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치도 못한 호응에 깜짝 놀라서 부랴부랴 2편을 썼습니다. 

- 애초에 장편...까지는 아니어도 중편 정도로 쓰려고 생각하고 쓴 건데, 짤막글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좀 놀랐습니다.

- 팬픽 같은거 올리는 거는 처음이다보니 정신없이 써서, 아무래도 그런 반응이 나온 것 같네요...죄송합니다 ㅜㅜ

- 캐릭터 들의 설정이나, 말투 등은 원작과 다른 점도 보일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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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인, 인간이 오르카호를 떠나려고 한다고!"

"쉿! 너무 목소리카 커요, 그리폰! "

"쯧쯧쯧...어리석은 볼따구, 낮말은 쥐가 듣고 밤말은 새가...아얏!!! 왜 때려!!"

"지금 네 농담 받아 줄 때 아니니까, 조용히 해, LRL!"

"우이씨...목소리 제일 큰 건 자기면서..."


언제나 변함없이 투닥투닥대는 그리폰과 LRL을 지켜보면서, 콘스탄챠는 놀란 마음을 가라 앉히고서 라비아타에게 다시 물었다.

부사령관님...주인님이 이 오르카호를 떠나신다니... 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란 말인가?


"언니, 다시 한번 더 말씀해주세요. 정말로...정말로 부사령관님이 이 오르카호를 떠나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 안타깝지만 부사령관님께서는 빠른 시일 안에 이 오르카호를 떠날 생각이라고 말씀 하셨어."


라비아타의 슬픈 표정 속에 담겨진 긴박한 기운을 읽은, 콘스탄챠는 지금 상황이 더욱 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새로운 여성 사령관이 나와서 크나큰 실적을 올리면서, 주위에서 주인님을 천대하기 시작할 때에도 그 분은 굴하지 않고서 더욱 더 노력을 하였다. 결국 그 노력이 결실을 이루지 못하고서, 사령관 직을 교체 하게 되었을 때도, 그 분은 좌절하기는 커녕 이 오르카호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어떤 궃은 일이라도 열심히 수행하였다.  

그런 수많은 고난 속에서도 오르카호를 떠나지 않았던 그가 갑자기 떠난다고? 


"...언니. 언니는...알고 계신거죠? 왜 부사령관님이 갑자기 떠나려고 하시는지?"

"..."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지휘관 급 분들만 모여서 긴급 회의가 열렸었는데...혹시 거기에서 무슨 일이 있던건가요?"

"라비아타 통령! 진짜야!? 통령도 그 회의에 참가했었잖아? 뭔가 알고 있다면 이야기 좀 해줘!!"

"...그게 사실은..."


"뭐!! 말도 안돼! 인간을 그렇게 만들겠다고!?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말이야!! 지휘관들은 다 머리가 어떻게 된거 아니야!?"

"...정말로 그 분들이 그런 결정을 내리셨다고요?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안타깝지만 사실이란다. 이미 지휘관들의 승인은 다 떨어졌고...얼마 안 있어서 작전을 실행 될거야. 부사령관님은 그렇게 되기 전에 나가시려고 하는거지..."

"인간도 인간이야! 왜 그런 상황에 처했는데,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고 도망가려는거야!! 아직 인간을 따르는 우리들이 있는데! 우리들한테 말만, 아니 명령만 내리면 인간과 끝까지 싸울 수 있는데!!"


오르카호의 많은 인원들이 여성 사령관 쪽을 기울어졌지만, '많은' 인원일 뿐이지 '모든' 인원은 아니었다. 

오히려 특수 전력 취급을 받는 버뮤다, 컴패니언, 스트라이커즈 등은 부사령관 쪽은 부 사령관을 지지하는 쪽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두 지지 세력이 충돌을 한다면 부사령관 측이 이기지는 못한다고 해도, 반대 쪽에 큰 타격은 줄 수 있을 것이었다. 이렇게 부사령관을 믿는 아이들이 아직도 이렇게 많은데 어째서 부사령관은 그대로 도망을 가려고 하는 것인지... 그리폰은 이유를 어느정도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지만, 속에서의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


"...부사령관님은 자신 때문에 이 오르카호에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하셨어. 간신히 어느 정도 재건한 세력인데 이렇게 내분으로 무너질 수는 없다고 하시면서... 그냥 자신만 없어지시면 되는 거라고..."

"...인간은 바보야! 호구! 멍청이!"

"...주인님."


아직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철충은 물론이거니와, 레모네이드 세력도 남아있었고, 또 어떤 미지의 세력들이 오르카 호를 습격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오르카호에 내분이 일어난다면 그건 오르카호의, 인류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부사령관은 제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조용히 도망을 가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부사령관의 마음은 이 곳에 모인, 부사령관과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온 21 스쿼드 멤버들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부사령관의 결정을 존중...


"후후후! 다들 걱정하지 말거라! 이 아카식레코드에 접속해서 심연의 지식을 얻은 나한테..."

"야! LRL! 지금 장난치지 말라고 했지!!"

"히잉~! 자, 장난 아니야!! 맨날 때리려고만 하고 내 이야기는 듣지도 않고... 나, 나한테 정말 좋은 생각이 있다구!!"

"그러면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란 말이야!!"


또 둘이 투닥거리기전에 콘스탄챠가 가볍게 둘을 말린 후, LRL에게 화제를 돌렸다.


"어디 한번 LRL의 말을 들어보기로 해요. 어쩌면 정말로 좋은 방법이 나올 줄 모르잖아요."

"흥! 저런 꼬맹이 한테서 그런 의견이 나올리가 있겠어!"

"우이씨! 정말로 좋은 생각이라구!!! 듣고서 놀라지마!!"


LRL은 잠시 뜸을 들이면서, 평소대로의 캐릭을 회복 한 후에 한쪽 눈을 빛내면서 말했다.


"후후후 잘들어라, 피의 동맹자들이여...뭘 걱정하는게냐! 우리들도 사령...아, 아니 권속을 도와서 이 어둠의 감옥을 빠져나가는, 이터널 이스케이프를 하면 되는것이니라!"


갑작스러운 LRL의 말에 이해가 안 간 21스쿼드의 멤버들은, 조금 있다가 LRL의 말이 부사령관과 함께 자기들도 이 오르카호를 탈출하자는 말인 것을 이해하고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L, LRL 그, 그 말은..."

"야! 꼬맹이!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인간과 함께 도망가자니, 지금 인간이 뭣 때문에 혼자서 나가려고 하는지..."

"하, 하지만 궈, 권속은 더스트를 주입하기는 했어도 평범한 인간인걸!! 그, 그런 인간이 혼자서 이 오르카 호를 탈출 할 수 있을리 없잖아!?"


오르카호는 오르쿠스급 핵잠수함을 개조한 핵잠수함으로써, 특히 거주지역 개조에 큰 힘을 들였기 때문에 그 실내 공간은 어마어마한 공간을 자랑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공간을 경비하기 위한 경비 인력도 많은 인력이 투입되었고, 특히 탈출 포트가 있는 비상 구간 같은 곳은 더욱 더 경계가 삼엄한 곳이었다. 그런 곳을 제대로 된 전투 경험도 없는 부사령관이 은밀히 침투하기란,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


"그, 그리고 나도 다 알어! 우, 우리들 그 아줌마한테 미움 받아서 임무는 커녕 보급 업무에도 못 나가고 있잖아! 그나마 사령, 권속이 있어서 가끔씩 임무에 투입되기는 하지만... 사령관 마저 나가버리면... 어차피 우리는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게 되잖아!?


이 말도 또한 사실이었다. 원래 한 숙소에는 같은 부대원들이 사용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사령관이 교체 된 후, 21스쿼드만 숙소 이동을 명령 받아서, 기존에 사용하던 숙소에서 나와서 한 숙소에서 그들 모두가 지내게 되었다.

전 사령관이 가장 믿고 있고, 가장 많은 성과를 이룬 일종의 친위대 같은 21스쿼드. 

처음에는 전 사령관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그들을 따로 한 숙소에 넣은 건 아닌가 하고 다들 생각했지만...

현실은 일반 부대와의 격리. 일종의 유폐였다. 


그들은 그 이후로 바뀐 여성 사령관으로부터 한 번도 임무를 받지 못했고, 

대부분 기존 사령관과 같이 보급 업무나 잔당 처리 혹은 기묘한 광산에 투입되거나 하는 등의 업무만 수행하며, 

전 사령관과 묶어서 세트로 취급받게 되었다. 사실 21스쿼드는 멤버를 따져보면, 라비아타를 제외하면 다들 양산형의 일반적인 모델로서 

다른 바이오로이드 들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멤버였고. 유일한 SS 클래스인 라비아타의 회유에 실패한 여성 사령관은 그들을 `정리'하게 

된 것이었다. 


"또, 또... 으, 으아앙!! 난 권속이랑 계속 있고 싶단 말이야...!!! 권속이 떠나는 거 싫어!!! 내 오르카 호는 권속이 있는 곳이란 말이야~!!!!"

"...꼬맹이."

"...LRL."


LRL은 앞의 여러 이유를 들었지만, 결국은 이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지금의 사령관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다. 지금의 사령관과 같이 있고 싶다는, 아이의 순수한 이유."

그런 순수한 LRL의 울음 섞인 목소리에, 그리폰과 콘스탄챠, 그리고 라비아타는  깨닫게 되었다.

자신들한테는 부 사령...아니 주인님이 필요하다는 것을, LRL의 말대로 언제부터인가 자신들에게 오르카호는 주인님이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휴우~ 내가 꼬맹이한테 설교를 듣게 되다니... 나도 완전 끝났네..."

"..그리폰. 후후, 그러네요 저도 메이드 실격이예요. 가장 중요한 거를 LRL 때문에 깨닫게 되다니."

"흑...흑...으...응? 다...다들, 그러면..."

"그래, LRL의 말대로야.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바로 그분 곁이지..."

'다시는 애덤 같이 소중한 사람들을 잃지 않겠다고, 결심했었는데...난 하마터면 같은 실수를 할 뻔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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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이쯤이면 정리는 다 된건가..."


전 사령관은 정리한 자신의 방을 한 번 훝어보고서는, 자신이 빼먹은 것이 없는 건 없는지 마지막 확인을 하였다.

일이 성공하건 잘못되건 자신이 이 방에 돌아올 일은 없을 것이다...


"으음...챙길만한 도구는 다 챙겼고... 애들한테 쓴 편지들도 보이는 장소에 잘 놨고... 좋아 다 확인 끝!"


자신이 말도 없이 나가면, 또 다시 상처 받는 아이들이 생길 거라는 생각에 써 놓은 편지는 이미 편지가 아니라 거의 책 수준의 분량이 되어 있었다. 이런 일을 할 시간이 있으면, 더 빨리 나가던지, 탈출할 계획을 세웠으면 좋았을 것을... 하지만 전 사령관은 후회 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자신이 해왔던 것은 모두 그 아이들의 덕분이기 때문에.


"자아... 이제 가볼까나... 근무 스케줄은 확인을 했는데... 문제는 근무 인원들을 어떻게 피해가냐 하는거네... 하아.. 평소에 마이티 R하고 스카디가 운동하자고 할 때 해놓을걸...응?"


이제 와서 늦은 푸념을 하면서 자신의 방문을 나서는 전 사령관은  방문 앞에 왠 바이오로이드 무리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순간적으로 자신의 계획이 벌써 들킨 것인가 하면서 차가운 땀이 흐르는 전 사령관이었으나...


"후후후 왔군, 권속... 지금부터 이터널 이스케이프 작전을 시작하겠도다!!"

"...LRL???"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자신이 이 오르카호에서 가장 신뢰하는 바이오로이드들.

21스쿼드의 멤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