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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이오로이드를 혐오한다 28화


눕힌 철제 책상 뒷편에서 김창식은 떨고 있었고, 테리는 능숙하게 자신의 권총을 점검했다.


테리: 씨발놈들, 어떤 새끼인지는 몰라도 창자를 뜯어내버릴거다!


확장 탄창까지 마지막으로 장전한 테리는 곧바로 철제 책상에서 빠져나왔다. 나는 상태가 좋지 않은 김창식을 확인했다.


박소한: 어, 어이... 괜찮아?


김창식: 어쩔수 없었어요 죄송함다 죄송함다 정말 어쩔 수 없었어요...!


박소한: 정신차려 임마! 너 이러면 죽는다고!


김창식: ...! 허억... 허억... 여기는...


잠시동안 기절한듯 축 늘어졌던 김창식은 불과 몇초만에 바로 자신의 정신을 꽉 부여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또다른 수류탄들이 선박 위로 날라왔다.


박소한: 씨발 뭔데 자꾸 좆같이 올라오는건데!


수류탄 하나를 집어 다시 선박 밖으로 던졌다. 그때, 선박 밖에서 컨테이너선으로 올라올 수 있는 계단 옆에서 익숙한 벤 2대가 눈에 띄였다. 그것은 방금 주차장에서 본 것과 똑같다는 직감이 들었고, 주차장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제이미는 고통스러운 듯 바닥에 쓰러져 숨을 헐떡이던게 보였다. 곧바로 머릿속으로 상황을 정리하자마자 수류탄이 허공에서 터졌다.


'쾅!'


박소한: 으아아악! 시이바알!


파편이 내 목과 가슴 부분에 약간씩 박혔다. 하지만 그것을 신경 쓸 시간도 없이 그들을 처리하기 위해 나는 바쁜 몸을 옮겼다. 선박 난간에 몸을 기대어 총알을 부어댔다. 테리 또한 부하들을 데리고 그들을 처치하고 있었다.


'트르르르!'


테리: Guys! fucking kill them all!(전부 싹다 죽여버려!)


경호원들 일동: Roger that!


???: 아아악! 痛!!(아파!)


밑에서 익숙한 중국어가 들렸다. 우리랑 관련되어 있는 중국인은 장 한서뿐... 곧바로 폭탄 파편에 맞아 고통스러워하는 장 한서의 부하 한명에게 다가가 그의 멱살을 붙잡았다.


'턱!'


부하 2: 커윽!


박소한: 이 씹새끼... 장 한서 이 씨발놈이 무슨 짓을 할려고 하는거야?!


부하 2: ...좆까 씨발새끼야...


그 남자는 마지막 유언을 욕설 한마디로 끝내며 손에 힘이 풀렸다. 폭탄은 계속해서 배 위로 던져오고 있었고, 우리 또한 그들에게 총알세례를 전했다. 그들에게는 폭탄과 둔기가 전부였지만, 우리는 총기 뿐만 아니라 RPG, 미니건 등의 다양한 쓸것들이 있었고, 그렇게 점점더 수적으로 열세되어가는 그들이였다.


그때, 또다른 익숙한 이의 모습이 눈에 띄였다. 사람들이 거의 죽어나가자, 노란 머리의 한 남성이 남은 사람들을 벤에 태우고 어디론가 도망갈려고 하고 있었다. 나는 곧바로 내 가방을 챙긴 뒤, 김창식에게 달려갔다. 역시나 그는 컨테너 박스 뒤에서 상황정리를 하지 못했고, 그곳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박소한: 이봐 창식씨!


김창식: 예, 예?!


박소한: 약 트럭은 너한테 맡길테니까 너는 곧바로 집으로 들어가.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처리하고 전화 줄게. 알겠지?


김창식: 아, 알겠슴다! 그건 제가 꼭 하도록 하겠슴다!


박소한: ...부탁한다.


나는 곧바로 계단으로 뛰어내려갔다. 그때, 테리가 나에게 선박 위에서 소리를 질렀다.


테리: 어이! 박소한!


박소한: ...왜요!


테리: 나중에 일 정리되면 곧바로 나한테 전화해! 여기는 내가 알아서 처리할테니까! 곧있으면 짭새들 몰려올거야! 당장 여기서 빠져나가서 저 개새끼들 싹 다 죽여버려!


박소한: 알겠어요!


남아있던 흰색 벤의 보조석에 가방을 집어 던지고, 곧바로 꽂혀있던 키를 돌려 시동을 걸었다. 엑셀을 밟자 미끄러지듯 차량이 움직였고, 주차장을 빠져나가던 그들을 쫓아갔다.


'부아앙!'


벤의 속도는 점점더 빨라졌고, 들어오는 바람의 차가움도 더더욱이 깊어져 갔다. 목에 바람이 들어올수록 쓰라림은 배가 되어 나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새벽의 충유시에는 2대의 벤만이 광란의 질주를 하고 있었다. 점점 도시밖으로 빠져나가는 우리는 어느 한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 안쪽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나는 곧바로 총을 꺼네 벤의 뒷문에 쏴갈기기 시작했다. 차량 뒷쪽에는 구멍이 점점 많아졌고, 결국 오른쪽 뒷바퀴에 총알이 전통으로 맞은 벤은 결국 터널을 빠져나가자마자 미끄러지며 도로를 굴러다녔다.


'쿠콰콰쾅!'


도로를 구르던 벤은 갑작스레 역동작으로 내 차량으로 돌진했고, 나는 결국 그 차량과 강한 충돌을 받았다.


'쾅!'


박소한: 끄아악! 씨발!


목 주변의 상처에 유릿조각이 들어오며 더더욱이 내 상처를 이리저리 휘저어 놓았다. 


'덜커덕'


차문을 열어젖힌 뒤, 곧바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박소한: 허억... 허억... 후우.... 하아... 하아...


심호흡을 몇번 하니 고통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아픈 것은 여전했다. 차량 아랫쪽을 통과한 나의 시선에서는 장 한서의 일행이 어느 커다란 건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가슴이 아프던지 뭐던지 간에 일단은 저 일행을 쫓아가야 했었기에, 몇번의 심호흡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똑같이 건물 입구를 향해 들어갔다.


입구는 매우 좁고 높은 문으로 되어 있었으며, 나는 고급스러운 나무로 된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끼이-'


기묘하면서도 신비한 소리를 내면서 문이 열렸고, 수십개의 긴 의자가 한곳을 향하여 세워져 있었다. 또한, 코헤이교단의 문양같은 글라스 장식들이 여기저기 달빛을 들여보내고 있었다. 나는 그곳이 코헤이 교단의 기도장이다 생각하며 조용히 돌격소총의 후레시를 켰다.


'딸깍!'


물빛이 켜지자 희미했던 한 남자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는 말끔하게 정장을 입고 있었으며, 눈은 나와 어느 한 의자 밑에 집중되어 있었다. 난 그가 신도라는 것을 직감했고, 또한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박소한: ...쉬잇...


내가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대자 교단의 신도는 고개를 끄덕였는데, 그것이 화근이 되었다.


???: 이야앗!


내 옆에 의자에서 장 한서의 부하로 보이는 남자가 복부에 칼을 찔렀고, 나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곧바로 총구를 돌려 그남자의 얼굴에 가져다 댔고, 방아쇠를 당겼다.


박소한: 윽... 뒤져 이 새끼야!


'탕!'


신도: 으아악!


???: 끄앍!


남자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는 그대로 쓰러졌다. 반댓편 의자에서 2명의 남자가 더 나왔지만, 이번에는 다행히도 곧바로 총알을 그들에게 먹일 수 있었다.


'탕! 타타탕!'


'툭.'


이번에는 둘 다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자리에서 쓰러졌다. 나의 몸을 확인해보니, 목 주변과 복부에서 피가 심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쓰러져서는 안됬다. 아직 처리해야되는 한사람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남자는 곧바로 모습을 드러냈다.


장 한서: 움직이지마...


신도: 히, 히익!


장한서는 갑자기 신도의 목에 칼을 가져다 댔다. 신도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했고, 장 한서는 나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장 한서: 쏴봐 이 등신새끼야! 쏴보라고!


기도장 안은 그의 고함소리로 가득 찼다. 나는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 또한 방금 전, 선착장에서 피해를 입었는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다리 아랫쪽으로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장 서한의 다리가 점점 더 부들부들거리며 힘들게 서있었다. 나는 곧바로 방법을 생각해냈다.


박소한: ...어이!


나는 소리를 한번 질러 두 사람의 집중을 한곳으로 모이게 했고, 신도가 보이도록 은밀하게 수직손잡이를 잡고 있던 손의 검지를 폈다. 오른쪽으로 움직이라는 신호였는데, 신도도 이를 확인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고개를 끄덕거리자마자 나는 왼쪽 허공에 총알을 발사했다.


'탕!'


장 한서는 깜짝 놀라 손에 힘이 풀렸고, 신도는 이때를 노려 그자리를 벅차고 도망갔다. 장서한 또한 당황해서 그를 잡으려고 달려갔지만, 이미 나는 그의 다리에 총알을 박아넣었다.


'타탕!'


장 한서: 그아악!


그의 허벅지에 총알이 총 2개가 박혔고, 장 한서는 그자리에서 쓰러졌다. 신도는 곧바로 나에게 달려왔다.


신도: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나는 그런 신도를 말끔하게 무시하고, 장 한서에게 다가갔다. 그의 숨소리는 다가갈수록 격렬해져만 갔다.


장 한서: 흐윽... 흐윽... 흐윽...


박소한: ...누가 너희 마음대로 일 좆같이 만들어 놓으라고 했냐?


장 한서: ...우리 삼촌이 시켰어. 내가 한게 아니라고 씨발새끼야! 너, 설마 그 '보스'의 명령을 무시하는 거야?


박소한: 나한테는 성공적으로 테리와 거래하고 복귀하라는 명령을 받았는데, 왜 너희들은 씨발 테리를 없애려고 하는건데?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잘나가는 마약왕을 씨발 10명 내외의 사람으로 죽일려고 하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했어? 대가리에 씨발 뭐가 들었냐?


장 한서: 씨발... 너 이러는거, 우리 삼촌한테 들키면 어떻게 되는지 알-


박소한: 알아 이 병신아. 그래서 너한테 이말 할려고 온거야.


나는 장 한서 허벅지에 있던 총알 구멍에 칼을 쑤셔 넣었다.


장 한서: 끄윽... 끄아앍! 아파! 아프다고!


박소한: 아프라고 하는거지 씨발아. 너, 오늘 있던 일, 곧이 곧대로 너희 삼촌한테 이야기하면, 난 너네 삼촌, 너희 가족, 너의 부하들, 모조리 잡아 족쳐버릴거야. 테리가 내편이니까, 그 일도 어렵지 않게 끝낼 수 있어. 그러니까, 아가리 똑바로 털어 이 씨발새끼야.


장 한서: 알겠어, 진짜 미안해! 미안하다고 씨발! 존나 아프니까 제발 좀 빼줘!


나는 그 말을 듣고는, 칼을 빼내주었다. 장 한서는 아직 고통이 가시지 않는 듯, 거칠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


장 한서: 흐윽... 흐억... 하악...


박소한: 니 삼촌한테는 테리한테 개기다가 쳐맞았다고 해라. 그럼 보스가 알아서 병원 데려다 줄 테니까 말이야.


나는 그의 머리채를 잡아챘고, 성당 밖으로 집어 던졌고, 그의 휴대폰으로 돈 텔로니에게 전화를 걸고, 똑같은 곳으로 휙 던져놓았다. 신도는 계속해서 나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신도: 방금 정말로 죽을 뻔했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빛께서 당신을 항상 살펴주실 겁니다!


박소한: 끄읅... 혹시 붕대 있나요? 피가 너무... 으윽...


나는 그 많은 의자들 중에서 하나에 기대어 누웠다. 신도는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있었고, 매우 어지러웠던 나는 그자리에서 눈을 감았다. 잠시후에, 어떤 목소리가 나를 깨웠다.


???: 형제님... 일어나세요... 축복을 내려드리겠습니다...


눈을 떠보니, 어느 한 초록머리의 날개달린 천사가 빛을 내며 나에게 바라보고 있었다.


아자젤: 저는 당신에게 축복을 내려드릴, 아자젤이라고 합니다... 우선... 저희의 소중한 신도님을 악의 영역으로부터 구원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리겠습니다. 빛께서는 언제나 형제님을 따라다니며, 축복해드릴 겁니다...


황금 빛이 내 몸을 돌며, 몸이 조금 쌩쌩해졌다. 하지만, 피는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으며, 고개를 돌려보니, 사라카엘과 베로니카가 남은 부하들을 지하창고에 집어넣고 있었다. 나는 멍한 상태로 그녀들을 바라보다, 베로니카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붉은 눈을 개방하자 소름이 쫙 돋았지만, 그녀는 오히려 고개를 숙이며 나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나는 천천히 다시 고개를 돌려 달빛이 들어오는 유리 장식을 바라봤다. 푸른 빛이 나에게 쪼여왔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났다. 나에게 도움을 주었고, 나에게 기쁨을 주었고, 나에게 사랑을 주었던, 안수민과 안유미, 리리스, 엘븐 시리즈, 크루에서 같이 활동했던 정수하, 박영지, 김창식까지. 나는 신, 빛을 믿지는 않았지만, 기도했다. 더이상 그들과 떨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더이상 그들을 위험에 빠뜨리지 말아달라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성당 밖으로 나갔다. 밖에는 스산하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가방을 든 뒤, 천천히 거리를 걸어, 집으로 돌아갔다. 정신이 어질거렸지만, 아자젤의 기적 덕분이였을까, 나의 의지였을까, 아니면 절대자가 나의 소원을 들어주었던 것일까, 대략 10분정도 멍하니 거리를 걸어가보니, 우리 아파트가 눈앞에 있었다. 나는 천천히 엘레베이터를 타고, 집 앞으로 갔다. 집 도어락을 두드리고, 문을 열자, TV소리가 들렸다.


앵커: 현재 새벽 1시 23분에 일어났던 폭탄 테러 사건은 완전히 종결되었습니다. 시티가드 측은 자살폭탄 테러가 선착장에서 발생하였고, 현재 피해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뚝.'


갑자기 TV소리가 끊겼다. 그리고, 안수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내가...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안수민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울먹이며 말을 했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밤새 테러가 일어났어요! 사람이 자살폭탄 테러를 했다고요!


박소한: ...저거 자살 아니에요...


안수민 <하르페이아>: 아니면 뭔데요!


안수민은 그자리에서 펄떡 일어나 나를 바라봤지만, 그 직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안수민은 피를 뚝뚝 흘리는 나를 넋을 놓고 바라봤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소한씨, 몸이 왜그래요...?


박소한: ...일하느라... 조금 다쳤어요...


안수민은 곧바로 나에게 달려와 나를 꼭 안았다. 그녀에게 복숭아 향기가 났다. 그녀가 눈앞에 있자, 나는 더이상 내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나는 안수민을 더더욱이 꼬옥 안았다. 그녀의 손에 피가 묻긴 했지만, 안수민 또한 거부하지는 않았다.


박소한: ...사랑해요... 더 이상 당신과 헤어지기 싫어요...


안수민 <하르페이아>: ...


박소한: ...나랑... 결혼해요.


안수민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안수민의 대답을 듣기 전, 복부 쪽에서 무언가가 타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신음소리를 내버렸다.


박소한: ...으윽...


안수민은 화들짝 놀라 내 몸에서 손을 떼었고, 곧바로 나를 화장실로 이끌었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많이 아파요? 조금만 기다려요!


안수민은 화장실 옆 서랍에 있는 리리스의 긴급키트 속에서 봉합 스프레이, 그리고 긴급 혈액 증폭제를 꺼낸 뒤, 나를 욕조 옆 의자에 앉혔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조금 아플 거에요! 에잇!


'푹!'


안수민은 허벅지에 혈액 증폭제를 주입했고, 무언가가 뜨거운 것이 나의 몸 속으로 들어오는게 느껴졌다.


박소한: 끄으읅!!!


안수민 <하르페이아>: 조금만 참아요! 거의 다 끝났어요!


그녀는 완전히 주입된 주사기를 허벅지에서 빼내었고, 내 몸에 난 상처들을 유심하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어, 어디보자... 칼에 찔린 거에요?


박소한: ...네...


안수민 <하르페이아>: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거에요 도대체!! ...자, 잠깐만요... 다행히 칼이 장까지 들어간 것 같지는 않네요, 바로 봉합만 하면 될거 같아요!


안수민은 봉합 스프레이로 찔리고 베인 부분에 뿌리기 시작했다.. 마취가 되어있지 않아 약간 따끔하긴 했지만, 그냥 벌어져 있을때보다는 아프지 않아 다행이였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조금만 더... 됐다! 아직 많이 아파요?


박소한: 아프긴... 하네요... 으윽...


나는 거울을 통해서 내 전신을 확인했다. 옷은 갈기갈기 찢겨져 있었고, 하얀 와이셔츠에는 피가 잔뜩 묻어있었다. 나는 욕조 옆 샤워호스를 빼내 물을 틀기 시작했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내, 내가 해줄게요!


안수민은 샤워호스를 뺏어들듯 가져갔고,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런 뒤에 그녀는 나의 어깨부터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샤워실에서는 물이 흘러내리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쏴아-'


박소한: ...


안수민 <하르페이아>: ...이제는 솔직하게 얘기해 주면 안돼요?


박소한: ...뭘요...


안수민 <하르페이아>: 배달업 하는건 제가 그렇다고 쳐도, 무슨 배달업을 하시는 건데요?


박소한: ...사실, 마약배달을 주로 하고 있어요.


안수민은 놀랍지 않다는 듯 계속해서 내 몸을 씻겨줬다. 나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박소한: 배달업 자체는 10살에 시작했고, 마약같은 거는 14살 때 정도부터 운반했어요. 일찍 부모님도 돌아가셨는데, 그런 걸 해야 살아남을 수가 있었어요.


안수민 <하르페이아>: 그럼... 방금 그 테러사건이랑도 연결되어 있는 거에요?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안수민은 다시 말이 없어졌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보였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녀랑 함께 있고 싶지만, 정작 함께 있다면, 모두가 위험에 처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방금 전, 나와 결혼하자는 부탁은 그저 외로이 지내기 싫어하는 내가 나한테 하는 변명일 뿐이라는 것을. 한없이 내 몸을 닦아주던 안수민에게 나는 입을 열었다.


박소한: 방금 전 부탁은 미안했어요.


안수민 <하르페이아>: ...


박소한: 당신도 위험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못했어요. 내가 집 알아봐 줄테니까, 그곳에서 유미랑 안전하게-


안수민 <하르페이아>: 뭐래... 내 대답도 안듣고 멋대로 판단해버리는 거에요?


박소한: ...?


안수민 <하르페이아>: 나랑 결혼하면, 더 이상 위험한 일을 계속 안할거죠?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안수민은 나를 보며 은은하게 미소를 지었다.


안수민 <하르페이아>: 그렇다면... 내 대답은... 좋아요. 나랑 결혼해요. 나도 항상 당신이 좋았거든요...


그녀의 은은한 미소가 내 눈에 들어왔다. 기쁨 보다는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느낌은 싫지만은 않았다. 나는 그녀가 좋았고, 그녀 또한 날 좋아했다. 우리는 서로 가까워졌다. 정서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그리고, 그녀의 코와 나의 코가 가까워졌다.


그리고, 그녀가 나의 입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28화 끝===============================================


다음화에 할페랑 야스편 나옵니다! 하지만 제가 야스를 한 적이 없으니, 뭔가 어색하더라도 아다의 상상글이라 여겨주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