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고 난 뒤 첫 기억은 눈앞에있던 도끼였다
건물 구석 소화전에나 걸려있던 커다란 소방도끼

뭐에 맞은건지 뒤통수에는 강한 충격이 느껴졌고
근처 책장에는 책들이 어지럽게 놓여져있었다

"드래곤...슬레이어..?
내가 저런책을 가지고있었나?"

다음으로 느껴진건 왼쪽눈의 이상한 시야였다
분명 눈은 보이지만 무언가에 가려져있는듯한...
나는 손을 더듬거리며 눈가를 만졌다

"안대..? 난 이런걸 하고 잠든 기억은 없는데?"

안대에 그려져있는 꺼림직한 마크를 무시하고
나는 주변을 다시 둘러보기 시작했다

"흐음.. 아무리봐도 내방은 아니야..."

무슨 방탈출카페인가?
아니면 쏘우처럼 미치광이 살인마한테 납치라도 당한건가?

그런게 아니고서야 이런 조그만한 방에 혼자...
혼자..?

잠깐만... 이 방 어디선가 본적이 있어
소방도끼, 드래곤슬레이어, 안대,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 헤진 드레스까지

"하 시발 좆됀거같은데"

잘 모르겠지만 나는 좌우좌가 되어버린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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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정리해보자

난 분명 어제 잘준비를 하고, 통발폰을 키고, 이불덮고 그냥 바로 골아떨어졌는데
왜 도대체 왜 좌우좌가 된거지?

하다못해 트럭에라도 치였어야하는거 아닌가?
걍 자다가 이렇게 홀라당 변해버린다고?

"시발... 사놓고 안한 게임도 얼마나 많은데
아직 뽀삐도 다 못캤다고"

지금 알아챘는데 이제 목소리도 완전 어린여자애다
이거 아무리봐도 좌우좌 확정이야

"옷상태 보니까 여기서 반백년 이상은 썩은거같네
옷장에 옷도없으니 이게 사실상 마지막 옷인가"

하... 옷은 그냥 그렇다 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

내가 좌우좌가 된게 맞고 여기가 라스트오리진이면
여기서 가만히 기다리기만 해도 사령관이 오는거 아닌가?

드래곤슬레이어에 안대에 도끼까지 나왔으면
이 개체가 스토리상의 특수 좌우좌인거같은데
그럼 난 사령관이 오면 그 중2병같은 말투를 써야하나?
연습이라도 해볼까?

"큭큭.. 짐의 사안에는 드래곤 슬레ㅇ...
시발 항마력딸려서 못하겠다"

난 이런 말투로는 절대 못산다
내가 좌우좌가 된 시점에서 원작대로 가기는 그른거야

"그냥 원작 사령관처럼 능력있는애 와서 꿀이나 빨고싶다... 아..."

잠깐만, 내가 이러면 사령관은 원작대로일까?
사령관이 ㅈ간이면 어떻게하지?
놀이공원 c구역을 재연하려고 하는 미친새끼면... 죽이고 도망쳐야하나?
난 지금 바이오로이드인데 불가능하지 않을까?
어떤 방법이라도 있을거야 그러니까...

수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는 도중
굳게 닫혀있던 등대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난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 있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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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처음써봐요...
욕만하지 말아주시구요...
솔직히 이제 개강이라 여기서 끝날지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