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가 섹스를 안하면 벌어지는 일


저 글에서 이어지는 짧은 글입니다


사령관은 유일한 인간이다. 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남은 인간이다. 땅에 묻힌 인간마저 흙이 되고도 남을 긴 시간이 흐른 지구에 순수한 인간이라고는 사령관 한 사람 뿐이었다.

신도, 바이오로이드도 아닌 세상의 유일한 인간이란 존재의 고뇌와 감정은 가끔 무슨 수를 써서 이해하려해도 이해할 수 없는 법이었다.

오늘 하루 만큼은 점령지에서 다른 술들을 싣지 않고 항해를 시작한게 너무나도 한스러웠다.

자신의 신체가 오리진더스트로 강화된 신체라는 것 역시 한스러웠다.

아무리 도수를 세게 한다고 한들, 드리아드가 만들어낸 맥주는 도수가 낮은 술이었을 뿐이니말이다.

책상위에 늘어간 술병이 사령관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었다. 아무리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 멸망전의 인간과 자신이 다르다면 아마 지금 술을 마셔도 취할 수 없다는 그 사실 하나 뿐일 것이다.

나이트앤젤의 표정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토록 눈부시고 이타적이며 처량한 웃음을 사령관은 본 적이 없었다. 자신에게 죄를 사하는 그 고요하고 아름다운 웃음이, 사령관에게는 자신의 죄를 유죄로 만드는 선고나 다름 없었다.

사령관은 끊임없이 되묻는다. 나는 과연, 나이트앤젤을 신경쓰지 않아서 그녀를 다치게 한 것일까? 정말 그런 것일까

문득 오르카호에 있는 모든 인원들이, 자신의 휘하의 모든 바이오로이드들이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 만 같았다. 버틸 수 없다. 모든 이들을 살릴 수는 있어도 모든 이들을 사랑할 수는 없었다.

사랑이라, 자신은 그 가치를 한 없이 낮게 평가하고 있었다. 함부로 남에게 사랑을 나눠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시선 한 번 주지 않는다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그걸 깨닫는 것이 왜 그리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사령관은 알 수 없었다.


2번째 인간 안나오는 후회물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대충 이런 분위기이지 않을까 싶었음

개인적으로 내가 쓰는 멸망 후 배경의 사령관은 언제나 능력이 좋은 인간인 걸 강조하고 싶어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