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한 회사의 우수 사원이었다.

그녀는 화려한 활동으로 타인의 이목을 끌었고, 회사에 큰 공헌을 하였다.

그렇지만 그녀는 회사의 본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내가 이런 건물 해체나 해야한다고?! 그런 자부심의 발로였다.

그런 그녀는 언젠가 테마파크에서 쉰다는 말을 들었고, 그 때까지 열심해 일해왔고, 드디어 그 날이 왔다.


그녀는 테마파크에서 한 소녀를 보았다.

그 소녀는 키는 짧지만, 근육이 탄탄한 소녀였다. 요정같이 차려입은 그녀는 마녀와 함께 즐기면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녀는 원래 불려왔던 곳 가기 전에, 시간 여유가 있으니 그 마녀와 소녀를 한 번 지켜보기로 했다.

그녀의 눈에 비춰지는 소녀는 마녀와 즐겁게 놀았다. 즐겁게 놀았는데 어째선지 마녀의 눈에는 초조함만이 가득해보였다.

이윽고, 어떤 인간이 마녀에게 말을 걸었고, 마녀는 두려워하는 눈빛으로 소녀의 손을 꽉잡았다.

그러나 소녀는 그 손을 풀면서 마녀에게 슬픈 미소를 지었고, 마녀는 울듯한 얼굴로 소녀를 보냈다.

소녀는 그녀가 가야할 곳으로 향해갔다.

그녀는 마녀와 소녀의 표정으로 이 결말을 어렴풋이나마 알아차렸지만, 자신이 그런 처사를 당할리가 없다고, 저 소녀도 단지 마녀랑 헤어지는 것이 슬펐을거 뿐이라고 그렇게 자기자신에게 암시를 걸었다.

소녀가 뿔뿔히 흩어져 실이 끊긴 인형이 되기 전까지는

알고 있었다. 어차피 자신들은 인간에게 만들어진 물품이라고, 언젠가 쓰여지다가 버려질거라고, 그래도 이런 결말은 너무나도 심했다.

그녀는 저렇게 되고 싶지 않다면서 울부짖었지만, 곧 그녀의 시간이 다가왔다. 마음과는 다르게 향해가는 다리, 자신을 보는 인간의 탈을 쓴 악마들의 미소, 체념이란 것은 그녀에게 없었기에, 그녀는 마지막까지 울부짖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녀에게 칼날이 들어오려할 때, 하늘에서 사람이 내려왔다.

기괴한 모습을 한 사람, 사람은 기계를 파고 들어가서 악마들을 죽였다. 그녀를 잠깐 보더니 아무런 흥미가 없는 듯이, 고개를 돌리고 그저 악마들만을 죽였다

이윽고 그 곳에는 그녀만이 남았고, 아무런 속박이 없어진 그녀는 달려나갔다.

그저, 악마가 없는 곳으로


그렇게 그녀는 계속 도망다니는 생활을 했다. 악마와 닮은 모습을 한 자신과 같은 물품들은 무서웠기에, 결코 무리짓는 일은 없었다.

물에 비치는 자신조차 무서워, 씻어야할 때와 마셔야할 때 이외에는 물에 다가가지조차 않았다. 이윽고 자신이 사는 이유조차 알 수 없게 되고, 그저 그녀는 산 시체가 되어, 연명행위를 반복할 뿐이었다.


어느샌가 그녀는 그 테마파크로 돌아왔다.

어째서일까. 그녀는 드디어 죽고 싶어진건가 하면서 자조하듯이 웃었다. 이미 그녀는 모든 것을 포기한거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보였다.

마녀가, 소녀가, 그리고 악마가.

그녀는 다시금 도망치려 했다. 그 광경은 보기 싫었다. 아직도 뇌리에 달라붙어서 자신을 무섭게 했다.

하지만 악마의 행동이 먼저였다.

악마는 자신과 비슷한 것에게 말했다. 여기를 치우라고.

 그 말에, 자신과 비슷한 것은 자신이 원래 죽을 곳이었던 도살장을, 폭격으로 날려버렸다. 소녀를 껴안아주었다. 마녀가 미소를 지었다.

다시, 악마가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 사람에게 흥미가 생겼다. 하지만 그 사람은 거대한 고래를 타고 다니며, 여기갔다 저기갔다를 반복했다. 그러다보니 그녀는 그 사람을 놓칠 때도 많았다.

그러다보니 그녀는 자신이 원래 일했던, 회사로 돌아오게 되었다. 예전과 같은 건물들이 가득해, 마치 자신이 옛날로 돌아온 것과 같은 그 장소에. 그리고 그 장소에 그 사람도 있었다.

그 사람은 예전에 보았던 러브코메디의 주인공처럼, 모두에게 사랑받고, 모두에게 필요해지고 있었다. 그 사람과 같이 다니던 자신과 비슷한 것중에서 그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환영은 매우 소수에 불과했다.

그녀도 또한, 그 사람이 앞에 있는 환영을 보게되었다.


그 사람은 환영을 끝냈다. 욕망에 의해서 자멸하게 되는 행위는 옳지 않다고, 자신과 같은 곳, 다른 장소에서 일하는 여성에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은 그 여성을 용서했다.

그녀는 여성이 부러워졌다.


그래도 그녀는 자신으로부터 다가갈 수가 없었다. 사람의 탈을 쓴 악마를 보았기에, 자신으로부터 다가갈 수가 없었다.

그저 먼 거리에서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그녀를 요정과 마녀가 찾아내었다.

도망치려는 그녀, 무심코 잡아버린 요정, 기억을 떠올리는 마녀.

그녀는 인간에게 데려가졌다.


그녀는 기억나지도 않을 옛날, 처음으로 만들어지고 나서 한 대사를 그대로 사람에게 읊었다. 그 사람은 이런 것에도 익숙해져있는지, 웃으면서 환영한다고만 했다.

예전의 고집을 부렸다. 예전의 행동을 했다. 그저, 옛날만을 겹쳤다.

그 사람은 다를거라고 기대한다. 그 사람도 똑같을 거라고 자신이 속삭인다. 그러니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몰랐던 때의 자신을 겹치는 수 밖에 없었고, 자신이 아닌 자신이 겹쳐져간다.


어느 날, 마녀가 술을 먹자고 제안을 했다. 그녀는 순간, 예전의 자신을 불러오지 못했다. 요정이 손을 잡아 이끌었다. 그녀는 그 때처럼 자신의 의사와 다르게 갈 수 밖에 없었다.

마녀가 술을 마시고, 어느샌가 온 피곤해보이는 파란머리의 소녀도 술을 마시고, 요정도 술을 마시고, 조촐한 술잔치가 벌어졌다.

그런 장소에서 그녀는 홀짝홀짝 토마토 쥬스를 먹을 수 밖에 없었다.


모두가 잠에 들어서 그녀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열리는 문, 들어오는 사람. 그녀는 옛날이 떠올라 재빠르게 숨었고, 몰래 사람을 보았다.

사람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이불을 그 것들에게 덮어주었다. 그 것들이 인간인 것 마냥. 잘자라고 해줬다.


사람은 물건을 사람으로 대해주었다. 보여진 것들을 보여진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녀는 그제서야 사람이 악마일거라는 의심을 그만두었다. 그 사람은 자신도 사람으로 대해주니까. 그저 버리는 물건으로 대해주는 것이 아니니까.

그렇게 그녀는 그 때 이후로 처음으로 편안한 잠에 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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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것(드라큐리나), 보여진 것들(땃쥐,키르케), 만난 사람(사령관). 드라큐리나가 C구역 엔딩 일보직전에서 살아남으면 대충 이렇게 되지 않을까하고 그냥 담담하게 써내려본거임.

아직 안 나와서 이러쿵저러쿵 말을 못하고 그냥 서사밖에 못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