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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게 깨어난 인간 5



알프레드가 주민들의 식사주문을 대신 받아주머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것도 슬슬 마무리가 되자 스프리건은 어느새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는 이오를 안아들고 일어섰다.

"시간도 꽤 지났으니까 숙소를 잡아야겠지?
이오만 집에 데려다 주고 올테니까 잠시만 기다려 숙소로 안내해 줄테니까."

알프레드가 마지막 주문을 마치고 좌절하는 자세로 털썩 주저앉아 투덜대는 사이 이오를 재우고 온 스프리건이 다시 돌아왔다.

"여, 주문봇! 주문은 다 끝난거야?"

"제 가치가...고작 대신 주문해주는 로봇이라니...로버트가 봤다면 몸을 다시 뺏어가겠군요...후후후후후후..."

"알프레드 울어? 울면 내가 서열 2위 할꺼야.
울보는 서열 2위 못한다구?"

펜리르가 알프레드를 걱정하는 건지 놀리는 건지 모를 말을 꺼내자 자극을 받았는지 알프레드는 다시 벌떡 일어났다.

"아닙니다. 로봇은 울지 않는다구요!
뭐 어째든 이곳 사람들이 처음보는 로봇이라고 경계하지 않게 된것도 큰 수확이지요.
그나저나 펜리르양, 그새 서열 2위를 노리시다니 야망이 크시군요."

"별일 없으면 다행이네, 그럼 따라와 여관으로 안내해 줄께.
...여기서....이 뒤로 쭉 돌아가면...다왔다! 덕아웃 여관이야."

스프리건이 안내한 곳은 야구장 덕아웃을 개조해 만든 여관이었다.

"어머~스프리건! 오랜만이네요. 한잔 하러 온건가요?"

카운터에선 약간 취기가 오른듯한 얼굴의 여인이 스프리건을 맞이해 주었다.

"여기 술도 팔어?"

"주인장인 키르케 취미가 술 담그는 거라서 그래.
시도 때도 없이 별 희안한 밀주를 만드는데 어디서 그런거 배웠나 몰라."

"후훗, 이건 집안 내력이라구요오오~

제 어머니, 그 어머니...쭉 올라가서 원조 키르케부터 시작한 전통이라고 해야하나?"

키르케라고 불린 여관의 주인은 뒤 따라온 우리 일행을 발견하고는 느릿느릿 다가와 술냄새를 풍겼다.
 
"새 손님들이 오셨네? 스프리건 친구분들 이신가요?"

"입구에서 만났어. 친구라고 해야하나...특종 인터뷰 대상이지.
내일자 기사는 기대해도 된다구? 오래간만의 빅뉴스라고 생각해도 좋아."

호언장담하는 스프리건과는 별개로 키르케는 크게 기대는 안한다는 눈치였다.

"으흥...스프리건이 그렇게 말해도 별로 기대는 안되는데 말이죠?
그것보다 우리 새 손님들? 신제품을 만들어봤는데 한번 드셔보실래요? 무료 서비스에요~"

"죄송하지만 전 로봇이라서 말이죠 호홓. 
그보다 방 부터 보여주실 수 있으십니까?"

"윽! 이상한 냄새나!"

"어머, 슬퍼라~ 그럼 이쪽 손님은?"

공짜라는데 사양할 이유는 없지.
키르케가 건네준 플라스크에 담긴 요상한 액체를 받아들어 냄새를 맡으니 톡 쏘는 향이 코를 찔렀다.
그래도 못먹을 정도는 아니었기에 단숨에 들이키자 오묘한 맛과 함께 단숨에 취기가 올라왔다.

"우호! 이거 직이는데? 머리가 붕붕 뜨는거 가타!
여어! 주문봇! 왜 자꾸 흔들거리는 거야?
히히히, 우리 이쁜 펜리르 뽀뽀!"

"으에에...주인님 냄새! 뽀뽀는 나중에 해줘!"

"이뤼와! 내 순결을 가져가 놓고 빼지 말라...우윽! 잠시만...웁! 이거 속이 이상해...우웁! 우그르르륵...."

"히아아아악! 주인님이 토하면서 죽었어!"

"그냥 술기운에 쓰러진 거니까 걱정마세요, 펜리르양."

"야! 키르케! 뭘 먹인거야? 쟤는 또 왜 술도 못하면서 넙죽 마신거고!"


"어머~ 이 손님 귀여우시다~"


"휴...이분은 제가 모시고 갈테니 주인장께선 방으로 안내해 주시겠습니까?"

.
.
.
-아, 그녀석은 백업이야...오 이런 깨어났나 보네?-

본적있는 얼굴이다. 누구지?

-아무래도 좀 더 어린 쪽이 더 가능성이 높아서 말이지...형님은 만약을 위해 좀더 기다리라구?-

머리속에서 이 얼굴을 잊지 말라며 소리친다.
쟤가 누구길래?
.
.
.

"흐어어어이억! 여, 여긴?"

깨질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니 낮선 침대위에 펜리르와 함께 누워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설마???

"오오! 일어나셨나 보군요. 
생각하시는 그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펜리르양이 술냄새를 질색하더군요.
아마 잠결에 구인류분 옆으로 들어갔나 봅니다.
쿠후후, 입에서 토사물을 게워내시는걸 방으로 옮기느라 힘들었다구요?
요금도 제가 냈으니 걱정하지 마시죠."

알프레드는 언제 사왔는지 공구를 가지고 여기저기 흠집이 난 몸체를 수리하며 내게 말했다.

"공짜라니까 그냥 마셨는데...어윽..!
그건 그렇고 스프리건은? 탐정이 어디있는지 알려주기로 했었잖아."


"기자분은 신문발행을 해야한다며 돌아가셨습니다.

대신 이 약도를 그려주고 가셨더군요. 

정신차리시고 이제 탐정에게 가볼까요?"


"으으으...조금만 쉬다가 가자..."


몆시간 후 여전히 잠들어 있는 펜리르를 깨워 약도에 그려진 대로 뒷골목으로 가니 네온사인 간판 하나가 눈길을 클었다.


"즐거운 리앤?"


"탐정 이름이 리앤이라고 적혀있으니 여긴가 보군요."


간판을 따라 구석의 건물로 들어가려는 순간 한 소녀가 문을 벌컥 열고 뛰어나왔다.


"리앤! 드디어 돌아온에요?....아...죄송합니다...제가 착각을...

저는 토모, 탐정 리앤의 조수에요.

죄송하지만 지금 탐정 사무소는 임시 휴업이랍니다.

리앤이 얼마 전 납치사건을 조사하러 도시 밖으로 나갔다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거든요.

다시한번 죄송합니다."


"하필 지금 부재중이라니...안타깝군요."


"어쩌지? 포기하고 다른데서 알아봐야 하나?"


"도움을 못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 주인님, 탐정이 없으면 우리가 탐정을 찾으면 되잖아? 

조수야, 탐정은 어디로 갔어?"


"그러게? 우리가 찾아가면 되네.

몇일째 돌아오지 않은거면 무슨 일이 생겄을 수도 있잖아?

토모라고 했지? 우리가 리앤을 데리고 올께."


문앞에 서서 고민하는 우리를 보고있던 펜리르가 내놓은 해답에 토모는 손사레를 쳤다.


"그럴순 없어요! 어떻게 초면인 분께 그런 부탁을..."


"한번 믿어봐. 난 아니지만 여기 둘은 꽤 유능하다고?"


"호호홓, 그렇습니다. 저희가 좀 유능하죠!"


"아무리 그래도..."


"믿어보라니까?"


"그럼...부탁...부탁드려도 될까요? 아니, 부탁드릴께요.

리앤은 레아씨의 먼 친척인 드리야드씨의 납치사건을 조사하러 갔었어요.

그리고  납치 용의자는 도시 근방 지하철 역을 점거한 갱단의 두목 워울프죠.

조심하세요!"


토모에게 리앤을 꼭 데려오겠다고 약속한 뒤 골목을 빠져나오자 알프레드가 나를 시장쪽으로 이끌었다.


"구인류분이 설마 계속 무방비하게 다니시려는 건 아니라고 믿겠습니다.

최소한의 전투력은 갖추셔야지 않겠습니까?

저는 숙소에서 창고에서 가져온 장비로 개조하고 올테니 펜리르양과 함께 시장에서 장비를 구매하고 오시죠."


맞는 말이다. 언제나 도움받을 수는 없으니.

일전에 받은 돈도 있겠다 삼안 창고에서 털어온 것도 있겠다 내친김에 험난한 세계를 살이가기 위해 무기를 구매하기로 하고 밤에는 열지 않았던 잡화점 옆의 총포상으로 찾아갔다.


"하이에나의 펑펑 터지는 무기고 온걸 환영해!

손님 찾는 무기라도 있어? 없으면 여기 이연장 소형 핵탄두 발시기는 어때? 나도 한번밖에 못 써봤지만 폭발이 엄청나다구?

서비스로 핵탄두 세발도 얹어줄께.

너무 부담스럽나? 그럼 이 아기자기 하지만 폭발 하나만큼은 거대한 수류탄세트는 어때? 이정도 묶음으로 파는건 흔치 않은 일이라구!

폭발은 예술!"


"아아니 그런거 살 돈도 없고  필요도 없어서...적당한 개인화기 하나 추천해 줄래?"


"아......그러셔? 그럼...뭐 여기 펌프액션 샷건이나 사던가...500캔이야."


다짜고짜 폭탄을 팔려던 상인은 내가 거절하자 곧바로 시큰둥해 하며 옆에있던 샷건과 탄환을 가판대 위에 올려두고 말없이 손을 내밀었다.

뭐 돈 내놓으란 건가? 여긴 뭔 멀쩡한 상인이 없어...


찝찝한 기분으로 무기를 산 후 총포상을 나와 옆의 상점에 들어가자 이번엔 갈색피부의 여인이 가슴팍에 큼직하게 eagles라 적힌 야구복을 입은채 소리지르고 있었다.


"멸망전 최고의 스포츠! 유혈이 낭자한 야구의 세계로 떠나실 준비가 되셨나요?

다크엘븐의 강타자들에선 최강의 야구단 이글스의 학살 배트를 특가 판매하고 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기억을 잃었다지만 저 말을 들으니 태클을 걸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기...야구 좋아히나봐?"


"오! 당신도 야빠 이신가요?"


"그런건 아닌데...니가 아는 야구에 대해서 얘기해줄래?"


"입문자시구나! 그럼 알려드리죠!

야구란 두 팀이 모여 서로 공수를 번갈아 가며 상대팀을 얼마나 많이 박살내는지 겨루던 스포츠랍니다!

여기 이 학살 배트로 상대방의 머리통을 깨부수고 이 야구공 폭탄을 상대에게 던져 폭사시키는 거죠.

때로는 역으로 야구공 폭탄을 쳐내어 관중석을 날려 버리는데 이걸 홈-런이라고 부른답니다!

그리고 경기의 빠른 진행을 위해서 방어자는 지휘를 하는 포수를 제외하면 전부 이 방어용 글러브만 착용하여 공격자를 때려눕혔고 세명의 공격자를 쓰러뜨리면 공수가 교대되 이걸 9회까지 번갈아 하며 점수를 겨뤘죠!

참고로 제 최애구단은 보시다시피 불패를 자랑하던 이글스 입니다! 

'꼬우면 대전으로 와라, 대가리 개박살 내줄테니까.'라는 도발적 문구로 유명하죠.

그럼 손님은 어느쪽 취향 이신가요? 공격? 수비?"


음... 정신이 혼미하다.

태클을 걸려고 말을 걸었지만 태클을 걸어야 할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무슨 일이 있었길래 야구가 저런 괴상한 스포츠로 전해진 거지?

게다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이글스가 불패라는게 엄청 어색하게 들린다. 반대 아닌가?


"팬리르는 배트나 야구공 필요해?"


"아니? 난 이 체인블레이드만 있으면 돼. 

그런데 주인님, 야구란거 엄청 재미있어 보이지 않아?"


"......"


하나라도 정정하면 제시간에 못 돌아갈게 분명했기에 그냥 야구용 보호구 한세트를 사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숙소로 돌아갔다.


"쇼핑은 즐거우셔습니까? 저도 막 개조를 끝낸 참이었습니다. 

역시 여행용 육체를 블랙리버 부품과 호완되게 만들기 잘한듯 하군요."


알프레드는 손몰은 돌리며 팔목에서 여러 무기를 꺼냈다 넣었다 하면서 우리를 맞이했다.


"여기 상인들은 전부 제정신이 아닌거 같아....

히스테리 잡화상에 로봇요리사도 모자라 술꾼이랑 폭탄광에 야빠까지...으으으

일단은 여기 총이랑 가죽 방어구 정도 샀어. 돈이 그렇게 많은것도 아니니까."


"호호홓, 재미있셨겠군요. 서로 준비도 마친거 같으니 나가보도록 하죠."


실종된 동생을 행방을 찾기 전 동생의 행방을 찾아줄 탐정의 행방을 찾기 위해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폐허로 걸음을 옮겼다.  




리앤찾기 시작!

조수토모는 돌연변이가 아닌 세대를 거듭할수록 신체능력은 열화되지만 토모의 언어능력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성장하여 예의바른 토모가 태어난 것

야구드립 넣을까 말까 하다가 원본도 정신나간 야빠라 그냥 넣음.


+주인공 파티 현황

(S힘 P인지 E인내 C매력 I지능 A민첩 L행운)

1. 올매력 트리 약골 주인공

S3 P3(2+1) E4 C10 I2 A4(5-1) L2

*눈치교육 P +1, 숙취A -1


2. ver. 쉐이드 부품 개조 알프레드

S7 P7 E6 C6(4+2) I8 A9 L5

*주문봇 칭호 C +2,

쉐이드 부품(S +1, E -1, A +2)


3. 파티내 힘 담당 댕댕이 팬리르

S9 P9 E8 C6 I2 A9 L6


OUT. 기자양반 스프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