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음집 ::

위 그림을 누르면 모음집으로 이동합니다

(다음편 예고가 모음집에 추가되었스빈다)










오랜만에 단독 썸네일







83.




꽃샘추위때문에 굉장히 추웠던 어느 날.




" 크.크.크. 어리석은 부하같으니!

내게서 이것을 뺏어갈수 있을줄 알았더냐! "


" 내놔~ 그거 내가 산 초코바라구! "


" 어허! 진조의 프린세스에게 감히! "




" ... "


1번 시식 테이블에서 LRL양과 알비스 양이 초코바 하나가지고 다투고 있었어요.

그 모습을 지켜 보고 있는 에이미 양이 테이블 맞은 편에 앉아 웃으며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고 있었죠.



그리고 2번 시식 테이블에는..



" 휴. 역시 오늘같이 추운 날, 아침 일과 후에는 새우ㅌ이 역시 진리라니까. "


" 2712번. 넌 너무 맛알못이다. 오X기 새우ㅌ을 왜 먹어?

농X 새우탕이 근본이지. "


" 아이고. 우리 동기 2730번님께서는 맛잘알이라 좋으시겠슴다~ "



브라우니 두 분이서 라면을 먹으며 만담을 나누고 있었어요.



" 그나저나, 요즘 아침에 빵식이 너무 많이 나오지 않냐?

그놈의 토스트랑 군대리아.. 어휴. "


" 요즘 빵식이 아니여도 짬밥맛이 영 아니던데. 소완 주방장님, 요즘 감 떨어지신거 같아. "


" 안 그래도 어제 마음의 편지를 넣은 참이야. 소완 주방장님도 그거보고 좀.. "



" ...소첩의 감이 떨어졌다는 말씀이십니까. "



" !? "

" !? "



브라우니 두분이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어요.


그리고 그들 뒤엔 소완 양이 서있었죠.



" 소.. 소완 주방장님!? "


" 그.. 그.. 왜 여기 계심까..? 왜 취사장에 안 계시고..! "


" 조식이 빵식이니깐 그런 것이지요. 빵식인데 취사장에 주방장이 왜 필요하겠습니까. "


" 아..하하.. 그렇슴까.. "


" 그나저나, 어제 소첩이.. 마음의 편지라는걸 봤습니다만.. "


" 히익..! "


" 소첩이 한 밥이 맛이 없다, 맨날 빵식만 나온다, 아침으로 양파튀김을 달라.. 이런 내용이었사옵니다. "



" 그.. 그렇슴까.. "



" 헌데.. 소첩이 방금 뭘 들은거 같은데..

마음의 편지를 쓴 장병이... "



" ㅇ..야! 니가 넣었잖아! "


" 아... 그..!! 그 칼은 좀 내려주십쇼! 아니, 그게 아니라,

죄송함다! 정말 죄송합니다! "






딱 평소대로의, 손님이 많을 때의 평범한 편의점의 일상이네요.



시끌벅적하면서도 평화로운(?) 편의점의 분위기.


이런 분위기가 의외로 마음이 안정되고 좋아요.



비록 신경쓸게 좀 많긴 하지만..



예를 들면..



" 으앗! "



" 야아.. 내 초코바!!


아아.. 바닥에 떨어져서 산산조각이 났어! "



알비스양이 떨어진 초코바를 보며 울부짖었어요.


" 에헴. 그러니깐.. 짐의 것을 함부로 탐하니깐 그렇게 된.. "



" LRL 양. 본인이 떨어뜨리셨으니 스스로 치우세요, 아시겠죠? "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에이미 양이 한마디 했어요.



" ...네! "



LRL양은 자신이 떨어뜨린 초코바 조각들을 일일이 주웠어요.


그리고 그것들을 모두 주은 LRL양은 쓰레기통을 찾는 듯 두리번 두리번 거렸죠.



그걸 본 저는 카운터 의자에서 일어나 LRL양에게 다가갔어요.



" 제가 대신 버려드릴게요. "



" 정말요? 고마..! 크흠. 크.크.크. 진조의 프린세스는 꽤나 감동했도다! "


" 감동이고 뭐고. 내 초코바나 물어내. "



LRL양이 저에게 초코바 조각들을 주는 사이, 바로 옆에서 알비스양이 LRL양을 째려보며 말했어요.


그리고 그 사이, 그들 뒤에는 에이미 양이 와있었어요.



" 알비스양? 제가 대신 사과드리죠. 사과의 의미로 두 분 모두에게 초코바 하나씩 사드릴게요. "


" 정말요? 감사합니다! "



예상외의 훈훈한 풍경을 보니 미소가 저절로 나오네요.


저는 LRL양이 준 쓰레기들을 쓰레기통에 집어넣었어요.



그리고 백룸으로가 손을 씻고 곧바로 카운터로 달려왔어요.


에이미양의 계산을 도와드려야 했거든요.


제가 부리나케 카운터로 뛰어오자, 에이미양은 웃으며 저에게 물었어요.



" 호호, 유미 양, 꽤 바쁘시군요. "


" 에헤헤.. 이정도로 바쁘다고 하기엔.. "


" 천천히 하세요. 철충이 쫒아오는 것도 아니잖아요?

여유가 있을 땐 일도 천천히 하시는게 좋아요. "


" 네. 헤헤.. 감사합니다. "



" 띠리링~ "


에이미 양의 계산을 도와주는 사이 또 손님이 들어왔어요.



" 안녕하십니까. "


" ...안녕. "



저에게 인사를 건네는 비스트 헌터 양과


손을 가볍게 올려 뚱한 표정으로 인사를 하는 에밀리 양이네요.



" 어서오세요! "



저는 에이미 양에게 거스름돈을 주며 반사적인 인사를 했어요.



" 어쩜 말하자마자 바빠지셨네요.

후후. 아무튼 고마워요. 유미 양.


어머, 안녕하세요. "



거스름돈을 받은 에이미 양이 비스트 헌터양과 마주치자 인사를 건넸어요.


이에 비스트 헌터양이 앞으로 걸어나왔어요.



" 여기서 뵙는군요. 에이미 님. 안녕하십니까. "



비스트 헌터 양과 에이미 양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 ... "


" 언니도 먹을래? "


" ...맛있어? "


" 응! 엄청 맛있다구! 자! "


알비스 양이 초코바 하나를 까서 에밀리 양에게 내밀었어요.

에밀리 양은 알비스 양이 내민 초코바의 끄트머리를 살짝 베어물었어요.

그리고 에밀리양은 천천히, 오물오물 씹기 시작했어요.



" 맛있지? "


" ...응. "



에밀리 양이 옅하게 웃었어요.



" 아..알비스.. 지..짐의 초코바를..! 이게 무슨 짓이더냐! "


" 흥. 아까 내 거 뺏어먹은 벌이야! "


" ...히잉.. "



" 네. 그럼 좋은 시간 되세요. 모처럼 쉬는 날인데. "


" 예. 에이미님. 감사합니다. "



" 후훗. 이제 그만 싸우고 가요. LRL, 알비스 양. "


" 네! 야. 먼저 사과하면 너도 줄게! "


" 으으으.. 짐이 잘못했노라..

그러니 짐에게도 초코바를 달란 말이다.. "



" 감사합니다! 안녕히가세요! "



" 띠리링~ "





그렇게 에이미 양과 LRL양, 알비스 양이 나가고,


2번 시식 테이블에는..



" ㅈ..잘못했슴다.. "

" 다음부턴.. 짬밥 맨날 먹겠슴다.. "


" 오호. 소첩이 해준 밥을 여태 '짬밥'이라고 부르셨단 말씀입니까. "


" 그..그그극..그게.. "

" 아오.. 이 멍청이..! "


" 두 분께는 특별히 소첩이

'우유도 샐러드도 잼도 소스도 없는 군대리아'를 두 개씩 드리겠사옵니다.

물론.. 다 드실 때까지 보내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


" 드..듣기만 해도 목이 막히지 말입니다..! "

" ㅈ..제발 그 것만은..! "



" 띠리링~ "



그대로 소완 양에게 목덜미를 잡힌 채 끌려나가는 브라우니 두 분.



" 아.. 안녕히가세요.. "



그리고 테이블에는 새우ㅌ이 그대로 남겨졌네요.


저 분들이 10분이 지나도 안 오면 그냥 버려야겠어요.



이제 남겨진 손님은 이제 비스트 헌터 양과 에밀리 양 밖에 없었어요.



" 에밀리. 오늘은 뭘 살겁니까. "


" 제녹스가.. 먹고싶대... 리튬... "



비스트 헌터양과 에밀리 양은 그렇게 빵 코너 쪽으로 갔어요.



' ...그건 여기서 안 파는데. '



" 휴우.. "



아침부터 손님이 이렇게나 많다니. 평일이면서 쉬는 날이라서 그런지,


오랜만에 바쁜 것 같아요.



아참, 오늘이 쉬는 날로 선포된건 바로 어제였어요.


어제 아르망 양의 예측에 따르면


오늘은 근방에 철충도 보이지 않는데다,


꽃샘추위가 강렬해서 군인들도 힘들어할 날씨가 될거라고 했어요.


그래서 사령관님께서 파격적으로(?) 오늘 전체 휴무를 선언하셨죠.


물론 쉬는 날임에도 스틸라인 군인들은 아침 일과까지 오르카호 밖에서 진행했고,


당직자들이나 경계 근무자들은 혹시 모를 철충들의 습격과 시설 결함에 대비해 여전히 일을 하고 있지만요.



저도 지금처럼 일하고 있구요.



그래도.. 오늘은 밖이 굉장히 추우니, 편의점 근무가 오히려 좋을 수 있어요.


오르카호는 기본적으로 난방도 잘되고, 편의시설인 편의점은 더더욱 난방이 잘되거든요.


그래서 덕분에 이 추운날에도 따뜻하게..


" 번쩍. "









" ...깜깜해.. "


" 정전인 것 같군요. 전력실에 문제가 생긴 모양입니다. "




..지내기는 글렀네요.


에헤헤..








정산




손님:


에이미 레이저


LRL


T-13 알비스



구매 상품 : 인스턴트 커피(컵) 1, 오르카 초코바 3



수익 :


x4




손님:

T-2 브라우니 2712번


T-2 브라우니 2730번



구매 상품 : 농X 새우ㅌ 1, 오X기 새우ㅌ 1



수익 :



x2




손님:


소완



구매 상품 : 봉칼갈이 1


수익 :


x1



x1






84.





' 안보여.. '



편의점은 완전한 암흑에 휩싸였어요.


오르카호 입함 이래로 정전이 난 건 처음이네요.


일단 앞이 보이지 않으니 저는 뭐라도 불을 밝힐만한걸 찾아보려고 했어요.



' 어디 손전등이.. '



저는 보이지도 않는 POS기 아래를 휘적휘적 거렸어요.



" 우당탕탕! "



뭘 잘못건들였네요.


뭔가를 넘어뜨렸나봐요.



" 우당탕탕! "



매장 안쪽에서도 들려오는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


에밀리양도 뭔가를 건들였나 보네요.



" ... "


" 에밀리. 가만히 있으세요.

지금 움직이면 위험합니다. "


" 제녹스가.. 불을 켜주겠대.. "


" 실내에서 제녹스를 사용해선 안됩니다.

곧 비상등이 들어올겁니다. 조금만 기다리시죠. "



맞다. 비상등.


오르카호에는 비상등이 설치되어 있어요.


함내의 전력이 나갔을 경우, 이함에 대비해서 점등되는 것이 바로 비상등이에요.



물론 제가 직접 킬 순 없고, 마냥 기다려야 하지만요.



그 때, 편의점 천장에 설치되어있던 비상등이 붉은 빛을 내기 시작했어요.


곧 빛은 강렬해졌고, 어느새 편의점 내부를 온통 붉은 빛으로 비추었죠.



' 찾았다! 손전등! '



비상등이 들어오자 저는 손전등을 찾는데 성공했어요.



" 딸깍. "



손전등이 밝게 잘 켜지네요.


아무리 비상등이 들어왔을지라도, 온통 붉은색인지라 잘 보이는건 아니니,


저 분들 계산을 도와준 다음,


손전등으로 전에 더치걸 양이 제게 주었던 헤드라이트라도 찾아봐야겠네요.



" 빨개졌어. "


" 비상등이 들어왔군요. 우선, 살 건 사고 어서 방으로 돌아갑시다. "



잠시후.



" ...맛있었어.. 이거. "



카운터로 온 에밀리 양이 초코바를 저에게 내밀었어요.


아까 알비스 양과 LRL양이 먹던 초코바와 같은 거였죠.



" 네. 계산도와드릴게요. "


저는 초코바를 들고 바코드 스캐너로 초코바를 찍어보려고 했어요.



" ...어라. "



맞다. 지금 전력이 나가버린 상태인데.


POS기도 전원이 완전히 나가있었어요.


계산대도 열리지 않는 상태였죠.



' 잠깐.. 이걸 전에 억지로 열려고 했다가


어떤 사단이 났는지 생각해보자.. '



근육, 해킹, 합동공격, 폭발.



저는 초코바의 가격이 1모모라는것을 기억하고 있으니까,


POS기에 입력하는건 나중에 해야겠네요.



" 1모모입니다. "


" 여기 있습니다. "



에밀리 양 뒤에있던 비스트 헌터 양이 기다렸다는 듯 모모스티커 1장을 저에게 내밀었어요.


저는 모모스티커를 받아 POS옆에 내려두었어요.


전원이 들어오는대로 처리할 생각이었죠.



" 네. 감사합니다! "


"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갑시다. 에밀리. "


" 응..


...안녕. "



에밀리 양이 저에게 옅은 미소를 보이며 저에게 인사했어요.


비상등 때문에 온통 붉어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요.






정산




손님:


AT-100 비스트헌터


X-05 에밀리



구매 상품 : 오르카 초코바 1



수익 :


x1










85.



시간은 어느새 점심이 되었어요.


점심이 될 때까지도 오르카호의 전력은 전혀 돌아오지 않았어요.


듣기로는 닥터 양과 포츈 양이 전력실을 건들고 있기는 하다는데..


뭔가 곤란한 문제가 생긴 모양이에요.



근데.. 곤란한 문제는 그거대로 곤란한거고..



" 으.. 추워.. "



다시 말하지만 오늘은 꽃샘추위 때문에 굉장히 추웠던 날..


전력이 들어오지 않으니


함 내는 점점 추워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마치 늦가을을 연상케하는 온도까지 내려갔어요.



' 옷을 가져오려면 방으로 가야하는데.. '



문제는 전력이 나간상태라 잠금장치를 작동시킬 수도 없어서


저는 편의점을 비울수가 없었죠.


그냥 편의점을 비웠다가 도둑이라도 들면 큰일이니까요.



그때,



" 띠리링~ "



" 여기도 온통 빨갛네요. "



레아 양이 편의점에 들어왔어요.


레아 양의 머리에는 헤드라이트가 씌워져 있었죠.



" 어서오세요. "


" 아. 후훗. 안녕하세요. "



레아 양은 머리의 헤드라이트를 빛내며 카운터로 걸어왔어요.



" 유미 님. 굉장히 추워보이네요. "


" 에헤헤.. 이정도야.. 뭐.. 가뿐하죠.. "



레아 양의 말에 저는 덜덜 떨면서 대답했어요.


누가봐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말이었죠..


그런데 레아 양은 몸이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있음에도


별로 추운 기색이 보이지 않았어요.



" 근데.. 그.. 안 추우세요..? "


" 네. 얼마전에 제 동생인 티타니아를 상대한 이후로,


이정도는 추위로도 느껴지지가 않네요. "



티타니아라면, 얼마전에 복원되었다가 폭주하는 바람에 빠르게 제압당했던.. 그 바이오로이드네요.


그 때 사령관님께서 얼마나 기겁을 하셨는지..



" 에헤헤.. 그러세요..? "


" 제가 티타니아를 대신해서 사과드릴게요. 사실, 지금 오르카호가 냉기에 휩싸인 것도


티타니아의 영향도 좀 있거든요. "


" ... 정말요? "


" 네. 자기 방에 스스로 갇혀 살면서 냉기를 주변에다 뿜고있거든요.



...


어쩐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추워지더라니.



" 띠리링~ "



그 때, 편의점의 문이 열렸어요.



" 레아 언니~ "


붉은 빛 너머로 아쿠아 양이 들어왔어요.


" 어서오세요. "


" 아, 안녕! 유미 언니! "



아쿠아 양은 저에게 인사하며 뽈뽈 레아 양에게 달려왔어요.



" 아쿠아, 무슨 일이죠? "


" 헤헤.. 그게.. 목이 좀 말라서 음료수를 사먹고 싶은데..

아쿠아가 돈이 없어서요.. "


" 여기요, 스티커 가져가세요.

꽃 정리는 다 하셨나요? "



레아 양이 주머니에서 뽀끄루 스티커로 보이는 스티커를 아쿠아 양에게 주었어요.



" 네! 아쿠아랑 다프네 언니가 다했어요!

드리아드 언니는 아직도 병상에 누워있고

리제 언니는.. 크흠.. 주인님 오시자마자.. "


" 아.. 하하.. "


" 아무튼 고마워요 언니! 잘 먹을게요! "



아쿠아 양은 신난 표정으로 냉장고로 뽈뽈 뛰어갔어요.


붉은 빛 너머로 아쿠아 양은 짧게 날아올라 윗칸에서 음료수 하나를 집어들고


바닥에 착지했어요.


원래 비행장비는 반입 금지지만.. 아쿠아 양이니깐..



그리고 아쿠아 양은 뭔가 실망한 표정으로 카운터로 달려왔어요.



" 흠.. 이거 너무 미지근해. 유미 언니. "


" 그렇죠? 죄송해요. "


아까 전력이 나가서, 냉장고가 꺼져있거든요.


아이스크림 냉동고랑 냉동식품고는 전력원의 크기가 작아서 외로운 십자가의 발전기로 전력을 공급해 긴급 전원을 작동시킬수 있었지만,

냉장고는 공급해야할 전력이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지 그러지 못했어요.



" 정전때문에 냉장고가 꺼졌나 보네요. 유미 님. "


" 네에.. "


" 어떡해 언니? 이거 너무 미지근해.

콜라가 미지근해서 되겠어? "





" 아쿠아? 나중에 다시 와요. 언니가 나중에 과자도 사드릴테니. "


" 정말요? 알았어요! 레아 언니. 저 먼저 갈게요! "



레아 양은 갑자기 아쿠아 양을 편의점 밖으로 내보냈어요.


그리고 레아 양의 그 표정은 뭔가 떠오른듯한 표정이었죠.


그 표정은 비상등과 헤드라이트 아래에서도 뚜렷하게 보일 정도였어요.



" 저에게 좋은 생각이 있어요. 유미 님. "







잠시후.





레아 양은 떠나고 저에게 계획을 일부 이야기 해주고 갔어요.



근데 자세한 사항은 이야기 해주지 않았죠.




레아 양은 아까 종이 한장을 사더니, 저에게 펜을 빌려 종이에


무어라고 슥슥 적었어요.


그리고 꾸깃꾸깃 접어서 저에게 주었어요.



곧 '그 사람'이 오면, 10분정도 있다가 이 종이를 주라는데..




도대체 속을 알 수가 없네요.



그때,



" 띠리링. "


문이 열리며 엄청난 냉기가 입구에서 뿜어져 나왔어요!



" 으으으..! 뭐야..! "



그리고 거기엔 누군가가 서있었죠.



" ... 오베로니아 레아... "



바로.. 레아 양의 쌍둥이 동생. 티타니아 양이었어요.



" 으으으.. "



그 분이 다가올수록, 금방이라도 얼어붙을 것 같은 추위가 몰려왔어요.



" ... 냉장고가 어디지? "


" 네? 냉장고요? "


티타니아 양은 저에게 냉장고가 어딨냐고 물었어요.


그리고 저에게 이상한 종이 하나를 내밀었죠.



" ... 이건.. "


" 여왕이 레아를 대면하러 왔어. ...순순히 말해..


안그러면.. 너도 죽일거야.. "



" ... 어.. 저기.. 백룸가시면 있어요.. "


" ... "


티타니아 양은 차갑게 돌아서더니 백룸을 향해 조용히 걸어갔어요.


그리고 냉장고 문을 열더니, 문을 닫아버렸죠.



" 이 종이는 뭐야.. "



저는 티타니아 양이 준 차가운 종이를 펴보았어요.



글씨가 적혀있네요.






편의점 냉장고에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직접 갈테니.


거기서 결판을 내자. 티타니아.


너무 겁나면 오지 않아도 되.






아참. 할 말이 있어.










응애.





...


응애..?



일단 저는 냉장고로 다가가보았어요.


냉장고 앞으로 가니,


왜 티타니아 양을 냉장고로 불렀는지, 저는 대충 깨달았어요.



' 아깐 16℃였던 냉장고가 지금은 5℃..? '



티타니아 양 덕분에, 냉장고는 금방 차가워졌어요.


그런데..



" 죽일거야.. "



...?



" 감히 여왕에게.. 네가 아기인 척을 해..?


기분 나빠...


죽일거야.. 죽일거야.. 죽일거야.. 죽일거야..

죽일거야.. 죽일거야.. 죽일거야.. 죽일거야.. "



... 레아 양..


도발 솜씨 하나는 기가막히네요.




잠시 후.




" 띠리링~ "


" 안녕! 유미 언니! 아쿠아 또 왔어! "



아쿠아 양이 다시 편의점으로 들어왔어요.



" 네! 어서오세요! "



아쿠아 양이 냉장고 문으로 다가가던 그 순간,



" 번쩍. "



편의점의 하얀 형광등이 모두 켜졌어요.


그리고 꺼져있던 냉장고와 냉동고도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어요.



' ..전력이 돌아왔어! '



" 휴우.. 드디어.. "



안도의 한숨을 쉬던 그 때,



" 으아앙..! 언니!!! "


" ...? 아쿠아 양? "



다시 고개를 내려보니, 아쿠아 양이 손에 콜라캔을 쥐고 울상을 짓고 있었어요.



" 언니..! 아쿠아 손에..! 콜라가 붙었어!! "


" !? "


저는 아쿠아 양에게 달려가보았어요.


아쿠아 양의 손에 콜라캔이 딱하고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어요.


콜라캔에선 차가운 냉기가 잔뜩 나오고 있었죠.



" 잠깐만요! 제가 따뜻한 물 갖다드릴게요! "


" 으아앙..! "



' 따뜻한 물..! 따뜻한 물이 어딨지..? '



저는 우왕좌왕 하다가, 제 눈에 라면 물 정수기가 보였어요.


저는 라면 물 정수기로 달려갔어요.


라면 물 정수기는 아까 92℃였지만,


정전때문에 아까 꺼져서 그런지 51℃까지 낮아져 있었어요.



' 이걸 받자..! '


종이컵에 따뜻한 물을 담고, 아쿠아 양에게 달려갔어요.


그리고 아쿠아 양의 손에 붙은 콜라캔에 따뜻한 물을 부었어요.



" 깡! 데그르르.. "


그제서야 콜라캔이 아쿠아 양의 손에서 떨어졌어요.



" 히잉..! "


" 어서 의무실로 가보세요. "



그 때,



냉장고의 문이 열리며 엄청난 냉기가 뿜어져 나왔어요!



" ...레아... "


" 티..티타니아 언니..!? "


" 네가 감히.. 여왕을 속이고 여왕을 여기다 가둬놔..? "



굉장히 분노한 듯한 티타니아 양..


어느새 티타니아 양이 있었던 냉장고의 온도는 -50℃가 되어있었어요.



' 어떡하지..? '


이대로면 온 편의점이 냉기시대가 되어버리겠네요.


저는 사고회로 정지가 와 가만히 티타니아 양을 멍하니 보기만 했어요.



' 생각하자..! 생각..! '



그때 아까 레아양이 저에게 주었던 종이가 떠올랐어요.


10분이 지나면 '그 분'에게 주라고 했었던..


'그 분'은 아무래도 티타니아 양이었나 봐요!


비록 10분이 지나지는 않았지만..!



저는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 티타니아 양에게 주었어요.



" 여기요.. "


" ... 뭐지..? 여왕에게 줄게 있나? "


" 이걸 전해달라고 해서요.. "



티타니아 양은 접혀진 종이를 펴고 글을 읽어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글을 읽어나갈수록 그녀의 표정은 점점 분노에 차기 시작했어요.



" ...오베로니아 레아. 감히.. 여왕을 농락해..? "



티타니아 양은 우리를 지나치더니, 그대로 편의점 밖으로 나갔어요.



" 띠리링~ "


" ...유미 언니. 티타니아 언니가 저기서 왜 나와..? "


" 그런게 있어요.. "



레아 양..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건지..



그것보다, 티타니아 양 때문에 편의점 상품들이 죄다 얼어버렸네요.


히터라도 켜서 다 녹여야겠어요..






정산




손님:



오베로니아 레아


구매 상품 : 이력서 종이 1



수익 :


x1




손님:


아쿠아


구매 상품 : 오르카 콜라 1 ,없음



손님:


티타니아 프로스트


구매 상품 : 없음







번외.





티타니아는 오르카호 밖으로 나왔다.


유미가 건네준 편지에는, 레아가 위치를 바꾸어 오르카 호 밖의 어느 장소에서 만나자고 적혀있었다.


티타니아는 레아에게 농락당하는 기분이 들어 점점 더 분노에 차올랐다.



" .... "



그때, 티타니아의 눈앞에 무언가가 보였다.


붉고 검은 물체들이 티타니아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 방해하지마..! "



그리고 티타니아의 뒤에서는, 티타니아가 위험에 빠질 경우를 대비해 저격수들이 몰래 따라오고 있었다.



한편,




" 레아, 정말 괜찮을까? "



" 네. 주인님. "



" 지금 그 녀석은..! "



" 알아요. 위험한 상태이죠. 그러니.. "



레아와 사령관은 홀로그램을 동시에 바라보았다.



" 이렇게라도 그녀의 분노를 삭혀야죠. "


" 이게 효과가 있을까..? "


" ... 비록, 오래 걸리겠지만.. 꼭 효과가 있을거에요. "







한편.




" 어딨지..? 오베로니아 레아..! "



약속 장소에 도착한 티타니아.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레아는 나타나지 않았다.



" 또.. 여왕을 농락해..? 죽일거야.. 죽일거야.. "



그 때,



" ..오. 새로온 신입이 너구나? "



근처에 있던 금발머리의 바이오로이드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 넌.. 뭐지..? "


" 난 하르페이아야. 일단.. 머리에 이것부터 써. "



" ...? "



하르페이아는 자기가 쓰고있던 안전모를 티타니아의 머리에 씌워주었다.


갑작스러운 하르페이아의 행동에 티타니아는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조금 당황했다.



" 이게.. 무슨 짓.. "


" 아참. 레아가 G-포인트에서 널 찾던데.. "



" ...! "



레아의 이름을 들은 티타니아는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 수고해! 신입! "



하르페이아가 뭐라고 하던 티타니아는 신경쓰지않고 앞만보고 나아갔다.


철충들을 얼려버리며 G-포인트로 향하는 티타니아.



이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고있던 사령관은


속으로 생각했다.




' 아무리 봐도 이건 수습이 안될 거 같은데.. '




end.










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