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쓰고있던 시리즈와는 다른 세계선임, 나도 후회물 써보고싶어서

고구마 싫어하는 친구들은 안봐도them 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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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본적으로 바이오로이드는 인간을 섬기기위해 만들어진 도구잖아? 라는 생각을 자주하게 되었다.


내가 오르카호를 내어주고...사실은 도망쳐나오다시피 했지만...


내어주었던(빼앗겼던) 오르카호는 절망적인 상태다.


보병 병력이 주력인 스틸라인의 병력이 90퍼센트 감소했다고 할정도면 상황이 어느정도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수있었다.


  나를 다시 찾은 바이오로이드들은 내 은신처 주변으로 방어선을 펼쳐 나를 호위하고 있긴 했지만 난 몇일째 그들을 만나주지 않았다. 매일매일 지휘관들이 나를 만나러와 설득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고인이 된 사령관이 나에게 강제적으로 보여준 영상들속에서의 그녀들의 모습들이 지금의 그녀들의 모습과 겹쳐보여서 차마 그녀들을 볼수 없었다. 그녀들 앞에서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구역질을 참는게 고작이었다.


  오르카 호는 내부에서부터 붕괴하고있다. 나를 축출하려했던 세력들과 나를 보호(억류)하려했던 세력들이 서로를 헐뜯고있는 상황이었다. 나를 축출하려 했던 부대의 지휘관들은 시종일관 부하들에게 은연중의 프래깅을 당하고있었으며 부대간의 크고작은 갈등때문에 제대로된 오르카호의 제대로된 방어작전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내가 인류라는 이유로 나를 다른 인류와 비교했던 이들이나, 당연한 의무로 나를 가축처럼 대하며 어거지로 오르카호에 붙잡아두려 했던 두쪽 다 나에겐 똑같은 사람으로 보였다.


  마리와 레오나가 특히 심했다. 찾아오는 매일마다 몸에 누군가 던진 오물같은것이 묻어있는 그녀들은 절박한 표정으로 나를 찾아와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을테니 하루하루가 지옥같은 날을 끝내달라고 애원까지도 했다. 그 자존심 강했던 레오나는 눈물을 흘리며 예전의 발할라대원들이 자기를 경멸하는 그 모습을 그만 보고싶다며 이마에 피가 나도록 땅에 머리를 박았고 극도로 망가져 버린 마리는 스틸라인 부대원끼리의 내전을 감당하지 못해 내 앞에서 목을 끊겠다며 자해소동을 벌이다 다른 대원들의 만류에 겨우 진정해 돌아갔다.


  그래서, 돌아왔다. 환대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나와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대원들도 있었다. 나를 축출하려 했던 바이오로이드들을 보호하고 품에 안기위해 아무일없었다는듯, 잠시동안의 휴가는 꽤 즐거웠다는듯 농담을 건내며 지내는것도 조금은 버겁다.


  긴시간이 흘러 모든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난 언제든지 오르카호를 떠날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있었다. 만약에, 정말로....정말로 인류복원이라는 원하지도 않는 책임을 질수있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난 그에게 오르카호를 내어주고 떠날것이다. 이제는 더이상 즐겁지도 않은 그녀들과의 동침자리도 내어주고, 내가 대원들을 이끌고 처음 수복했던 작은섬에서 칩거 하며 지낼것이다.


  하지만....이들도 원하지도 않은 인류문명의 수복이라는 책임하에 그남자를 따랐고 그남자가 이젠 없기에 나를 따르는것이 당연하다는 닥터의 말에 나는 한순간 망치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것처럼 말문이 막혀버렸다. 이들은 사람이 아니다. 이들은 그저 프로그래밍된 대로 움직이는 바이오로이드다...그 사실을 이미 알고있었지만, 애써 모른척 하려 했다. 이들을 나와 같은 사람으로써 대하려 했기 때문일까....


  예전의 기억으로 아직까지도 내 침소에 들어와 어쩔줄 몰라하는 지휘관들의 모습에서 이제는 구역질 보단 광대를 보며 비웃는 듯한 웃음을 참는것도 꽤 고역이다. 복잡한 기분이 든다. 차라리 이들이 AGS같은 철의 여인들이었다면 하곤 생각한다. 이들이 사람의 모습을 하지 않았다면 차라리 나았으리라 하곤 생각한다.


이들을 동정한다.


이들을 증오한다.


이들을 용서해야했다.


그래서 하려한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까.


이들을 도구로 봐야하나?, 이들을 철저한 도구로서 대해야 할까? 멸망전의 인간처럼?


팔이 잘리면 기계팔이든 대체 부품이든 붙여 다시 전장에 내보내고


그러고도 주검이 되어 돌아온다면 부품으로 만들어 사용하나?


멸망전의 인간들 처럼?...


그들과는 똑같은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난 이들을 용서해야한다.


오르카호를 이지경까지 만든 그남자와 똑같은 짓을 하지 않기위해서라도.


나는 용서해야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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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친구가 쓴 오르카호 소설에서 이것저것 설정 붙여서 낸 단편선임, 여기서 끝.

우리 라붕이들 글 너무 잘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