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대세란 나누어진 지 오래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진 지 오래되면 반드시 나누어진다. 세상에는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

- 나관중, 삼국지연의 中





왕후장상영유종호(王侯將相寧有種乎), 왕이 되기 위해 태어난 씨가 따로 있던가. 

만약에라도 누군가가 그렇게 질문한다면 나는 누구보다도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다.


"왕의 종자는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은 나이다."


누군가는 오만하다고 손가락질할지도 모르나 나에게는 그럴 자격이 충분히 존재한다. 나는 최후의 인류의 후손이니까.

그리고 어떤 왕이라도 겪는다는 폭풍우와 같던 시련도 견뎌냈다. 이 자리에 도달하기 위한 철혈의 길은 그 무엇보다도 험난한 시련이었다.


그리고 기나긴 시간 끝에 시련과 혈통, 나는 두 가지의 옥새를 손에 쥐는데 성공했다.


유리 천장 아래로 쏟아져 내리는 햇살을 가로질러 저 멀리 보이는 왕좌로 걸어 나간다. 

길고 큰 공동의 아래로 오직 나의 발소리만이 사방에 울려 퍼진다.


저 자리에 앉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던가. 얼마나 많은 불을 뿜었던가. 얼마나 많은 고난을 겪었던가.


오직 나의 시선은 눈앞에 자리 잡은 왕좌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철혈의 왕관의 아래에서 탄생한 왕좌는 묵묵히 그 위치에 서서 나를 반기고 있었다.

한 걸음씩, 왕좌로 다가갈 때마다 가슴 안에서 무언가의 감정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온몸을 경련시킬듯한 감정의 홍수는 이윽고 뇌 안까지 가득 물들이고 말았다. 


"...후우."


왕좌의 앞까지 도착하자 나도 모르게 가벼운 한숨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마약에 도취된 것만 같은 흥분감을 가라앉히기 위해 호흡을 들이마시고는 왕좌에 몸을 기대어 앉는다.


"하하..."


이거다. 오직 이것만을 위해 이 빌어먹을 게임을 해왔던 것이다. 왕좌에서 내려다보이는 장관을 감상하면서 팔걸이에 손을 가져다 대자 푸른빛의 지문인식을 거친 후 기계적인 음성이 나를 반겼다.


- 환영합니다. 총사령관님.


역시. 아버지의 유전자를 이어받는 내게도 총사령관의 자격이 주어졌다. 곧이어 왕좌의 앞에 수십 개의 푸른 홀로그램 창이 가득 채워지자 하나하나를 눈에 세겨 담듯이 읽어나갔다.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통신 설비들과 자료들, 사방에 설치된 카메라가 이어주는 눈들, 그리고 지상을 가득 채운 공장의 시스템까지.

오직 이 왕좌를 위해서만 준비된 모든 장비들이 충성을 맹세하는 기사와 같이 줄지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왕을 맞이하는 수많은 시스템들을 바라보자 드디어 나의 위치가 실감이 되었다.


나는 오늘, 오르카의 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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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돌아오는 날, 나의 후계자를 정하도록 하겠어."


그게 오르카 호의 총사령관이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이 말을 마지막으로 총사령관은 오랜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당시 멸망 전에 유행했던 휩노스 병과는 달랐다. 철충과 PECS의 레모네이드, 그리고 별의 아이와의 전쟁은 총사령관의 몸에도 깊은 상처를 남겼고, 총사령관은 더 이상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다.

마지막 전쟁이 있기 전에도 많은 바이오로이드들이 무너져가는 신체를 걱정하여 잠시 요양이 필요하다고 부탁에 가까운 조언도 남겼으나 총사령관은 마지막으로 휘어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도, 그것을 놓칠 사람도 아니었다.

원래부터 타인에게도, 자신에게도 엄격한 사람이면서도 머리가 뛰어나 전체를 바라보던 총사령관의 눈에는 이번 기회만큼은 놓칠 수 없다고 판단했었다.


그리고 마침내 총사령관은 다시 지구를 되찾을 수 있었다. 

비록 남아있는 인간은 총사령관을 제외하고는 한 명도 없었고, 멸망 후의 전쟁을 통해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 자연이었지만, 어쨌든 더 이상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와 동시에 그의 몸도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오빠. 장담컨대, 이 상태로 치료를 안 하면 1년 안에 사망할 거야."


닥터는 당시에 남아있던 기구들을 통해 총사령관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었다. 닥터의 호언장담에는 그럴듯한 근거가 있었다. 육체와 정신적 피로는 물론이고, 위험한 고비를 넘기면서 몸에 박혔던 파편들은 결국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면서 몸 안에서 썩어가고 있었다.

또한 각종 방사능까지 피폭되었던 신체는 점점 두뇌가 내리는 명령조차 수행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본인도 이제는 쉬어야 할 때가 왔다고 느꼈던 것이다.

그 탓에 전쟁이 끝나고 오르카 호는 해안가에 정착하여 새로운 연구시설로 개조되었다. 마치 왕궁과 같은 형성을 하게 된 신도시는 '왕도 오르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는 거대한 공업 도시를 형성하였다. 

철충의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자 AGS는 바이오로이드보다도 효율이 높고 충성심 높은 병사가 되었으며 왕도의 지하에 거대한 의료설비의 안에서 잠들어있을 총사령관을 지킬 강력한 방패가 되어주었고, 왕도는 그 AGS를 생산하고 그나마 덜 폐허가 되었던 대륙 전체를 관리할 장비가 되었다.


총사령관은 전쟁을 준비하면서 이미 자신의 육체가 오래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 뒤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도 생각해두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르카호의 상륙지점과 제조설비, 설계도 등의 준비들을 끝마치고 마지막 전쟁에 들어갔고, 총사령관이 자리를 비우더라도 새로운 제국이 유지는 물론, 발전까지 할 수 있도록 설계해두었다.


문제는 명령권자의 부재였다. 

아무리 지휘관급 바이오로이드들은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명령만큼의 능력을 수행하기는 힘들었고, 총사령관이라는 구심점이 사라지고 나서는 더 이상 바이오로이드들을 하나로 묶을 방법이 없어져 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사태를 대비해서 사령관은 후계자를 만들어 두었으나 그는 이것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엄격한 사람이었으며 실패를 용납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실패하여 자기가 돌아왔을 때, 제국이 황폐화되어 있지는 않을까 걱정하였다.

이러한 걱정은 바이오로이드들에게도 닿았고, 언제나 총사령관에 대한 애정이 있던 그녀들에게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럼 지휘관 개체들을 중심으로 만드시는 건가요?"


평소답지 않게 조금 차가운 듯한 목소리가 콘스탄챠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총사령관은 그녀가 건네는 말처럼 차갑게 식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함께한 지 십여년이 지나면서 눈빛만 봐도 서로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사이까지 발전한 탓일까,

그녀의 눈동자 안에 잠시 흔들렸던 감정을 읽은 총사령관은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콘스탄챠. 이게 그런 일이 아님을 알고 있잖아."


"...네, 물론이에요 주인님. 죄송해요..."


바이오로이드는 AGS보다도 인간에 가까운 존재들이다. 그만큼이나 감정적일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나의 옆에서 말끝을 흩트리고 있는 그녀도 마찬가지다.

오늘날까지 임신에 성공한 바이오로이드는 콘스탄챠, 그녀뿐이었다. 그러한 점은 그녀에게 있어서 보다 자신의 주인에게 감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근거가 되었을 테지.

그리고 이러한 질투가 얼마나 부끄러운지에 대해서는 그녀도 이해하고 있었다. 공적인 자리에서 공과 사를 혼동할 정도로 그녀는 어리석지 않다.


"아... 죄송해요. 잊어주세요."


연달아 사과한 콘스탄챠는 잠시 주저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고는, 다시 평소의 미소를 보이며 주인의 옆으로 다가갔다. 총사령관은 옆으로 다가온 그녀의 몸을 살짝 끌어안고 고개를 묻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오르카 호의 안에서 유일하게 자식을 가졌던 바이오로이드.'


그녀가 티는 내지 않더라도 이 타이틀에 얼마나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그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사령관은 그녀를 끌어안은 채로 시선을 돌려 자신의 책상 위에 올려진 보고서를 바라보았다.


- Artificial Insemination Plan Report


책상의 위에는 인공 수정에 관한 닥터와 포츈의 보고서가 태블릿의 위로 푸른빛을 밝히고 있었다. 그 안에는 인공 수정을 위한 설비들의 상황과 그 후의 케어를 위한 조치들에 대한 자료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그와 더불어 현재 진행 중인 인공 수정 계획의 진행 정도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쓰여 있었다. 총사령관 자신이 제안했던 인공 수정 계획은 결국 실행의 단계까지 올라오고야 말았다. 

현재 자신의 뒤를 이을 인간이 한 명뿐이라고 한다면, 인공 수정을 통해서 아이를 만들어 그 빈자리를 채우자는 취지의 계획은 다른 지휘관 개체들의 극진한 환호를 받으며 통과되었다.

임신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전쟁으로 인해 사지로 몸을 던져야 하는 당시의 상황상 임신이 거의 허용되지 않던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이렇게라도 총사령관과 자신의 연결고리를 만든다는 것은 오랫동안 기다리던 기회와도 같았던 것이다.

닥터의 도움으로 인공 수정이 가능한 설비를 구축하게 되자 모체가 될 바이오로이드의 탐색이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지휘관 개체들의 난자를 통한 인공 수정이 결정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우수한 개체를 생산하는 것이 초기의 목표였던 만큼, 지휘관 개체가 제적임은 의심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었다.


그 결과적, 총 14명의 바이오로이드가 그 영광을 누리는 행운의 주인공으로 간택되었다.

아니, 사실상 결과론적으로 이미 정해진 인물들이었으니 행운이라고 할 수는 있는 것일까.


어느 쪽이든 총사령관은 이제 결정만을 앞둔 상황이었다. 그의 승인 사인 한 번이면 새로이 14명의 아이들이 생겨날 것이다.

그것도 자신이 잠들고 나서야 태어날 얼굴조차 알지 못할 자신의 아이들.


'아이들이 생기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콘스탄챠를 끌어안은 손에 힘을 넣으며 총사령관은 마음 깊이 다른 생각을 이어나갔다.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인공 수정에 대한 결단은 굳게 내려진 상태였다.

그의 마음속에는 그 이후의 결과에 대한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


'문제는 우수성이다. 얼마나 우수한지가 관건이지.'


총사령관은 이미 콘스탄챠의 아이에게 흥미를 잃었다. 비록 아버지의 모습을 광고하듯이 보여주고는 있었지만, 그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첫째 아이의 능력에 대한 평가가 끝마쳐 있는 상태였다.

총사령관이 판단하는 아이의 가능성은 10살이면 충분히 가릴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가 보여주는 가능성은 총사령관의 마음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편이었다.

오랜 세월을 적들과 싸워오면서 총사령관이 사람을 가리는 방법은 필요성의 차이뿐이었다. 그가 그리는 지도는 이미 대륙을 넘어 폐허가 되어버린 땅들까지도 염려해두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지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자신만큼이나 뛰어난 지휘관이 필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지휘관 개체를 모체로 삼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는 마지못해 수락하는 척 연기까지 하면서 속으로는 비릿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혹시라도 추첨이라도 하겠다느니,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 날에는 스스로 그렇게 진행되도록 대화를 유도할 생각이었으나 체력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생겨난 소소한 행복이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 콘스탄챠."


자신의 앞에서 불안한 눈빛을 내비치고 있는 콘스탄챠에게 입 밖으로는 걱정스러운 말투로 안심시키고자 말을 건네고 있었으나 오직 한가지 생각만이 머릿속을 매우듯이 차지하고 있었다.


'시간 관계상 지금부터 천천히 키우기는 힘들다.'


특히나, 바이오로이드와 인간의 사이에서 태어나는 아이는 성장하는 동안 체내의 오리진 더스트가 함께 성장하면서 신체를 갉아 먹기 때문에 이를 견디기 위해 성장기를 뛰어넘을 수술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곧 잠들어야 할 사령관을 대신해서 이 대인원을 이끌어나가려면 최대한 빨리 지휘관으로 성장할 필요가 있었다.

앞으로 3개월 안에 치료 캡슐에 들어가 동면상태가 될 총사령관에게 있어서 앞으로의 인류 재건은 시간과의 싸움이 되리라 판단한 것이다. 비록 잠깐은 콘스탄챠의 아들인 세바스티안이 자신의 대타가 될지라도 인큐베이터 안에서 지식과 육체를 갈고닦은 더욱 뛰어난 인재가 자신이 깨어날 때까지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세바스티안은 누구보다도 소중한 나의 아이인걸."


'결국 수술비용과 시간적 효율을 생각한다면 인큐베이터를 통해 급속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


총사령관은 천천히 끌어안았던 손을 풀고는 자신의 품에 기대어있던 소중한 부관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 오랜 전쟁 동안 자신을 보좌한 중요한 인재였다. 그래서 그녀의 아이에게도 많은 기대를 품고 있었지만 그 기대는 사그라들었고 이미 새로 태어날 14명의 아이에게로 관심이 기울어져 있었다.

손을 들어 올려 콘스탄챠의 뺨을 쓰다듬던 총사령관은 자신을 바라보는 부관의 눈동자 안을 바라다보았다. 그녀의 눈 안에서 보이는 자신에 대한 무한한 믿음. 명령만 한다면 아무 의심도 없이 사지로 뛰어들 수 있을 것만 같은 이 충직함은 총사령관도 높게 평가하는 요소였다.

그는 자신을 바라보며 살며시 홍조를 띄우던 그녀의 모습에 작게 웃으며 그녀의 귓가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


"약속할게. 다른 어떤 아이가 태어나더라도 세바스티안은 나의 자리를 이어받게 될 거야."


'부디 내가 잠든 사이에 우수한 아이가 태어나있기를.'


사령관은 자신의 품으로 파고드는 콘스탄챠의 체온을 느끼면서 다시금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계획성을 추구하는 총사령관의 성격은 지금까지 오르카 호를 이끌고 수많은 적들과 대적하며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하고 계획하는 것. 그것만이 완벽한 결과를 산출해내는 방법이라고 믿고 있는 총사령관에게 있어서 콘스탄챠에게 가식적인 위로를 건네는 시간조차도 자신의 새로운 미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일 뿐이었다.

자신의 아이에 대한 칭찬을 들은 덕분일까. 조금은 안심이 된 콘스탄챠가 가슴속에서 숨을 고르던 사이, 총사령관은 눈을 감고 자신이 깨어나고 난 후의 일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인큐베이터를 통해 디자인하여 성장하더라도 골격을 다지기에는 최소 6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닥터의 말에 따르면 그는 최소한 10년은 동면상태로 치료를 지속해야 할 정도로 깊은 내상을 가지고 있었다. 왕도 오르카의 지하에서 치료에 들어가는 동안에는 전혀 정치에 관여할 수 없을 테니 자신의 장남인 세바스티안이 정치를 대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신의 아들의 부족함을 알고 있는 총사령관의 입장으로서는 가장 중요할 건국 초기에 이런 대업을 맡기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6년 전으로 돌아가 진작에 인공 수정에 대한 계획의 발의를 제안했을 정도로 못 미더운 아들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서 다시 고민할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과거에는 교훈만을 얻고 후회를 하지 않는 그의 사고방식은 다시금 계획에 대한 설계에 집중하도록 도와줄 수 있었다.


'내가 잠들고 4년이 지났다면 충분히 자신만의 업적을 쌓거나 자신의 재능을 뽐내고 있을 것이다. '


낭중지추(囊中之錐)라고 하였던가. 주머니 속의 송곳은 어떤 방법으로도 숨길 수 없다. 결국에는 튀어나와 그 날카로움을 뽐내게 되리라.


'혹시라도 동면이 길어진다면 더욱 판단하기만 쉬워지겠군. 치료가 짧아진다면 그건 그것대로 내가 직접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느 쪽이든 미래를 위해 보다 나은 후계자가 탄생하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나.'


그렇게 생각한 총사령관은 품속의 콘스탄챠를 토닥여주고는 다시 평소의 업무로 돌아가도록 지시하였다. 잠시의 안식이었으나 품속에서 어떤 희망을 보았던 것인지 편안해진 표정으로 책상을 정리하던 콘스탄챠는 명령받은 대로 책상 위에 차갑게 식어버린 차를 가지고 업무에 복귀하도록 서고의 밖으로 몸을 돌려 걸어나갔다.

그 뒷모습을 지켜보던 총사령관은 책상에 앉아 다시 눈을 떴을 때 어떤 변명으로 세바스티안을 내보내고 새로운 후계자로 삼을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공백포함 7874자, 공백제외 6021자 사람인 글자수세기 기준입니다.

원래 프롤로그로 생각했던게 있었는데 다세어보니까 공백제외 4821자가 나와서... 프롤로그부터 새로 쓰느라 고생좀 했음...


일단 라오가 소재인만큼 가능하면 그 설정을 살려보려고 했는데 글의 소재상 조금씩은 성격의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탓에 그나마 근거를 만들기위해 사령관을 좀 싸이코패스로 만들었습니다. 십여년간 사령관과 전선을 넘어오면서 바이오로이드들도 사령관에 맞춰서 성격이 조금씩 뒤틀리게 되었다는 설정입니다. 앞으로 좀 더 근거가 확실시 될 수 있도록 풀어나가도록 해보겠습니다.


총사령관의 명칭은 사령관에서 그냥 발전한 상태라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전쟁이 다 끝나고 완전히 평화가 찾아온 상태의 배경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키보도 대회라길래 엄청 오래할 거 같아서 장편으로 쓸 작품을 생각하니까 그다지 생각나는게 많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급하게 장편이 될 수 있을만한 소재로 글 써봤습니다. 솔직히 다음주 분량 어캐 뽑아낼지 좀 걱정되긴 하네요.

일단 될 수 있는 곳까지 노력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