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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얼마나 오래 기다렸던 걸까….

 


“메이….”

 


붉은 머리의 고집불통, 둠슬링어의 응석받이, 3A/DAs. 젖만 큰 꼬맹이.

 

알게 모르게 수많은 소문들의 주인공이 되었던 메이는 지금 사령관과 한 침대에 누워있다. 그것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이전처럼 손만 잡고 누워있는 것도 아니다. 다행이 이번에는 사령관의 알몸을 보고 열이 올라 쓰러지지도 않았다.

 

비록 그 부끄러움을 이기내지 못하고 얼굴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홍당무가 되어있긴 하지만, 지금 사령관의 아래에 깔려 있는 메이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의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사령관….”

 


자신에게로 가까이 다가오는 얼굴에 메이는 또 다시 머릿속이 복잡해졌으나, 그와 입술이 맞닿는 순간 더 이상의 잡념은 무의미했다.

 

입술과 입술을 타고 진득하게 이어지는 키스에 이끌려가며 메이의 정신은 아득해졌고, 키스가 끝난 뒤 길게 이어져 흐르는 타액은 거친 숨소리로 오르내리는 메이의 가슴골을 타고 흘렀다.

 


“메이, 이제…. 괜찮겠어?”

 


몽롱하게 반쯤 감은 눈으로 진했던 여운 속에 빠져있던 메이는 사령관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어느새 힘없이 좌우로 벌려진 다리, 그 사이에 꼿꼿이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 사령관의 물건.

 

아…, 하고 단말마의 탄식이 느껴졌으나, 그것은 거부의 뜻이 아니었다. 그저 드디어 때가 왔구나. 라는 의미에서 저도 모르게 가빠진 숨소리일 뿐.

 

메이는 사령관을 잘 알고 있다. 조금 짓궂고 많이…, 야하긴 해도 그는 분명 좋은 사람이다.

 

그는 언제나 자신을 배려해주고 있었다.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이 사령관과의 추억을 이야기 할 때에도 스스로의 프라이드를 중시하던 자신에게 가벼운 장난으로 다가가면서 배려해줬으며, 동시에 서약으로써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에게 가졌던 질투심을 막아주었다.

 

그는 지금 까지 상냥한 사령관이었으며, 오늘이 지난 이후에도 그럴 것이다. 그를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메이는 눈을 꼭 감으며 사령관을 향해 양손을 펼쳐보였다.

 


“솔직히…우니까…잡아줘.”

 

“뭐라고?”

 

“솔직히 말하자면, 무서우니까…. 내 손을 꼭 잡아달라고 이 바보야….”

 


사령관은 대답대신 배시시 웃으며 메이의 작은 손을 꼭 잡아주었다. 그리고 이내 사령관의 물건이 흠뻑 젖어있는 메이의 틈을 비집고 들어―.

 


“뇌신 일섬!”

 


일순간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사령관과 메이의 위로 선명한 번개가 갈라졌다.

 

갑작스럽게 내려친 번개로 인해 사령관과 메이가 누워있던 침대가 반으로 갈라지며 폭발했다. 사방으로 타들어가는 천조각과 깃털이 흩날렸다.

 

침대가 타들어가며 검은 연기가 짙게 퍼지자 오르카호 내부에 적색등이 켜지며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비상사태를 인지한 배틀 메이드와 컴페니언들이 출동하고, 오르카호 내부 부대원들이 전투태새로 들어가는 사이,

 

갑작스레 사령관과 메이를 습격한 인영은 연기 속을 헤집고 사령관과 메이가 있었던 곳을 내려다보았다.

 

사령관을 기준으로 허리를 노리고 내려친 공격. 직격했다면 그 자리에 즉사했어야 되건만, 연기 속에 갈라진 침대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의, 화신강림.”

 


짙게 피어오른 연기 사이로 붉은 검격이 휘둘러졌다. 사령관실 벽이 타들어갈 정도로 강한 화력을 쏟아 부은 공격이었으나 연기가 걷힌 뒤 모습을 드러낸 습격자의 모습은 멀쩡했다.

 


“하츠나의 말이 사실이었을 줄이야.”

 


연기가 걷히며 모습을 드러낸 습격자는 검은 닌자복을 입은 체, 스파크가 튀고 있는 검신을 사령관을 향해 겨누고 있는―,

 


“스미레…. 어째서 네가.”

 


사령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스미레의 검격이 사령관에게로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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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rca.live/b/lastorigin/21994506

누가 보고 싶다길래 아무생각없이 써봤는데 쓰다보니까 이 글 보다 닌자가 난입해서 모조리 죽여버리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음.


뒷 내용 더 생각해둔게 있는데 뇌절 같아서 안씀. 반응 좋으면 한번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