루어져 있다.


실제로 영묘, 그러니까 내가 살던 곳에서 스코프로 통해 보았던 다른 오르카1호의 같은, 혹은 비슷한 군용 바이오로이드와는 확연히 장구류 배치가 다르다.




실제로 내가 보아왔던 대부분의 군용 바이오로이드들은 탄띠 오른편에 걸어두는 정도였지만 이 분대의 바이오로이드들중


노움, 레프리콘, 브라우니 이 세명은 간단한 성능을 내는 방편복을 갖춰입고


위장무늬까지 잘 있다.




그 방편복 자신의 오른쪽 쇄골 부근에 역 방향으로 붙여둔 군용대검을 보면 유사시에 즉각 뽑아서 휘두르기 편하다는걸 짐작 할 수 있었다.




그것과 별개로 소총에도 위장무늬가 그려진 박스테이프를 개머리판에 감아둔다거나, 그녀들의 동료인 폴른 두기와 흡사한 느낌이 든다.




철충의 직접적인 공격을 막아낼 수 없으니, 공격에 부가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파편들을 막아낼 방편복과


언제든지 휘두르기 쉬운 대검위치, 이상해 보일지언정, 사용자는 듬직하게 느끼는 병렬탄창,


페인트가 까져 은색으로 번들거리는걸 가리기 위해 총에 붙인 위장무늬형 박스테이프




모두가 최고의 성능과 최고의 조합은 결코 아니지만, 분명 그녀들이 지나왔던 숱한 전장에 걸맞는 형태로 계속 채워온 자리일것이다.




"이게 정말 오르카 1호에서 온 무장이라니 믿기지 않지말입니다"




브라우니의 말에 검은색 천으로 왼쪽 얼굴을 가린 노움이 나지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부숴졌던 제 발포콘크리트 수류탄 급탄 백팩의 멀쩡한 보급품목이 마침 떨어졌었나봐요"




"이게 더 좋은거 아닙니까?"




브라우니는 어젯밤, 내가 살던 '영묘' 옥상으로 배송된 추가 보급품목중, 파손되어 쓰지 못하게 된 노움의 장비를 대체하는 새로운 장비가 같이 들어있었다.


노움의 발포콘크리스 수류탄 급탄 백팩과 닮았지만, 그 오른쪽인 반쪽만큼은 산소통 같이 큰 탱크가 부착되어 있었다.




"사용해본 적 은 없어서 제가 잘 다룰 수 있을지 의문이라. . ."




"노움, 노움, 이리 가까이 와 봐"




노움은 LRL의 말을 듣고 가까이 다가가 쪼그려 앉아 LRL의 눈높이를 맞추자 그런 노움 얼굴의 검은 천에 LRL이 백색 마커로


선을 찍찍 그어서 이집트 하면 떠오를만한, 그런 비슷한 눈을 그려넣었다.




"자, 이 무시무시한 눈이 있으면 모두 무서워서 벌벌 떨거야!"




"저, 뭘 그린건가요?"




노움은 자신의 부상당한 얼굴을 가린 천에 그려진 무언가에 대해 질문을 하듯 약간 당황하여 레프리콘이나 브라우니, LRL을 번갈아 보면서 누군가 답을 해주기를 바라지만


브라우니와 레프리콘은 서로를 부둥켜 안고 가까스로 웃음을 참고있었고




그 광경이 마음에 드는 듯, LRL은 가슴을 쭈욱 펴고 입을 열었다.




"이 나의 마안의 힘에는 못미치지만, '메제드' 의 눈이 있다면 걱정 없어!"








(중앙이 메제드)




나는 그 기이한 한쪽눈을 갖게된 노움의 발치에 있는, 신형 백팩을 곁눈질 하며 주시했다.


분명, 화염방사기의 형태를 취하고있다.


화염방사기의 연료탱크에는 고글과 롱노우즈 플라이어로 양 갈래 머리를 장식한 꼬마가 그려진 스티커가 붙어있다.


저 스티커의 주인이 만든 작품이겠지.




이프리트는 나무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자고있다.


나무위로 올라간 나를 바라보며, '나도 올라가면 좋았을텐데' 라고 중얼거리는걸 들은 브라우니가, 꼬맹이는 올라가다 떨어지면 큰일난다 라고 말하다가


레프리콘에게 등짝을 맞았다.




레프리콘은 전자 손목시계를 흘끗 바라보았다.




"자, 예정된 합류시간입니다"




어디보자, 몇시더라.




나는 손목 안쪽으로 향한 시계를 잠시 바라보았다.




05:40.




어젯밤, 레프리콘이 말한 합류라는게 오르카의 다른 인원들이 합류한다던 소리였나, 잠시 생각해본다.


하품, 생각보다 수면이 조금 짧았다.


그리고 슬쩍 옆을 내려다 보면 레프리콘과 브라우니도 약간씩 하품을 한다.


LRL도 예외가 아니다.




다들 수면이 부족하다.


나는 네시간은 잤으려나.




특히 노움의 간호를 한다고 계속 옆에있어 주던 LRL은 세시간도 못 잤을것 같다.




그래도 저렇게 팔팔하게 장난을 칠 여유가 있다니, 꼬마라서 그런가, 하고 머리가 생각하지만 다시금, 브라우니가 해주었던, 나와 같은 멸망전쟁 전, 인류 사회에서 살던


개체라는걸 깨닫는다.




그냥, 체력이 좋은게 분명하다.


나는 하품을 한번 더, 했다.




"정말이지, 적의 본거지를 코 앞에두고, 경계심 없이 희희낙락 하며 방심하고 있는 꼴이라니, 마리대장의 부대관리 능력도 볼품 없다니까?"




나와 유쾌한전사자 분대원들이 걸어왔던 길로 처음보는 바이오로이드들이 나타난다.




"엇! 맹. . . 아니, 충성! 여기까지 무슨일로 오셨습니까 레오나 대장님!?"




"조용히 해요, 큰소리로 충성 충성 해도 휴가같은걸 준다는 이야기는 과거 인간들의 문명이 건재하던 당시에도 도시 전설이였으니까요."




레오나의 양 옆으로 다크서클이 짙게 드리운 발키리와 님프가 서 있었다.




"아무튼, 인간도 만들 수 있다, 라."




레오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기나긴 새벽의 건물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게 진짜 가능할까"




레오나는 혼잣말을 하더니 이내 나무위의 나를 슬쩍 보고는,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햝았다.




"병사, 분대 소개를 부탁할까."




"예, 오르카 1호, 스틸라인 203대대 독립 특수작전조 제 7 분대 '유쾌한전사자' 이며 저는 분대장 레프리콘. . ."




"그래그래, 유쾌한전사자 이야기는 자주 들었지, 그 과도하게 규율에 얽매여 고지식한 마리가 독자적인 무장과 장구류변형등 분명 군기위반 사유가


적나라 한데도 눈감아주는, 그런 분대니까."




레오나는 레프리콘의 말을 끊고 나무위를 주시한다.




"저 친구는 역시 슈팅스타?"




"네 맞습니다"




"안녕, 내려와서 잠깐 이야기라도 해보는건 어떨까?"




레오나가 내쪽으로 손을 흔들어본다.




나는 대충 한손을 들어서 좌 우 로 흔들어 관심이 없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어머 아쉬워라"




더욱 흥미롭다는 눈으로 나를 살피는 레오나.




"15분 뒤 예정된 작전 지휘는 직접 하실겁니까?"




"아니, 나는 광장 제압에만 권한이 있거든."




레오나의 말에 레프리콘이 고개를 갸웃인다.




"건물 내부 소탕은 누가 . . ."




"너, 그리고 옥상에 잠입할 인원들."




"옥상인원을 제외하면 건물 내부 소탕 일부는 저에게 지휘권이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그래"


레오나가 약간 귀찮다는 듯, 눈을 감고 대답하자 레프리콘은 잠깐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하다가 곧 바로 경례를 하며 이해 했다고 말했다.




레프리콘과 브라우니, 노움과 이프리트, LRL은 무언가를 주고 받으며 논의를 하고 있다.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작전 내용은 이렇습니다, 작전개시 직후, 우리 뒤에있는 808 포병여단 1 호 셀주크 '현무'가 개막 포격을 시작합니다."




그녀의 뒤에는 큼지막한 AGS 한 기와 그 위에 걸터 앉아있는 작은 체구의 바이오로이드 한명이 대기중이였다.


채도가 낮은 노란색 후드를 뒤집어 쓰고 한손엔 망원경으로 유심히 기나긴 새벽의 본거지를 주시하고 나음 한손으론 초코바를 들고 먹고있다.


그녀의 팔에는 F.D.C 라는 약어가 적힌 완장을 차고 있었다.




"저 중사님이 그 유명한 현무의 주인이란 분입니까?"




브라우니가 조용조용하게 이프리트에게 묻자 이프리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분명 일반 보급병 출신이였는데, 전역 2주전 야전에서 보급선을 노린 철충의 기습공격에서 현무랑 함께 살아남았는데, 그때의 전투경험으로 전문하사를 지원했고


벌써 중사야"




"이프리트 병장님도 전문하사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닥쳐"




"아, 뒤에는 오르카1호 소속 AGS 셀주크와 실키입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 AGS가 철충에게 감염된 개체를 몇번 격파 해 본 경험이 있다.




그나저나 현무? 라는 이름을 가진, 위장막으로 덮인 셀주크의 무릎에 하얀 색 숫자로 0-808-1 가 쓰여있고 숱하게 보았던 유쾌한전사자 분대의 팔에도 붙어있는


똑같은 '침을 흘리는 호랑이가 그려진 부대마크' 가 다리 장갑 한켠에 그려져있다.





아마 깡통이나 쓰레기통처럼 별칭까지 붙을정도로 전과를 많이 올린 녀석일까 하며 조금더 살펴보니 거대한 175mm 특유의 포를 받치고있는 포방패 밑에


번개표식과 함께 그려진 인간의 두개골과 맹수의 두개골 그리고 맘모스의 두개골이다.


각각 체급을 나누어서 킬마크를 그려둔 것 같았다.





"우선 현무의 고폭탄은 광장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적들을 섬멸하기위해서, 그리고 건물을 무너뜨리지 않기위해 광장에만 집중적으로 발사가 됩니다."




레프리콘이 바닥에 펼쳐둔 패널형 지도로 간단히 그려진 건물과 광장에 레프리콘이 동그라미를 친다.




"예정된 현무의 개막포격은 총 20발입니다."




레프리콘은 길쭉한 포신이 두개가 달린 상자 위로 '40발' 이란 글씨를 썼다, 아마 저 그림이 현무 라는 이름의 셀주크겠지.




"이 40발을 기점으로 상공에서 추가 지원병력들이. . ."




나는 다시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한다.


포츈의 말을 곱씹는다.




한율은 죽었다, 때때로 한율을 목격할때는 환각인걸 알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환영이여도 한율은 한율이라 인식하기때문에 그것이 바라는대로 따른다.




그렇다면 그 환각의 한율의 의사표현은 무엇인가? 단순히, 처음부터 실질적인 주인으로 인지하던 한율이 이제 없어짐에 따라서 내 머리가 만들어내는


일종의 의미없는 몸부림인가?




그렇다면 나를 기반으로 재 생산된 2번 녀석은 주인이 없었기 때문에 미쳐있는것일까?




아니면.




정말로 그 녀석 말대로 원래 나 자체는 첫 생산때부터 미쳐있었지만 한율이라는 브레이크가 있었던 걸까.




눈을 감았지만 2번의 퇴폐적인 표정과 함께 혀를 내미는 장면이 계속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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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씨, 일어나세요"




레프리콘의 목소리가 들렸다.




깜빡 잠이들었나,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나무위에 있었다는걸 급히 생각해 내고 나무 위에서 지면으로 조심스럽게 착지했다.




기지개를 편다.


새 파랗던 하늘은 어느덧 약간씩 밝아지기 시작했고 모든 인원들이 무장을 갖추고 풀숲언저리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나도 내 무장들을 추려서 분대 옆으로 다가갔다.




한편 내 부스터에는 못보던 마크가 붙어있었는데 내가 그것을 목격하는걸 기다리고 있던 LRL이 씨익 웃었다.





"아, 유라씨, 미안합니다. . . 역시 우리끼리만 뛰어드는 작전이 아니라서 피아식별을 위해서라도 꼭 부착을. . ."




"이거, 유쾌한전사자 분대 마크야?"




내 물음에 브라우니가 말했다.




"기본적 디자인은 사단 예하의 모든 부대가 같은데 조금 다른 도형이나 글귀가 추가되곤 하지말입니다?


지금 그 부스터에 붙은건 203대대 예하 유쾌한전사자 분대 마크입니다"




레프리콘은 마음대로 장비에 오르카 소속의 마크를 붙인걸 화낼까봐 조금 걱정하는 표정이다.




나는 마크를 꾸욱 꾸욱 눌러 부스터에 더 잘 붙였다.




"뭐, 괜찮은 디자인이네."




내 말이 끝나자 이프리트와 LRL이 하이파이브 한다. 아무래도 저 둘이 붙였던거 같다.


나는 속으로 웃으며 마크를 잠시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저들에게 나는 믿을 수 있는 아군이라는 인식은 있는것 같다.




한편 현무라는 이름의 셀주크의 위장막을 벗겨낸 실키는 손목시계를 주시하고 있었다.




"레오나는 나무 그늘 한켠에 편안해보이는 목재 의자 하나에 기대어 앉아 꾀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금빛의 회종시계를 들어보여 마찬가지로 시간을 확인하더니,




입을 열었다.




"시작."




실키는 현무의 위에서 내려와, 지면에서 망원경으로 광장부근을 쭈욱 살피더니 바닥에 놓아둔 빨간 깃발을 집어들었다.




"현무! 초 탄! 연막 장전!!!"




"현무, 지정된 장소로 사격 준비 끝났습니다."




"쏴!"




실키가 빨간 깃발을 휙 하고 휘두르자 쾅! 하고 쌍열포가 동시에 불을 뿜는다.




"자 이동준비!"




레프리콘이 지도를 챙겨서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착탄 지점 확인, 지정장소로 사격제원 산출 종료, 오차값 예상범위 내."




실키가 외치며 망원경을 잠시 들여다 보다가 다시 외쳤다.




"*TOT 사격! 차 탄! 고폭탄! 장전!


(Time On Target : 포각을 수정하여 여러발 발사한 포탄들이 목표에 동시에 착탄하는 포격술)




"현무, 명령 대기중"




"TOT 사격! 고폭탄 10발! 쏴!"




실키가 다시금 빨간 깃발을 휘두르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현무의 쌍열포가 각도를 수정해가며 쉬지않고 빠르게 속사를 시작했다.




"방열 시작, 수동 냉각 실시"




10발의 속사를 마친 현무의 쌍열포 주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현무의 포탑에 준비된 보관함들이 열리며 얼음이 포함된 물이 포신으로 쏟아졌고 하얀 연기를 내며 냉각을 계속했다.




"냉각 완료 후, 같은 제원으로 TOT사격, 고폭탄 10발!"




"냉각 완료까지 . . ."




현무와 실키의 전투를 바라보다가 레프리콘의 이제 전장으로 나아가자는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최대한 빠른 속도로 뛰어나가는 유쾌한전사자 분대.




풀숲을 헤치고 나가자 현무의 마지막 고폭탄 10발이 일제히 광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야! 저거 보십시오! 한 여름 8월에 눈이 내리지 말입니다!"




브라우니가 하늘을 바라본 체로 달리며 외쳤다.




"저 정도라면 함박눈이겠는데!"




그런 브라우니의 말에 신난듯, 같이 맞장구치는 이프리트.




하늘에는 많은수의 드론들이 2기나 4기씩 짝을지어 이 지역까지 수송해온 것을 투하하기 시작했다.




납작한 모양으로 접힌 블럭같은 모습이 새하얀 낙하산에 매달려 족히 50기는 될 분량이 쏟아지고있었다.


AGS 스파르탄 이였다.




그 와중, 낙하산 세개가 연결된 묵직한 느낌의 무언가도 특유의 존재감을 내뿜으며 내려온다.




낙하산들의 방향으로 뒤늦게 광장 일부분이나, 기나긴 새벽 건물 이곳 저곳에서 강하중인 부대를 향한 대공사격이 이루어 지기 시작했지만, 낙하산 세개에 의지하여


낙하중인 인물에게 저지당한다.




"아, 거 참. . 이래서 강하는 못해먹겠지 말입니다"




보라빛의 머리와 풍선껌을 씹으며 귀찮다는 표정의 바이오로이드는 손에 든 큰 포를 예광탄이 드문 드문 섞인 대공사격이 이뤄지는 근원지로 주저없이 발사한다.




쾅! 하는 큰 소음과 낙하산과 함께 몸이 크게 흔들리지만 별 개의치 않고 다른 위치로 그 포를 다시 조준하고 발사한다.




땅에 착지하기 시작한 블럭들은 이내 다리와 팔 그리고 머리가 몸에서 나와 전투를 개시했다.




다만 아직 강하를 못한, 공중에서 낙하중인 스파르탄을 향한 익숙히 아는, 파란색의 한줄기 빛이 지나가고 세기가 그대로 폭발하며 사라졌다.




"적! 레일건 사격!"




레프리콘이 외쳤다.




광장의 중앙부분까지 뛰어갈때 쯔음, 강하를 끝마치고 몸에 지닌 성벽과도 같은 장갑에 붙은, 낙하산 거치용 파츠를 약한 폭발과 함께 떼어낸 블러디 펜서가 유쾌한 전사자 분대를


돌아보았다.




"여, 만나서 반갑다?"




"고생 많으십니다!"




레프리콘이 외치자 블러디펜서는 씨익 웃으며 전방을 주시, 장갑을 전개하여 몸을 보호한뒤, 외쳤다.




"이 굼뱅이들아 뭘 이렇게 꾸물거리는거야! 싹 죽여버려!!!"




스파르탄즈가 재빠르게 뛰어나가고, 현무가 처음 쏘았던 연막이 사라지며 정원에 이곳 저곳 엉망이된 땅과 파편밖에 남지 않은 바이오로이드 사이로


아직 멀쩡한 적대적인 바이오로이드들이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스파르탄들은 소총을 전방으로 향한체, 적들의 사격을 개의치 않고 무조건적인 돌격과 화력제압으로 광장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그냥 저딴 건물 고폭탄 몇개면 싹 무너질텐데 하필 오르카1호에서 절대적인 보전을 원칙으로 명령 내리다니, 귀찮다니까"




블러디팬서가 구덩이에 숨어있다가 소총에 총검을 부착한체 뛰어오는 기나긴 새벽의 바이오로이드 몸을


들고있는 120mm 타이푼 전차포로 강하게 후려 쳐버리자 사납게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그 바이오로이드는 더 움직이지 않게되었다.




"다 죽여라 죽여! 적을 맞췄는데도 계속 움직이면 움직이지 않을때 까지 쏴! 방아쇠를 쉬게 두지 마라!"




그런 블러디펜서의 등 뒤로 바싹 붙은 유쾌한전사자 분대원들은 점점 가까워지는 기나긴 새벽의 본거지에 집중했다.




[페이즈3 준비]




레오나의 목소리가 무전기로 흘러나왔다.




하늘에 체공중인 드론 한 무리가 재빠르게 기나긴 새벽 건물 옥상 위를 통과해 지나가자 이내 바이오로이드 몇명이 낙하산을 매달고 강하를 시작했다.




"우리가 저 옥상 진입팀과 동시에 건물로 진입해야 합니다!!" 레프리콘이 측면에서 다가오는 적대 바이오로이드에게 방아쇠를 당겼다.




"건물 입구! 중장갑!"




블러디펜서가 외쳤다.




교회 입구에 멋지게 좌우로 방탄판까지 갖춘 개틀링 건을 든 바이오로이드 하나가 이쪽으로 묵직한 사격을 시작했다.




"조금만 더!!!"




전력으로 내달리기를 한참, 교회의 거대한 건물이 손에 잡힐듯 가까워진 찰나, 블러디펜서가 다시 외쳤다.




"건물 입구에 대전차 로켓 다수!!"




건물 옥상에 나탄나 바이오로이드들은 광장에서 건물로 접근하는 아군 병력을 향해 길쭉한 대전차 로켓을 들고 발사하기 시작했다.




건물로 향해 빠르게 내달리던 스파르탄 개체 일부가 폭발에 잔해만 남으며 날아가던와중 일부 로켓 탄두는 공중에서 폭발하며


아주 작은 파편들이 2차로 폭발하여 큰 범위로 피해를 입히기 시작했다.




"이거 인마 살상용 확산탄이다!! 멈추고 내 뒤로 바짝 붙어!!!"




블러디펜서의 뒤로 바짝 붙어서 멈춘 분대원들은 이를 꽉 물고 눈을 질끈 감았다.




블러디펜서의 보호아래 안전은 했지만 집중적인 포격을 받는 와중,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는게 문제였다.




"내가 갈게!"




내가 소리쳤다.




"유라씨?! 위험합니다!"




노움이 내 손목을 잡았지만 나는 노움의 손목을 뿌리쳤다.




"입구 방어 병력만 무력화 시키면 문제 해결이잖아!"




나는 블러디펜서의 성벽과도 같은 장갑판을 밟아 도움닫기하여 뛰었다.


직후 부스터의 출력을 최대로 올리고 건물로 쏘아진 포탄마냥 날아가기 시작했다.




[에너지 소비 과다]


[에너지 소비 과다]


[에너지 소비 과다]




본래 비행용이 아닌 단순히 높은 벽이나 나무, 바위등을 뛰어넘는 목적인 장애물 주파용 부스터지만 이런 고속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 하여 끊없이


에너지 소비가 과다하다는 경고가 울리지만 이를 무시하고 출력을 더욱 올렸다.




폭발적인 속도로 접근하는 나를 알아챈 적들이 내쪽으로 대전차 로켓을 발사하지만 지그재그로 이동하며 회피기동으로 이동 패턴에 변화를 주자


쉽사리 쏘지도 못하고, 쏘았다 하더라도 맞지 않는다.




[충전량 70% 남음]




"아직! 조금만 더!"




누군가에게 하는지 모를, 혹시 나에게 한 말일지 모르는 혼잣말을 외치면서 소총을 전방으로 조준 했다.




이런 고속으로, 회피기동을 하면서까지 적을 맞출 자신은 나도 없다, 소총의 앞에 부착한 총검으로 찌르고 들어간다.




그리고 코앞까지 날아든 나는 몸을 비틀어


양 다리로 로켓포를 든 교회 녀석의 몸을 드롭킥 같은 모양새로, 그 엄청난 속도로 들이 받아버렸다.




드롭킥에 맞은 녀석의 상체에서 무언가 부러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나면서 나는 부스터의 출력을 역방향으로 짧게 발동시켰다.




드롭킥에 맞은 녀석처럼 나도 벽에 날아가 온몸이 으스러질 수는 없기에 자리에 멈추어 서지만 큰 중력이 온몸에 부딛히며 시야가 새카맣게 흐려진다.




몸을 낮춘다.




보이지 않지만 내가 뛰어나가는 방향에 적이 있던건 기억해낸다.


중력에 강하게 영향을 받았던 몸과 시야는 점차 회복하고, 부스터를 다시 짧게 가동시키며 가속하는 나를 목격한 교회녀석의 얼굴이 경악으로 변하는걸 확인한다.




총검으로 목을찌르고 빼어낸뒤, 스케이트보드를 탑승하듯, 총검에 찔려 죽어가는 녀석의 몸에 올라 타, 바닥에서 쭈욱 앞으로 미끄러지며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급작스러운 사태변화에 적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블러디펜서와 분대가 다시 돌격하는걸 곁눈질로 확인한다.




방아쇠를 당겨 앞에 있는 다른 적을 쏴버린다.


한쪽 라인은 정리가 끝났다, 이제 반대쪽이 남았다.


로켓포를 든 녀석은 앞으로 세명.




부스터의 한쪽만 강하게 작동시켜 빠르게 자세를 낮추고 한바퀴 회전하며 2m 를 쭈욱 옆으로 미끄러진다.




내 머리 옆으로 스쳐지나간 로켓탄두가 계속해서 날아간다.




소총을 전방으로 들고 방아쇠를 당긴다.




앞으로 내달리며 부스터를 다시 강하게 출력을 낸다.




[충전량 50% 남음]


[충전량 49% 남음]


[충전량 48% 남음]




무서울정도로 줄어드는 부스터의 충전량을 무시하고 총검으로 날아들듯 전방의 적의 몸을 찌르고 들어간다.




이제 두명 남았다.




총검을 빼내자 몸에서 혈흔이 튀며 몸과 얼굴에 튄다.




"오, 오지마 이 마녀!!!"




나에게 오지말라며 소리치는 녀석이 로켓포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기관단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피할 공간이 적다.




나는 전방을 향해 눈을 크게뜨고 집중했다.




파란색의 스파크와 함께 날아드는 총알이 서서히 멈추더니 이내 바닥에 떨어진다.




"으. . . 으아아아아!!!!"




앞으로 뛰어간다.




비명을 지르며 기관단총의 방아쇠를 놓지 못하던 녀석의 군용대검이 착검된 소총으로 목을 한번 찌르고 빼낸뒤, 몸통을 빠르게 좌에서 우로 베어낸뒤,


회전하며 뒤꿈치로 머리를 후려친다.




"이제 너 한명 남았다."




내 말에 마지막 남은 녀석이 단검을 빼어 들고 내쪽으로 뛰어온다.


단검을 크게 머리위로 치켜들고 내려찍을 심산일까, 몸의 빈틈이 크다.




나는 소총을 들어서 뛰어오는 녀석의 몸에 다섯발을 박아넣는다.




다섯발이 박히면서까지 내 앞까지 뛰어오는 녀석은 씨익 웃더니 힘없이 넘어지며 단검을 들지 않은 반댓편 손에서 안전핀이 뽑힌 수류탄을 떨어뜨렸다.




"윽!"




나는 부스터를 강하게 가동시켜 뒤로 빠르게 이동한다.




"수류탄! 터진다!!"




내 외침이 끝나면서 동시에 수류탄이 폭발했다.




폭발의 파편이 튀었지만 종아리를 살짝 스친정도로 운이 좋았다.




검은색 스타킹이 더욱 검게 물든다.




"여기! 유라씨 부상!"




건물의 입구까지 도착한 브라우니가 제일먼저 내쪽으로 뛰어왔다.




"아냐, 괜찮아 살짝 스쳤을 뿐이라 움직이는데 지장 없어"




그러나 내 말을 들은건지 못들은 건지, LRL이 후다닥, 의료키트를 들고 뛰어온다.




[여기! 유쾌한전사자 분대! 입구 도착했습니다!]




레프리콘의 무전이 울린다.




[반갑다, 유쾌한전사자 분대, 이번 건물 장악작전에서 임시로 결성한 '가로쉬 분대' 의 책임자 앵거오브 호드 소속 칸이다]




[칸 대장님?!]




레프리콘이 깜짝 놀라지만 칸은 딱히 대응하지 않고 다시 말했다.




[지금 가로쉬 분대는 옥상을 장악했으며 지금부터 건물 내부로 진입한다, 준비되었나?]




레프리콘은 분대원들을 쭈욱 돌아보았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광장에는 AGS 스파르탄들이 광장 바깥에 있다가 뒤늦게 달려오는 기나긴 새벽 인원들과 역으로 방어작전을 실시하여 건물로의 접근을 막기 시작했고,


분대를 안전하게 호위해준 블러디펜서는 풍선껌을 씹으며 심심한건지,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표정으로 말 없이 광장을 바라보고 있다.




[유쾌한전사자 분대, 준비 끝났습니다.]




[좋아, 알아서 돌입해라, 건물의 중간층인 2층에서 합류하자]




칸의 무전이 끝나자 레프리콘이 입구를 단단히 잠긴 문의 유리창을 팔꿈치로 깨뜨리고 그 구멍을 가리키며 외쳤다.




"노움상병님! 내부 진압을!"




노움은 빠르게 달려가 자신의 소총 밑에 유탄발사기 처럼 보이는 것을 구멍에 밀어넣고 방아쇠를 당기자 아주 강한 열기가 문 너머를 뒤덮었다.




"아아아아아아아!!!!"




내부에서는 우리가 진입할때 집중사격을 행하려는 교회의 바이오로이드들이 비명을 지르며 죽어간다.




노움의 7초간의 화염방사 세례를 끝으로 모두 문에서 떨어져 바로 옆 벽에 바짝 붙었고 이내 브라우니가 섬광탄을 안으로 집어던졌다.




쾅!




하고 섬광탄이 폭발하자 브라우니가 문을 발로 강하게 밀어 차버리자 문이 박살나듯 넘어졌고 브라우니의 뒤로 이프리트와


노움 그리고 레프리콘과 LRL의 순서로 빠르게 진입했다.




내부에는 불에 휩싸여 아직 비명을 지르는 교회의 바이오로이드 일부가 사방으로 몸을 마구 휘두르고 있었고


이프리트는 박격포 대신 들고온 기관단총으로 가슴에 두발을 쏘았고 바로 머리에 한발을 더 쏘았다.




녀석들이 하나 둘 바닥에 쓰러지자 브라우니가 소총으로 이곳 저곳을 겨누며 좌, 우로 인원들이 나뉘어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브라우니! 계획했던 작전대로 갑니다!"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레프리콘과 노움, LRL 그리고 왼쪽으로 이동하는 브라우니와 이프리트. 나는 당연하게 브라우니쪽으로 합류하여


3명씩 좌 우측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이따가 작전 끝나고 '다같이 맥주 한잔 하시는거 잊으시면 곤란하지 말입니다!!!"




브라우니의 외침에 분대원들이 웃는다.




일부러 약속을 꼬옥 잡아두어 모두가 무사 생환하기를 암묵적으로 응원하는 것이겠지.




이프리트는 아까 내가 입구의 바이오로이드들을 처리하는것이 마음에 들었는지 빛나는 눈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나는 약간 얼굴을 붉히며 같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자 이제 출발이지 말입니다"




브라우니가 웃음기가 싹 빠진 목소리로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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