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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사령관의 하루 (15)

 

 

 

 

 

사령관과 나는 정반대라고 할 수 있겠지.

 

내가 어려운 문제에 쉬운 답을 내놓는다면, 사령관은 쉬운 문제에 어려운 답을 내놓을 테니까. 

 

로열 아스널

 

 

 

 

 

 

47.

 

오전 6시 40분, 아직 회의를 시작할 시간이 아님에도 주인님을 제외한

 

지휘관들이 회의실에 모였습니다. 그나저나 요즘 너무 자주 뵙는 것 같네요…….

 

“피곤해 죽겠는데 왜 이 시간부터 모은 거야. 별 거 아니면 화낸다.”


처음 말문을 연 사람은 메이 대장이었습니다.

 

“콘스탄챠, 설마 또 각하께서 탈주- 아니, 휴가를 가신 건 아니겠지?”


“아뇨, 아직 침실에서 주무시고 계세요. 제가 여러분을 이렇게 이른 시간부터

 

소집한 이유는 매우 중요한 일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며칠 전, 주인님과 함께 섬으로 갔던 리리스를 보며 말했습니다.

 

“리리스 씨, 부디 거기서 있었던 일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시겠어요?”


“네. 여러분, 모두 집중해주세요.”


그리고 그녀가 섬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했습니다.

 

주인님이 거기로 말도 없이 간 이유, 그곳에서 털어놓은 진심.

 

긴 이야기가 끝나고 모두들 믿지 못하겠다는 듯 표정이 굳어버렸습니다.

 

“……그 발언에 일절 과장이나 왜곡이 없음을 맹세할 수 있겠소?”


잠자코 듣고 계시던 용 대장이 말했습니다.

 

“맹세할 수 있어요.”
 
“믿기질 않는군. 사령관이 그랬다고? 그 사령관이?”


“못 믿을 건 뭔가? 결국 사령관도 인간이었다는 거지. 단지 그뿐이다.”


단지 그것뿐. 하지만 충격적인 일이라는 건 분명했습니다.

 

“애초에 사령관은 군인이 아니었어. 우리처럼 싸우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도

 

아니고, 자기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인간이야. 그냥 인간이라고.

 

오히려 지금까지 2년이나 우리 모두를 속였다는 게 놀라울 뿐이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레오나 대장은 머리가 아픈 듯 관자놀이를 누르고 계셨습니다.

 

“생각해보면 언젠가 일어날 일이었다. 20시간, 사람이 2년 넘게 휴일도 없이

 

그렇게 일했다. 그것도 그냥 일이 아니라 수많은 오르카 장병들의 목숨과

 

우리의, 나아가 인류의 운명이 걸린 싸움에서 도망치지 않고 싸웠지.

 

리리스의 말대로다. 사령관은 약하지 않아, 오히려 경외심이 생길 정도야.”

 

칸 대장이, 이어서 메이 대장도 거들어 말했습니다.

 

“……인정할 수밖에 없겠네. 그래, 사령관은 대단해. 그냥 대단한 게 아니야.

 

아무한테도 의지하지 않고 2년이나 버텼어. 진작 정신병에 걸리거나 자살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압박감을 받으면서도 말이지. 심지어 그걸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어. 모두를 속일 정도로 철저하게, 자기 자신마저 속일 정도로

 

완벽하게 사령관을 연기한 거지. 나 원, 사실을 알게 되니 더 무서워졌어.”

 

보통 인간, 아니 바이오로이드조차 못할 일이었습니다.

 

심지어 가장 가까이 붙어서 수행한 저마저도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24시간 365일 내내, 그 모든 공포와 고독함을 숨기고 저희를 위해 싸웠던 겁니다.

 

“이 사실을 모두한테 알려야 할까요?”

 

제가 말하자 모두들 표정이 확 굳었습니다.
 
“안 돼. 사령관의 상태는 여기 있는 우릴 제외하고 아무도 알면 안 돼.”
 
“레오나의 말이 옳소, 주군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모두가 그 분께 의지하고 있소.

 

그런데 만약 주군께서 사실 흔들리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면? 그건 사기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하오. 이 문제는 신중하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것이오.”

 

“나도 알리지 않는 게 좋다고 본다. 병사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것만은 막아야한다.

 

그리고 그게 각하께서 바라시는 일이다. 사령관이라고 하는 절대적인 존재가

 

있기에 이 싸움이, 오르카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니. 각하가 흔들리면 이 조직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마라.”

 

레오나, 용, 마리 대장은 반대하시는군요. 하긴 틀린 말도 아니었습니다.

 

만약 주인님의 상태가 알려지면 그 사실만으로도 분열이나 사기 저하가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주인님에 대한 신뢰를 병사들이 잃게 되면…….

 

“나는 알려야한다고 생각한다만. 사령관은 충분히 지쳤어, 더 이상 그런 역할을

 

강요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고통을 겪게 하고도 깨닫지 못했나?

 

사령관도 인간이다. 인간에게 약점이 있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냐.”

 

“나도 동의. 사령관은 지쳤어, 이 상태로 내버려뒀다간 정말 다음날 아침에

 

침실에 목을 매단 채 발견될지도 모른다고. 사령관이 죽으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인데?”

 

“하! 애초에 이런 문제로 논의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바보 같군 그래.

 

우린 누구지? 우린 누굴 위해 싸우고 있지? 그 단순한 사실조차 잊어버렸나?

 

우린 사령관을 위해 싸운다. 사령관이 우리의 주인이며 그의 의지가 곧 우리의 의지다.

 

또한 우리의 임무는 그를 지키고 그의 뜻을 이루는 것. 즉, 사령관이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다면- 때려치우라 그래라. 인류 재건 따윈 포기해도 좋다.”

 

칸, 메이 대장에 이어 아스널 대장의 발언에 모두가 경악한 듯 입을 벌렸습니다.

 

“아스널! 그건 우리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그래서 뭐? 착각하지 마라. 난 인류를 위해 싸우는 게 아니다, 나는 내가

 

존경할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인 사령관을 위해 여기 있는 것이다.

 

사령관이 인류 재건을 바라지 않는다면 그걸로 됐어. 싫은 역할을 강요해가며

 

싸워봤자 무슨 소용이란 말이냐. 내 말 틀렸나, 마리?”

 

양쪽 모두 일리 있는 말이었습니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정말 무너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걸 모두한테 알리면 그 여파로 어떤 문제가 생길지 모릅니다.

 

저는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줄 수 없었습니다.

 

“……너무 극단적으로 나가진 말자고. 하지만 아스널의 말도 틀리진 않아.

 

나는 사령관을 위해 싸우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인류 재건이지만, 만약

 

사령관이 그게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거기에 따를 것이다.

 

그건 바이오로이드, 군인 이전의- ‘나’의 생각이다.”

 

나의 생각. 지휘관도, 군인도, 바이오로이드이 아닌 ‘칸’이라는 개체의 생각.

 

하지만 상대편에서도 곧장 반박이 들어왔습니다.

 

“그럼 하나 묻겠소. 만약 인류를 재건하지 않는다면, 우린 뭘 위해 여기 있는 것이오?

 

적이 없는 군인에게 무슨 쓸모가 있소? 목표가 없는 조직에 어떤 가치가 있단 말이오?

 

이 또한 주군께서 바라신 일이오. 주제 넘는 발언은 삼가시길.”


“맞아. 너희들, 잊지 마. 우리도 사령관도 결국 인류 재건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장기말에 불과하다는 걸. 중요한 건 결과지 과정이 아냐. 그 과정에서 사령관이

 

끝끝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더라도 우린 나아가야 돼. 설령 어떤 희생을 치루더라도.”

 

이 분위기……왠지 모르게 낯설지 않았습니다.

 

“레오나, 네가 건방진 건 우리 모두 잘 아는데 말이야……선은 넘지 말지 그래?

 

나도 네 말이 다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아. 중요한 건 결과야, 그건 알고 있어.

 

하지만 그 결과를 위해 뭘 희생시킬 셈이야? 사령관을 희생시켜? 너 미쳤냐?

 

우리들 바이오로이드를 위해 매일 20시간씩 일한 사람이 어디의 누구지?

 

노예, 아니 도구처럼 써먹어도 한 마디 반항조차 못하는 우릴 인격체로 대해주는

 

사람이 누구야? 모두를 위해 그렇게 망가질 때까지 싸우고 또 노력한 건 어디

 

사는 누구냐고. 네가 진짜 양심이라는 게 있으면……그딴 말 못하지 않겠어?”

 

메이 대장의 말에 레오나 대장의 표정이 한층 더 싸늘해졌습니다.

 

“모두 사령관이 바란 일이야.”


“아니. 그건 우리가 강요한 일이다, 우리가 사령관을 그렇게 만든 것이다.

 

우리가 짊어지게 한 짐 덩어리가 그를 짓눌러 죽이고 있는데도 너희들은

 

그 망할 놈의 결과니 어쩌고저쩌고 그딴 소리나 하고 앉아있군. 전쟁놀이가

 

그렇게 하고 싶으면 사지방에나 가라. 난 너희가 사령관을 죽이는 꼴은 죽어도

 

못 본다. 그렇게 하고 싶다면……내 시체를 짓밟으면서 해야 할 거다.”

 

살이 떨릴 정도의 기백. 아스널 대장에게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흘러나왔습니다.

 

“그럼 내가 묻지. 지금까지 인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자매들이 죽었지?

 

나는 지금껏 나와 함께 한 그 모든 이들을 기억하고 있다. 죽어가면서도

 

승리를 위해 나아가길 멈추지 않았던 용맹한 병사들을, 패배 끝에 달아나면서도

 

언젠가 승리하겠노라 다짐하던 그들의 맹세를. 나 또한 각하가 희생되길

 

바라진 않는다. 하지만, 만약 그렇게 해서라도 승리할 수 있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겠다. 마리 대장도 물러서지 않고 말했습니다.

 

“좋든 싫든 우리들은 우리 자신의 운명에 순응해야하오. 태어나 살아가는

 

이상 운명으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소. 만들어진 우리

 

바이오로이드들은 더더욱 그렇고, 주군 또한 마찬가지잖소. 그는 사령관이 되어야만

 

하는 운명을 타고 태어났소. 주군께서 자신의 운명에 따르도록 하는 것, 그것만이 우리들의 존재 가치요.”

 

“네 개똥철학은 아무도 안 물어봤거든? 너희 전부 적당히 해. 인류 재건이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다만 그게 아무리 중요해도 사령관의

 

목숨보다 중요하진 않다는 거야. 왜 이런 쉬운 문제에 그딴 멍청한 답을 내놓은 건데?”

 

“……어려운 문제로군. 이 문제의 본질은, ‘과연 어디까지 희생시켜도 좋은지’다.

 

사령관을 희생해서라도, 그토록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하면서도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그 모든 걸 포기해서라도 사령관의 행복을 지켜줄 것인가.

 

내 답은 이미 말했다. 희생 따윈 필요 없어, 인류 재건은 중대사지만 사령관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그게 내가 내린 결론이다.”

 

어디까지 희생시켜도 좋은가.

 

주인님이 망가지고, 괴로워하는 끝에 죽게 되더라도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주인님을 지키기 위해 지금껏 해온 모든 것을 포기하는가.

 

어느 한쪽도 정답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난제였습니다.

 

“그만.”


그리고 그런 와중에, 조용히 듣고 계시던 리리스가 말했습니다.

 

“애초에 이건 저희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에요. 모두 그만하세요.”
 
“…….”

 

“쳇.”


그녀의 말에 모두들 흥분을 가라앉히고 뒤로 물러섰습니다.

 

“저희들은 바이오로이드. 저희는 주인님의 뜻에 순종하며 그 분의 행복을 위해

 

존재해요. 주제넘게 주인님께 간섭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거라고요.

 

저는 어느 쪽이든 주인님의 뜻에 따를 겁니다. 주인님이 스스로를 희생시켜서라도

 

나아가겠다고 한다면, 따를 거예요. 주인님이 다 포기하고 도망치더라도

 

저는 절대 비난하지 않을 겁니다. 그 분은 이미 저희를 위해 너무 많은 걸 희생했어요.”

 

그렇습니다. 주인님은 이미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희생하며 여기까지 오셨습니다.

 

지난 2년 동안……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못한 채 고독하게 싸워야했습니다. 

 

만약 저희 중 누군가가 그걸 이해한다고 말한다면, 분명 그건 거짓말이겠죠.

 

아무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누구도, 그 누구도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일단 여기서 합의점을 찾도록 하죠. 이 문제는 말씀하셨다시피 중대한 문제이므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일단은 이 문제에 대해선 함구하는 걸로 하죠.”

 

“그래도 되는 거냐?”


“단, 리리스 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이건 주인님 스스로 결정하실 문제예요.

 

저희들로선 이러니저러니 가타부타 논하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죠.

 

하지만 주인님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약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종이 한 장을 꺼내 거기에 간단한 그림과 글을 적었습니다.

 

“먼저, 주인님의 부담을 덜어드려야 돼요. 지금 주인님이 그렇게 몰리신 건

 

저희들의 잘못이 큽니다. 저희가 너무 주인님께 의존한 탓이죠.

 

앞으로 주인님께 무조건 7시간 이상의 수면 시간이 보장되어야 하며, 추가로

 

최소 3시간의 휴식 시간이 보장됩니다. 하루에 일하는 시간은 최대 14시간이고

 

그 이상 일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또한 일주일에 하루는 휴일로 지정하겠습니다.

 

……이렇게라도 안 하면 정말 주인님께서 목을 매달지도 모른다고요.”

 

모두가 서로의 눈치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일단 무슨 뜻인지 알겠다. 여기까지만 하지.”


“미적지근한 결말은 싫어하지만, 당장은 그게 최선인 모양이니 납득하겠다.”

 

다행이다……저는 주먹다짐이라도 일어날까 조마조마하던 참이었습니다.

 

“오르카 인류 재건군의 군법에 따라 어떤 의견에 대하여 지휘관들이 모두 만장일치로

 

동의할 경우, 그 사안에 대해선 사령관도 거부할 수 없다. 콘스탄챠의 제안에

 

따라 앞으로 사령관의 휴식과 휴일이 보장될 것을 이 회의에서 선포한다. 이상!”

 

마리 대장의 선언을 끝으로, 이 문제는 일단락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걸로 괜찮은 건지 저는 심히 걱정 되었습니다…….

 

 

 


 

 

 

48.

 

“싫습니다.”

 

“군법에 따라 거부권 행사는 불가능해요. 이것도 주인님이 만드신 법이라는 거 아시죠?”


“압니다만, 그래도 싫습니다.”


잠시 후, 회의 결과를 통보하자마자 주인님께서 난색을 표하셨습니다.

 

“어떻게 하루에 14시간밖에 일을 못 합니까? 최소 18, 하다못해 16시간은 일해야 합니다. 

 

게다가 휴식 시간은 또 뭡니까. 전 필요 없습니다.”

 

“아참, 휴식 시간엔 공부하거나 잡무를 보는 것도 불가능해요.”


“제 말 듣고 계십니까?”
 
“안 들을 거예요. 저번에 절 울린 복수예요.”


주인님이 뚱한 표정으로 절 보셨지만, 저는 일부러 무시했습니다.

 

“혼난 강아지처럼 보셔도 철회하는 일은 절대 없어요. 주인님이 그렇게

 

힘들어하시는데 아무것도 안 하면 그거야말로 불충이에요.”

 

“그건……그건 제가 잠깐 기분이 안 좋았던 것뿐입니다. 이제 괜찮습니다.”
 
“안 괜찮아요! 네? 안 괜찮다고요! 주인님이 그렇게 힘들어하시는데 그걸

 

모르고 있던 제 마음은 대체 어떨 거라고 생각하세요? 2년이나 옆에서

 

보좌했는데 그렇게 마음이 엉망진창이 될 때까지 몰랐던 저는 가슴이

 

찢어져서 죽을 것만 같다고요! 앞으로 얼마나 더 제 마음을 찢어놓아야

 

만족하실 건가요? 제가 미친년마냥 머리 풀어헤치고 울부짖어야 만족하시겠어요!?”

 

“……죄송합니다.”


이렇게 강하게 나오지 않으면 굽히질 않으시니, 저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주인님, 제발……네? 제발 자기 몸 좀 보살피세요.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그렇게 자기 자신을 몰아세우면 망가질 수밖에 없다고요. 주인님은 이미

 

충분히 하셨어요. 저희를 위해 너무 많은 걸 해주셔서 뭐라 감사드려야 할지

 

모를 정도라고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하세요. 이제 더 이상 속이지 말아주세요.”

 

“…….”


주인님께서 고개를 숙이고 제 시선을 피했습니다.

 

“앞으로 힘든 일 있으면 바로바로 말씀해주세요. 신세 한탄도 괜찮아요,

 

그냥 저를……저희를 좀 믿어주세요. 이제 외톨이가 될 필요는 없다고요.”

 

“나가주시길 바랍니다, 콘스탄챠 S2.”


“주인님.”
 
“생각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뭐가 그리 죄송하신가요.

 

그냥 꺼지라고 말해도 한 마디 못하는 바이오로이드 따위한테.

 

아무것도 빚지지 않았으면서 저희를 위해 이렇게 애쓰시는데.

 

대체 무엇이 그리도 죄송하신가요.

 

저는 조용히 방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조금 울었습니다.

 

 

 

 

 

 

 

 

 

 

 

 

콘스탄챠 포지션=잔소리 심하지만 엄청 걱정해주는 마누라

여태껏 세수에 미친 것 같은 이미지만 나왔지만 아스널도 사실 한 성격한다.

애초에 지휘관들 모두 성격 장난 아니라 거기서 밀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리고 여기 메이는 킹치만이 아니다. 일상에선 킹치만일지도 모르지만

진지한 문제에 한해선 남들 이상으로 성깔 더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