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슈팅스타 20화



"마녀다!!!"




"마녀가 침입했다고!?"




노란색 천으로 팔이나 다리 혹은 몸 한군데는 반드시 감아둔 바이오로이드들이 호텔처럼 일직선으로 늘어진 긴 복도에서 방 문앞에 서있다.




그런 건물의 안 어딘가에선 때때로 총기의 격발음이 울린다.




"진짜 마녀가 나타났어!"




다들 곤혹스러운 얼굴과 때때로 출처가 불분명한 대화들로 불안감은 더더욱 커져만 가던 와중 문 앞에 서있는 바이오로이드들의 앞으로,


복도 한가운데로 뛰어오는 두명의 바이오로이드.


노란색으로 된 천이 아닌 검은색의 드레스로된 옷을 입은 두명은 검은색 큰 상자 하나를 한쪽씩 나눠들고 뛰어와 복도 중앙에 내려두었다.


검은옷의 바이오로이드 둘은 원 안에 X 자가 조형된 은빛 목걸이를 하고있었다.




"모두 조용히!"




그 두명중 한명이 입을 열자 불안과 긴장으로 시끄럽던 복도가 일순간에 얼어붙는다.




남은 한명의 검은옷의 바이오로이드는 들고온 목재상자의 연철로 이루어진 얇은 끈을 작은 손도끼로 후려쳐 찢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의 성역이 마녀들에게 공격을 받고 침입까지 당했습니다!"




그녀의 말에 다른 바이오로이드들도 다시금 불안한 표정이 되었지만, 아까처럼 수근거리지는 않고 집중하고 있다.




"우리 우주의 주시자이자 고결하신 황갑선 주교님께서 누누이 말씀하시던 하늘에서 내려온 철의 천사들과 대적하고 끝 없이 스스로를 자멸로 이끌던


깨닫지 못한 자들의 하수인이자 마녀들이 들어온겁니다!"




모두가 침을 삼킨다.




"우리들은 이 인류 최후의 보루이자 미래 다시 철의 천사들의 비호 아래에 새로이 생기고 번영할 낙원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이 위기를 넘겨야 합니다!"




그녀의 말을 끝으로 손도끼를 든 다른 검은 바이오로이드가 일어선다.




기다렸다는듯, 그녀는 상자안에 내용물을 집어들었다.




"모두 싸워야합니다! 살아남은 우리들의 후배와 사제들, 그리고 훗날 인류가 우리를 기억할겁니다! 이 성전을! 이 성전에서 승리를!


황갑선 교주님께서 우릴 내려다 보고 계실겁니다! 우리에게 승리를! 인류의 미래를!"




그녀가 자신의 말을 마침과 동시에 상자에서 집어든 물건을 머리위로 치켜들었다.




목재가 섞인 소총.




오래전, 인류의 문명이 건재하던 당시 세상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졌다는 수식이 붙던 소총.




그녀의 말을 끝으로 복도의 수 많은 방에서 삼삼오오 모여있던 바이오로이드들은 무언가에 이끌리듯 소총을 앞 다투어 꺼내가기 시작했다.




"아아. . . 성전!"




"마녀를 죽이자!"




"성역을 지켜내자!"




상자가 모두 비워지고 모두가 소총으로 뒤늦게 무장을 마지고 나서야, 해당 복도의 구역을 지키라는 명령을 받고, 검은옷의 바이오로이드들은 빈 나무 상자를 들고


다른 층으로 사라졌다.




모두가 총성이 여기 저기서 울리는 건물에서, 자신의 방 앞에서 소총을 복도 끝을 향한체 침을 삼킨다.






" 어라, 그런데 저 두사람, 직책이 뭐지? "




정적을 깨는 중앙에 위치한 어느 방의 입구 주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런 너무 뜬금없는 질문에 소총을 짊어진 한 바이오로이드가 혀를 차며 대답했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중급 수도녀님이시 잖. . ."




"아, 그렇구나 고마워"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나이프를 쥔 손이 나와 대답을 해준 바이오로이드의 목을 가볍게 그어버린다.




"커"




기침인지 아니면 고통의 신음인지 알 수 없는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잘린 머리가 바닥에 구르고 긴장상태로 소총을 들고있던 수 많은 복도의 바이오로이드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마녀다!!!!"




그리고 소총은 사방 팔방 피아식별을 하지않고 방아쇠는 당겨져 멈추질 못한다.




"멈춰!!! 쏘지마!!! 아아아!!!"




하얀 벽에 검붉은 얼룩이 어지러이 흩뿌려지는 총탄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자신이 누굴 쏘는지도 모르고 비명만 지르며 방아쇠를 무엇보다도 꽈악 잡은체 놓지 못하며


얼마못가 자신이 같은 방의 친구를 죽인지도 모르는체 누군가의 총탄에 맞아 절망의 표정으로 쓰러져간다.




"싫어어어어!!!"




"죽고싶지 않은데! 아아! 수도사님. . . !"




눈뜨고 보기 힘들정도의 참담한 광경이된 복도와 열개의 방, 그리고 그 광경을 만들어내는데 큰 공헌을 세운 50명의 바이오로이드들은 마지막으로 소총을 받느라


복도에 남아있던, 운이 좋던 개체들이였다.




"한 방에 다섯명씩, 열개의 방이니까 오십명. . . 어디. . . 음~ 두명이 모자란데 역시."




그때 온몸에 총상을 수 없이 입은 바이오로이드 하나가 복도로 기어나온다.




그것을 과호흡하며 두려움에 빠진 운 좋은 두명의 바이오로이드들은 총을 겨누며 진정하질 못한다.




"살. . . 죽 . . . 않. . .아"




눈은 계속해서 이상한 방향으로 돌아가고 괴이한 방향으로 꺾인 손가락들을 애처롭게 힘을 주어가며 움직이지 않는 몸을 질질 끌어 기어서 복도로 기어나오지만




"음~ 좀 가만히 있어줄래?"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무언가의 손에 붙잡혀 방 안으로 다시 끌려들어가는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사라진 그녀의 모습 이후로 흐르는 피가 대신 안부를 전하듯 존재감을 나타낸다.




"마녀. 마녀다 마녀야 마녀 마녀마녀마녀마녀마녀!!!"




발작을 일으키듯 한명이 소총의 방아쇠를 다시 당기기 시작한다.




"멈춰!"




그런 와중 이를 악물고 공포에서 버텨낸 한 바이오로이드가 완전자동으로 격발되는 소총을 찍어 눌러 멈추었다.




"진정해!"




"마녀!! 마녀가 다 죽여버릴거야!!!"




패닉에 빠진 바이오로이드는 눈물을 흘리며 비명을 지르지만 소총을 찍어누른, 맏언니격의 바이오로이드의 팔에는 하얀 천으로 완장을, 완장에는 X 표식이 그려져 있었다.




"히익"




"괜찮아, 분명 괜찮아질거야, 그러니까!"




사실 그녀도 이 급작스러운 사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자기들끼리의 의미없는 괴멸적 오발사고라니.




그런 맏언니격 견습 수도녀의 말에 패닉에빠졌던 견습 수도녀는 고개를 끄덕인다.




"아직! 마녀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어! 우리 눈 앞에 없다는 뜻이야! 보이면 그때 쏴야 한다 이 말이야!"




"이렇게."




갑작스럽게, 끼어든 허공의 목소리, 그리고 허공에서 손이 나와 맏언니의 목을 그어 잘랐다.




"어"




몸이 쓰러진다. 하지만 패닉에서 가까스로 해방되었던 견습 수도녀는 이제 머리만 남은 맏언니와 눈을 계속 마주친 상태로 서 있었다.




"아, 미안. 대화중이였지"




허공에서 들리는 목소리, 허공의 손은 들고있는 맏언니의 머리칼을 계속 붙잡은체 눈 앞에서 흔들어 보였다.




"음, 넌 정말 겁쟁이구나? 그래서는 무기를 들 자격이 없단다"




허공의 손은 맏언니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머리를 계속 흔들었다.




"싫어!!!"




소총의 방아쇠를 전방으로 향하고 당기기 시작한다.




"어머 어머, 나를 쏘면 안돼!"




성대모사를 계속하는 허공의 손이 하나 더 늘어 바닥에 쓰러진 몸을 일으켜 한손으론 잘린 목과 몸의 연결부위를 단단히 잡고, 남은 한손으로는


시신의 손목을 잡고 빗발치는 총알에 아랑곳 하지 않고 이리 저리 움직여 마치 인형극을 하듯, 움직였다.




그리고 이내 그렇게 흩뿌리던 소총의 탄환이 모두 소진되어 격발이 멈추자.




"하하, 그래도 총을 살살 쏴준 덕분에 아프지 않았단다! 이것 보렴!"




허공의 목소리는 맏언니의 시신을 이용한 인형극을 계속하는 것인지, 괴기한 춤을 주게하며 흥얼거렸다.




"샤워~ 샤워~ 아이 샤워~ 시원해 너무 개운해~"




이리 저리 움직이는 흔들림에 시신에서 방금전 총격으로 입은 손상에 손이나 정강이나 떨어졌다.




이런 행동에 더이상 격발이 되지 않아도 계속해서 방아쇠를 당기려 하는 최후의 바이오로이드를 본 허공은 잠시 멈추고 가만히 있었다.




"역시 재미 없었어?"




허공의 목소리가 물어왔다.




허공의 목소리는 들고있던 맏언니를 길가에 돌맹이를 던지듯, 옆으로 대충 밀어 버렸다.




"마녀! 마녀!!! 죽어!!!"




소총의 개머리판을 휘두르려는건지 무엇을 하려는건지 전혀 공격적인 자세는 하나 없고 오로지 분노와 적개심으로만 무장한체 달려들었다.




그런 그녀를 허공의 손은 망설임 없이 나이프로 미간을 강하게 찍어버렸다.




미간을 찍인 바이오로이드는 눈을 뒤집어 깐체로 실 끊인 인형처럼 쓰러졌다.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난장판인 복도에 허공이 일렁이고, 갑작스럽게 보라색의 머리를 하나로 묶은 바이오로이드가 나타났다.




"여기, 팬텀입니다."




그녀가 무전기에 말하자 얼마안가 칸이 대답했다.




"칸이다."




"6층 D구역 복도, 제압 끝났습니다"




차분한 목소리, 그리고 그것과 어울리는 눈매는 보는이를 상당히 매료시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알았다 계속할 수 있도록."




칸의 말이 끝나자 팬텀은 말 없이 무전기를 허리춤에 고정시켰다.




팬텀은 바닥에 쓰러진 수 많은 바이오로이드를 묵묵히 바라보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친구생기면 보여주려고 연습한게 이렇게 많은데 나는 왜 친구가 없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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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움상병님!"




레프리콘의 외침에 노움이 앞으로 뛰어나간다.




복도에서 수 많은 문들이 열리며 소총을 든 기나긴 새벽의 바이오로이드들이 사격을 하고 다시 슥 들어가 사라진다.




레프리콘이 엎드린상태로 한바퀴 굴러 길쭉한 복도를 전부 사격 범위를 확보하고 노움이 뛰어나가는것을 엄호하기위해 방아쇠를 당겼다.




급작스러운 경기관총 세례에 화들짝 놀라 방 안으로 들어간 기나긴 새벽의 바이오로이드, 그리고 타이밍을 정확히 짚은 노움이 소총을 전방으로 조준했다.


레프리콘이 LRL의 몸을 안아서 혹시모를 화염에 대비하여 막아주는 제스쳐를 취했고 노움의 소총 하단에 부착된 노즐에서 강렬한 열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화염은 순식간에 전방으로 뻗어나가 방의 문과 복도의 벽을 가리지 않고 퍼져나갔다.




얼마못가서 닫힌 방문들에서 불에 휩싸인 바이오로이드들이 걸어나오고 얼마못가 바닥에 쓰러진다.




노움은 손목시계를 흘끗 보았다.




25초.




30초 내외로 시간이 흐르면 불은 자연스럽게 진화된다.




노움은 불이 꺼짐과 동시에 각 방마다 빠르게 몸을 날려 내부에 아직 살아있는 바이오로이드를 확인사살했다.




교회 건물이라 생각했지만 어째서인지 호텔과 흡사한 구조라는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한층마다 A부터 B, C , D 로 네구역.


그리고 구역마다 방은 열개가 있다.




노움이 각 방을 확인을 끝내고 걸어나오자 레프리콘이 무전기를 들었다.




[여기 유쾌한전사자 분대, 2층 전 구역 소탕 끝났습니다. 3층으로 향하겠습니다]




마침 다른 구역도 소탕을 끝낸 브라우니와 유라, 이프리트와도 합류할 수 있었다.




"부상은 없습니까?"




레프리콘의 물음에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요, 3층으로 가죠."




레프리콘의 말에 각자 무기를 확인한다.




적이 예상외로 너무나도 많았다.




이 상태라면 탄약이 모자랄것 같았다.




오랜만에 기관단총을 들고 사격을 하던 이프리트는 긴장한 표정이 유독 눈에 띄었다.




아무래도 최 전선에서 적들을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싸우던 일은 아주 드물어서 그랬을 것이다.




"3층이면 이 건물의 중앙층 아니야? 얏호 진짜 이제 끝나는거지?!"




6층부터는 칸의 분대가 내려오고있으니 이론상 3층의 구역 정리가 끝나는것이 실질적인 작전의 종료라고 LRL은 생각했다.




"진짜 끝이면 좋겠네요"




노움이 고개를 돌려 LRL을 바라보았다.




노움의 얼굴을 반쪽 가린 검은 천에 그려진 하얀 눈이 시선을 강탈하고 바짝 긴장했던 분대원들이 약간씩 실소를 터뜨린다.




그렇게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유라 홀로 멈추어 섰다.






"유라 무슨 일 . . ."




내 뒤에 누군가가 서 있다.




천천히 뒤로 돈다.




2층의 중앙 말없이 검은색의 원피스에 하얀색 천으로 얼굴을 가린 한명이 서 있다.




여태 노란 천이나 각 층의 구역별로 한명씩 있던, 어깨의 흰 천을 감싼 녀석과는 한눈에도 다른 분위기와 외형.


어깨에 하얀 완장까지 갖출건 다 갖춘 녀석을 보는건 처음이다.




나는 소총을 단단히 잡았다.




" . . . "




하얀 천으로 얼굴을 가린 섬뜩한 기분마저 들게하는 저 존재가 나를 응시하는것 같았다.




저 녀석을 알아 챈 분대원들이 다시 2층의 계단으로 뛰어내려 오려 하지만 방화셔터가 쿵 하고 바닥을 내려 찍으며 닫혀버렸다.




쿵쿵 하며 방화셔터가 두드려진다.




"유라씨! 기다려요 이거 금방 열어서 . . ."




" . . . "




녀석은 나를 말없이 계속 주시하고 있다.




지금 내가 소총을 들어서 격발한다면 녀석은 피할 수 있을까?




방화벽 너머의 목소리는 금새 변한다.




"전방! 적 다수 접근! 모두 주의해요!!!"




그리고 요란하게 울리는 격발음.




저 녀석은 처음부터 나와 대면하기를 바랬던 것 같다.




나는 재빠르게 소총을 들어 녀석의 복부를 노리고 3발을 빠르게 발사했다.




아무리 재빠른 바이오로이드 라 하더라도 상체나 머리를 노리는게 아닌 이상 이 거리,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날아든 탄에 맞추녀 녀석의 허리는 70' 가까이 왼쪽으로 크게 꺾여 탄환을 피해내었다.




" . . . "




괴이한 움직임.




한눈에도 비정상적인 움직임에 어젯밤, 2번이 나에게 보여주었던 기이한 방향으로 꺾이는 다리가 떠올랐다.




"하, 얼마나 징그러운걸 만들어 간거야 대체."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녀석은 상체를 뒤로 쭈욱 꺾어 두손과 두발로 사족보행하듯 뛰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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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차!"




워울프가 주홍빛으로 빛나는 나이프를 슥 휘둘러서 허수아비처럼 쓰러지는 기나긴 새벽의 바이오로이드를 제압한다.




"여, 루가루 공, 고생이군요?"




샬럿이 사뿐사뿐 걸어왔다.




"생각보다 재미가 없어서 말이야 샬럿, 그래서 그쪽은 흥미가 있었나?"




루가루 라고 불린 워울프는 자신의 나이프의 열기를 이용해 주머니에서 꺼낸 두터운 시가담배에 불을 붙였다.




"있을리가, 명예롭지도 못하고 그저 나약한 상대를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수준이지, 심지어 마치 종교탄압같은 기분마저 든다네"




샬럿이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후, 여기 루가루. . . 아니, 워울프와 샬럿, 우리 대장님! 우리 할당된 구역은 끝났는데 이게 진짜 전부는 아니겠지?]




생각보다 강하지도 않고, 그저 소총 하나에 의지한 비 전투형 바이오로이드를 괴롭히는 것 하나만으로 억지로 몸을 푸는 느낌이라 딱히 달갑지도 않았는데


벌써 할당구역 정리도 끝나고, 이게 무엇인가. 허탈할 뿐이였다.




"꼴 사납게 낙하산이나 타고 내려와서 기습을 하지 않나, 오늘은 명예롭지 못한 것 투성이라네"




샬럿이 고개를 좌 우로 갸웃이며 목의 긴장을 풀었다.




[확인했다, 합류지점인. . .]




칸의 말이 끝나기가 전에 급작스러운 외침이 들렸다.




[여기 지원이 필요할 것 같거든? 여기 좀 큰일이야~!]




퀵카멜 대위의 목소리.




[퀵카멜, 무슨일인가]




칸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퀵카멜의 무전기에선 바람소리와 계속해서 무언가 뛰고 달리고 총기의 격발음이 들렸다.




[이야! 진짜 서프라이즈 선물인가 선물에 당해서 죽으면 별로인데!]




다시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여기 4층 C 구역 복도인데 . . . 왓!]




퀵카멜의 목소리가 그걸로 끝나버렸다.




"가자 루가루 공!"




샬럿은 재빠르게 내려가는 계단을 찾았다.




이 계단을 내려가면 4층 C 구역이 코 앞이다.




수 많은 적대 바이오로이드의 피로 메워져 계단을 타고 폭포처럼 흐르는 피를 밟으며 뛰어내려가자 눈 앞으로 퀵카멜이 튕겨나가듯 벽에 부딛쳐 바닥에 쓰러졌다.




"콜록콜록, 아 제대로 맞았네"




퀵카멜이 일어나려 하지만 그녀의 왼팔이 약간 이상한 방향으로 꺾여있다.




"부러졌. . .나"




그런 퀵카멜의 눈 앞으로 검은색의 형체가 재빠르게 접근한다.




"퀵카멜!"




급작스러운 상황에 워 울프가 뛰어들려는 찰나,




"비켜라 방해된다"




신속의 칸이 재빠르게 날아들듯 다가와 퀵카멜의 다른 팔을 잡아 워울프 쪽으로 던졌다.




"아야야 . . . "




워울프는 자신의 앞에 쓰러진 퀵카멜을 부축했다.




골반 주위에 무언가에 찔린듯한 상처와 비틀린, 부러진 팔과 복부에도 베인 상처 하나가 있었다.




힘을 내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퀵카멜을 부축한 워울프 앞에 나서는 샬럿, 그러나 그 검은 형체와 대치하던 칸이 말렸다.




"물러나 주었으면 한다"




샬럿은 순간, 자신이 저 검은색의 형체와 싸우기엔 무리라고 칸이 말한 것 같아서 살짝 화가 나려 했지만


이윽고 칸의 입꼬리가 약간 올라가는것을 보았다.




샬럿만큼이나 칸도 사실 강한 상대가 필요했던 것이다.




분명 명분은 퀵카멜을 다치게한 원수에 대한 복수 정도겠지만, 그저 강한녀석이 필요했을 뿐이다.




검은 형체가 한발 한발 앞으로 다가온다.




이 교회 건물의 고급스러운 창가에 녀석이 가까워 지며 자세한 생김새를 볼 수 있었다.




검은색의 드레스와 하얀색 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손에는 아주 짧은 창 하나.




샬럿도 충분히, 녀석과 겨루고 싶었다.




"미안하지만 양보했으면 좋겠군"




칸도 움찔움찔하며 겨루고 싶어하는 샬럿을 눈치채고 입을 열었다.




샬럿도 칸이 이미 점찍은 사냥감에 끼어들어 빼앗는것도 딱히 달갑지는 않았으며 무엇보다 퀵카멜을 부축하고있는 워울프가 무방비가 된것이 걱정되었다.




"나는 오르카 1호의 신속의 칸이라고 불린다. 자, 네 실력을 보여다오"




칸이 자신을 소개하며 무기를 치켜세웠다.




녀석은 조금 기이하다 싶다고 생각이 드는 각도까지 고개를 갸웃였다.




족히 90'는 넘어서는 각도였다.




그리고 녀석이 재빠르게 내달리기 시작했다.




"이 거리에, 이 좁은곳에서 돌격을 하다니!"




칸이 자신의 무기를 꺼내 달려오는 녀석쪽으로 격발을 시작했다.




다만 녀석은 그 기이한 각도로 움직이는 몸을 이용해 탄을 피하며 거리를 좁혀오기 시작했다.




"잡았어"




탄을 이동하며 피하는 녀석은 칸이 점차 사격의 각을 날카롭게 줄여가며 결국 피하기 힘들정도로 벽으로 밀어 붙였다.




다만 칸이 잡았다 라고 생각한 순간 녀석은 아무 문제없이 전속력으로 전진하던 방향을 아무렇지도 않은 느낌으로 뒤로 한바퀴 구르듯 칸의 공격을 피해내었다.




" . . . ! "




본래 상정하던 계산과는 동떨어진 결과.




어찌 두발로 급작스러운 방향전환을 해낸다 이말인가, 칸은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재미있다, 그래 그래 이거라구"




칸에 말에 검은 녀석이 재빠르게 다시 달려와 짧은 창을 찌르며 들어왔다.




칸은 그 창을 고개를 옆으로 꺾어 피한뒤, 녀석의 팔을 붙잡고 그대로 넘겨 바닥에 내려 꽃으려는 순간, 그 검은녀석 옷의 소매에서 팔 하나가 더 튀어나와 칸의 얼굴을 붙잡았다.




"어"




찰나의 순간 창이 칸의 몸을 노리고 재빠르게 다시금 찔러 들어왔다.




칸은 최대한 몸을 비틀지만 붙잡힌 얼굴이 창쪽으로 잡아 끌려 결국 창은 칸의 왼쪽 어깨를 찌른다.




칸은 고통을 느끼며 비틀거렸고 녀석은 그대로 칸의 뒤로 착지 이후 반댓편 소매에서 단검을 쥔 손이 튀어나와 칸의 얼굴을 노리고 휘둘러진다.




칸은 자세를 낮추고 한바퀴 돌며 녀석의 다리를 자신의 다리로 강하게 돌려 차버렸고 검은 녀석은 그대로 바닥에 넘어진다.




그럴 터 였다.




바닥에 넘어지는 순간 양쪽 소매에서 팔이 나와 바닥을 지탱한다.




그리고 물구나무 서듯, 녀석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섰다.




칸은 당혹감을 애써 억누르며 무기를 휘둘렀다.




녀석은 재주를 넘듯 툭툭툭 뒤로 구르며 처음 칸과 대치했던 거리까지 멀어졌다.




칸이 입을 열었다.




"좋은걸 보여줬군, 좋은 속도였다"




칸의 장비들의 날개들이 상하 좌우로 움직이며 엔진의 시동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나도 내 속도를 보여줘야겠지."




칸이 재빠르게 내달리기 시작했다.




녀석은 품에서 숨겨둔 권총을 꺼내 칸쪽으로 겨누어 발사하기 시작했다.




칸은 아까의 녀석과 똑같은 패턴으로, 옆으로 옆으로 탄환을 피해가며 거리를 좁혔다.




다만 이대로 간다면 아까의 녀석처럼 피할 공간이 사라진다.




녀석도 그것을 알고있는지 칸이 더이상 피할 자리가 없을때 까지 긴 복도에서의 기동전을 몰고 몰아갔다.




그리고 더이상 칸이 피할 자리가 없어진 이 순간.




칸이 제자리를 박차고 뛰었다.




폭발적인 부스터의 출력이 터지며 칸이 벽을 내딛고 엄청난 속도로 달려 천장으로 향했고 이후 한바퀴를 돌듯, 반대편 벽으로 뛰어서 내려오며


녀석의 몸을 자신의 무기로 베어버렸다.




"이게 속도다."




칸이 자신의 무기에 부착된 작열하는 대형 총검으로 베어난 상대에게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겨 한발 두발 세발 박아 넣는다.




녀석이 몸부림치지만 마지막까지 한마디 없이 떨다가 결국 추욱 늘어진다.




끝났다.




샬럿도 칸의 전투를 보며 몸에 전율이 일어났다.




칸의 지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속도를 이용해 예상외의 기동을 하여 적을 쳐내었다.




몸이 달아오르는 느낌이였다.




저 적과 자신이 싸웠으면? 하고 상상이 끝나질 않는다.




칸이 자신의 무기로 바닥에 누워 움직이지 않게된 녀석의 옷을 찢어내듯 벗겨내기 시작했다.




"대장, 뭘 하는. . ."




항상 '적에게도 예우를 다 하라' 라고 말하던 칸의 말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행동에 워울프가 당황했지만 칸의 얼굴은 무언가를 확인해야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었고




칸이 그 검은 녀석의 옷을 찢어내었을때 칸이 입을열었다.




"어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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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움직여봐!"




내가 외쳤다.




내 외침에 멀쩡히 서 있던 녀석의 낫이 한번 더 휘둘러진다.




나는 내 소총으로 휘둘러오는 낫을 한번 막았다.




지금!




난 반댓손으로 권총을 재 빠르게 꺼내어 방아쇠를 당겼지만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낄정도로 녀석은 항상 총탄을 비롯 모든 공격을 피했다.




낫의 손잡이 부분이 창마냥 휘둘러져 둔탁한 타격을 복부에 느꼈다.




"우윽!"




소총도 떨어뜨렸다, 삐이 하고 세상이 울린다.




몸 위로 콘크리트가 쏟아져 경화된 것 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녀석이 내 목을 낚아 채어 들어올린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나는 다리를 움직여 반동으로 녀석의 얼굴을 무릎으로 찍어버렸다.




녀석이 비틀거리며 뒤로 움직이는 사이 권총을 들어 녀석을 향해 몇발을 쏘아보지만 녀석도 한바퀴 회전하며 낫의 손잡이 부분으로 권총을 강하게 후려 쳐


권총은 저 멀리 날아가고 녀석이 한번 더 회전하며 낫이 내 상체를 훑고 지나간다.


교복의 블라우스가 약간 찢어졌다.




숱한 바이오로이드와 인간을 만나왔었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을 가진 녀석은 처음이였다.




비틀거리며 내가 중심을 잘 잡지 못하자 녀석이 낫을 짧게 잡고 나를 끝장내러 다가온다.




집중한다.




녀석의 낫에 집중한다.




다만 역시 낫에 움직임을 멈춘다거 하는것이 불가능하다.


철제로 이루어진 낫이 아닌 탓이다.




그러는 사이 녀석이 다시 내 목을 붙잡고 들어올린다.




이번에야말로 진정 나를 죽이려 하는 것 같다.




"켁. . . 킥킥킥"




내 웃음에 녀석이 갸웃인다.




나는 눈을 크게뜨고 집중했다.




바닥에 떨어진 소총과 권총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순식간에 방아쇠가 당겨졌다.




녀석은 재 빠르게 나를 벽으로 집어 던지며 몸을 기이한 방향으로 비틀어가며 탄환을 피했다.




"걸렸어"




나는 허리춤에 걸어둔 군용대검을 녀석의 머리로 향해 빠르게 집어 던졌다.




몇번의 연속적인 계략에 결국 마지막 한번이 걸려들었다.




대검이 아마 미간이 있어야 하는 위치로 날아들어 꽂히고 나는 벽에 강하게 부딛쳤다.




"아흑!!!"




바닥에 쓰르러지는 내 위로 미간에 군용대검이 꽂힌녀석이 비틀거리며 낫을 치켜들어 내 배를 찍었다.




그리고 녀석은 바닥에 쓰러져 움직이지 않게되었다.




"콜록, 괴물같은. . . 자식"




한손으로 낫에 찍혔던 복부를 압박해지만 출혈이 낡은 교복위로 번져나가는게 보였다.




우선 자리에서 일어나려 해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어라, 이거 진짜 죽는건가?




무언가 간단한 통찰같은게 머리를 스친다.




손과 발로 한기가 맴돌기 시작하고 숨쉬기가 힘들어지면서 시야가 점차 흐려진다.




이대로 죽는데 억울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기껏 녀석을 죽였는데 결과가 길동무라니.




"사양. . . 하고 싶 . . 은. . .데."




눈이 굉장히 무겁다.




눈을 억지로 뜨려고 해도 이제 신체를 통제를 벗어났는지 전혀 말을 듣지 않는다.




바이오로이드도 영혼이 있는가?




나는 죽어서 어찌될까.




숨이 넘어간다, 죽는다 라는걸 인지하는게 이걸까 아직도 돌아가는 통찰속에서 갑자기 격통이 몰아쳐 왔다.




"으윽. . .!"




무언가가 나를 일으켜 세웠다.




'유라씨! 괜찮아요?!'


'어떻게해! 상처봐!'




브라우니와 노움의 목소리가 들리는가 싶었지만, 휘청이며 고개가 추욱 쳐지며 정신이 든다.




바닥으로 피가 떨어지고 나는 죄인을 이송하듯, 양 옆에 검은색의 드레스를 입은 녀석 두명이 나를 단단히 붙잡았다.




너무하네, 죽어서도 시체는 온전치 못한건가.


기운이 빠지며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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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보고!"




"브라우니! 이상 무!"




"노움, 괜찮아"




"이프리트, 콜록, 멀쩡해"




"큭, 크큭 이몸이 다칠일은 만무하나니. . ."




레프리콘의 말에 분대원들이 일제히 상태를 보고했다.




급작스럽게 3층에서 적들이 쏟아져나온것이다.




노움상병의 화염방사기와 레프리콘의 경기관총이 각자의 통로를 담당하고 총력적으로 막아내서 다행이였다.




"레프리콘, 유라는?"




이프리트는 불안한 표정으로 레프리콘에게 물었다.




레프리콘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방화벽 너머에 있었는데, 상세한건 모릅니다."




레프리콘은 거짓말을 했다.




그녀는 분명 유라의 비명을 두어번 들었다.




"방화벽 뚫어버릴까?"




이프리트가 허리춤에 멘 작은 가방에서 형광등 굵기를 가진 원통형 폭약을 두개 꺼냈다.




이것으로 방화문을 날려버리자는 뜻이다.




레프리콘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방화문을 열어버리면 그 너머에는 엉망이된 유라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아니 어쩌면 더욱 처참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아주 작은 희망으로 살아있다 라고 단정지을수도 있는것이다.




이프리트는 레프리콘의 표정을 보고는 곧 바로 방화문 셔터에 폭약 두개를 부착하고 옆으로 이동했다.




"기폭!"




쿵 하고 방화문 셔터가 찢겨지듯 부숴졌다.




가장 작은 체구인 이프리트와 LRL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유라의 소총과 권총이 떨어져 있고, 그녀의 군용대검이 얼굴에 찍혀있는 아까의 그 검은 녀석만이 있었을 뿐이였다.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여기, 가로쉬분대 칸이다, 유쾌한전사자 분대, 3층에 있는것 같은데 합류하겠다]




무전기의 소리만이 울릴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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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록.




몸이 흔들렸다.


아무 생각 없이 떠진 눈으로 보고있는걸 생각해본다.




어두컴컴한 공간과 바닥.




". . . 일어났나요?"




누군가가 나를 무릎배게 해 주고 있었던 것 같다.




어지러이 흔들리는 세상을 똑바로 응시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윽,"




두통과 함께 어지러움이 찾아와 일어서지 못하는데 나에게 무릎배게를 해주던 녀석이 내 입을 막았다.




". . .?"




"쉿 . . . 큰소리 내면 안돼요"




이 목소리. 살려달라고 외치던 그때의 불시착한 바이오로이드가 분명했다.




큰소리를 내면 안된다?




나는 어두운 이 공간에서 귀에 집중해보았다.




헤-헤-흐-후-흐-후-후욱-후-후-후욱-후-후우우-훅-




기이한 숨소리와 쇠사슬들이 찰칵찰칵 움직이는 소리가 끊임없이 나고있다.




어둠속에 눈이 점차 적응하고 어둠속이 보이기 시작한다.




" . . . "




그리고 이 어두운 공간은 큰 사각형 모양이고 이 안에 갇혀있는 것 같았다.




나랑 익스프레스라고 하는 바이오로이드는 어느 구석 꼭지점에 바싹 붙어 숨죽이고 있는 것 같다.




헤-헤-후-후-후욱-후우우-훅-헤-




기이한 숨소리가 계속 들린다.




이 공간의 중앙이다.




나는 중앙을 한참동안 응시했다.




"윽! 으윽!"




그리고 또 다른, 아주 작은 목소리도 들렸다.




" . . . ! "




중앙에는 2m 45cm 는 족히 넘을것 같은 어마어마한 덩치의 비만 형체의 사람형태가 한쪽팔 밖에 남지 않은 바이오로이드를 범하는 중이였다.




거대한 덩치 에게 붙잡혀 범해지는 바이오로이드는 연신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 . . .다 .. .. .. .다 ... .합. .. ...다 ... "




내가 놀란것 같자 익스프레스는 내 손목을 잡고 잡아당겨 벽으로 밀착시켰다.




" 후윽, 훅, 누가 또, 있,다"




남자의 목소리였다.




". ...다 .. .니다.. ...합...니다. ... ...감사합니다"




밑에깔려 무게감이 느껴지는 허리의 왕복 운동에 그녀는 끝 없이 감사합니다 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허리운동이 점차 빨라지고 이내 절정에 도달한 것일까, 남자의 고개가 뒤로 젓혀지며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분명 그녀의 하반신으로 많은양의 정액이 쏟아져 나오고있는게 분명했다.




다시 이명과 함께 두통이 찾아왔다.




아까의 부상이 전혀 회복이 되질 않은건가, 나는 내 배에 손을 가져가 대었다.




압박붕대가 강하게 감겨있다.




누가 감아둔 것인가. 하고 고민할 무렵.




어두운 이 공간에 불이 밝혀졌다.






어둠에 익숙해졌던 눈은 갑작스러운 밝은 빛에 적응하지 못하고 눈을 잠시 질끈 감았었다.






"안녕!"




그리고 나와 익스프레스가 있던 공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이종격투기의 경기장같이, 펜타곤 모양으로 만들어진, 직경 25m 는 될 법한 공간에 모든벽은 강화유리로 되어 안과 밖에서 서로를 바라볼 수 있었다.




수없이 많이 들어찬 의자들은 이 경기장을 관람석마냥 이용할 수 있게 되어있었고 경기장 안에는 아까 목격했던 고도비만 거구의 남자가 다섯명이나 있었다.




"잘지냈어?!"




그리고 이 경기장의 밖, 마치 해설자를 위해 마련된 것 같은 높은 의자가 있는 공간에 2번이 걸터앉아 있다.




"어때 우리집?"




내가 벽을 짚으며 가까스로 일어서자 2번이 싱긋 싱긋 웃는다.




" . . . "




남자.




진짜 인간인가? 뇌파를 체크하고 싶지만 마땅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응, 그거 인간 아냐 걱정마"




2번은 다리를 꼬고 앉아 턱을 괴곤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혹시 기억나? 우리는 바이오로이드를 양산할 수 있다는거"




나는 경기장 안, 거구의 사내들에게 깔려 엉망진창으로 범해지는 바이오로이드로 눈길을 주었다.




"설마"




"아무렴, 왜 아니겠어"




2번이 과장된 몸짓으로 자신의 자리 옆, 테이블에 놓인 버튼을 누르자 대부분 팔이나 다리가 없는, 하자가 있는 바이오로이드들이 인형뽑기 기계를 하듯


경기장 바깥에서 안으로 넣어진다.




"임신을 할 모체는 차고 넘쳐, 24시간 쉬지않고 교배를 시키는거야"




"제정신이 아냐, 너는!"




내가 소리를 질렀다.




삐이- 하고 머리가 울린다, 이명과 두통이 강하게 머리를 후려 치는 기분이다.




"글세, 난 태어나면서부터 저런걸 봐와서, 이게 나쁜건지 모르겠는걸"




나는 두통에 비틀거리며 벽을 짚었다.




이제 현기증까지 찾아온다.




"간단해, 부상을 입거나, 여러가지 이유로 활동하기 힘들어진 개체는 여기서 모체가 되어서 임신을 하는거야."




2번은 싱긋싱긋 웃으며 계속해서 말했다.




"저 '고블린'들을 개량하는데 오래걸리고 힘이 들었지만 그래도 덕분에 임신주기는 한달이면 충분해"




한명의 고블린이 또 범하던 바이오로이드에게 사정했다.




"임신한 모체는 한달 뒤 출산을 하고, 여기서 태어나는 개체를 선별해서 등급을 나눠, 약간 낮은 확률이지만 여기서 태어나는 개체중에 최고는 약간 지능은 모자라지만


생활에 지장이 전혀 없는 애들이야"




분명 방금 사정을 끝냈을텐데 그 고블린은 다시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태어나는 개체는 저지능에 몸도 약한 개체야, 얘네들은 모아서 완전히 파쇄해버려서 말 그대로 고기경단처럼 만들어버려."




2번은 킥킥거리며 저신의 뒤를 가리켰지만 벽이였다, 아마 다른 방을 뜻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 고기경단들을 모아서 제대로 존재하는 바이오로이드 제작 설비에 재료로 사용해서 멀쩡한 녀석들을 만드는거야"




그리고 2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말 지능이라고 할만한걸 찾지 못하는 수준으로 끔찍한 수준으로 숨쉬는것 정도밖에 못하는 하자가 큰 개체."




2번이 천천히 경기장의 강화유리 앞까지 다가와 나와 눈을 마주쳤다.




"그 개체도 분해해서, 너의 눈앞에 있는 고블린들의 양식으로 삼아."




2번의 말이 끝나자 익스프레스는 벌벌 떨면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역시 이런식으로 끊임없이 돌려막기를 써도 계속 '불량품' 이 만들어질 확률이 올라가더라구? 그래서 일단 이 주변의 숨어지내는


모든 바이오로이드 들을 납치해서 모체로 삼았어.


그런데도 역시 아직 이 모체들의 풀이 모자라."




2번은 유리벽에 얼굴을 바짝 대었다.




"너는 행복하게 지냈을텐데, 이제부터 입장을 바꿔볼 차례겠지? 아 물론 나는 말이야


이제 완전 지능이 망가져서 머리속에 섹스밖에 없는 미친 거구의 남자들에게 강간당한적은 없지만, 뭐 어때 그냥 네가 좀더 오랫동안, 먼저 행복했으니


불행해지는것도 좀더 강하게 받으면 되는거 아닐까?"




2번이 킥킥 웃더니 목에 걸고있던 호루라기를 크게 불었다.




끝없이 허리를 흔들어 정액을 뿜어내던 고블린들이 행위를 멈추고 호루라기 소리가 난 지역으로 고개를 돌려 2번을 주목했다.




"자! 새로운 장난감이야! 얘들아!!!"




2번의 말이 끝나자 고블린들이 일제히 나를 주목했다.




"범, 한다"


"여자"




짤막한 단어들을 중얼거리며 거구의 비만체형을 가진 고블린들이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피해!"




나는 익스프레스를 일으켜 세우고 고블린들이 더 가까이 오기 전에 그들의 틈 너머로 그녀를 강하게 밀어 포위망을 넘어가게 해 주었다.




바닥이 넘어지면서 다섯명의 고블린이 만드는 포위망에서 빠져나간 익스프레스는 숨을 빠르게 몰아쉬며 내쪽을 바라보았다.




고블린들이 내 팔을 낚아채어 바닥에 넘어뜨리고 가슴을 쥐어잡고 치마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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