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글 모음      

   

평화롭게 바다 속을 잠행하던 오르카호. 깊은 바다에는 빛조차 들어오지 않는다. 이런 오르카호에 갑작스럽게 정전이 발생했다.

   

   

<불이 꺼져 아무것도 안 보이는 컴페니언 숙소>

   

   

“우왓! 아무것도 안 보여요!”

   

   

“갑자기 뭐야! 누가 불 껐어!”

   

   

“아무도 조명 근처에 없었어요. 혹시 정전된거 아닐까요?”

   

   

“정전? 그러면 큰일난거 아니에요? 정전되면 오르카호 운전을 못하잖아요!”

   

   

“운전을 못하면 어떻게 되는데?”

   

   

“어떻게 되긴! 우리 모두 바다 밑바닥에 빠져서 죽겠지!”

   

   

“뭐? 큰일난거잖아!”

   

   

“죽는다고? 하치코 무서워!”

   

   

“다들 일단 진정하세요! 하치코 어딨는거야!”

   

   

“하치코 여깄어요! 페로는 어딨어요?”

   

   

“리리스언니 보고싶어!”

   

   

“죽으면 안돼! 주인님이랑 많이 해보지도 못했는데!”

   

   

“다들 조용!”

   

   

“....”

   

   

“평소라면 들릴 기계소리들이 전혀 안 들려요. 아무래도 진짜 정전된게 맞는거 같아요.”

   

   

“숙소에만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해요. 우리 밖에 나가서 뭐라도 해봐요.”

   

   

“그치만 우린 아무것도 안 보이잖아?”

   

   

“저는 남들보다 어둠속을 잘 볼 수 있어요. 저를 따라오시면 괜찮을거에요.” 

   

   

“우선 우리 서로 손 잡아요. 다들 자기 위치 말하세요.”

   

(간신히 서로 다 손을 잡음)

   

   

“자, 한명도 빠짐없이 손을 잡은거 맞죠? 그리고 제 손을 잡고 있는건 펜리르고요.”

   

   

“응 맞아.”

   

   

“밖으로 나갑시다. 다들 앞에 분을 잘 따라와주세요. 제가 잘 인도할게요.”

   

   

   

(숙소 밖으로 나온 컴페니언)

   

   

“정말 아무것도 안 보여! 우리 진짜 큰일나는거 아니겠지?”

   

   

“... 저쪽에서 뭔가 소리가 들려요. 한걸음씩 갈테니 조심히 따라오세요.”

   

   

“하치코 조심해서 걸어라?”

   

   

“넹!”

   

 

(페더 따라서 이동하는 중)

   

   

“나애애애앤.... 어딨어...”

   

   

“앗! 이 목소린 메이대장님이에요!”

   

   

“뭐야! 거기 누구 있어? 나 좀 구해줘!”

   

   

“거기 가만히 계세요. 저희가 그쪽으로 갈게요.”

   

   

“메이대장님? 이제 손을 한번 뻗어보세요.”

   

   

“우왓! 이거 누구 머리카락이야!”

   

   

“제 머리카락입니다. 옆에 포이가 있으니까 포이 손을 잡으세요. 그러면 이동하기 편할거에요.”

   

   

“손? 이, 이건가? 아냐. 너무 푹신해. 대령한테 없는 그거구만.”

   

   

“됐다, 잡았어! 이제 어쩌면 돼?”

   

   

“어라? (킁킁)저쪽에서 바이오로이드의 냄새가 나요! 제가 한번 앞장서볼게요!”

   

   

“하치코 잠깐! 위험해요!”



   

“아야! 내 무릎!”

“아악, 어디에 부딪힌거야!”

“하치코! 제발 천천히 가요!”

“니들이랑 같이 가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이게 뭐야! 아이고!”

   

   

“도착했다! 여기 누구 있어요?”

   

   

“히이잉... 아무것도 안보여... ”

   

   

“LRL이에요! 여기 스노우페더가 있어요. 어서 제 손 잡으세요.”

   

   

“우왓! 짐을 구해주러 온 것이로구나! 참으로 대견하구나!”

   

   

“어쩌다가 여기 혼자 남겨진거에요?”

   

   

“몰라... 그냥 복도를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불이 꺼졌어.”

   

   

“잠깐. LRL이 거기 있다고? 그럼 너가 빛을 밝히면 되잖아! 얼른 안대 벗어!”

   

   

“아, 그러네요! LRL양. 조명좀 켜주시겠어요?”

   

   

“큭큭. 이 몸의 봉인해제를 원하다니 어리석군. 그렇다면 받아라!”

   

   

“작렬하라!”

   

“으아아아아악!”

   

   

“빨리 꺼! 너무 눈부셔!”

   

   

“아아... 눈뽕빔을 제대로 맞았어....”

   

   

“너무 밝잖아! 조금만 밝히는건 못해?”

   

   

“난 애초에 등대용으로 만들어졌잖아. 약한 조명을 내는 기능이 있을 리가 없지.”

   

   

“그럼 일단 LRL의 조명은 끄고 다니죠. 이제 어디로 가죠?”   

   

“뭐야, 빛이잖아? 거기 누구 있어요?”

   

   

“또 목소리가 들렸어요!”

   

   

“하치코 이번엔 앞장서지 마세요. 저희 여기 있어요!”

   

   

“거기 누구세요? 저는 다프네에요.”

   

   

“가만히 계세요. 저희가 그쪽으로 갈게요. LRL 이제 손 내밀어보세요.”

   

   

“다프네 여기 있느냐? 짐의 손을 잡거라. (더듬더듬) 잡았다!”

   

   

“LRL도 있었군요. 어두운데 계속 이동하고 계신거에요? 다들 다친 곳은 없는거죠?”

   

   

“아.... 안 다쳤어요.”

   

   

“후우... 그나저나 대체 정전은 왜 발생한거야? 갑자기 웬 고생이람.”

   

   

“저는 왠지 리제님이 그 아줌마를 놀리다가 번개를 맞아서 정전이 발생했다고 생각해요.”

   

   

“레아언니는 지금 전투 나가셔서 오르카호에 없어요. 레아언니 때문은 아니에요.”

   

   

‘난 아직 레아님이라고 말 안했는데 단번에 알아듣네?’

   

   

“저희끼리 추론해봐도 답은 안 나와요. 일단 저를 천천히 따라오세요. 이쪽으로 가면 로비가 나올거에요.”

   

   

(페더 따라 이동하는 중)

   

   

“히잉... 정전 언제 끝나? 너무 무서워...(훌쩍)”

   

   

“뭐가 무섭다고 우냐? 울지마.”

   

   

“그치만...”

   

   

“페더님, 잠깐 멈춰주세요. 제가 LRL양좀 부둥부둥 시켜줄게요.”

   

   

“무서워 마세요. 곧 문제가 해결되고 불이 켜질거에요. 지금 혼자 있는게 아니잖아요? 무서운게 나타나면 저희가 지켜줄테니까 안 우셔도 돼요. 눈물 뚝!”

   

   

“그래 고맙다. 이제 안 울게.”

   

   

“어라? 근데 저 멀리서 우는 소리가 또 들리는거 같은데?”

   

   

“흐아앗! 난 하나도 안 무섭다! 거기 누구냐!”

   

   

“소대장...(훌쩍) 린티....(훌쩍) 나 무서워.....”

   

   

“아, 그리폰이다! 그리폰!!!”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놀라실필요 없어요. 저희에요.”

   

   

“저희가 누군데? 방금 LRL목소리 들린거 같은데?”

   

   

“그래! 여깄다! 상태는 괜찮느냐!”

   

   

“무, 물론! 난 어둠 같은거 하나도 안 무서워!”

   

   

“저희 우선 그리폰님 쪽으로 조금만 움직여요.”

   

   

“그리폰님. 거기서 네발자국만 앞으로 가면 다프네님이 있을거에요. 다프네님 손을 잡고 같이 이동해요.”

   

   

“알았어. 거기로 갈게. (더듬더듬) 이거야? 다프네 머리에 이런 귀가 달려있었나?”

   

   

“저 여깄어요. (덥석)”

   

   

“우왓, 깜짝이야! 그럼 내가 방금 만진건 뭔데?

   

   

“제 귀입니다.”

   

   

“페로도 있었네?”

   

   

“하치코도 있어요!”

   

   

“뭐야, 왜 이렇게 많아!”

   

   

(계속 이동하는 중)

   

   

“앗, 페더. 갑자기 왜 멈추는거야?”

   

   

“누군가 여기로 오고 있어요... 벽에 부딪히지도 않고 똑바로요.”

   

   

“조명도 없는데 안 부딪히고 걸어온다고? 대체 누가?“

   

“어라? 거기 누가 있어?”

   

   

“누누누누구냐! 정체를 밝히거라!”

   

   

“한명은 아닌거 같은데? 다들 어디로 가는거야?”

   

   

“안 보고도 잘 걷는거 보니 금란님 아닐까요? 아 그런데 목소리가 다른데....”

   

   

“금란? 글쎄, 그나저나 너희들 혹시...”

   

   

   

   

“정전이 언제 끝날지 가지고 나랑 내기 한 판 하는거 어때?”

   

   

“놀랐네. 그냥 셀러멘더님 이었네요. 근데 지금 이렇게 어두운데 어떻게 벽에 안 부딪히고 걸어오신거이요?”

   

   

“아~ 난 실눈캐잖아. 평소에도 눈을 감고 다니다보니 어둠속에서도 문제없이 걸을 수 있어. 어디가는거야? 혼자 다니긴 심심하니 나도 같이 가자.”

   

   

“같이 가면 저희야 좋죠. 여기 펜리르 손좀 잡아주세요. 혼자 무리를 이끄느라고 힘들었어요.”

   

   

(샐러맨더랑 함께 이동하는 중)

   

   

“근데 다들 너무 걱정하지마! 내가 옜날에 들었는데, 오르카호에 정전이 나도 가라앉지 않도록 하는 무슨 기능이 있대. 그러니까 너무 쫄아있지 않아도 돼. 우리 다 안 죽어~”

   

   

“생각해보니 그러네요. 정전이 되고 시간이 이만큼 흘렀는데도 아직 사고 안난거 보니까 확실히 안전한거 같아요..”

   

   

“아 그런거야? 뭐야. 괜히 무서워했네.”

   

   

“그리폰 아까 안 무섭다 하지 않았어? 사실은 엄청 무서워했구만~”

   

   

“어휴. 어두워서 때릴 수도 없고...”

   

   

“그럼 더 놀려야지~ 에베베베베. 아악!”

   

   

“히잉... 아이돌이 막 때린다!”

   

   

“내가 너 때리는거 누가 봤냐? 아무도 못 봤을텐데?”

   

   

“맞아요. 어쩌면 펜리르가 때렸을지도 모르죠.”

   

   

“엥? 아냐!”

   

   

“하하하! 재밌네. 근데 페더. 너 나 오기 전까지 이 많은 무리를 혼자 이끈거야? 뭔가 리더의 자질이 있는거 같은데?”

   

   

“리더라뇨. 저한텐 가당치도 않아요.”

   

   

“아니야. 리더 맞아! 카리스마 있게 어디로 가자고 딱딱 명령해줬잖아.”

   

   

“갑자기 생각나네. 정전나서 모두 우왕좌왕하니까 페더가 ‘다들 조용’이라고 외친거.”

   

   

“아... 그거 생각하니까 좀 부끄럽네요.”

   

   

“그래도 페더가 나오자고 한 덕분에 많은 바이오로이드들을 구조 할 수 있었네요. 그러지 않았으면 다프네님이랑 LRL이랑 그리폰님 모두 복도에서 고립 됐을거에요.”

   

   

“그래요. 페더님 없었으면 저는 아무것도 못 했을 거에요.”

   

   

“맞아! 페더가 나를 살렸다! 정말 고마워!”

   

   

“다들 칭찬 감사드려요. 어라? 조명이..”

   

   

(불이 다시 켜짐)

   

   

“으악! 눈부셔!”

   

   

“오~ 드디어 켜졌잖아!”

   

   

“뭐야! 이렇게 많은 바이오로이드들이 기차놀이를 하고 있던거였어?”

   

   

“저도 이제야 봤네요.”

   

   

“어둠속에만 있었더니 조금 어지러워.”

   

   

“후.. 길었던 정전이 끝나서 다행이네요. 어라? 바로 앞에 카페테리아였네요?”

   

   

“아, 우리 만난김에 맛있는거나 먹을까? 내가 쏠게! 내가 얼마전에 오르카호 친선포커대회에서 많이 땄거든.”

   

   

“좋아요!”

   

   

“그럼 고맙지!”

   

   

“난 망고빙수 먹을래!”

   

   

“카페테리아 한번도 와본적 없는데...”

   

   

“그래~ 다들 먹으러 들어가자! 아우로라야, 단체손님 오셨다!”

   

   

(카페테리아로 우르르)

   

   

“페더가 가장 수고했으니까 제일 비싼거 드세요.”

   

   

“저는 비싼거 안 먹어도 돼요. 그냥 빙수 아무거나....”

   

   

“빙수요? 여기 팥빙수가 진짜 맛있어요. 빙수 먹을거면 그걸 꼭 드셔보세요.”

   

   

“아.. 그럼 그거 먹을게요.”

   

   

“근데 팥빙수에다가 플레인요거트스무디를 같이 먹어도 맜있다? 그것도 시켜봐!”

   

   

“그럼 플레인요거트스무디도 시킬게요. 다들 알려줘서 고마워요.”

   

   

“우왓! 아우로라가 우리 단체손님이니까 초코 빙수 서비스로 주겠대!”

   

   

“오오옷! 나 초코 빙수 진짜 좋아해! 고마워 아우로라!”

   

   

“감사인사는 아우로라님 말고도 셀러맨더님이랑 페더님에게도 해야죠.”

   

   

“샐러맨더랑 페더 고마워~~”

   

   

“뭘 고맙단 말을 해. 난 돈만 댔는데. 진짜 수고한건 이쪽 같은데?”

   

   

“아하하... 전 그냥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인걸요.”

   

   

“냐앙~ 정말 훈훈하네. 그런데 뭔가 잊어버린거 같은데...”

   

   

   

   

   

“...난 괜찮아. 어짜피 별로 어울리고 싶지도 않았어.”

   

   

“그나저나 대체 어떤 놈 때문에 정전이 발생한거야? 완전 힘들었네.”

   

   

   

   

   

   

   

   

   



“마지막 경고입니다. 티타니아는! 제조로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또 다시 전기 낭비 하지 마세요. 알겠습니까? 또 낭비를 한다면 다시는 제조실로 못오도록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릴겁니다.”

   

   

“......네.” (이번엔 티타니아 뽑을 줄 알고 레아도 멀리 보내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