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전부터 같은곳을 돌고있었다

아니, 보통 소설이나 영화같은데선 길을잃으면 한곳을 빙빙 돌고있는 묘사가 자주 나왔기에 그렇게 추측했을뿐 사실 같은곳을 도는지조차 모르겠다

그야말로 저 시야끝까지 나무들만 가득한 숲의미로 한가운데

그마저도 날이 저물자 우리가 들고있는 랜턴외에는 어떠한 광원도 존재하지않았다

최소한, 위험한 야생동물의 울음소리같은건 안들리는게 다행인걸까


"잘한다 등신아! 뭐 한몫 단단히 잡을 기회라더니. 꼼짝없이 숲 한가운데서 굶어죽게 생겼잖아!"


"에이 썅 시끄러워! 그러니까 내가 정신 바짝 차리고 나무에 흔적 잘 표시해놓으라 했잖아!"


"그렇게만 하면 길잃을일 없을거라고 장담한건 너잖아! 니 말대로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된건 니가 대책없었던 부분 아니냐?"


"이이익...!"


제기랄, 저 새낄 파트너로 데려오는게 아니었다

그나마 힘은 좀 쓰는 빡대가리라 잘 이용해먹을수 있을거같아서 데려왔건만, 아까부터 계집애마냥 찡찡대는 꼴이라니


"후우...어떻게할거야. 이제 더 움직일 힘도 없다고."


"아이 씨 진짜, 조금만 더 가면 숲 관리인이든 뭐든 나올거라고."


"그 소리 한 2시간째 하고있지않냐?"


"이 새끼가 진짜! 자꾸 그러면 여기 버려두고 나 혼자 갈꺼다!"


-바스락!-


그 순간 어딘가에서 발소리같은게 났다


"야...야 방금 소리 뭐야?"


"ㅁ...몰라 이 새끼야 내가 어떻게 알아..."


"이거...설마 곰이나 늑대같은거 아니냐?"


"재...재수없는 소-소리할래?"


-바스락!-


역시 잘못들은게 아니다!

지금 무언가가 저 수풀 너머에서 우리 쪽으로 걸어오고있다!


-바스락!바스락!바스락!-


점점 더 커지는 소리에 나와 파트너는 가져왔었던 권총을 뽑아 들었다


"야...야...근데 나 총알이 얼마 없어...!"


"몇발있는데...?"


"세,,,세발?"


"이이...뭐 하느라 다썼는데...!"


"어쩔수 없었잖아..! 아 온다!"


-바스락!바스락!바스락!바스락!바스락!-


그리고, 바로 한 수풀 앞에서 소리가 멈췄다


"나...나와 이 새끼야!"


"네에~"


"흐아악아-!?!"


탕-! 탕-! 타당-! 탕-!


깜빡이없이 튀어나오자 나와 파트너는 저도 모르게 권총을 격발해버렸다

당황한 나머지 아무것도 못 맞추고 허공에다 쏴버린게 그나마 다행일까?

...아니, 만약 앞에 나타난게 맹수였으면 우린 싹 다 죽은 목숨이었다...


"...흐음? 길을 잃었나요?"


연발로 울린 총성에도 전혀 동요하지않은 나긋나긋한 말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서야 나는 눈앞에 나타난 존재의 정체를 두 눈으로 확인할수 있었다


여자였다

그것도 엄청나게 우아하고 풍만한 몸매의 미녀였다

그녀의 밝디밝은 백금발과 새하얗고 티없는 피부는 숲의 어둠속에서 단지 랜턴의 불빛만으로 자체 발광하는것만 같이 찬란했다

거기다 그런 그녀의 몸을 두르고있는건, 금실과 작은 보석이 장식된 면적이 좁디좁은 천쪼가리수준의 복장이었다

이를 조합한 그녀의 첫인상은 정말로 아름답고, 조금 속되게 쓰자면 야한, 그런 여자였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숲을 돌아다니는건 위험해요~"


"뭐...뭐라고?"


"잘못하면~ 음...그렇지. 뱀이 나와서 앙~하고 깨물어버릴수도 있답니다~"


"...뭔가 생각했던거보다 위험의 크기가 소박한데...?"


"뱀한테 한번 앙~하고 물리면 생각이 조금 달리질거에요."


"그러니까 그 앙~하고 문다는말은 꼭 덧붙여야하는건가...?"


그때, 그녀의 모습에서 뭔가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물론 영 정상적으로 볼수있는 몸매와 복장과 성격의 여자는 아니긴했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위화감이다

뭐지? 어디에서 위화감을 느낀거지?

문득, 그녀의 귀에 시선이 꽂혔다

그녀의 귀는 사람의 귀하고는 좀 많이 다른 외형이었다

마치 짐승...아니 엘프의 귀처럼 길쭉한 귀


"...뭐야, 너 바이오로이드였나?"


"네에~ 맞아요~ 전 펙스 콘소시엄의 산림보호 바이오로이드 모델 셀레스티아라고 해요."


바이오로이드라는걸 알자 김이 팍 샌다

방금전에 느껴졌던 신비감도 뭔가 뚝 하고 식었다

그런가, 이 숲을 관리하는 바이오로이드였을 뿐이었나


"바이오로이드라면 여기서 나갈 방법도 알고있겠지?"


"우으음...나갈방법이라면...출입구를 말하는건가요?"


"그래 출입구! 알고있지?"


"물론이에요~ 으음, 고객님?이 들어왔던 출입구가 몇번이신지 기억하시나요?"


"아마...C번 출입구였나..."


사실은 출입구가 아닌 펜스를 뚫고 불법침입했지만...

C번 출구는 그냥 그나마 우리들이 들어온 펜스구멍하고 우리가 사는 구역과 가까운 출구였다


"C번은...으음...아아-! 이 쪽이었을거에요. 잘 따라오셔야해요 고객님들~?"


그렇게 말하고 그 엘프는 어딘가로 걸어가려고 하기 시작했다


"거기 그보다 잠깐!...아까부터 한참을 해메서 바로는 못가겠어."


"그...그래...발이 불어터진 느낌이야..."


"어머...하지만 너무 시간을 끌면 곤란한데~"


"곤란하다고?"


"예에~지금은 엄밀히 말해서 숲이 아직 개장하지 않은 시간...고객님들이 있어서는 안될 시간이거든요~"


"칫- 그런거 알바냐고. 인간님이 쉬어야겠다는데 뭔 말이 많아...!"


"우으음...곤란한데~ 곤란한데~"


그 엘프년은 마치 만화에서 보는것만 같이 뺨에 손을짚고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백치녀의 행동

바이오로이드의 행동방식은 늘 이런식으로 묘하게 작위적이었다

난 이런 작위적인 느낌이 왠지모르게 불쾌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이런 소소한 행동하나하나가 저년의 외모에 맞는 매력을 극대화시켜준다는것만은, 굳이 부정할수 없겠는걸...


"아아- 그럼 제가 노래를 불러드릴께요~"


"노래? 무슨 쓸데없는짓을..."


"쓸데없지 않답니다~ 자아..."


"어...어어!"


갑자기 엘프가 우리들의 사이에 앉아 양손을 살포시 가슴위로 올렸다

갑작스런 바디터치에 파트너도 나도 당황하고있을 찰나, 그녀가 천천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마치 성가와 같은 지루한 분위기지만 왠지 모르게 차분하고 아름다운 곡조

그 노랫가락에 따라 점차 심박수가 떨어지더니, 곧 몸에서 긴장이 스르륵 풀려나갔다


"이...이건 대체..."


아까까지 내 발과 종아리를 지배하던 근육통도 점차 약해지더니 어느새 파스라도 붙인것처럼 사라져있었다

신기하다는듯이 양발을 움직이는 나와 파트너를 보고 그 엘프는 상냥하게 싱긋 웃은뒤 노래를 마저 이어불렀다


"...이제 괜찮으신가요?"


"대체...대체 뭘한거야?"


"그저 노래를 불렀어요. 자~ 일어날수 있겠나요?"


엘프는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뒤로 물러났다

놀랍게도 어느 불편함 없이 나도 파트너도 다시 양발로 우뚝 설수 있었다


"놀랍군...무슨 테라피같은건가?"


"고작 테라피같은걸로 이렇게 순식간에 피로가 회복되진않아...대체 무슨 기술이지?"


"대기업놈들의 기술력은 이제 마법이랑 다를바가 없구만...무서운놈들..."


"고객님들? 이제 가셔야하지 않을까요~?"


"...앞장서기나해 바이오로이드."


엘프는 마치 어미를 따라오는 아이를 보듯 보드랍게 미소지은뒤 앞장서서 걷기 시작한다

그런 엘프바이오로이드가 왠지 모르게 찝찝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그녀를 따라가는것 말고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기에 나는 내키지않는 발걸음으로 그녀를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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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이 이봐."


"뭐야 뭔데."


"우리 이제 체력도 회복됬고, 이 숲에 해박한 저 년도 있잖아."


"그런데."


"그럼 우리...나가기 전에 그...한몫 잡고 나가는게 좋지않겠어?"


일리가 있다

이 멍청한놈에게 머리가 돌아가는 순간이 다있다니

내심 속으로 크게 감탄했다


"하지만...저 년은 숲을 관리하는 바이오로이드같은데...한 몫 잡고 나갈수 있겠어?"


"뭐 어때? 딱히 전투특화형 고급 바이오로이드도 아닌거같은데. 그리고 난 뭐 신체강화시술을 받은건줄 알아? 아까 봤잖아?"


"하긴...넌 잡찌끄러기 바이오로이드 따윈 충분히 제압할수 있었지..."


"거기다 권총도 있잖아. 총알은 얼마 없어도 아까 저년이 치료해줄때처럼 바짝 붙었을때 겨누면 꼼짝없이 당하는수밖에 없어."


"...꽤 괜찮은 작전이야."


"한탕도 챙기고 겸사겸사 재미도 좀 보자고..흐흐..."


슬쩍 앞장선 엘프 바이오로이드년을 흘겨봤다

아무것도 모른채 가벼운 발걸음으로 숲을 걸어가는 저 멍청한 모습

그 젖통만큼이나 큼직하고 새하얀 엉덩이를 씰룩이며 걷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자극이 좀 오고말았다

좋았어 네년을 할수있는만큼 잔뜩 이용해주지...

나는 파트너와 눈빛을 교환한후 멈춰서서 앞서가는 엘프를 불렀다


"어이 바이오로이드!"


"네에~ 저를 부르셨나요~?"


"그래. 그...출구보다 중요한게 잠깐 생각났어."


"으음? 중요한거?"


"그...듣기로는, 최근에 이 숲에 보기쉽지않은 귀한 묘목이 하나 들어왔다고 하던데?"


"귀한 묘목? 우음...그런게 있었나?"


잠시 손가락을 입에 대고 곰곰히 떠올려보는 엘프

그러더니 아!하고 손뼉을 친 뒤 활짝 웃는다


"그러고보니 최근에 '황금목'이라는 아이가 숲에 새로 들어왔어요~ 얼마나 잘생긴 녀석인지..."


"어...그래그래 황금목. 그 녀석을 한번 보고가고싶은데."


사실 그딴 식물쪼가리가 잘생기건 이름이 뭐건 그건 상관없다

그냥 비싸게 팔리는 묘목이란거만 알면 그만이니까


"하지만...지금은 투어시간이 아닌걸요~"


"이봐 바이오로이드. 우리가 왜 이 오밤중에 이 숲속을 헤매는거라 생각해?"


"우음~글쎄요?"


"잘들어. 우리같은 빈민층에게 이런 숲속관광을 할 기회는 많지않아. 그런데 그,,,어...황금목인가? 그게 들어왔다는 소식에 어떻게든 돈을 모아서 여기에 찾아온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


"으음..."


"우린 그거하나 보려고 여기까지 어떻게든 힘들게 온거라고. 근데 막상 그걸 찾아내지도 못하고 한참을 숲을 헤매다가 미아가 됬어. 그런데 이대로 나가버리잖아? 그럼 우리가 언제 다시 올진 집나간 마누라도 모를일이라고."


"그건...좀 많이 안타까운걸요."


"그치? 그러니까 우리한테 그거를 딱 한번만 보여줘. 그럼 우리도 미련없이 나갈수있을거같으니까."


엘프는 내가 지어낸 사연을 듣고 진지하게 고민하고있었다

바보같은 년, 돈 쥐뿔도없는 빈민층이 묘목이 고급인지 뭔지 알게뭐라고...

하지만 덕분에 일이 잘풀렸다

엘프는 작게 고개를 끄덕인뒤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알겠어요. 고객님. 마침 여기서 그렇게 먼곳에 있는거 같진 않으니까 안내하겠어요."


좋았어!

멍청이 백치 엘프년이 다시 그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숲속으로 걸어간다

하 씨...좋았어! 기다려라! 황 뭐기시 묘목!

그것만 챙겨 팔면 우리 둘의 인생팔자는 잔뜩 피게된다

네년은 이따가 그 기념을 축하하는 의미로 잔뜩 가지고 놀아주지

그러니 그때까지 내 계획에 잔뜩 어울려주라고...


"그런데 이 숲에 황금목이 들어온건 어떻게 아셨어요?"


"...어? 뭐?"


"정말로 들여온지 얼마안됬거든요. 분명 이 숲에 들어오기위해 입장료를 모으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셨을텐데...누구에게 미리 소식을 듣고 모으신건ㄱ-"


"바...바이오로이드 따위가 인간님의 일에 너무 간섭이 심한거아니야?"


"그런가요...죄송해요 고객님~"


"흐...정말로 죄송하면 성의를 보이라고 이 년아"


파트너가 갑자기 이상한소리를 꺼낸다

뭐야 뭐하는거야 이 새끼


"성의요오~?"


"그래, 뭐...그 우유통을 한번 만지게 해준다던가말이야."


"이...이 새끼야...그건 이따 나갈때 실컷해...!"


"우유통? 우음...죄송하지만 숲속에는 우유통이 없어요~ 이따가 출구에 가게되면 근처에 엘븐밀크 저온창고가 있으니까 거기서 갓 짠 우유를 선물해드릴게요~"


"야...너도 그게 그런 이야기가 아니잖아...!"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짓자, 그 백치 엘프가 고개를 기울며 갸웃한다


"우음...제가 고객님의 심기를 불편하게한건가요?"


"불편하게 안했어..."


"하지만 아까부터 표정이..."


"아니라고 했잖아...!"


"아아- 그럼 고객님에게 특별히 엘븐숲 특제서비스를 잠시 제공해드릴게요."


"그러니까 아니라니까! 앞정서기나-읍?!"


엘프가 갑자기 나에게 다가오더니 그 풍만한 가슴에 내 얼굴을 묻었다

은은한 우유향 비스무리한 향긋한 체취, 거기에 살짝섞인 땀을 비롯한 여자의 향

비록 잠시 숨이 턱하고 막히지만, 도저히 거부할수없는 극상의 부드러움이 내 온 안면을 덮쳤다

엘프는 그렇게 자신의 폭유에 내 머릴 묻곤 뒷머리를 쓰다듬쓰다듬했다


"가끔 기분이 안좋으신 고객님에게 이렇게 해드리면 다들 화가 풀리셨어요~"


"야...치사해! 나도 해줘 그거!"


"네에~ 고객님도 이리오세요~"


아이 씨 우린 빨리 가야한다니까...

그 멍청한 파트너가 엘프년의 가슴에 파묻혀 히히덕거리느라 정신을 못차린다

...하지만 차마 질책의 목소리가 바로 나오지않았다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을때 잠시나마 다 때려치우고 이 년을 범하고싶다는 충동이 뇌를 관통했으니까

나는 그나마 그런걸 통제할 정신머리가 있지만, 저 빡대가리는 분명 그러지 못할테니, 조금만 기다렸다가 정신차리라고 한마디 해줘야겠지

마치 애기마냥 엘프의 젖을 움켜쥐고 주물거리는 파트너

그런 파트너를 아기돌보듯 쓰담쓰담해주는 엘프

가관이 따로없군


"됬어 임마. 이제 가야해."


"아이 씨...잠깐만 더..."


"야! 진짜 가야한다고!"


"아 알았다고! 흐흐...어이 엘프, 끝내주는 젖통이었어."


"어머~ 좋은 평가 고마워요 고객님~ 그럼 다시 가보실까요?"


성희롱을 듣고도 신경을 안쓰는건지, 아니면 성희롱이란 인식이 없는건지

다시 상냥한 미소를 한껏 얼굴에 띄운 엘프는 다시 엉덩이를 씰룩이며 길을 앞장서기 시작했다


"하아아...좀있다가 저 젖통으로 몇번이고 싼다 진짜."


"알았으니까 이제 좀 가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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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먼곳에 있지 않다고했잖아. 아직 멀은거야?"


"이제 금방이에요~"


"그 말 10분전에도 했어! 걸어서 1시간거리를 먼곳에 있지 않다고는 안한다고!"


"하지만 이제 정말 금방인걸요~ 아!"


엘프가 멈춰섰다

그리고는 두리번거린다


"뭐야? 여기야?"


"네 이쯤에서 그 아이가 느껴져요~"


"느껴..진다고?"


"네에~ 괜찮으면 랜턴을 높이 들어주시겠어요?"


뭔가 심히 미심쩍지만 그녀의 말을 따라 램프를 높이 치켜들었다

머리위로는 그저 길쭉하고 빽빽하게 뻗어오른 나무들만 가득할뿐이다

이파리나 줄기의 형태를 보아 세세하게 다들 다른녀석인건 알겠지만 그래봤자 내 눈엔 그냥 나무1 나무2정도 수준의 차이로 밖에 안보인다

그래서, 그 묘목은 어딨는거지?

그보다 왜 묘목을 찾는데 램프를 치켜들라하는거지?


"아! 여깄었구나아~"


엘프가 반갑다는듯이 쪼르르 달려가 나무를 끌어안았다


"어이, 우리가 말한걸 잘못이해한거야? 우린 묘목을 찾는다고 그...황 뭐시기의 묘목."


"네! 그래서 찾았어요~!"


"아니 이건 이미 잔뜩 자란 나무잖아. 얼마전에 왔다며, 묘목 어딨냐고."


"으응? 이게 묘목이에요."


"...뭐?"


나와 파트너는 그녀가 끌어안은 나무를 올려다보았다

아무리봐도 최소 10년은 자란 커다란 나무다


"아 헛소리말고 묘목어딨냐고!"


"이게 그 묘목이라니까요?"


"아이 씨 진짜! 이렇게 큰 묘목이 어딨는데! 어?!"


"우응~? 황금목은 원래 심은지 2주일만에 높이 5m에 지름 30cm까지 급속 성장한뒤 그 뒤부턴 천천히 자라나는 특성을 가지고있어요. 분명 그 아이에 대해 잘 아시리라 생각했는데...?"


"뭐...뭣..."


즉, 이 오래산거같이 보이는 나무가 사실은 고작 2주에서 한달정도 성장한뒤 이 숲으로 옮겨 심어진 묘목이라고?

...지랄하지마!!! 그러면 우리가 그걸 어떻게 챙겨들고오냐고!

끽해야 길이 1m의 어린 묘목을 생각했다

근데 5m이상의 거대 묘목이었다고?!

내가 야심차게 세운 작전이 완전히 망했다! 그 온갖 고생을 해서 한몫도 못챙겨가게됬다고!!

파트너도 허망하긴 마찬가지인 모양이었지만, 어째서인지 나보다는 지금 상황이 비교적 덜 분노스러운 모양이다

니 놈은 아까 그 젖통 주무른게 더 좋아서 지금 우리가 얼마나 조졌는지 머리에 감도 안온다는거겠지

이 망할 빡대가리새끼! 이 망할 암소엘프년!! 썅!!! 옘병할!!!!!!


"음...저 분 괜찮으신건가요? 다시 특제서비스를..."


"아니, 그럴 필요 없을거같아. 오히려 지금 그랬다간 괜히 성질만 돋구는거일걸"


"후으음~? 어째서일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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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출구에 다다를거에요. 고객님들 고생 많으셨어요~"


엘프년이 화사하게 웃어보이지만 대꾸할 기운조차 없다

그야말로 순이익 마이너스의 대참사가 벌어져서 속이 새까맣게 타는데...오히려 저 생각없는 헤실거림이 짜증나기까지한다


"이봐 친구. 기운내라고."


"기운내게 생겼어? 한몫잡으려는 계획이 완전 물거품이 됬는데?"


"아니, 우리 아직 한몫잡을게 남아있잖아."


"그게 어딨는데 이 빡대가리야."


파트너가 말없이 앞장서서 가는 엘프를 턱으로 가리켰다

...

.....그렇다

뭣하면, 저 년을 납치해서 매춘에 팔아버려도 그만이다

무엇보다 저 년과 비슷한 모델을 나는 일찍이 본적이 없다

분명 단순한가격의 바이오로이드는 아닐터...

저 정도의 젖통과 몸매라면 필시 누군가에게는 수요가 있을거라는 생각이든다

제기랄! 오늘 벌써 이 멍청이파트너의 제안에 혹하는걸?


그 순간, 엘프의 발걸음이 뭔가를 보고 멈췄다

뭐지? 우리 속마음을 들켰나?




"아아...제기랄, 들켜버렸나."


그곳에는 엘븐 포레스트 메이커 모델과 다크 엘븐 모델이 쓰러져있었다

두명 다 몸에 총상을 입고 싸늘한 시체가 된채 누워있었다

당연히, 우리가 죽였다


처음 이 숲속에 잠입하고나서 얼마안가, 운나쁘게 이 엘프 둘과 마주쳤었다

까만년이 총을 겨눈 사이, 하얀년이 숲 관리본부에 침입자를 찾았다는걸 전달하려했었지

그걸 가만히 보고있을순 없었다

까만년의 총구가 나에게 집중된사이 파트너가 권총을 뽑아 그년에게 쏴갈겼고, 까만년이 무력화된 동시에 난 하얀년에게 권총을 난사했다

첫발이 하얀년의 목에 명중해 목을 움켜잡고 휘청거릴때를 놓치지않고 그년의 가슴,배 그리고 마지막으로 머리에 두세방을 박아줬다

그러는 사이 파트너가 총에맞아 쓰러진 까만년위에 올라타 그년의 목을 졸랐고 파트너에게 깔린채 버둥거리던 그년은 우드득-하는 소리와 함께 경련하면서, 그렇게 뒈졌다

다음날 해가떠서 숲 직원들이 이 둘의 시체를 찾기전에 일을 끝낼거라고 판단하고 별 뒷처리 없이 방치해뒀었는데...결국 이렇게 다시보는구만


엘프 바이오로이드는 충격먹은건지 옆의 나무를 짚고 선채 둘의 시체를 내려보며 가만히 있었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그년의 등에다 권총을 들이밀었다


"너도 이렇게 되기 싫지? 그럼 어서 출구까지 안내해."


"...당신이...이러신건가요?"


"그래, 고마워하라고. 여기있는 파트너가 시체에 꼴려서 박으려는것만은 막아줬거든. 하지만 여기서 니가 협조를 거부하잖아? 너도 이 둘 옆에 같이 쓰러질거고. 우린 이 숲에서 나가기전에 니 년들로 잠시 재미 좀 보다 갈거야.  그건 싫지?"


"..."


엘프는 겁에질리지도, 당황하지도 않은듯 전혀 미동도없었다

단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 두 엘프시체들에 무릎꿇었다


"뭐하는거지? 일어서. 허튼짓할 생각 안하는게 좋을거야."


대꾸조차 없었다

억지로 일으켜서 데려가야하나?

파트너와 눈빛교환을 하자 잠자코 보고있던 파트너가 두 우악스런 팔을 엘프에게 뻗었다


그때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아까 우리의 피로를 회복할때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하지만 아까와는 다르게 더 가라앉은 곡조로 엘프는 노래부르기 시작했다

뭐 장송곡이라도 부른다 이건가

이 와중에 노래부를 정신이 남아있다니

멍청한건지 정신력이 강한건지 알수가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피식웃고는, 파트너에게 마저 끌고가라고 말할참이었다


파트너의 목에 작은 새싹이 돋았다

어? 이런게 있었던가?

아니, 사람의 몸에 식물이 싹을 틔우는일은 결코 평범한 일이 아니다

파트너도 뭔가 따갑다고 느꼈는지 목에 손을 대봤다가 이상한 감촉에 몇번이고 목을 쓱쓱 문대었다

그러다가 나를 돌아본 파트너가, 뭔가에 기겁하며 소스라치게 놀란다


...자랐다

내 목에도 뭔가 이상한 감촉의, 정확히는 식물덩쿨에 가까운 감촉이 만져진다

그것도 꽤나 길게...길게...계속해서 현재 진행형으로 자라나고있다!

엘프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다, 입으로는 여전히 장송곡을 부르고 있는채로

그에 반해 나와 파트너는 점점 시야가 낮아진다

나도 모르게, 그녀앞에서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가고 있었다


"으...우아아아아아악!!!!!"


엄청난 고통이 몸 전체에 퍼져 비명이 새어나왔다

내 양손, 양팔에 피부를 비집어뚫고자란 덩굴이 점점 점점 몸을 뒤덮고있었다

나와 파트너는 그저 비명을 지르며 점점 더 그 식물에 몸을 먹혀가고있었다

어떻게든 고개를 치켜들고 엘프를 올려봤다

미안하다고, 살려달라고 빌 작정이었다

엘프는 우리를 내려다보고있었다

그 얼굴에, 여태껏 담겨있던 미소에서 전혀 상상할수없었던, 분노의 표정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불같은 분노가 아니라, 마치 처음부터 우리가 이럴줄 알고있었다고 말하는듯한, 마치 체념하는듯한 느낌이 담긴 그런 표정이었다

이 년은 처음부터 다 알고있던걸까?

우리가 딱히 좋은 의도로 온게아닌 그저 양아치에 불과한 것들이었단걸 다 알고서도, 최대한 자비를 베풀어 얌전히 내보내줄 작정이었던걸까?

그렇다면 한번만 더 용서해줘!

한번만 더 자비를 베풀어줘!!

살려줘어어!!!


하지만 엘프는 더 이상 자비를 베풀어주지 않는다

그저 장엄한 장송곡으로 새 생명을 잉태하며, 쓰레기같은 우리의 생명을 거둔다

그런 그녀의 마지막모습을 담은 시야가...우거지는 이파리에 가려져갔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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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하신 엘븐여왕으로 팬픽썼다

이제 병원가야지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