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용이는 <디스코 엘리시움>이라는 멸망 전 게임을 알게 된 이후부터 기억을 잃은 형사를 자처하며 오르카호 곳곳을 쑤시고 다닙니다


불침번을 선 브라우니라면 한손에는 손전등을, 다른 손에는 방법서설을 든 채 컴컴한 복도를 거니는 그녀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철용이가 게임의 표지와 시놉시스'만' 접한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기에 적잖은 바이오로이드들은 그녀의 어설픈 탐문에도 성심성의껏 응해주는 편입니다


가끔 어린 바이오로이드들이 그녀의 열정에 반한 나머지 몽구스팀 숙소로 찾아와 의뢰를 맡기곤 하는데 예상 외로 실적이 괜찮다고 합니다


가장 유명한 사건이라면 <밤마다 낡은 탈의실 인근에서 출몰하는 사족보행 미확인생물>과 <발할라 부식창고에서 발견된 생리현상의 흔적>으로 후일 스프리건이 수사 과정을 특집기사로 다루며 유명세가 퍼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최근 철용이는 '기억을 잃은' 형사라는 모티프에 주목해 (있지도 않을) 자신의 과거사를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몽구스 팀원들이 스틸 드라코 개체의 유전자 씨앗과 제조 기록까지 보여주며 쓸데없는 짓이라고 그녀를 만류했지만 그녀의 열의를 꺼트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