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글 모음


철충으로부터 안전이 확보된 어느 섬의 해변. 많은 바이오로이드 무리와 사령관이 보인다.


   

  

“자 얘들아. 지금부터 이 섬에서 보물찾기를 시작할거야. 규칙은 다들 기억하지?”

   

   

“섬 곳곳에 100개의 보물상자를 숨겨놓았어. 그 상자 중 90개 안에는 매점이용권이 있고 9개에는 참치 20개 교환권이 있어. 그리고 남은 한 개에는 뭐가 있다고 했지?”

   

“소원권이요!”

   

   

“그래! 한 개의 상자에는 나에게 사용할 수 있는 소원권과 폭죽이 들어있을거야. 그 상자를 발견하면 폭죽을 터트리도록해. 그러면 보물찾기가 즉시 종료될거야. 알았지?”

   

   

“네~”

   

   

“자 이번 보물찾기는 2인 1조로 진행돼. 다만 유능한 애들끼리 팀먹고 시작할 수도 있으니까 뽑기로 팀을 정할거야. 다들 앞에 있는 뽑기에서 숫자를 하나씩 뽑아줘. 같은 숫자를 뽑으면 짝이 되는거야.”

   

   

“나앤. 내가 왜 이런 하찮은 보물찾기에 참가해야 하는건데?”

   

   

“이런거라도 시도해야 사령관님에게 한발짝 더 다가설 수 있죠. 혹시 몰라요. 대장이 소원권을 획득해서 사령관님이랑 함께하게 될지.”

   

   

“얼른 숫자나 뽑읍시다. 오, 전 83번 나왔어요. 대장은요?”

   

   

“난 51번 나왔어. 이제 어쩌면 돼?”

   

   

“자 다들 번호 뽑으셨죠? 이제 번호끼리 모여서 짝을 찾을게요. 1번부터 50번까지는 왼쪽의 바위 앞에 모여서 짝을 찾아주시고 51번부터 100번까지 뽑으신 분들은 여기있는 커다란 나무 앞에서 짝을 찾아주세요. 그리고 101번부터는....”

   

   

“대장 우리는 저쪽으로 가서 짝을 찾죠.”

   

   

“그래. 시끄러운 녀석만 팀이 안됐으면 좋겠는데.”

   

   

“자. 83번 뽑으신 분 누군가요. 저랑 팀입니다.”

   

   

“냐앙~ 83번이라고? 포이랑 같은 팀이네? 우리 한번 열심히 해서 소원권을 획득해봐요~”

   

   

“으악! 내가 제일 싫어하는 녀석이랑 팀이 됐잖아!”

   

   

“ㅋㅋ 불쌍한 나앤. 지금 누구누구 짝지어진거지?”

   

   

   

“참치를 잔뜩 얻고 LRL이랑 나눠먹어야지!”

   

   

“안돼! 참치 말고도 소원권을 얻어야 사령관님이랑...”

   

   

   

“전 다른건 필요 없어요! 매점이용권만 얻으면 저는 만족해요!”

   

   

“에이. 지니야님. 그래도 우리 최대한 소원권까지 노려봐요~”

   

   

   

“흐레스벨그님~ 저희 열심히 찾아봐요~”

   

   

“우효! 모모님이랑 같은 팀이라니 나는 정말 럭키 걸!!!!”

   

   

   

   

“다들 하나둘씩 짝을 찾았네. 근데 내 짝은 왜 안 나타나는거야?”

   

   

“누구, 51번 뽑은사람 없어? 탐험대장과 함께 보물을 찾으러 가자~”

   

   

“...시끄러운 녀석만 안 걸리길 원했는데 벌써 시끄럽네.”

   

   

“야. 파란머리. 나 51번이야.”

   

   

“오~ 메이대장 나랑 같은 팀이야? 여기는 탐험대장 트리아이나! 같이 잘해보자!”

   

   

“자 다들 짝을 찾으셨죠? 폐하께서 마지막으로 말하시고 바로 보물찾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내가 보물찾기라고 준비하긴 했지만 휴식이라고 생각하고 돌아다녀. 짝이랑 같이 계곡물에 발도 담궈보고 풀냄새도 맡고 그랬으면 좋겠어. 연못이 있다면 뛰어들어도 괜찮아. 배 안에만 있느라 못 느꼈을 자연을 이번기회에 많이 느껴봐.”

   

   

“그리고 진짜 마지막으로, 다른 팀이 상자 찾은거 봤다고 무력으로 뺐거나 싸우지 말고, GPS랑 도시락 잃어버리지 말고, 다치면 즉시 치료팀 보내줄테니까 연락해. 알겠지? 그리고 짝이랑 따로 다니지 말고 항상 붙어다녀. 해가 지면 GPS따라 여기로 복귀하는 것도 잊지말고. 그럼 지금부터 보물 찾기 시작!”

   

   

“와! 시작이야! 메이대장! 얼른 우리 보물을 찾으러 출발하자!”

   

   

“어휴 귀찮아.”

   

   

   

   

   

“메이대장! 내가 앞장서도 되지? 이 탐험대장만 믿고 따라와~”

   

   

“야 트리트먼트! 그냥 차라리 적당한 나무 밑에서 낮잠이나 자다가 돌아가면 안돼?”

   

   

“그럴 순 없지. 내 몸의 들끓는 탐험의 피를 낮잠으로 대체할 수는 없어.”

   

   

“낮잠 자는게 싫으면 천천히 좀 가! 사령관이 짝이랑 따로 다니지 말랬는데 벌써 우리사이가 이만큼이나 벌어졌잖아!”

   

  

“아 미안. 오랬만의 탐험이라 흥분을 해서 스스로 주체를 못했네.”

   

  

“근데 나도 잊고 있던 사령관의 말을 용케 기억하네? 메이대장 이라면 그냥 무시할 줄 알았는데.”

   

   

“너 지금 나 멕이는거지?”

   

   

“아니야~ 메이대장 정도면 사령관의 명령을 무시하거나 거부할 권한이 있는건 맞잖아. 예전에도 그런 이유 때문에 멸망의 메이 개체들은 인간들의 말을 잘 안 들었다고 어디서 들었거든.”

   

   

“그런데 메이대장은 사령관의 말에 귀 기울이고 무시하지 않았잖아. 사령관을 좋아하니까 안 무시하는거야?

   

   

“음....”

   

   

“오! 얼굴이 빨개진거 보니까 진짜인거 같은데? 메이대장도 사령관이 좋은거지?”

   

   

“뭐? 메이대장‘도‘? 그러면 트리트먼트 너도 사령관을 좋아하는거야?”

   

   

“물론이지! 난 제작년 여름에 만나고 나서 사령관한테 반해버렸어. 보통의 인간과 다르게 우리를 소모품 취급하지도 않고 인격체로 대해주고, 세이렌을 호라이즌이랑 친해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도 그렇고, 그 외 여러 바이오로이드 들에게 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사령관한테 홀딱 반했어!”

   

   

“그래? 티를 전혀 안 내길래 사령관한테 아무 생각 없는 줄 알았는데 의외네?”

   

   

“나 말고도 티를 안내지만 사령관을 좋아하는 애들이 많아! 그런데 다들 뭐가 두려운건지 사령관한테 좋아한다고 한마디도 안하더라고.”

   

   

‘윽, 뭐야. 저거 내 얘기잖아.’

   

   

“후.. 아무리 걸어도 상자는 코빼기도 안보이네. 메이대장! 우리 배고픈데 밥 먹으면서 쉴까?”

   

   

“휴식? 나야 고맙지! 지금 몇 시간째 걸어간거야!”

   

   

   

   

“음! 냠냠. 맛있다. 탐험 중에 먹는 밥이라 그런가 더 맛있네!”

   

   

‘나는 니가 조용히 하기만 하면 더 맛있게 먹겠다.’

   

   

“그런데 메이대장은 만약 소원권을 찾으면 무슨 소원을 빌거야?”

   

   

“나? 나, 나는....”

   

   

“난 그냥 참가한거야. 소원따위는 별 상관 없어.”

   

   

“오~ 순수하게 탐험이 좋아서 참가한거야? 엄청 반가운데?”

   

   

“그런거 아니거든? 너 같은 탐험 중독자들이나 소원권을 받든 안 받든 그냥 참가하겠지.”

   

   

“아니야. 나는 탐험 때문이 아니라 소원권 때문에 참가한거야.”

   

   

“뭐? 의외네. 사령관한테 무슨 소원을 빌고 싶은데?”

   

   

“.... 사령관이랑 하룻밤 자고싶어.”

   

   

(화끈)

   

   

“그, 그런 불순한 목적으로 참가하다니 보기보다 응큼하네?”

   

   

“근데 나 말고도 이걸 목적으로 참가한 자들이 많아. 나만 특별한게 아니야.”

   

   

“그럼 너... 사령관이랑 아직 안 해봤어?”

   

   

“어. 안 해보기는커녕 제작년 여름 이후로 사령관이랑 접점이 거의 없었어. 사령관이 점점 바빠져서 나랑 마주칠 기회도 거의 없더라.”

   

   

“하긴... 지휘관급이나 그정도 권한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요즘 사령관 얼굴을 보기도 힘들지.”

   

   

“그래서 이번 기회에 소원권을 얻고 사령관이랑 해볼 생각이야. 메이대장은 사령관이랑 해봤지? 느낌 어때?”

   

   

“나? 어... 그게...”

   

   

“지휘관급이면 해봤을거 아니야! 얼른 느낌 말해줘!”

   

   

“....지휘관급 중에서 나만 못해봤어.”

   

   

“엥? 어째서?”

   

   

“몰라 이년아! 밥 다 먹었으니까 얼른 보물이나 찾으러 가자.”

   

   

“오~ 드디어 보물찾기의 맛을 알아버린거야? 같이 가!”

   

   

   

   

   

“야. 너도 내가 병신같다고 생각해?”

   

   

“응? 갑자기 왜?”

   

   

“지휘관 중에 나만 못해봤다고 방금 말했잖아. 지나가던 브라우니도 이런걸 보고 나를 비웃더라.”

   

   

“에이. 왜 그런걸로 비웃어? 그러면 비웃음 당할 바이오로이드들이 얼마나 많은데.”

   

   

“너같이 접점이 없는 애들은 비웃음 안 당하겠지. 나는 사령관이랑 자주 보는데도 맨날 헛짓이나 하고 병신처럼 행동하니까 지나가던 브라우니도 비웃는거야!”

   

   

“너 같은 애들은 사령관한테 한번만 하자고 쉽게 부탁할 수 있겠지. 하지만 나는 성격이 이상해서 그런것도 잘 못 말한다고.(훌쩍)”

   

   

“... 메이대장. 그거 알아?”

   

   

“뭐 임마.”

   

   

“내가 방금 소원으로 사령관이랑 한 번 하고 싶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사실 나도 그런거 엄청 부끄러워서 말 잘 못해.”

   

   

“제작년 여름 때 내가 사령관에게 부탁 할 기회가 없는건 아니었어. 그 여름에는 사령관에게 부탁 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수도 없이 많았어..”

   

   

“근데 내가 그때 너무 부끄러워서, 아무 말도 안했어. 난 나중에 사령관이랑 만날 일이 더 생길 줄 알고, 나중에 말 하려고 했거든. 근데 예상과는 다르게 이후에 사령관이랑 만날 일이 거의 없더라?”

   

   

“근데 그때 용기를 내고 부탁한 애들은 사령관이랑 한번씩 다 하더라고. 그 뒤로 2년동안 후회했어. 아, 그냥 그때 용기 내고 사령관에게 부탁 해볼걸...”

   

   

“...”

   

   

“나는 이제 기회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메이대장은 기회가 아직 많잖아? 그러니 메이대장도 후회하기 전에 용기를 가지고 얼른 사령관한테 고백해봐. 나처럼 오랬동안 후회하지 말고.”

   

   

“... 후회하지 말고 고백하라고?”

   

   

“야. 트레아나. 너 그거 아냐?”

   

   

“뭘?”

   

  

“제작년 크리스마스 때 다이카가 방금 너랑 거의 비슷한 말을 나한테 했었어. 후회하기 전에 고백하라고. 그리고 그 말대로 용기를 가지고 사령관한테 갔었는데, 말도 제대로 못하고 병신처럼 있다가 샬럿한테 선수를 뺏겨버렸어.”

   

   

“내가 몰라서 안하는 줄 알아? 사랑한다고 말하기만 하면 되는거 아냐. 나도 방법은 다 알아. 근데 알고있는데도 행동이 안 되는 것 뿐이라고. 너도 어떤 느낌인지 알거 같은데?” 

   

   

“나도 하고 싶어. 그냥 좋아한다고 부탁만 하면 되는거 뿐이잖아. 내가 방법을 몰라? 나는 이미 방법을 알고 있는데 다른 녀석들은 계속 똑같은 말로 충고를 하니까 기분이 무지 나쁜거 알기는 해?”

   

   

“....”

   

   

“미안 메이대장. 내가 섣부르게 조언한거 같아.”

   

   

“근데 방금 메이대장의 말에서 난 대장이 좋은 바이오로이드라는걸 느꼈어.”

   

   

“?? 어디서?”

   

   

“다이카가 제작년에 한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며? 그리고 부하의 조언인데도 무시하지 않고 그대로 하고. 내가 알고있는 높은 직책의 사람들은 부하의 말도 기억도 안하고 부하의 말도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거든.”

   

   

“근데 메이대장은 그렇지 않았잖아? 부하한테 그러는것만 봐도 참 좋은 바이오로이드라는게 느껴져.”

   

   

“... 괜히 미안하니까 억지칭찬으로 무마하려는거야?”

   

   

“그리고 방법은 알지만 행동이 안 된다는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나도 그런걸 느낀적이 많아. 내가 그런 걸 느꼈을 때 극복한 방법들에 대해 얘기해줄까?”

   

   

“어? 뭔데?”

   

   

“내가 옛날에 탐험을 할 때, 섬에서 보물을 찾다가 멈칫 할 때가 있어. 저쪽에 들어가면 귀중한 보물을 발견할 수 있을거 같아서 가고 싶은데, 들어갔다가 위험한 야생동물 혹은 철충이 습격할까봐 두려워서 못가는 경우가 있었어.”

   

   

“그럴 때 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근처의 강이나 연못 같은곳에 뛰어들어. 왜냐면 물속에 잠수를 하면 모든 잡념이 싹 사라지거든. 다만 물속에 있을 때 하나만 생각해. 나는 저곳으로 들어가서 보물을 찾겠다.”

   

   

“그러구 잡념이 다 사라졌을 때 물속에서 나와서 내가 가고 싶었던 곳으로 한걸음씩 걸어가는거야. 왜냐면 잠수할 때 생각을 비워서 두려움이 다 사라졌거든. 그렇게 걸어가다보면 어느새 내가 원했던 곳에 도착해있더라고.“

   

   

“그런식으로 해서 보물을 많이 찾았어?”

   

   

“아니. 잡동사니만 발견을 했지, 앙헬의 금고 이전에는 제대로 발견한게 없어.”

   

   

“... 뭐야.”

   

   

“메이대장도 나중에 한번 이렇게 해봐. 진짜 좋은 방법이야.”

   

   

“흥. 내 옷이 젖는 그런 귀찮은 일은 안해.”

   

   

“어? 뭐야 잠깐만, 하늘이 이상한데...”

   

   

쏴아아아아아아

   

   

“아! 젖기 싫다고 방금 말했는데 바로 비가 오네!”

   

   

“오랬만에 맞는 비야! 맨날 배에만 있다가 오랬만에 온몸으로 비 맞으니까 너무 좋은데?”

   

   

“좋기는 뭐가 좋아. 괜히 빨래할게 늘어서 기분만 나빠.”

   

  

“메이대장. 멈춰봐.”

   

   

“왜?”

   

   

“가만히 비를 맞자. 맞다보면 잡념이 사라질거야.”

   

   

“싫어. 얼른 나무 밑에서 비나 피하자.”

   

   

‘뭐야, 내 손을 꽉 잡고 있어서 갈수가 없잖아.’

   

   

‘에라 모르겠다. 젖은 김에 비나 계속 맞자.’

   

   

쏴아아아아아아

   

   

트리아이나와 메이는 계속 비를 맞는다.

   

   

맞다보니 자신이 사령관과 못했던 것에 대한 후회와 분노가 사라져가고 점점 편안해졌다.

   

   

“야. 트리아아어.”

   

   

“왜?”

   

   

“비 맞다보니까 좀 분노랑 그런게 사라졌어. 아까 화내서 미안.”

   

   

“괜찮아! 그럴수도 있지. 오랬만에 비냄새, 흙냄새, 풀냄새를 잔뜩 맡으니까 좋지?”

   

  

“그래. 배 안에서는 못 맡았던 냄새를 맡으니까 좋네.”

   

   

“아, 저기 연못이 있잖아! 대장! 그거 한번 해볼래?”

   

   

“뭐를. 연못에 잠수하는거?”

   

   

“어! 잠수하면 비 맞는거보다 잡념이 확실히 사라질거야. 어짜피 비 맞고 옷이 젖었는데 어때~”

   

   

“... 그래 한번 해보지 뭐.”

   

   

메이는 트리아이나의 손을 잡고 연못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손을 놓고 연못에 뛰어들었다.

   

   

한 10초쯤 지나서 메이가 연못 밖으로 나왔다.

   

   

“어때? 잡념이 확실히 사라지지?”

   

   

“야. 트리아이어.”

   

   

“왜? 앗, 꺄아악!”

   

   

메이가 트리아이나의 손을 잡고 연못으로 끌어들였다.

   

   

“깜짝이야... 갑자기 끌어들이면 어떡해?”

   

   

“잠수하고 연못 밑을 봐봐.”

   

   

“응? 왜?”

   

   

메이와 트리아이나는 연못에 잠수했다. 그러자 연못 밑바닥에 상자하나가 놓여있는게 보였다.

   

   

‘우와! 상자가 여기에 있었잖아! 얼른 가지고 올라가자!’

   

   

메이와 트리아이나는 상자를 가지고 뭍으로 올라갔다.

   

   

“여기 뭐가 있을까? 참치? 소원권?”

   

   

상자를 열자 폭죽과 종이하나가 보였다.

   

   

“우와, 이건 소원권이야! 이게 여기있었네! 아, 이 종이 방수종이구나.”

   

   

“사령관도 참 못됬네. 소원 안 들어주려고 이렇게 깊숙한 곳에 숨겨두다니.”

   

  

“아, 그러고보니 사령관이 연못에 뛰어들어도 괜찮다고 말했잖아! 그거 여기로 들어가라고 일부러 한 말이었네!”

   

   

“나 그 말 잊고 있었는데 용케 기억했네? 역시 사령관을 좋아하니까 다 기억하는건가?”

   

   

“아하하! 그런가봐! 같이 폭죽 날리자!”

   

   

“근데 이렇게 비오는데 발사가 돼? 연못에 들어가있는 동안 폭죽이 고장나지는 않았을까?”

   

   

“발사해보면 알겠지. 자 같이 발견한거니까, 같이 버튼을 누르자. 그러면 폭죽이 발사가 될거야.”

   

   

“좀 낮춰줘. 내가 키가 작아서...”

   

   

“알았어. 맞춰줄게! 하나, 둘 셋!”

   

   

“발사!”

   

   

메이와 트라아이나가 발사한 폭죽은 하늘높이 날아서 펑하고 터졌다.

   

   

“와~ 비가 오는데도 정말 예쁘게 터지는구나~ 닥터가 만든 특제 폭죽이라 그런가?”

   

   

“모두 복귀하라는 메시지가 떴어. 얼른 돌아가자.”

   

   

“라저!”

   

   

   

   

   

모두가 출발했던 장소로 다시 집합했다. 모두가 모이는 동안 비는 다 그쳤다. 트리아이나랑 메이는 모두에게 축하 받았다.

   

   

“히잉... 내가 소원 빌 수 있었는데...”

   

   

“흐레스벨그님. 하나도 못 찾아서 죄송해요...”

   

   

“아닙니다! 너무 영광스러운 시간이었어요!”

   

   

“저는 만족스러워요! 매점이용권을 5개나 찾았거든요! 근데 메이대장은 어떤 소원을 빌까요?”

   

   

“대장. 제발 제대로 된 소원을 빌어요.”

   

   

“메이랑 트리아이나 축해해! 못 찾을 줄 알았는데 용케 찾았네. 자, 둘이 상의해서 소원을 하나만 말해봐.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들어줄게.”

   

   

"메이대장. 대장이 소원빌어."

   

   

“어? 난 소원 없다고 말했잖아. 너가 빌어야지.”

   

   

“난 어짜피 해봤자 한번으로 끝나. 하지만 대장은 지속적으로 만날 기회가 계속 있잖아? 계속 잘하면 서약을 받을지도...”

   

   

“...하지만 용기가 안 나는데...”

   

   

“메이대장. 정 힘들면 아까처럼 바다에 한번 들어갔다가 와서 고백해. 고백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질거야.”

   

   

“바다에? ......”

   

   

메이가 침묵한다.

   

   

“두분. 얼른 소원을 말해주세요. 너무 지체되면 안돼요.”

   

   

“사령관!”

   

   

“응?”

   

   

“잠깐 바다쪽으로 가자. 거기서 소원을 말해줄게.”

   

   

다들 웅성거렸다. 왜 빨리 말 안 하는거야? 바다에서 뭘하려고?

   

   

“바다는 왜? 그래도 일단 가줄게.”

   

   

“사령관 기대해! 메이대장이 엄청난 걸 할거야.”

   

   

사령관과 메이, 트리아이나는 바다로 천천히 걸어갔다.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은 그 모습을 아리송한 눈으로 바라봤다.

   

   

“바닷속에 들어갔다가 나온 뒤 소원을 말할거니까 잘 준비해?”

   

   

“응. 알았어.”

   

   

“메이대장. 하나만 생각해. 사령관한테 좋아한다고 말할거라고. 잠수해 있는동안 다른 생각은 전부 잊어.”

   

   

“...”

   

   

메이는 서서히 바다로 걸어갔다. 그리고 숨을 들이마쉬고 잠수를 시작했다.

   

   

10초... 20초... 30초... 40초... 메이가 나올 생각을 않는다. 다른 대원들이 놀라서 웅성거린다. 사령관은 놀라서 바다에 들어가려고 했다.

   

   

“들어가지마! 메이대장은 떨쳐내야 할 생각이 너무 많아. 기다려줘야돼.”

   

   

50초즘 지났을까. 메이가 숨을 헐떡이며 나왔다. 그리고는 해변으로 힘겹게 걸어와 말했다.

   

   

“사령관... 허억허억.... 나 니가 너무 좋아.... 허억허억..... 트리아이나랑 같이 오늘 너랑 하룻밤 자고 싶어..... 괜찮지?”

   

   

모두가 얼어붙었다. 기대하던 나이트엔젤도 생각을 멈춰버렸다. 메이는 그제서야 수치심이 돌아와서 고개를 숙였다. 옷에서 바닷물이 뚝뚝 떨어지는 자신이 보였다.

   

   

‘내 꼬라지 이게 뭐야... 내가 생각한 고백은 이런게 아니었는데...’

   

   

사령관이 메이를 번쩍 들어올렸다. 메이는 꺄악소리를 내며 비명을 질렀지만 기쁜 표정을 감 출 수 없었다.

   

   

“그럼! 당연하지! 이 순간만을 기다렸어!”

   

   

“메이대장이! 드디어 메이대장이!”

   

   

모두가 크게 박수쳐줬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평생 놀림받을 줄 알았던 자존심 높은 메이가 사령관에게 고백을 했다. 



메이는 사령관에게 내려달라고 했다. 그러고는 트리아이나에게 달려가 안겼다.

   

   

“메이대장. 왜 나까지?”

   

   

“너도 많이 기다렸잖아. 이 정도는 친구에게 해줄 수 있지. 트리아이나.”

   

   

“친구? 헤헤... 아무래도 진짜 보물을 찾은거같네....”

   

   

박수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모두가 메이를 향한 축하를 끝없이 해줬다.

   

   

   

   

   

   

   

   

   

   

   

   

   

   

   

   

   

   

   

   

   

   

   

   

   

   

   

   

  

“.....”

   

   

“대장. 한달이 지났는데도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그렇게 좋으세요?”

   

   

“응... 사령관은 정말 최고야...”

   

   

“휴.. 덕분에 저희도 다 아다를 뗏네요. 그때 용기를 내 주셔서 감사해요.”

   

   

“메이대장! 대박이야! 대박!”

   

   

“뭔데?”

   

   

“돌고래 떼가 나타났어! 다들 구경하고 난리야! 내 잠수함으로 가까이서 보자!”

   

  

“좋아! 얼른 가자!”

   

   

메이는 트리아이나와 함께 밖으로 뛰어갔다.

   

   

“야. 니 잠수함 청소는 제대로 했지? 저번에 사령관이랑 같이 탔을 때 내가 다 부끄럽더라.”

   

   

“그럼~그 이후로 청소 제대로 했어 걱정마.”

   

   

트리아이나와 메이는 빠르게 복도로 뛰어갔다. 두 소녀의 약지에 끼워진 서약반지가 어느때보다도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