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사령관은 [사령관의 날] 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월 1회, 그 날 하루 동안은 긴급 사안이 아닌 이상 사령관에게 그 어떤 요구도 해서는 안되며, 반대로 사령관의 요구는 무조건 들어줘야 한다는 그런 날이었다.


저항군의 최고 권력자이자 유일한 인간, 단 하나의 남성이었던 사령관에게는 어쩌면 평소에도 행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었지만 사령관이 원했던 것은 평소보다 더 강력한 그것이었다. 


[어떤 행위에도 부정적인 반응,거부 금지. 그 날은 나에게 그 어떤 의무도 요구하지 마. 그리고 제조는...안 해]


사령관의 날에 대한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 


사령관과의 육체 관계에 큰 흥미를 보이는 자들은 [사령관의 날]이 어쩌면 그가 모든 욕구를 마음껏 푸는 그런 날일지도 모른다고 기대에 찼다.

반대로 키르케를 비롯해서 인간의 어두운 면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은 사령관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지며 마음 한 구석에 불안함을 숨겼다.

그리고 안드바리는 사령관의 날에 대한 소식을 듣자마자 대성통곡을 했다. 그 소식을 들은 사령관은 급하게 제조는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했고, 그녀는 추가적으로 참치 낭비도 최소한으로 한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울음을 멈추고 잠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사령관의 날, 00시를 기준으로 시작된 사령관의 날의 첫 명령은 아무도 방에 들이지 말 것. 이 명령에 리리스를 비롯한 성욕한 왕성한 그녀들은 슬픈 예감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들이 생각했던 주지육림의 날이 안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 것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사령관은 그의 날을 아주 즐겁게, 하지만 건전하게 보냈다.


다음은 사령관의 날에 대한 짤막한 기록들이다.


1. 오전 6시, 사령관의 기상을 돕기 위해 투입된 바닐라는 사령관의 날의 1번째 희생자가 되었다. 그녀는 [나쁜 말 금지] 라는 사령관의 명을 받는 것과 동시에 그에게 강제로 포옹 당한 채 침대에서 무려 3시간 동안 함께 잠을 청했다. 이후 휴무일에 본인 방에서 쉬고 있어야 될(그렇지만 바닐라의 갑작스러운 휴식으로 급하게 투입된) 콘스탄챠가 들어와서 사령관의 품에서 그의 팔을 베개 삼아 누워 있는 바닐라를 향해 아침밥까지 손수 가져다 주었을 때는 바닐라는 이 모든 것이 꿈이길 바랐다.


2. 오전 10시, 바닐라를 드디어 해방시켜 준 사령관은 그대로 컴패니언의 숙소로 향했다. 그곳에서 업무 수행에 관한 교육을 받고 있던 포이와 펜리르를 데리고 나온 그는 곧바로 욕실로 향했다. 오전 10시가 살짝 넘은 시간에 갑작스럽게 목욕을 하게 된 포이와 펜리르는 강한 반항을 하였다. 하지만 사령관의 날이라는 것을 한번 더 상기 시켜준 탓에 그녀들은 더 이상 반항도 하지 못한 채, 그녀들 인생 최초로 가장 조용한 목욕을 하게 되었다.


3. 오전 12시, 점심시간과 동시에 px로 향한 사령관은 과자와 빵, 우유 등을 잔뜩 샀다. 그것들을 들고 함 내에 마련된 교회로 향한 그는 점심을 먹으려고 나가던 베로니카와 사라카엘, 그리고 아자젤을 붙잡은 뒤, 그대로 그가 사온 간식 등을 먹였다. 당황하는 아자젤과 베로니카, 그리고 사령관의 불경함에 대해 말하는 사라카엘을 무시하며 그녀들을 빵과 우유 등으로 배부르게 만들어버린 사령관. 그는 이제는 쓰레기가 되어버린 빵과 과자 봉지들을 말끔하게 치웠다. 그리고 사라카엘과 아자젤, 그리고 베로니카의  부른 배를 두드려준 뒤 교회를 떠났다. 남은 세 명은 이 비 현실 같은 상황에서 한동안 벗어나지 못했다.


3. 사령관은 카페에서 이제 막 점심을 먹으려던 아우로라를 데리고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서는 병사들의 식사를 무사히 끝낸 소완과 포티아들이 그녀들의 식사를 먹으려고 준비하던 중이었다. 사령관은 그녀들에게 얌전히 있으라고 명령한 뒤, 자신이 조리실로 들어가 그녀들을 위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소완은 기절한 듯한 기분을 느끼며 자신들이 하겠다고 나섰지만, 사령관은 [사령관의 날]에는 내 말을 들어야 된다며 소완을 그대로 자리를 앉아 있게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자신은 이런 것 밖에 할 줄 모른다며 멋쩍게 웃으며 오므라이스 등의 간단한 요리를 내오는 사령관은 그것들을 들고 소완과 아우로라, 포티아와 함께 점심 시간을 보냈다. 그는 함께 식사를 한 다음 설거지를 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 뒤 카페로 향해서 직접 커피를 만들어서 그녀들에게 대접했다. 소완과 아우로라는 거의 기절하기 직전의 정신 상태를 유지했고, 포티아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의 망상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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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필들은 사령관은 4성 장군이라고 바꿔서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