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왕이 여러 신하들에게 술을 내리며 잔치를 벌였다. 날이 어두워지고 술이 한창 올랐을 때 촛불이 꺼졌다. 그때 어떤 신하가 초왕을 모시던 미인의 옷을 끌어당겼다. 미인이 그자의 갓끈을 끊고는 왕에게 고했다.

“방금 촛불이 꺼졌을 때 어떤 자가 첩의 옷을 끌어 당겨 수작을 걸더이다. 불을 켜거든 군주께서는 갓끈이 끊어진 자를 잡아내소서.”

장왕은 묵묵히 듣다가 돌연 좌중에 명령을 내렸다.

“오늘 과인과 술을 마시는데, 갓끈이 끊어지지 않은 이는 제대로 즐기지 않은 것으로 알겠소.”

이리하여 백 명이 넘는 신하들이 갓끈을 다 끊자 불을 켰다. 이리하여 상하가 질탕하게 즐긴 후 자리를 파했다.

3년이 지나서 진(晉)과 싸움이 벌어졌다. 그때 어떤 용사 하나가 앞장서서 용전하는데, 적과 다섯 번 싸워서 모두 격퇴시켰다. 이리하여 결국 싸움에서 이겼다. 장왕이 이 용사를 가상하게 여겨 물었다.

“과인이 덕이 부족하여 그대처럼 뛰어난 이를 아직 알아보지 못했다. 그대는 어떻게 죽음도 무서워하지 않고 용맹하게 싸웠는가?”

그러자 그 용사가 대답했다.

“신은 오래전에 죽어야 할 몸이었습니다. 예전에 술에 취해 실례를 범했을 때, 왕께서는 몰래 참고 저를 죽이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감히 그 은덕을 감추고 끝내 왕께 보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항상 간뇌를 땅에 흩뿌리고, 목의 피로 적을 적실 날을 기다렸습니다. 신은 그날 밤 갓끈을 뜯긴 자이옵니다.”

‘갓끈을 자른 연회’라는 뜻의 고사성어 ‘절영지회(絶纓之會)’가 여기에서 나왔다.

공자는 “이루어진 일은 논란하지 말고, 끝난 일은 따지지 말며, 이미 지나간 일은 허물하지 않는 것이다-成事不說(성사불설) 遂事不諫(수사불간) 旣往不咎(기왕불구)”라고 했다.

실수나 허물은 이미 이루어진 과거의 산물이다. 리더의 역할은 부하의 잘못된 행동을 절차탁마(切磋琢磨)하여 빛나는 옥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진정한 리더라면 부하의 허물에도 한 번쯤은 질끈 눈을 감아주는 센스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실수를 한 파딱이 있다면 더 열심히 일을 시켜서 일잘하는 파딱이 되게 할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