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컥하고 문이 열렸다.




"쨘! 오르카 TV의 메인 캐스터 스프리건 입니다!




사령관님의 은밀한 일상을 취재하러 왔어요!"




이 놈의 문은 언제부터 자동문으로 바뀐거야?




"딱히 은밀한 일 따위 안 하고 있는데? 취재는 허탕이네."




"후훗. 카메라도 없잖아요? 오늘은 사령관님께 한 가지 제안 할 게 있어서 왔어요."




제안? 전투원들이 이렇게 먼저 의견을 제시해 주는건 적은 편이니까




나는 내용에 따라서 흔쾌히 승인하기로 마음먹었다.




"좋아. 일단 들어볼게."




"기지국을 설치해서 오르카TV를 널리 알리는거죠!"




"기지국 설치? 그것으로 인해 얻을수 있는 효과는?"




"사령관님이, 인간이 남아있다. 오르카호는 즐겁다! 그런 광고효과죠.




그렇게 해서 아직 갈길을 제대로 잡지못한 바이오로이드가 있다면 컴온!"




의도에서 나쁜점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르카호에서 보내는 전파로는 부족할까?"




"제 취재 결과에 따르면 지금 항로를 따라가면 기지국을 설치하기 딱 좋은 장소가 있어요.




그곳에 설치하면 효과가 매우 좋을것으로 예상되요."




"그런 전문가가 있던가? 커넥터 유미야?"




"아뇨, 탐험 대장 뉴 트라이나씨죠."




"트라이나가 아니라 트라이아나야. MC가 이름을 틀리면 안되지."




"그런가요? 트라이아나씨의 말로는.."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시선을 옴기니 트라이아나가 있었다.




"사령관 내 이름은 트리아이나야."




"그랬나? 어쨌든 확실한 정보야?"




"응. 지형에 대한 지식은 나만한 바이오로이드가 없다고 자부해."




"트라..트리아이나라면 믿을수 있지. 출발할 맴버는 정했어?"




"유미씨랑 혹시 모를 철충과의 전투에 대비해서 두 분을 데려가고 싶은데요."




스프리건이 콘솔을 이용해서 두 전투원의 모습을 내게 보냈다.




"숲인가 보네?"




"사실은 산이야."




















"왜 사서 일을 만드는거에요."




오르카호의 통신실에서 일하는것도 수면부족을 유발하는데




예정에 없던 야외활동까지 해야하니 유미가 투덜거리는 것이 당연했다.




"이렇게 바깥공기를 쐐면 좋잖아요? 저기 두 분 보세요."




스프리건이 가르킨 곳에는 두 엘프가 판타지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숲하면 엘프, 게다가 둘은 용도도 일치하는 바이오로이드니 효율도 더욱 좋았다.




"밝아보이긴 하네요."




"자매들이 알게 모르게 숲을 가꾼것 같아요. 이 맑은 피톤치드! 유미씨도 정신이 맑아지지 않나요?"




"육체가 죽을 상인데요."




"운동부족이에요!"




엘븐의 밝음에 유미는 혀를 내둘렀다. 그와 대조되게 다크엘븐은 조용히 이글과 통신을 주고 받고 있었다.




"탐사대장씨 방향이 어긋났어요."




"그래? 이쪽이야?"




톱질을 신나게 하던 트리아이나가 멈추고 방향을 돌렸다.




"네. 그쪽이에요."




"좋았어! 계속 길을 만들게!"




"메이커씨? 지금 저 관경을 보면 어떤생각이 드나요?




무자비하게 나무를 잘라내는 극악무도한 악당 트리아이나!




나무를 심기 위해 태어난 엘븐씨의 솔직한 심정은?"




"나무를 심을자리가 생겨서 좋네요."




"예상치 못한 답변! 레인저씨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우리가 숲을 만들고 가꾸는건 베어내서 산림자원으로 사용하기 위함도 있어.




실수로 쓸모없는 파괴를 하지 않는 한 내 샷건은 잠들어 있을거야."




"호오. 유미씨 이거 조금만 수정하면 재미있지 않을까요?"




"뭐가요? 평범한 인터뷰잖아요?"




"샷건으로 트리아이나씨를 잠들게 한 뒤에 땅에 심어버리는 극악무도한 엘븐자매라던가?"




"크큭.. 그것 괜찮네요."




스프리건의 장난스러운 말에 유미는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자아. 설치 완료."




유미의 귀에는 붉은 신호가 가득 차 있었다.




"포츈씨가 홍보용 영상을 여기에 꽃으면 된다고 했으니까."




"노노. 유미씨 저는 다른분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스프리건이 수상한 상자에서 수상한 USB를 꺼냈다.




"상자가 생긴게 불긴한데 뭐에요?"




"닥터가 만들어준 사령관실 생중계 모듈!




이걸로 사령관님의 적나라한 생활이 모두에게 대공개!"




"스프리건 그걸 허락받은게 아니잖아? 여름에 열심히 찍은 우리 비디오는?"




트리아이나가 마음의 동요를 숨기지 못한채 물었다.




"그것도 좋지만 바이오로이드에게 더 잘먹히는건 이쪽이죠.




혹시 성관계라도 포착된다면 대박! 엄청난 시청률이 나올거에요!"




"조금 끌리긴 하네."




스프리건의 높은 텐션에 오염된 유미도 약간 사고가 뒤틀렸다.




"그것도 하나의 모험일까?"




"확 해버릴까요?"




트리아이나와 엘븐까지 계획을 가속화 시킬때




다크엘븐이 차분히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스프리건, 그 중계되는 상대방이 네가 아니란 보장이 있어?




그런 저급한 방법으로 인기를 끌어올릴 생각이라면 그만두는게 좋아."




사령관과의 정사가 전파를 탄다면 확실히 인지도는 오르겠지만 일부 난폭한 그녀들에게서




가까스로 살아난 경험이 있으니 목숨을 아끼는게 좋다고 스프리건은 생각을 바로잡았다.




"음.. 아쉽네요. 이건 되파는걸로! 비싸게 사갈 누군가가 있을거에요"




수상한 상자에 수상한 USB가 다시 들어갔다.




그리고 스프리건은 정상적인 USB를 송신기에 꽃았다.




"좋아요. 이제 내려가죠."
























산정상에서 한참을 내려오다가 유미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저기 잠깐만?"




황급히 주머니에 손을 넣자 USB 하나가 잡혔다.




"스프리건, 홍보용 영상 이거 아냐?"




출발하기전 사령관이 유미가 믿음직하지 하고 건네준 그 USB가 맞았다.




"어라? 그럼 제가 뭘? 꽃.. 아.. 으아악 큰일났어요!"




"뭔데? 아까 꽃은게 뭐길래?"




"대장의 제모영상! 돌아가면 나 죽었다!"




스프리건의 외골격이 엄청난 속도로 산정상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대체 그런걸 왜 가지고 있는거야..?"




유미의 말은 스프리건에게 들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