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페 투입하고 노동요로 뿜뿜 듣다가

갬-성이 날뛰기 시작함


★ 공식 이벤트 스토리와는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으.. 가사가 너무 노골적인가.."


"꺄핫! 그리폰도 자각하긴 하나봐~?"


나의 작은 고뇌에 린티가 옆에서 깝죽거리며 히죽였다.

평소같으면 바로 꿀밤을 쥐어 박았겠지만 그보다도 창피함이

더 앞서 나는 그저 얼굴을 더 붉히며 소리를 빼액 지를 뿐이었다.


"무, 무슨 소리야! 그냥 좀 오버했나 싶었던 것 뿐이라고!"


"으음~ 그래도 좋지 않을까? 난 솔직하게 느껴져서

이대로 써나가도 될 것 같은데?"


블랙하운드의 말에 내심 화색이 돌았다.

스스로 낯뜨겁다 느껴지던 차에 든든한 동맹군이 도착한 심정이었다.


"특히 난 이 부분이 마음에 들어."


블랙하운드가 희고 고운 손가락으로 한 부분을 가르켰다.


"그래 그대, 그대는 내게 챙기고픈 유일한 사랑

그래 그대는 내게 빛나, 빛나는 태양"


"난 저 부분이 그리폰의 사령관을 향한 진심이 묻어나오는 것

같아서 참 좋다고 생각해."


"무, 무슨..! 따, 딱히 사령관을 생각해서 쓴건 아니거든!"


블랙하운드의 말에 나는 볼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꼭 꼭 눌러담고 억눌러온 본심이 발가벗겨지듯 만 천하에

까발려진 느낌이었다.


그때 린티가 음흉하게 웃더니 바로 다음 가사를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불렀다.


"단순하고 아주 가끔은 철이 없어 보이긴해도

Love Love! 사랑스러워 Love Love 사랑스러워!"


진짜 자신이 써놓고도 얼굴이 달아 올랐지만 한편으로는 이 노래를

듣고 기뻐해줄 사령관을 생각하니 얼굴이 다소 뭉글뭉글 풀리는 느낌이었다.


"앗! 그리폰 또 얼굴 풀렸다! 지금 사령관 생각하...!"


이번에는 바로 응징의 주먹을 린티의 정수리에 꽂아넣고 나머지 가사들을

다시금 정독해 보았다. 혹시 내 마음이 닿지 않을까. 내 진심을 그대가

알아줄까. 내 각오가 전해질까 하는 의혹들이 떠올랐지만 고개를 흔들어

털어냈다. 늘 속마음과 다르게 틱틱 거리기만 했으니 이번 기회를 통해

낯뜨거워도 진심을 전하고 싶었다.


"블랙이는 이 부분 어떻게 생각해?"


"응? 어디보자.."


블랙하운드에게 다른 부분의 가사를 보여주었다. 


결심했어! 보여줄거야. 반짝반짝 귀여운 모습. 

첫번째는 그대를 향해 자연스러운 아이컨택트!

두번째는 자연스럽게 옷깃 위에 먼지를 털기!

세번째는 실수를 한 척, 안기는거야! 어때?


"음, 몇몇 부분에 코러스 같은걸 좀 넣어주고 하면 좋을거 같다."


블랙하운드와 머리를 맞대고 깐족 거리면서도 나름 열심히 참여하는

린티와 세명이서 최선을 다 해 가사를 써 내려갔다.

스스로도 평소엔 감히 입밖에 꺼내지 못하던 애정표현도

노래로 한다고 생각하니 거침없이 가사가 써내려 졌다.


"야 린티야. 랩 부분은 너가 써야할거 같은데 생각해 둔 가사 있어?"


도저히 랩 부분은 자신이 없었기에 린티를 향해 물으니

거울을 보며 화장하던 린티가 순식간에 쪼르르 달려와

즉흥적으로 가사를 써 내려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꽃향기로 뿜뿜!

내 마음도 봄봄 사랑인거야 boy!

오! 솔직히 대답해 줄래요?

그대에게 맞는, 그런 내가 맞나요?


의외로 괜찮은 가사에 놀란 표정으로 린티를 바라보자 린티는

기고만장한 표정으로 씨익 웃은 뒤 다시 화장을 하러 갔다.

항상 자신감 넘치고 톡톡 튀는 매력을 지닌 린티 답게

가사도 그녀와 딱 맞는 스타일 이었다.


"헤에.. 린티 생각보다 기합이 들어갔네?"


"후후! 이번 기회에 사령관에게 린티의 귀여움을 어필할 거라구!"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새삼스레 부럽다는 마음이 생겨났다.

나도 그녀처럼 당당하게 사령관에게 사랑을 속삭일 수 있을까?


꿈을 꿨죠. 그대가 내게 반했다고, 고백하는 그런 꿈을

꼭 그럴거야. 그대는 내게 fall in love! 


스스로의 바램과 소망을 녹여 넣어 가사를 써내려갔다.

항상 자신보다 다른 오르카 대원들을 먼저 챙기고 아낌없는 사랑을

내려주는 사령관을 위해. 언젠가부터 내 마음속에 강하게 뿌리내려

가장 소중한 보물이 되어버린 그를 위해


그래서 그 꿈이 꼭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으면 좋겠다.

그런 소망을 눌러 담으며 팬을 쉬지 않고 끄적였다.


그대는 날 어떻게 생각할까?

빙빙 돌지 말고 나에게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내게 그대는 너무도 소중한데


만들어진 바이오로이드 주제에 사랑이란 사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저 싸우기 위해 창조된 소모품 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꼭 전하고 싶다. 사랑한다고.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난 그대를 좋아하니까. 정말 좋아하니까.

이런 나라도 그대가 반해줄까?


무대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내게 가장 큰 보물이 되어버린 그를 생각하며

가사를 적고, 안무를 짜며 노래를 흥얼거리며 연습한다.


그대는 내가 챙기고픈 유일한 사랑이니까.

그대는 내게 빛나는 태양이니까.



이 글을 그리폰에게 헌정글로 올립니다.

좌우좌가 참치캔을 훔쳤으니 꿀밤은 당연했던것

그리폰은 학폭 가해자가 아닌 오르카의 빛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