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1화

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2화


지난 화 링크를 찾으시는 분들이 계셔서, 위에 링크...를 걸었습니다만..잘 걸렸는지 모르겠네요... 

ㅡㅡ; 링크 거는 건 처음이라서, 혹시 잘 안걸렸으면 다시 수정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 글의 시점은 메인 시나리오 6장 초~중반 정도라는 설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21스쿼드에는 아직 용용과 알파는 없는 상황이고, 요안나는 모두가 아시는 그 곳에 가 있다는 설정입니다.


=> 메인시나리오 외의 이벤트는 거의 다 거쳤다는 설정입니다. 물론 원작하고는 약간 시간대가 안 맞는 부분이 있기는 하겠지만

     여기는 다른 시간대의 오르카 호라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벤트 시나리오 쪽은 대부분은 원작과 비슷하게 엔딩을 맞았으나, 그런 일을 벌인 것에 지휘관 개체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입니다. 이 시국에 뭐하시는 겁니까!!!! 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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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인원을 제외한 모두가 자고 있을 심야의 오르카 호.

부사령관과 21스쿼드가 감동의 만남을 하고 있을 때에, 그 장면을 다른 곳에서 모니터로 보고 있는 한 여성이 있었다.

이지적이고, 날카로운 눈매와 아름답지만 어딘가 차가운 인상의 여성은, 누가 봐도 첫 인상에서 '얼음공주' 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의 용모와 

분위기를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이 여성이, 현재 지구에서 유일하게 남은 유일한 인간 여성이자 현 오르카 호의 사령관인 여성 사령관이었다.


"후우...어쩜 한 치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행동일까...정말로 무능한데다가, 생각이 짧고, 비합리적인 사람이야."


너무나도 예상대로의 행동을 벌이는 부 사령관을 보면서, 여성 사령관은 이제는 야유를 넘어 감탄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리고 저런 남자가 아닌 자신이 오르카 호를 지휘하게 된 것은 잘못되지 않았다고, 다시 한 번 강한 확신을 가졌다.


숨겨진 군사 시설에서 발견 되어, 오르카 호로 옮겨진 여성 사령관은 눈을 뜨고 얼마 안되어서, 자신을 간호해주는 바이오로이드에게, 

이미 인류는 철충과  힙노스 병에 패배하여  멸종 되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그러나 아직 인류가 완전히 멸망한 것은 아니며, 지금 자신들은 오르카 호에 있는 최후의 인간 밑에서 집결하여서, 철충에게 반기를 들며 싸우고 있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자신도 오르카 호에 협력하여서,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인류 부흥을 달성하고 싶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여성 사령관이 발견된 군사 시설은 멸망 전에 인간의 두뇌 능력을 활성화하여, 이제까지의 인류 전쟁사의 모든 전술/전략을 습득하게 하여, 최강의 전술 지휘관을 만들려고 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던 시설이었고, 여성 사령관 역시 그 프로젝트의 당사자 중의 한 명이었다.

비록  자신의 과거, 왜 자신만이 살아남게 되었는지, 프로젝트는 어디까지 완수가 되었는지 등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지금의 그녀에게는 

전술/전략에 관한 수많은 지식들과 멸망 전의 상황에 대한 지식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머리를 활용 한다면, 오르카 호, 아니 인류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어... 안녕..하세요? 아...나는...아니 제가 이 오르카 호를 맡고 있는 사령관 입니다. 잘 부탁 드릴게요."


그러나 그런 희망찬 마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르카 호에서의 메디컬 체크가 끝난 후, 최후의 인류, 아니 이제는 최후의 남성이라고 해야 할 

사령관을 처음 만났을 때에 그녀의 마음에는 이 남자 밑에서 과연 인류 부흥이 실현 될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사람은 좋아 보이는 외모였으나, 어딘가 자신이 없어 보이는 미소, 그리고 자기관리가 엉망인 것을 드러내는 듯 한 살짝 나온 배와 퉁퉁한 살들.

아무리 봐도 이 남자에게는 인류 부흥을 이끌만할 카리스마나 능력이 느껴지지 않는 다는 것이, 사령관에 대한 여성 사령관의 첫 인상이었다.


그리고 전술 옵저버라는 직책을 맡아 남자의 지휘 보좌를 하게 되면서, 그 인상은 점점 더 확신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남자의 전투 지휘는 어설프기 짝이 없어,  여성 사령관이 보기에 이제 갓 솜털 단 신출내기 장교 급 정도의 실력 밖에 안되었던 것이다.

지휘를 할 때에도 어딘가 자신감 없이 쭈뼛쭈뼛 지휘를 하며,  매사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전술로 확실한 승리의 기운을 잡지 못하여, 항상 

어렵게 어렵게 승리하는 상황에, 전투 후에는 지휘관 급 바이오로이드들한테는 항상 잔소리와 핀잔을 듣는 한 개 부대의 사령관으로서는 말도 안되는 모습을 많이 목격하게 되었다. 


'...이대로는 이 오르카 호에게, 아니... 인류에게는 미래가 없어.'


그 후 여성 사령관은 시간이 날 때마다 조용히 오르카 호 현 사령관의 과거 행적을 조사하기 시작하였다. 

이제까지 오르카 호를 어떻게 지휘하였고, 이 오르카 호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행적을 조사하면서, 여성 사령관은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요리 대회 같은 말도 안되는 대회를 열어서, 병력과 자원을 쓸데없이 낭비하고...

군사 용도 아닌 방송용 바이오로이드를 위해서 쓸데없는 이벤트를 벌이고, 

할로윈을 한다고 놀이 공원의 일부분을 폭격하여 탄약을 낭비하고, 쓸데 없는 여름 휴가에, 쓸데 없는...쓸데 없는...

이 오르카 호의 사령관 이라는 작자의 행적을 한 마디로 정의 한다면, '쓸데없는 짓의 파라다이스' 라고 정의 할 수 있었고, 이런 사령관이 

있는데도 아직 까지 이 오르카 호가 멀쩡한 것이 기적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런 과거의 행적들 만으로 이 사령관이라는 인간을 판단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한 행동.

마지막으로 여성 사령관은 오르카 사령관과 대화의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이 인간의 진면목을 알 수가 있을 거라는 합리적인 행동.


"에? 왜 그렇게, 전술이 소극적이냐고요? 아하하하...죄송해요, 제가 아직 지휘 같은 면은 많이 부족해서...그래서 아무래도 겁을 먹고서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휘관 개체들한테도 많이 혼나고...하하하...

그러니까 앞으로 많은 지도와 충고 부탁 드릴게요, 저 혼자의 힘으로는 무리라도 모두의 힘을 합하면...

예? 아...그, 그렇게 보이나요? 으음... 어쩌면 전술옵저버 님의 말씀이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바이오로이드, 아니 오르카 호의 제 부하들을 잃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어떻게 이길까 보다는, 

어떻게 희생 없이 돌아오게 할 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그게 지휘에도 반영이 되는 것 같아요.

바이오로이드는 단순한 도구 아니냐고요? 으음...전술옵저버 님의 말씀이 틀린 것은 아닐 거예요, 아니, 멸망 전이라면 그게 맞는 말이겠죠. 

하지만 저한테 바이오로이드 들은... 제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랄까...  하하하..이렇게 말하니 조금 민망하네요.

하지만, 네, 맞아요. 저는 바이오로이드 들한테 은혜를 느끼고 있고, 많이 감사하고 있어요. 그래서 좀 더 잘해주고 싶고, 그녀들이 이 힘든 상황에서도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인간과 바이오로이드가 손을 잡고서 같이 어울려 살아가는 그런 미래를 만들고 싶고요.

어, 어라? 전술옵저버 님, 뭔가 표정이 안 좋으신데, 제가 뭔가 실수라도 했나요? "


대화를 나누고서 완전히 확신이 들었다. 이 남자는 인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바이오로이드 들이 은인? 바이오로이드 들과 손을 잡고 살아가는 사회?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인가, 바이오로이드 들은 인간의 도구이고, 애초에 그렇게 만들어진 존재 들이다.

그리고 지금은 인류 부흥이라는 가장 중요한 일을 완수해야 하는 시기인데, 바이오로이드 들을 위해서 움직이고 있다고?

지금 해야 할 일은 인류를 어떻게 부흥 시킬지, 어떻게 저 철충들을 몰아내는지가 아닌가? 

그런 상황에서 인류의 목숨 이외에 더 소중한 것은 없다. 나머지 것들은 다 인류 부흥을 위해서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역시 저 남자로는 안된다. 그러니 역시 내가, 내 손으로 인류를 부흥 시킬 수 밖에 없다.


그 후에는 간단한 일이었다. 몇 번 지휘권을 양도 받아서, 지휘 실력을 보여주니 바이오로이드 들이 나에게 호의를 보이기 시작하였고, 이에 힘입어서 나는 점차 전투 지휘를 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물론 내가 지휘 할 때마다 압도적인 승리라는 결과가 나옴에 따라, 점차 지휘관 개체들도 나에게 호감과 존경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또한 전투 지휘 능력 뿐 만 아니라, 내 미모도 어느 정도 바이오로이드 들에게 호감을 얻는데 큰 역활을 하였다.

솔직히 자랑은 아니지만, 인간 중에서는 상위권의 미모인 내 모습은 내 전투 지휘 능력과 합쳐져서, 나를 카리스마 적 존재로 만들게 하였고,

반대로 외모는 물론이고 지휘도 엉망인 기존 지휘관은 나하고 비교되면서, 점차 그 영향력은 약해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날이 오게 되었다. ...사령관 양도의 날이.


"사령관 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응?? 마리, 레오나, 메이...지휘관 개체들이 모여서 무슨 일이야? 분위기 보니까 중요한 일인 것 같은데."

"흥! 그래도 중요한 일인 거는 눈치 챘나 보네."

"사령관. 질질 끄는 거는 별로 안 좋아하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사령관 직에서 물러나 줘."

"...뭐? 미안...레오나...다시 한 번만 더 말해주겠어? 뭘 물러나라고?

"몸이 그래서 귀도 안 들려? 사령관 직에서 그만 물러나라는 거잖아!"

"아...아니 메이...!? 그게 갑자기 무슨...아니...도대체..."

"사령관 님. 놀라신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 일은 저희 지휘관 개체들의 회의 끝에 정해져서 나온 결론 입니다. 

 지금의 당신이 이끄는 것보다, 전술옵저버 님이 이 오르카 호를 이끄시는 것이 인류를 위한 길이라는 것이 저희의 생각입니다..."

"...마리."

"사령관 님, 제 마지막 부탁입니다. 부디 인류를 위한 큰 영단을 내려주십시오."

"......"


지휘관 들의 회의에서 정해진 오르카 호 사령관 교대라는 전대미문의 결정.

물론 뒤에서 어느 정도 손을 쓴 건 나였지만, 솔직히 이때는 오르카 호의 내분도 어느정도 예상을 했었다. 

다수결로는 나를 지지하는 세력이 더 많았으나, 라비아타와 칸을 위시한 전 사령관을 지지하는 세력들도 분명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분이 일어나게 되면, 어떻게 해야 내 존재감을 알릴까...그러나 나의 이런 고민은 기우로 끝나버렸다.

그 한심한 남자는 이미 싸울 이빨도 잃어버렸는지 순순히 사령관 교대를 받아들이고서, 부 사령관 직으로 내려가게 되었던 것이다.


이빨을 잃어버렸다면, 잃어버린 대로 조용히 살았으면 좋았을 것을...
부 사령관 직으로 내려가서도, 그 한심한 남자는 조용히 있지를 못했다. 

이제 전방에는 나오지도 못하면서, 자기 딴 에는 오르카 호를 위한 다는 명목으로 보급 업무와 시설 정비, 그리고 이상한 광물의 채취에 

힘을 기울이며, 어쩐지 더 활발하게 더 활동을 하기 하기 시작했고, 나는 이 사실에 위기 감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이 남자가 다시 사령관 직을 되찾으면 어떻하냐는 위기감 이냐고?

천만에, 이러다가 저 남자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하냐는, 인류를 위한 위기감이었다.

아무리 한심한 남자라고 해도, 지금 인류의 유일한 남자는 저 남자 뿐. 

만약에 저 남자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인류의 멸망은 90%이상 확정 적이었다. 

물론 찾아보면 어딘가에 인공 정자 같은 것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런 확률이 낮은 일에 거는 것은 너무나도 비합리적인 일이었다. 

차라리 이전 멸망 전의 남자들처럼 바이오로이드들을 옆에서 끼고 살았으면 좋았을 것을...

그러고보니 저 남자는 아직 이 오르카 호의 바이오로이드 들한테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혹시 저 남자, 성기능이... 뭐 정자만 확보 한다면, 성기능 같은 거는 크게 상관은 없지만... 아!

...그때 내 머리 속에는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되었다. 인류를 위한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그래서 여러 검토 끝에 내린 계획인데, 그런 숭고한 사명도 모르고 도피를 하려고 하다니...역시 인류에게 도움이 안되는 남자네."


이제 이야기가 정리 되었는지, 21 스쿼드와 함께 오르카 호 함내를 달려나가기 시작하는 부사령관의 모습을 보면서 여성 사령관은 한심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그러나 저 남자에게 인류의 미래가 걸려있는 것도 또한 사실이라는 사실에 여성 사령관은 약간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주제를 돌리기 위해서 옆에 있는 금발의 바이오로이드에게 말을 걸었다.


"그건 그렇고 대단한데... 과연 소문으로 듣던 예지 능력이야. 설마 저 남자가 언제 도주를 할 건지 정확히 맞추다니."

"사령관 님, 저한테 예지 능력 같은 능력은 없습니다. 단지 자료와 근거를 토대로 하여서, 결과를 예측할 뿐이지요."

"흠...지나친 과학은 마법과 같다는 말과 똑같네. 어쨌건 너의 그 능력은 잘 봤어. 분명, 앞으로 나, 아니 인류에게 큰 도움이 되겠지"


자신의 옆에 있는 금발의 바이오로이드에게 치하의 말을 건넨 후, 여성 사령관은 다시 시선을 모니터로 돌렸다.

역시 저 남자의 느린 발걸음에 맞춰주고 있는 것인지, 21스쿼드의 움직임 또한 평소보다 더 느리게 보였다.

21스쿼드는 양산형들의 모임이니 상관 없지만...라비아타는...뭐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말은 명마라도 필요가 없으니.


"그러나 사령관 님. 금일 경비를 맡은 부대들은 앵거 오브 호드를 비롯하여서, 대부분이 친 부 사령관 님 세력인데 괜찮으신지요?"

"응? 후후후, 당연히 괜찮지. 왜 괜찮은지는... 너라면 다 알고 있는거 아냐?"

"...설령 부 사령관 님을 놓친 다고 해도, 친 부사령관 님 세력의 힘은 꺾을 수 있다는 계산이시군요... 과연...대단하십니다."

"역시 대단하네...후후후...너를 내 편으로 만든 건 역시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 

 그런데, 왜지? 왜 갑자기 내 쪽에 와서 부 사령관의 도피 날짜를 알려준거야?"

"...제 행동의 모든 것은 이 오르카 호와 인류를 위해서 입니다...라는 말로 답을 하면 안될까요? 사령관님."

"후후후...후후후후!!! 그래 그거야! 모든 것은 오르카 호와 인류를 위해서지...후후후...역시 넌 현명해...자, 여기 가까이 와서 잘 보라구.

 너의 전 사령관이 과연 이 오르카 호를 탈출 할 수 있을지 어떨지 말이야. 추기경 아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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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내용은 여성 사령관의 시점에서 글을 한번 써 봤습니다.

덧글을 보고서 그 사상(!?)에 빠진 여성 사령관도 생각을 해봤지만, 그러면 제가 생각한 내용에서 막히는 부분이 나올 것 같아서

기존에 생각한 대로의 여성 사령관으로 진행했습니다. 

참고로 여성 사령관의 속성은 좆간, 만화에 나오는 맨날 지는 천재. 입니다.

...이번 화는 좀 더 짧은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쓰다가 보니까 길어지게 되었네요...글은 많이 쓰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얼마나 잘 줄이느냐가

중요하다고 어디서 본 것 같은데 ㅜㅜ 


항상 부족한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