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넘은 시간,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하다.


그런 고요함 속 사령관은 책상 전등 아래에서 우체통 모양의 작은 나무 상자를 열어 내용물을 꺼내고 있다.


이 상자는 소원수리함으로, 사령관과 가족들이 소통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물론 직접 이야기하는게 가장 좋겠지만 거의 매일 야근과 출장으로 얼굴을 보지 못하니 어떻게 하겠는가.


"어디보자......"


[책상과 의자가 너무 작아요. 좀 더 큰게 필요해요.]


삐뚤빼뚤한 글씨체, 이건 우리 아들 꺼네. 하긴 산지 5년이 지났으니 바꿀 때도 됐지.


[인형이 찌져졌어요. 고쳐주세요!]


우리 막내 딸 꺼다! 계속 입에 물고 빨고 했으니까 오래 버티긴 했네, 나중에 브라우니랑 사러가자고 하자.


[동생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응? 이건 누구꺼지? 글씨가 삐뚤빼뚤하긴 한데 아들 글씨는 아니고, 일부로 이렇게 적은 것 같기도 하고...... 막내 딸이 적었다기엔 틀린 부분도 없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무엇인가 등 뒤로 묵직하면서도 따뜻한 것이 누른다.


"여보, 뭐하고 있어요?"


사령관이 고개를 돌리자 그 곳에는 브라우니가 있었다. 그녀는 중요한 곳을 가리지 못하는 속옷만 입은 채 사령관을 맞이한 것이다.


"어? 브라우니, 갑자기 그런 모습으로 왜......" 오랜만에 본 그녀의 모습은 사령관을 당황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요 며칠간 집에도 제대로 못들어오는 탓에 같이 잔 적이 별로 없었잖아요?"


"나 많이 피곤한데. 오늘도 야근하다 겨우 들어왔어."


"보세요, 이렇게 소원수리도 들어왔잖아요?" 브라우니는 사령관의 손에 들고있던 쪽지를 가져와 다시금 사령관에게 보여준다.


"이거, 브라우니 네가 쓴거야?"


"사령관, 소원수리는 원래 누가 적었는지 모르는 법이라고요?"


능청을 떨던 그녀는 으차 소리를 내며 사령관을 들고는 침대에 내던진다. 그리고는 브라우니는 사뿐히 사령관에게 올라탄다.


책상 전등의 불빛이 그녀의 등 뒤를 비추어 몸매가 드러나 보인다.


아이를 둘이나 낳아서인지 커지고 조금 처진 가슴에, 깔끔하게 어깨까지 오던 머리칼은 이젠 허리까지 내려온다.


사령관의 손이 살며시 그녀의 겨드랑이에서 천천히 허리로 내려오자 으읏 하는 그녀의 신음이 들린다.


손에 조금 잡히는 살집은 다른 이들에겐 단점이겠지만 지금의 그녀에게 있어 신음과 함께 그의 본능을 자극하는 것이다.


그러다 본능을 억누르지 못한 사령관의 것이 쿡쿡 브라우니를 찔러댄다.


"피곤하다면서 이렇게 세운 거에요?" 그녀는 자신을 찔러대는 그의 것을 한 손으로 천천히, 하지만 규칙적으로 흔들어대기 시작한다.


"이런 모습을 본다면 몇번이든 세울 자신있어." 


자신만만하게 사령관이 대답하자 브라우니는 입고 있던 속옷을 마저 벗어버린다.


한순간에 나체가 된 그녀는 그와 같이 움직일 준비가 되었다.


때로는 마주보며, 때로는 그녀가 올라타서, 또한 때로는 그녀의 뒤에서 몸을 합치는 것이다.


실로 마음껏 소리를 내지르고, 서로의 냄새를 맡고, 사랑의 말을 귓가에 흘려가며 움직이는 것이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둘이 있는 방에는 그들의 숨소리만이 들린다.


땀범벅으로 지쳐보이지만, 서로 만족한 듯 미소를 지으며 둘은 잠에 들어있다.


물론 다음날 둘 다 근육통으로 하루종일 고생하겠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할 일이다.




"라비아타는 가장 아름다운 바이오로이드며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