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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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노크소리와 함께 그녀가 찾아왔다


"사령관님 계시나요?"


문을 열어본 사령관은 연락한지 하루만에 찾아온 흐레스벨그를 보고 놀란 눈치였다


"어 누구여! 어이고 그.. 흐즈믈르그? 아니여!"


"흐레스벨그입니다"


"흐르믈르그?"


"흐레스벨그!"


"아아! 흐즈믈르그 맞구마 뭘 그런걸 따지고있냐 어여 들어와!"


"하아아.. 일단 그리폰양이 여기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름이 틀리던 말던 체념한 흐레스벨그였다


"뭐 그렇제, 내가 울 뗑컨한테 말혔으니께"


"저희 멤버를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령관님 그럼.."


흐레스벨그는 사령관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가 이 집에서 처음 보게 된 광경은 그리폰이 누군가와 대화하는 모습이었다


"아니, 야! 토마토가 5개 바나나가 2개면 7개잖아!"


"토마토와 바나나는 다르잖아! 52개 맞잖아!"


표정으로 화가 난 듯한 모습이었지만 그녀가 한물간 츤데레임은 이미 모두가 알고있다


"아니 사령관 좀 들어봐! 이건 솔직히..어.."


"오랜만이네요 그리폰양"


"소대장.."


"소대장이 아닙니다 이제 저희는 아이돌이니까요"


"아무튼! 여기는 무슨 일로 온건데?"


"그리폰양이 돌아오셨으면 해서요"


"그런 복장이나 강요하는 곳에 돌아갈 것 같아!?"


"즈기.. 거.. 그리폰? 이 가시나도 많이 사과하고 싶댄다야"


"사령관도 왜 갑자기 소대장 편을 드는거야!"


"편을 드는게 아니여 이 가시나도 니한티 그런 옷 안 입히겠댄다"


"...그 말을 무슨 수로 믿어?"


쌓인 감정들을 생각해보면 쉽게 믿을 그리폰이 아니었다


"사실입니다 그리폰양, 마법소녀 콜라보는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소대장이 그걸 취소할리가 없잖아 또 다른 꿍꿍이인거 아냐?"


"아뇨, 확실히 정확히 취소가 아닌 대책을 세웠다고 할 수 있겠네요"


"대책?"


흐레스벨그는 고개를 끄덕거리고 태블릿의 화면을 보여줬다


"이 화면만 보시면 아실겁니다, 저희 스카이나이츠 멤버들의 협조로 모든 준비는 끝내놨습니다"


"...그럼 돌아가면? 내가 다시 돌아간다면 어떻게 되는건데?"


"뭐 다를거 있겠습니까? 다음 공연을 위한 연습이죠"


그리폰은 아직 의심이 사라진 것 같진 않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더 뻐팅긴다고 한들 더 나아질것도 달라질 상황도 아니었다


"알았어! 돌아가면 되잖아 돌아가면!"









몇일이 지난 저녁 좌우좌와 사령관은 티비를 보고 있었다


"권속이여, 그리폰은 언제 나오는것이느냐?"


"글쎄다? 받은 말로는 오늘이라고는 혔는디.."


나중에 흐레스벨그에게 들은 콜라보레이션의 정체는 그냥 사소한 짧은 광고였다


그러나 광고 하나만을 기다리기엔 사령관이나 좌우좌는 너무나도 지루했다


"딸내미! 오늘은 소완 언니네로 갈까?"


"좋은 생각이다 권속! 바로 준비하겠다!"


기다리다 지친 둘은 티비를 끄고 집 밖으로 나섰다










그리폰이 돌아가고 몇일이 지난 날


연습실에선 스카이나이츠 멤버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모두가 제각각 스트레칭을 하면서 몸을 풀고 있었고 흐레스벨그 또한 스케쥴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마지막 멤버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소대장!! 약속이랑 틀리잖아!"


그리폰은 도착하자마자 흐레스벨그에게 소리쳤고


"약속이라니요? 저는 약속은 한번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미 예상했다는 듯 태연한 태도를 보이던 흐레스벨그였다


"아무튼! 이 복장은 뭔데!"


"평범한 골타리온 코스프레 복장이잖아요?"


"그게 아니잖아! 애초에 그 깡통로봇이 안 오는건 그렇다쳐도!"


그리폰은 보라색 속옷을 흐레스벨그에 던치면서 외쳤다


"이런 옷을 입고 어떻게 나가란거야!!!!"


"에휴... 하여간 서브컬쳐의 이해도가 모자란 멤버는 어렵다니까요.."


"제가 다시 한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그리폰양"


억지로 버텨왔었고 반드시 피하고 싶었던 흐레스벨그의 잔소리 스위치가 올라갔고


두 시간이 넘어가도록 한번도 쉬지않고 내뱉는 그녀의 말에


그리폰은 차라리 돌아가지말고 계속 버티고 있는게 나았다는 생각과 함께


바닥에 떨어진 천쪼가리를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후회 할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