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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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내리쬐는 더운 여름 날

사령관은 익숙한 밀짚모자를 쓰며 밭을 갈고 있었다

땀에 옷이 젖어가는줄도 모르고 커다란 밭 한 가운데에서 일하고 있었다

열기와 노동에 숨을 허덕일때 쯤 간신히 허리를 핀 사령관은 찌릿한 허리 통증과 함께 숨을 토해냈다

"허미 씨부럴, 뭔 놈의 밭이 이따구로 크다냐.."

주위를 둘러보니 적지 않은 브라우니들이 대민지원으로 고통 받고 있었다

"야아!! 가시나들아!! 쪼까만 더 하고 좀 쉬믄서 혀라!!"

더위에 정신이 나갈 것 같은 브라우니들은 간신히 브 를 외치며 호응했다

"씨이이벌 그래도 너무 넓은거 아니여?"

과장해서 지평선 끝까지 펼쳐진 것 같은 밭은 며칠이 지나도 끝나가지가 않았다

한두시간이 지난 후에야 드디어 나무 밑에서 열을 식히던 사령관은 흙 섞인 침을 뱉으며 궁시렁거렸다

"애미.. 매년 이럴때만 보면 괜히 왔어 시부럴거.."

"아이고~ 주인님~"

저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쟁반을 머리에 이고 걸어오는 드리아드가 보였다

"새참 들고 하셔유~"

"빨리도 온다 가시나야! 빨랑 물부터 줘봐!"

"아유~ 좀 기다려 봐유~ 얼음 쪼매 올린 오미자차 가져왔슈"

"요년이? 아주 뭘 해야하는지는 잘 아는구마?"

"제가 주인님님 마음은 잘 알쥬~ 빨리 시원할때 마셔봐유"

한 사발을 통째로 들이킨 사령관은 드디어 살 것 같다는 기분을 느꼈다

"햐아... 씨이이벌.. 이거제.."

"울 주인님 마신다고 레아 할마시가 숨겨놓은거 뺏어왔는디! 당연히 맛있어야쥬!"

"근디 말이여, 고작 오미자 한입 먹일려고 온건 아닐거아녀? 빨랑 꺼내봐"

"주인님은 눈치가 왜이리 좋은지 모르것슈!"

드리아드가 쟁반의 덮개를 벗기자 아삭해보이는 열무김치와 막걸리가 나왔다

"거 씨발 이 가시나는 진짜 사람 울리는구마잉.."

"사랑 한가득 담아서 가져왔구만유! 빨랑 먹어유!"

드리아드가 사발에 막걸리를 따라줬고 사령관은 감사한 마음과 함께 들이켰다

"크어어어어.. 씨이이이벌 좋다..!"

사령관은 흙 묻은 손을 대충 옷에 털어내고 열무 뿌리를 양껏 깨어물며 은은한 쓴맛을 즐겼다

"거 우리 드리아드도 한잔 받어야제!"

"아이고! 주인님 드실 것두 없는디 어떻게 마셔유!"

"어허 씁! 주면 감사합니다허구 마시는겨!"

"딱 한잔만 마실꺼유! 그 이상은 양보 안해유!"

드리아드는 사령관이 내미는 사발을 받아 한가득 채운 잔을 쭉 마셨고

"커어어어... 좋네유..."

"좋으면 한잔 더 마셔야지 가시나야 잔 들어!"

"안돼유! 주인님이 안 마시면 나 갈꺼니께 그리 알어유"

"허어 이 가시나가?"

브라우니들이 보기엔 한 없이 부러운 사랑싸움이었다












"씨이이이벌... 이제 저녁때기도 헌데 그만 시마이치자 가시나들아!"

"브!!!"

드디어 끝내자는 말에 환호보다 함성을 뱉는 브라우니를 뒤로하고 밭을 나오니 나무밑에 한 꼬마가 자고있었다

"거 울 이프리트씨는 뭐하시나?"

"뭐야... 밭질이나 하러가.."

"아이고.. 오늘 하루종일 괭이질 헌다구 허리도 다 나갈고같은데.. 우리 이하사님이 시키면 혀야제~"

"어...어어?! 사령관! 사령관이었구나 난 또! 아하하하하!!"

"아녀~ 우리 이하사는 푸우우욱 쉬어~"

"아냐 사령관! 아니야아아아아!!"

"브라우니 가시나들아!! 우리 이하사넴이 계속 밭이나 갈랜다!! 어여 일혀!!"

"사령과아아아안!!!"

"우리 이프리트 하사는 지시를 참 잘 하는걸?"

"임...임펫 원사님.."

"우리 최고통수권자 사령관님도 움직이게 만드는 그 언행 존경스럽네?"

"아...아하하하하하..."

사령관은 괭이를 어깨에 올리며 다시 밭으로 향했고

이프리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