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물] 수술 후기
소철충(222.121)
"이게 진짜 되는 거였네..."
"나도 솔직히 확신은 없었거든?"
꽤 위험한 시술이었다고 들었지만. 닥터와 포츈, 또다른 조력자들 덕분에 바이오로이드들이 입을 모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다. 장비라고 하면 장비겠지만. 정확하게는...
"그래도 꽤 어색한데... 바지가 닿는 느낌이..."
다리 사이의 그것이 이전과 달리 구렁이 같은 풍채를 뽐내고 있었다.
'미친년들아! 내 작고 귀여운 XX를 돌려놔!'라고 외치며 격리실로 끌려간 마리를 제외하면 나랑 관계를 가졌던 상당수의 바이오로이드들은 이 시술에 찬성했다. 몇몇은 크기는 중요한 게 아니고 부작용이 걱정된다며 반대의견을 던졌지만. 다수결이 이런데서 안 좋은 곳을 스치는 바람에 일은 터지고 말았다.
수술실에서 나온 내 바지를 유심히 보던 몇몇 바이오로이드들은 소리죽여 감동의 눈물 비슷한 걸 흘리며 서로 껴안고 다독이느라 난리도 아니었다. 나는 영 뚱한 얼굴로 보고 있는 메이를 가까이 불러 질문했다.
"진짜 큰 게 좋아?"
메이는 고개를 저었다.
"난 아냐, 지 크기만 믿고 쑤셔박는 새끼가 제일 싫어. 할 줄 모르는 거 티내는 것도 아니고."
"그러냐."
"하지만 뭐 그 정도 크기면 내 가슴으로 품어줄 만 하겠네. 예전엔 끄트머리도 안 보였잖아."
예전에 같이 하다 기분이 좋아진 메이가 서비스라며 가슴으로 해줬던 게 생각났다. 가슴이 크다곤 했었지만. 그때 내 것이 완전히 파묻히는 바람에 서로 헛웃음을 지었지. 그래도 꽤 괜찮은 경험이긴 했다.
"너는 그걸 키울 게 아니라 다른 걸 더 잘해야 한다고, 손이나 입이나. 처음 했을 때 그 젠장맞을 허릿짓도 내가 얼마나 때려가며 교정했는지 기억 안 나지?"
"덕분에 시간 낭비 한다고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에게 한 소리 들었던 거 기억 안 나?"
"너 평생 쟤들 정액 주입기로 살래? 아님 인생을 좀 즐길래?"
"즐기는 게 낫지.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할래?"
"오늘은 기분 아냐. 다른 애들하고 연습 좀 하고 와. 나도 언제까지 초보자 받아줄 순 없거든. 나도 좀 즐기자."
그러면서 슬쩍 내 그걸 쓰다듬고 사라진 메이를 바라보는데. 소리 없이 다가온 누가 귀에 훅 하고 말을 불어넣었다.
"어우, 너는 꼭 사람 놀래키더라."
"몇 없는 취미인걸요. 어때요, 꽤 마음에 들어요?"
"사실 아직 좀 어색한데."
"저도 영 적응이 안 되네요. 그걸 제 속에 집어넣고 씨근덕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커지다니."
"너도 마음에 안 들어?"
"메이 대장하고 몇 안 되는 공통점이긴 하네요. 저도 크기보단 테크닉 쪽이에요. 큰 거 무조건 쑤셔박는다고 박히는 쪽이좋아한다고 믿는 거 자체가 비상식적이죠. 제가 사령관님이 무식하게 들이박는 거 말리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내가 둠 브링어에 약한 건지, 아니면 이 둘에게 약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둘이서 많이 갈구긴 했다. 괜히 기분낸다고 끝까지 뺐다가 쑤시는 거 아프다고 욕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얼마나 혼이 났던지. 그래서 요즘은 괜찮아졌다는 평을듣고 있지만.
"윽, 저도 가볼게요."
나이트 엔젤은 갑자기 아래를 내려다보더니 못 볼 걸 봤다는 얼굴을 하고 휘적휘적 메이와 같은 방향으로 사라졌다. 내가고개를 내리자. 오랜만에 완전히 맛이 간 소완이 내 바짓가랑이에 얼굴을 부비고 있었다. 뜨거운 숨이 바지에 스며들자 내것이 슬며시 일어서는 게 느껴졌다.
"아아, 진심으로 이런 것을 바랬사옵니다. 자고로 내실이 좋더라도 아름답지 않으면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법이지요. 물론 주인의 가치야 오직 저만 알아보면 되는 것이니 이리 하지 않아도 좋았습니다만. 아아, 일어나고 계시는군요. 여기서라도 좋습니다. 한 번만, 한 번만 그것을 맛볼..."
"진압이니까 피하기 없기!"
켈베로스의 진압봉이 소완의 식칼과 닿아 불꽃이 튀었다. 그 소리에 사태를 알아차린 바이오로이드들이 소완을 둘러싸고, 나는 누군가에게 어깨를 잡혀 끌려나왔다. 혼자 있을 수 있는 사령관실까지 도착해서 문이 잠기는 소리가 나자. 나는겨우 의자에 앉아 숨을 돌리고 여기까지 날 데려온 바이오로이드를 볼 수 있었다.
"정말 고마워... 뽀끄루?"
"에헤헤."
놀랍게도, 날 여기까지 데려온 건 뽀끄루 대마왕이었다. 특징적인 전투복 대신 간편한 티셔츠와 바지 차림이었지만 특징적인 몸매는 여전했다. 뽀끄루는 책상 앞 소파에 앉아 헤실헤실 웃었다.
"뭐 좋은 일 있어?"
"아뇨, 딱히 그런 건 아니고. 이제 둘만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큰 게 취향이거든요."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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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먹고 안 적었는데 여기선 메이나 나엔도 라비아타나 마리보단 어리지만 전쟁 전 세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