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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평화로운 오르카. 대충 야스마스터 철남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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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사건 이후. 

 

“주인님.” 

 

“어… 바닐라… 미안해…….”

 

그 사건 이후 바닐라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단번에 수복실로 옮겨졌고 다행히 그저 깔끔하게 절정한 것 뿐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안정을 위해 몇시간은 누워있으라는 말 이후, 나는 바닐라와 단 둘이 방에 남겨지는 너무나도 불편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고. 근데 어쩔 수 없잖아. 내가 잘못한거잖아. 간병아닌 간병이라도 해 줘야지. 물론 엄청난 독설이 내 가슴을 후벼파겠지ㅁ…

 

“그… 평소에도… 저를 이렇게 하고싶으셨던 것이라면… 바보 주인님이라도… 괜찮…아요…”

 

어?

 

 

그리고 역시나 하나도 놀랍지 않게도, 문제의 사건이 담긴 영상은 대단하신 탈론-허브를 통해 [츤데레 메이드 즉시암컷타락 강제최면절정]이라는 누가봐도 정신나간 제목과 함께 오르카 전역에 퍼지게 되었고, ‘사령관의 명령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강제절정할 수 있다’라는 소문 역시 스틸라인을 주축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아니… 도대체 ‘오르카의 보이지 않는 손’은 뭐야? 애초에 손도 아니었고.”

 

“오빠 손이 정말 대단해서 어떤 여자라도 단숨에 보내버리는 초음파 진동 기능, 팬텀 언니나 셰이드를 능가하는 광학미채 스텔스와 함께 그 어떤 여자의 치마 속으로든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동 기능까지 있는건가보지, 뭐.” 

 

“말이 되는 소리를 해… 하아… ”

 

똑똑. 

한숨을 쉬는 타이밍에 맞춘 듯이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온다. 아까 불렀는데 이제서야 오나보네. 

“들어와”

 

“저… 사령관님…? 그게…”

 

들어온 주인공은 바로 오르카에 괴소문을 퍼뜨린 탈론-페더 씨 되시겠다. 그래. 주인공이지. 

 

“탈론.”

 

“네? 네…에에…”

 

“내가 다 찍어도 좋으니까 딱 세 군대만 찍지 말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어디였더라? 기억이 잘 안나는거같기도 하고.” 

 

“그… 허락 받지 않은 상대와의 비밀의 방과… 화장실… 그리고…”

 

“사령관실이었지? 아마?”

 

“네…”

 

그래도 이정도면 내 쪽에서도 많이 양보한 거다. 비밀의 방에서 매일 밤 생산되는 무한의 포르노는 오르카 대원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오락거리나 다름없으니 동침하는 상대방이 허락만 한다면 얼마든지 찍어도 좋다고 했고… 화장실은 솔직히 상식적이라면 찍으면 안되잖아. 용변 보는 모습까지 오르카 전역 그리고 요안나 아일랜드에까지 생중계되고싶지는 않다고. 

 

반면 사령관실은 지휘관들과의 회의나 오르카 내 업무를 포함한 기밀정보들이 다루어지는 경우가 빈번한지라,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펙스의 해킹에 대비해서 찍지 말라고 한거다. 닥터는 그런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며 걱정 붙들어 매라고 했지만, 만일을 대비하는건 언제나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고민상담도 이루어지는 나름 프라이빗한 공간이니 말이다. 

 

“벌을 줘야겠네.” 

 

“벌… 벌이요? 좋아요! 벌 주세요!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으윽… 탈론언니 좀 깬다…”

 

와. 마조다. 저건 누가봐도 마조잖아. 

 

“나도 명령권을 쓰고싶지는 않지만, 최근에 걱정되는 부분이 있어서 말이야… 그 실험에 참여해준다면 좋겠는데. 탈론밖에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오빠정도면 명령권을 이상하리만큼 안 쓰기는 해… 뭐어, 애초에 도구취급되던 바이오로이드의 명령권에 대한 자세한 데이터는 남아있지 않으니 이 참에 나도 더 얻을 수 있다면 좋지만.” 

 

“뭔데요? 설마 n시간 절정 지옥에 빠뜨리시려는 건가요? 탈론페더,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젠 눈에 하트까지 띄우고 있네. 마조다. 

 

“하아… 탈론페더, 명령이야. 앞으로 일주일동안 절정 금지다.” 

 

“…”       “오빠다운 벌…이긴 하네…”

 

 

잠깐의 침묵 뒤에는 탈론페더의 절규가 이어졌다. 

 

“안돼요!! 제 유일한 낙이란 말이에요!! 시크릿캠 포르노 촬영 후에 편집하면서 감상하면서 가버리는게 제 일과인데!!” 

 

“그걸 좀 자중하라고. 찍으면 안될 곳을 찍었으니 벌은 받아야지. 애초에 사람은 1주일정도 참는다고 죽지 않아. 절대로. 그치? 닥터?”

 

“전 죽어요 죽어요 죽는단 말이에요오오!!!!”

 

“대신 잘 참고 앞으로 약속을 어기지 않겠다고 다짐하면 일주일 후에 바로 비밀의 방에 불러줄게.” 

 

“어… 알겠습니다!!!” 

 

그렇게 좋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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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일주일 후. 

 

“사령관니이이이임…”

 

“그래. 잘 참았어. 이제 찍지 말라는 건 안찍을거지? 약속은 지켜줘.” 

 

“아…알겠어요.. 빨리… 빨리…” 

 

“빨리?”

 

“섹스해주세요…”

 

당연히 꼴린다. 그 뒤로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없이 즐기다가 문득 탈론의 상태가 이상한 걸 발견했다. 

 

“탈론? 괜찮아?” 

 

“가… 가게… 해주세요오… 명…려엉…” 

 

아. 

 

시계를 보니 11시 45분을 지나고 있다. ‘일주일’이라는 게 꼭 12시가 지나야 하는 거였나… 

 

“알았어. 미안해… 탈론페더, 명령은 철회야. 마음껏 가버려도 좋아.” 

 

“햐악?!” 

 

곧이어 눈의 초점이 살짝 흐려진 탈론은 나를 부여잡고 미친듯이 경련하기 시작했다. 

 

“햐윽… 윽… 으극…가… 아……”

 

“너무 격렬한 거 아니야? 하하….”

 

“에…. 극…”

위험해 보인다. 눈의 초점이 흐려지고 침을 질질 흘리며 밑으로는 고장난 수도꼭지 같이 물을 뿜어내고 있는 수준이다. 설마 이때까지 참아왔던 자극이 한번에 폭발해버린 건… 

 

“헤윽… 아…”

 

외마디 신음을 끝으로 탈론페더는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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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어… 다프네…” 

 

“적당히 해달라고 부탁드렸잖아요…” 

 

“적당히 하려고 했는데… 미안… 생각 못했어, 이건…”

 

“주인님은 필드보스가 아니라 레이드몹이라고 그랬어요. 혼자서 저렇게 감당하다보면 못 버틴단 말이에요.”

 

“그건 또 누가 그런거야…”

 

진단 결과는, 저번과 똑같이 그냥 매우 격렬하게 절정한 것 뿐이라고 한다. 마치 시간정지물에서 정지된 시간동안 받은 쾌감이 헤제 후 한번에 몰려오는 것과 같은 건가. 탈론-허브의 위대함이란. 

 

“그럼 저도 이만 퇴근해 볼 테니, 주인님도 가 보셔도 돼요.” 

 

“응. 고마워 다프네.” 

다행히 탈론페더는 잠시 후 깨어났다.

 

“사령관…님…” 

 

“일어났어? 괜찮아?” 

 

“네… 괜찮았어요… 완전… 최고… 헤헤…” 

 

“최고고 뭐고 기절했잖아.”

 

“그럴 정도로 좋았는걸요… 후아아… 사령관님.”

 

“응? 뭐 필요한거 있어? 물이라도 좀 갖다 줄까?” 

 

“그… 아직 만족 못하셨죠…? 여기 우리 둘밖에 없는 것 같고…”

 

오늘 밤도 잠 자기는 글렀네. 

 

좆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