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뽀끄루와 봉봉 대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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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의 도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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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오르카 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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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유령들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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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플레이어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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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독 보테배 오메가 보고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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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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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몇 명의 아이를 잃었을까.

  

  이제는 처음 지은 아이의 이름조차 잘 기억나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 그동안 오메가는 가상 현실 속에서 10년이 넘는 세월을 보내며 수많은 아이를 잃어왔다.

  

  가상 현실에 떨어지고 난 직후 다가올 미래에 대한 공포.

  

  그런 공포가 야속하게 불러오는 배와 함께 차오르는 모성애.

  

  그런 모성애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차가운 현실.

  

  두터운 문이 열렸다. 너무나 많은 울음과 절망에 오메가는 고개를 들 힘조차 없다. 남자는 그녀를 거칠게 일으켜 세우고 그녀를 다시 가상 현실이라는 지옥으로 떨어트릴 것이다.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그녀는 또다시 그녀의 아이를 빼앗기겠지.

  

  허나 그녀의 몸에 닿은 것은 거친 남자의 손이 아닌 한 벌의 옷이었다.

  

  오메가가 간신히 고개를 들었다. 빛이 초점 잃은 눈을 찔렀다. 쏟아져 내리는 빛 사이로 보이는 것은 늘 찾아오던 남자가 아닌 빛과 어둠이 뒤섞인 옷을 입은 메이드 소녀였다.

  

  “옷을 입고 따라 나오세요.”

  

  차가운 그녀의 말에 오메가가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녀의 몸을 덮고 있던 가운이 흘러내렸다. 방금 뭐라고 한 거지? 절망에 절여진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빛을 잃은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오메가를 보며 리리스가 작게 혀를 찼다.

  

  “제가 하는 말이 안 들렸나요? 아니면 또다시 아이를 잃고 싶은 건가요?”

  

  리리스의 말에 오메가가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 리리스가 가운을 급하게 걸치고 일어난 오메가를 끌어당겨 문밖으로 집어 던졌다. 비틀거리며 간신히 중심을 잡은 오메가가 거칠게 문을 닫고 멀어져가는 리리스의 뒤를 간신히 따라갔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차가운 바닥이 낯설게 다가왔다. 이렇게 걸은 것이 얼마 만이지?

  

  한참을 걸은 리리스가 커다란 문 앞에서 멈춰 섰다. 리리스가 오메가를 기다리지 않고 문을 두드렸다.

  

  “리리스입니다.”

  

  “들어와.”

  

  리리스가 문을 열었다. 리리스가 오메가의 멱살을 잡고 방 안으로 던져넣었다. 리리스의 거친 힘에 오메가가 저항도 하지 못하고 바닥을 굴렀다. 아직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지 오메가가 부들거리는 팔로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리리스.”

  

  후우. 사령관이 한숨을 내쉬었다. 리리스가 그런 사령관을 보며 소리 높여 말했다.

  

  “주인님! 몇 번이고 말씀드리지만 이런 여자를 가까이하셔서는…!”

  

  “다 끝난 이야기야. 나중에 부르도록 할 테니, 지금은 나가 봐.”

  

  단호한 사령관의 태도에 리리스가 한 발짝 물러섰다. 바닥에 쓰러진 오메가를 표독스레 노려본 리리스가 문을 닫고 방을 나섰다. 사령관의 옆에 선 알파가 오메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조금은… 안쓰럽네요.”

  

  “네가 세우고 내가 허락한 계획이었어. 이제 와서 후회할 생각 하지 마.”

  

  오메가가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리리스의 힘을 이기지 못했는지 가운의 가슴 부분이 찢어져 있었다. 오메가가 황급히 제 손으로 가슴께를 가리며 사령관을 노려보았다.

  

  “나를 왜 여기로 부른 거죠?”

  

  “선택지를 주지.”

  

  사령관이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오메가에게 다가갔다. 사령관이 오메가를 마주 보았다.

  

  “내 곁에서 다른 레모네이드를 격퇴하기 위한 정보를 내놓던지, 아니면…”

  

  사령관이 주머니에서 작은 고글을 꺼내 들었다. 오메가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두려운 기억이 난폭하게 그녀의 머리를 헤집었다. 눈앞이 새하얗게 물들고 팔다리에 힘이 풀렸다. 제자리에 주저앉은 오메가가 저도 모르게 사령관의 다리에 매달렸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게서 더는 아이를… 원하시는 대로 할 테니 부디…”

  

  반쯤 넋이 나간 오메가가 사령관의 다리에 매달려 울부짖듯이 빌었다. 그것은 거의 발작에 가까웠다. 오메가의 다리 사이가 젖어가고 지릿한 냄새가 방 안에 퍼져나갔다.

  

  알파가 안쓰러운 눈으로 오메가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사령관에게 건넸다. 사령관이 무릎을 꿇고 알파에게 받아든 목걸이를 오메가의 목에 채웠다.

  

  “이 목걸이는 억제 장치다. 이 목걸이는 너 스스로 풀 수 없고, 이 목걸이가 있는 한 네 해킹 능력은 모두 알파의 지휘하에 놓인다. 허튼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사령관이 몸을 일으켰다. 넋이 나간 채로 끊임없이 사죄의 말을 흘리는 오메가를 보며 사령관이 말했다.

  

  “우선 조금 씻도록 할까.”



  *

  그 후 오메가는 사령관의 곁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처음에는 지나치게 순종적인 그녀를 보며 사령관과 알파 모두 경계했지만 곧 의심을 거두었다. 그녀에게서 더 이상의 반항적인 의지를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꺼내어 사령관을 위해 일하면서도 다시 그 지옥으로 끌려가지 않을까 하루하루를 공포에 떨며 지냈다. 사령관이 고글 비슷한 것을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을 보면 거의 발작하듯이 떨고는 했다. 그녀는 끊임없이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려 노력했고, 그런 와중에도 두려운 과거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몸부림쳤다.

  

  그녀가 오르카 호를 지나다닐 때마다 많은 사람이 그녀에게 손가락질했다. 직접 그녀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없었지만 그녀와 마주할 때마다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고, 그중에서도 리리스는 혐오에 가까운 감정을 내비쳤다.

  

  그런 그녀를 지탱하는 것은 사령관의 말이었다.

  

  [넌 한결같이 내 옆에서 네 쓸모를 증명해야 할 거다. 그렇지 않다면 네가 말했던 것처럼 네 뇌를 도려내서 정보를 빼내고 남은 뇌는 영원히 가상 현실 속에 처박아 줄 테니.]

  

  그의 차가운 말에 오메가의 무릎이 다시 꺾일 뻔했다. 가상 현실. 지금의 그녀에게 있어 그곳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죽음보다 더한 것을 의미했다.

  

  [쉽게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마라. 항시 누군가가 너를 감시하고 있을 것이고, 네 바이탈 사인은 목걸이를 통해 내게 전달된다. 설령 죽는다고 해도 유전자 씨앗이 남을 테니 네 기억을 남긴 채로 되살리는 것도 가능하다. 가상 현실의 기억까지 가진 리앤이 있다는 게 무엇을 뜻하는지는 다름 아닌 네가 가장 잘 알겠지.]

  

  쉽게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이 그녀를 노려보는 사령관의 눈에 오메가가 움찔 몸을 떨었다. 차를 다 마시고 방을 나서는 사령관이 떨고 있는 오메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너무 안 좋은 이야기만 하는 것도 재미가 없나?

  

  [뭐, 성과가 좋으면 포상을 내리는 것도 생각해 보지.]

  

  “포상.”

  

  오메가가 사령관의 말을 되뇌었다. 그저 지나가듯이 한 말일 수도 있다. 오르카 호에서 그녀의 위치를 생각해 본다면 현실성이 없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오메가에게 있어 믿을 수 있는 것이란 사령관의 그 말밖에 없었다. 오메가가 제 배를 감싸 안으며 중얼거렸다.

  

  “레나. 엄마가… 힘낼게.”



  *

  오메가가 사령관의 옆에서 일하게 된 지도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델타가 사령관에게 사로잡혔다. 오드리와 척을 진 델타는 사령관에게 [쓸모없다]라는 판정을 받았고, 그 뒤로 그녀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태평양 어느 곳의 전투에서 감마가 죽었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 좋지 않은 최후를 맞이했다고 들었다.

  

  네 명의 레모네이드가 사령관에 의해 사라졌다. 남은 레모네이드 중 분명 사령관에게 호의적인 감정을 품고 있는 자가 분명 한 명쯤은 있을 텐데도 네 명의 레모네이드가 사라졌다는 것에 경계하는지 감쪽같이 모습을 감추었다.

  

  그렇게 아무런 소식 없이 한 달이 지났다.

  

  “쓸모를 증명해야… 쓸모를 증명해야…”

  

  어두운 방 안, 오메가가 불안한 듯 손톱을 물어뜯었다. 오메가의 연산 능력은 알파의 절대적 감시하에 놓여 있다. 제아무리 레모네이드 중 최고의 실력을 갖춘 오메가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알파와 비슷한, 혹은 그 이상의 실력을 갖춘 자들이 숨으려고 작정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찾아낸다는 말인가?

  

  최근 들어서는 사령관도 그녀를 찾지 않는다. 그 점이 그녀를 더욱 미치게 했다. 그녀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방문을 바라보며 사령관이 나타나 자신을 그 무시무시한 가상 현실로 가두어 놓을지 불안에 떨었다.

  

  갑자기 문이 열렸다. 특유의 짜증 가득한 표정의 리리스가 들어왔다.

  

  “따라오세요. 주인님께서 찾으십니다.”

  

  오메가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오메가가 리리스의 뒤를 따라 사령관실로 향했다. 리리스의 뒤를 따르는 오메가의 표정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짐승의 그것과 비슷했다.

  

  리리스가 사령관실의 문을 두드렸다. 저 멀리 작게 사령관의 목소리가 들리고 리리스가 문을 열었다. 책상에 앉아 서류 작업을 하는 사령관의 모습이 보였다. 오메가가 방 안으로 들어서자 리리스가 불쾌한 표정으로 문을 닫고 사라졌다.

  

  “오랜만이네. 내가 요즘 바빠서…”

  

  “죄송합니다, 주인님!”

  

  사령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오메가가 바닥에 무너졌다. 사령관이 오메가의 목소리에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성과를 낼게요! 쓸모를 증명할게요!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다시 그 지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아이를 뺏기고 싶지 않아요!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반드시…!”

  

  “오메가.”

  

  오메가가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들었다. 머리가 아프다는 듯 관자놀이를 엄지로 문지르는 사령관이 손에 든 펜 끝으로 소파를 가리켰다.

  

  “일단, 좀 앉지.”

  

  오메가가 사시나무처럼 떨며 자리에 앉았다. 사령관이 한숨을 내쉬며 오메가의 맞은편에 앉았다. 오메가에게 차를 건넨 사령관이 말을 꺼냈다.

  

  “무슨 생각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부른 건 고맙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야.”

  

  “고맙…다는… 말이요?”

  

  오메가가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테이블에 놓인 작은 초콜릿을 집어 입에 던져넣은 사령관이 말을 이어나갔다.

  

  “네 덕분에 감마와의 전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지. 희생이 없지는 않았지만,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피해로 끝낼 수 있었으니. 그 이전부터 양질의 정보를 제공해 오기도 했고. 너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잘 해주었어. 쓰읍. 블랙커피에 다크 초콜릿이라니, 리리스의 항의 방식이 참신해져 가네.”

  

  사령관이 쓰디쓴 초콜릿의 맛에 얼굴을 찌푸리며 초콜릿 무더기를 뒤적거렸다. 오메가는 사령관의 말에 무어라 반응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아무튼, 급진적인 레모네이드를 둘이나 제거하고 남은 레모네이드들도 잠잠해졌으니 밀린 일을 처리할 겸 서류 작업에 힘쓸 수 있었어. 설마 일 처리에 한 달이나 걸릴 줄은 몰랐지만. 그리고 알파와 상의한 결과 네게 포상을 내리기로 했어. 라비아타도 동의했지. 한가지 소원을 들어줄까 하는데, 생각해둔 것 있나?”

  

  포상. 그 짧은 단어가 오메가의 뇌리에 꽂혔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저 형식상 한 말이라고, 자신에게 희망이라는 마약을 주기 위함이라고. 설령 받는다고 해도 10년 이상을 노예처럼 일하고 난 뒤에야 작은 티끌 같은 것을 받게 되리라 생각했다. 설마 이리도 빨리, 그토록 원하던 것을 입에 담게 될 줄이야. 오메가의 뺨을 타고 투명한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아이를… 갖고 싶습니다.”



  *

  어두운 방 안을 붉은 촛불 하나가 간신히 밝히고 있었다. 오메가가 침대 위에 앉아 얼굴을 붉히며 사령관에게 물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아이일 뿐이니 인공수정 같은 방법으로…”

  

  “진지하게 물어보는데, 오르카 호에 그런 설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사령관의 말에 오메가가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오르카 호의 바이오로이드들은 사령관의 총애를 바라는 자들. 인공수정을 위한 설비가 있을 리 없다.

  

  사령관이 천천히 오메가의 가운을 벗겼다. 미약한 촛불 빛이 오메가의 뽀얀 피부와 풍만한 몸매를 비추었다. 허리를 끌어당겨 오메가를 눕힌 사령관이 그녀의 허벅지 안쪽을 쓰다듬었다.

  

  “흐윽..”

  

  깜짝 놀랄 정도로 민감해진 몸에 오메가가 저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침대 옆 스탠드에서 병을 집어 든 사령관이 병에 든 액체를 입에 머금었다. 간신히 신음을 억누르며 고개를 돌리는 오메가를 본 사령관이 그녀의 턱을 당겨 입을 맞추었다.

  

  “으읍..”

  

  사령관의 혀가 오메가의 입술을 비집고 들어왔다. 사령관의 입에 든 액체가 사정없이 오메가의 입으로 밀고 들어와 오메가가 저도 모르게 삼켰다. 알 수 없는 액체와 서로의 타액이 끈적하게 뒤섞였다. 오메가의 혀를 감아올린 사령관의 혀가 그녀의 입천장을 부드럽게 쓸었다. 간지러우면서도 짜릿한 쾌감에 오메가가 깜짝 놀라며 사령관을 억지로 밀어낸다. 사령관이 오메가를 의뭉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자 오메가가 얼굴을 붉히며 눈도 마주치지 못하며 말한다.”

  

  “그… 저기… 저는 그저 아이를 원할 뿐이니 이런 일은…”

  

  “그럼 뭐, 나는 목석만 상대하라고?”

  

  사령관이 다시 오메가와 입을 맞추었다. 처음에는 저항하던 오메가도 결국 사령관을 받아들였다. 방금 마신 액체 때문일까, 오메가의 몸이 순식간에 뜨거워졌다. 유두가 뾰족이 솟아오르고 유륜의 피부가 아플 정도로 당겨졌다. 사령관이 손가락으로 오메가의 음문을 가볍게 벌렸다. 두터운 음문 사이로 빳빳이 선 음핵이 드러났다. 사령관이 엄지로 음핵을 뿌리부터 쓸어올렸다.

  

  비명 섞인 신음이 터지며 오메가의 허리가 떠올랐다. 사령관이 오메가의 균열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눈앞이 하얗게 변했다. 스스로를 달랠 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쾌감이었다. 소리조차 제대로 내뱉지 못하는 오메가가 할 수 있는 것은 베개를 이로 물며 떠오르는 허리를 억누르는 것뿐이었다.

  

  “처녀 같은 반응 하기는”

  

  물론 사령관이 오메가의 몸에 대해 이토록 자세하게 알고 있는 것은 알파와 몸을 여러 번 겹쳐 보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같은 육체를 공유하는 레모네이드라 성감대도 그리 차이 나지 않는다.

  

  사령관이 귀두로 오메가의 균열을 슬쩍슬쩍 훑었다. 귀두가 음핵을 쿡쿡 찌를 때마다 오메가의 허리가 가볍게 튀었다. 오메가의 골반을 움켜쥔 사령관이 단번에 허리를 밀어 넣었다.

  

  “이긱…. 히익..”

  

  단번에 하반신을 가득 채우는 압박감에 오메가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짐승 같은 소리를 억누르는 것뿐이었다. 오메가의 하반신은 이미 애액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천천히 음경을 뽑아낸 사령관이 다시 단번에 끝까지 밀어 넣었다. 살과 살이 부딪히며 철벅거리는 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조금… 조금만 천천히…!”

  

  얼마나 배를 맞추었을까. 정신없이 밀려드는 쾌감에 오메가가 헐떡거리며 사령관을 끌어안았다. 움직이지 못하도록 허리를 휘감는 다리에 사령관이 허리만 슬쩍슬쩍 움직이며 질 가장 깊숙한 부분을 쿡쿡 찔렀다.

  

  오메가의 입에서 교태 섞인 비명이 터져 나왔다. 뒤섞이는 혀도, 유두를 꼬집는 손가락도, 허리를 거칠게 움켜쥐는 손도 모두 쾌감으로 다가왔다. 전신이 성감대가 된 듯했다.

  

  이미 오메가의 사타구니는 그녀의 애액과 사령관의 정액이 뒤섞여 흠뻑 젖어있었다. 사령관이 허리를 흔드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자궁 깊은 곳이 뜨거워지더니 심상치 않은 쾌락의 파도가 몰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사령관이 강하게 허리를 밀어붙였다. 오메가의 질 가장 깊은 곳에 정액이 울컥울컥 쏟아졌다. 그와 동시에 터져 나온 쾌감이 오메가의 등골을 타고 온몸을 헤집었다. 파도처럼 몰려오는 쾌락에 휩쓸려 오메가가 짐승처럼 비명을 내질렀다.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온몸이 무거웠다. 쾌락의 잔물결이 아직도 몸을 간질였다. 질 깊숙한 곳에 가득 찬 정액이 흘러나오는 듯했다.

  

  순간 오메가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머리가 어지럽고 몸이 무거운 와중에도 오메가가 몸을 벌떡 일으켜 손가락으로 새어 나오는 정액을 모아 다시 질 안으로 쑤셔 넣었다. 거친 손길에 쾌락의 잔물결이 강해졌지만 그런 것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

  

  “오메가.”

  

  사령관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 오메가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수치스러웠다.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럼에도 그녀는 틀어쥔 음부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사령관이 서랍에서 작은 병을 꺼내 오메가에게 건넸다.

  

  “배란 촉진제다. 닥터가 만들었으니 성능은 확실할 거야.”

  

  그렇게 사령관은 쉬라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섰다. 문이 닫히고 사령관의 발소리가 멀어진 것을 확인한 오메가가 급하게 병의 액체를 들이켰다. 정액이 새지 않도록 다시 밀어 넣은 오메가가 흐느끼며 중얼거렸다.

  

  “아가… 엄마가… 엄마가…”



  *

  몇 달 후. 오메가가 임신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아스널을 필두로 한 사령관의 아이를 원하는 바이오로이드들이 닥터의 연구실로 들이닥쳤지만 배란 촉진제의 유출을 금하라는 사령관의 명령이 있었다는 말에 어깨를 늘어뜨리며 돌아갔다.

  

  여론은 그녀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았다. 바이오로이드의 상층부들은 암암리에 누가 사령관의 아이를 먼저 임신하는지 경쟁했었고, 오메가의 임신 소식은 그들을 순식간에 바보로 만들었으니까.

  

  리리스는 오메가를 향한 공격성을 이전보다 더 심하게 드러냈다. 다른 바이오로이드들도 리리스 만큼은 아니었지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런데도 그녀들이 직접 움직이지 않는 것은 어찌 되었건 그녀의 배 속에 있는 것이 사령관의 아이이기도 했으며, 임신 소식을 들은 그녀가 기쁨에 겨워 펑펑 우는 것과 부풀어 오르는 배를 껴안고 너무나도 불안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배가 부풀어 갈수록 그녀도 미쳐가기 시작했다.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배를 쓰다듬다가도 배를 감싸 안고 불안한 눈빛으로 사방을 살피고는 했다. 마치 누군가에게 자신의 아이를 빼앗기기라도 할 것처럼.

  

  그녀의 편집증에 가까운 불안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사령관은 그녀가 임신한 뒤로 업무 보조를 쉬도록 명령했지만 불안해하는 그녀를 보며 일을 하게 두었어야 했나 고민했다.

  

  그렇게 또다시 몇 달이 흘렀다. 미약한 전등이 복도를 비추었다. 사령관이 피곤함에 젖은 눈으로 복도를 걸어갔다. 오르카 호는 침묵이라는 물감으로 그려낸 듯 조용하기 짝이 없었다. 사령관도 평소라면 한참 전에 일을 끝나고 잠자리에 들었을 시간이다. 이런 늦은 시간에 복도를 걷고 있는 것은 알파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었다.

  

  “주인님. 오메가를 찾아가 주시길 바랍니다.”

  

  “오메가? 최근 불안해 보이기는 했지만 무슨 일 있나?”

  

  “그… 한번 밤에 직접 찾아가 주시기를…”

  

  그 말을 들은 사령관은 오메가의 방을 향했다. 알파가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성격은 아니니 무언가 있기는 할 터인데. 사령관이 오메가의 방문을 두드렸다.

  

  “오메가.”

  

  사령관이 나지막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방은 침묵으로 대답했다. 자는 모양이군. 다음에 올까. 사령관이 돌아서려다 문득 멈춰 섰다. 인기척이 느껴졌다. 아주 작은, 공포에 떨고 있는 인기척이.

  

  “들어간다.”

  

  사령관이 문을 열었다. 잠긴 문이 사령관을 인식하고 잠금장치를 풀고 부드럽게 열렸다. 그와 동시에 방 안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꺄아아아악!”

  

  “이건 또 뭐야.”

  

  빛 한점 없는 칠흑의 방. 누군가가 침대 위에서 몸을 웅크린 채 비명을 질렀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그렇게 하면 숨을 수 있다는 듯이. 두 손가락 사이로 비쳐 보이는 눈동자는 공포와 광기로 번들거렸다.

  

  “죄송해요! 미안해요! 제발 아이를 뺏지 말아 주세요! 헬레나.. 앨리스.. 벨라.. 제시.. 릴리.. 레이첼.. 아가! 아가! 엄마가 미안해! 제발 이 아이만은! 아이를 빼앗기고 싶지 않아요! 아가! 아가…! 내 아가…”

  

  “오메가.”

  

  사령관이 공포에 질린 오메가를 품에 안았다. 오메가가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사령관의 가슴팍을 때리고 손톱으로 피가 날 정도로 긁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를 품에서 놓지 않았다. 비명이 천천히 잦아들었다. 그녀의 호흡이 조금씩 진정되어 갔다. 설원에 알몸으로 던져진 사람처럼 떨리던 몸도 천천히 가라앉았다.

  

  “..주인님.”

  

  “그래.”

  

  “주인님… 이번은, 가상 현실이 아닌 거죠? 제 아이는, 뺏기지 않는 거죠?”

  

  “그래. 네 아이는 더는 뺏지 않아.”

  

  “지금도 눈에 선명해요. 빼앗긴 아이들이.. 바보 같은 저 때문에 사라진 아이들이. 제발 이번만은.. 이 아이 만큼은..”

  

  오메가의 호흡이 천천히 가라앉았다. 그녀가 사령관의 품에서 천천히 무너졌다. 사령관이 오메가를 조심스럽게 침대 위에 눕혔다. 이불을 덮어준 사령관이 조용히 방을 나섰다. 오메가의 눈에 작은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

  좁은 복도. 스노우 페더와 함께 사령관에게 향하던 리리스는 불쾌한 손님을 마주쳤다. 배가 한껏 부푼, 그에 비해 조금 야윈 얼굴의 오메가. 리리스가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인가요?”

  

  “저…”

  

  리리스의 싸늘한 눈에 오메가가 움츠러들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물러나지 않고 리리스를 향해 말했다.

  

  “스노우 페더 씨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오메가의 말에 리리스가 눈살을 찌푸린다. 권총을 꺼내든 리리스가 오메가의 이마에 총구를 겨누며 거칠게 소리친다.

  

  “주인님의 자비에 간신히 목숨을 붙이고 있는 벌레가 드디어 정신이 나갔나 보군요. 주인님께서 호의를 베풀어 주셨더니 주제 파악도 못 하게 되었나요? 설령 제가 주인님께 질책받는 한이 있더라도 지금 여기서 당신을…!”

  

  “언니.”

  

  리리스의 뒤에서 스노우 페더가 조용히 말했다. 자신을 돌아보는 리리스에게 스노우 페더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저는 괜찮아요.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먼저 가시겠어요?”

  

  “하지만 페더!”

  

  “저는, 괜찮아요.”

  

  답지 않게 단호한 스노우 페더의 모습을 본 리리스가 혀를 차면서도 한발 물러났다. 리리스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오메가가 스노우 페더의 앞에 무릎 꿇었다.

  

  “미안해요. 당신에게 했던 모든 일이… 이런 말을 한다고 당신이 저를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아요. 하지만 배 속의 아이는 아무런 잘못이 없어요. 만약 그래도 아이가 밉다면 그만큼 저를 더 미워해 주세요. 부디 제 아이 만큼은…”

  

  무릎 꿇고 눈물을 흘리는 오메가를 스노우 페더가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본다.

  

  “일어나세요. 아이에게 좋지 않아요.”

  

  스노우 페더가 오메가의 맞은편에 앉아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물론, 당신을 용서하기는 힘들어요. 지금도 그때가 꿈에 나타나는걸요. 하지만, 천천히 당신을 용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볼게요.”

  

  오메가가 일어나 스노우 페더를 마주 보았다. 스노우 페더가 오메가의 두 손을 맞잡았다. 오메가가 오르카 호에 오고 처음으로 닿은 따듯한 손길이었다.

  

  “그리고 당신의 아이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니까요.”



  *

  그 후로 수개월이 더 지났다. 오메가의 출산 예정일이 다가왔다. 사령관의 만류에도 그녀는 사령관의 곁을 지키며 그의 보조를 충실히 해나갔다.

  

  그런 와중에도 그녀는 과거 자신으로 인해 해를 입었던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찾아가 일일이 사죄했다. 처음에는 오메가를 의심했던 이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의 진심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세레스티아에게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용서를 받으며 이그니스도 그녀를 천천히 용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리리스와는 아직도 데면데면하지만 적어도 그녀가 오메가를 향해 적의로 가득 찬 눈빛을 보내는 빈도는 줄어들었다.

  

  늦은 새벽, 사령관이 펜을 놓고 기지개를 켰다. 북아메리카로 진입하기 위한 작전 구상도 어느덧 틀이 잡히기 시작했다. 오메가가 사령관에게 차를 건넸다.

  

  “오늘도 고생했어.”

  

  “네, 주인님.”

  

  사령관이 차를 마시며 흘깃 오메가를 바라보았다. 안절부절못하며 눈치를 살피는 오메가를 보며 사령관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할 말이 뭐야. 그렇게 눈치 보지만 말고 말해봐.”

  

  사령관의 말에 흠칫 놀란 오메가가 한참을 망설이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제 아이에게 한 번이라도 웃어주실 수 있을까요?”

  

  “뭐?”

  

  황당하다는 듯 되묻는 사령관을 향해 오메가가 깊게 고개를 숙이며 외쳤다.

  

  “곧 태어날 제 아이는, 어쩌면 제가 주는 사랑만으로는 부족할지도 몰라요! 만약 그렇다면, 너무 뻔뻔스러운 부탁일지 모르지만 그때는 부디 이 아이에게 아버지로서 사랑을, 그게 힘들다면 한 번이라도 웃어주셨으면 해요! 이 아이는 아무것도 몰라요! 아무런 잘못도 없어요! 제가 더 열심히 일할게요! 그러니 부디 아이에게…”

  

  “오메가.”

  

  오메가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사령관이 웃으며 오메가를 향해 말했다.

  

  “네 배 속의 아이는 너의 아이지만, 나의 아이이기도 해. 설마 내가 아이를 무책임하게 버려둘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사령관의 말에 오메가가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됐어. 사령관이 다 마신 찻잔을 내려놓았다.

  

  “네가 최근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사과하러 다닌다는 소리를 들었어. 지금은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너도, 우리의 아이도 오르카 호의 일원으로 인정받게 될 거야.”



  *

  진통이 다가왔다. 오메가의 출산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전 오르카 호에 비상이 걸렸다. 수많은 사람이 의무실 앞에 줄지어 그녀의 출산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 시간 동안의 씨름 끝에 그녀는 무사히 딸아이를 출산할 수 있었다. 수많은 사람의 축복 속에서 그녀는 드디어 딸아이를 품에 안아볼 수 있었다. 스스로 언제나 그려왔던, 하지만 이루어지리라 생각지 못했던 많은 사람의 축복 속에서.

  

  “아가… 사랑하는 나의 아가… 드디어 너를 이렇게 안아보는구나.”

  

  오르카 호에서 처음으로, 그녀는 자신의 딸아이를 품에 안고 처음으로 행복의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