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설정과 관련 없음





"스, 스카이 나이츠! 으아~ 몇번을 해 봐도 계속 틀리네.."


"이야~ 기특한걸! 아직도 연습 중 이었어?"


어두컴컴한 연습실 한 구석에서 하르페이아가 밝은 조명을 켜 놓고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하르페이아는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으~ 깜짝 놀랐잖아! 사령관."


"사령관이 아니라 프로듀서."


"프, 프로듀서.."


호칭을 바로 정정하는 사령관. 사령관은 호칭을 정정하며 성큼성큼 하르페이아에게

다가가 그녀의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무튼 연습도 좋지만 그렇게 너무 무리하다간 몸에 탈난다."


"피~ 그래도 난 몸치니까 더 열심히 해야해."


사령관은 연습을 다시 시작하려는 하르페이아의 앞에서 주섬주섬 책들을 내려놓고

오디오 카세트를 꺼버렸다.


"이리와서 좀 쉬자. 안그래도 너 안쉬고 계속 무리할까봐 일부로 찾아온거야."


"그, 그치만.."


"이것들 오늘 밖에서 새로 들여온 고전 문학들인데? 다시 치워버린다."


"윽..! 아, 알았어! 멈춰! 이제 쉴게, 쉰다구!"


하르페이아는 사령관의 손에 들려있는 새로운 책들에 눈을때지 못하며 결국 못이긴 척

슬며시 사령관의 옆에 앉았다. 사령관은 어떤 책을 읽을까 고르다가 문득 의문이 든 모양인지

하르페이아를 쳐다보며 질문했다.


"왜 오늘은 옆에 앉는거야? 책 읽을때 내 품에 앉는거 좋아했잖아."


"그, 그게.. 방금까지 연습을 해서 땀이..."


"에이 그게 무슨 상관이라고.. 자 들어와!"


사령관이 하르페이아의 손을 잡아 끌어 반 강제로 하르페이아를 자신의 품에 끌어앉듯

함께 앉았다. 하르페이아는 그런 사령관의 행동에 당황했다.


"으아~ 안돼! 프로듀서한테 내 땀이 묻을거란 말이야! 냄새도 날거고..."


하르페이아가 계속 꾸물거리자 사령관이 하르페이아를 뒤에서 꼬옥 끌어안고 그녀의 목덜미에

자신의 얼굴을 파묻은채 핥기 시작했다.


"스읍- 하- 으음~ 향기로워."


"꺄아악! 하지마~ 이 변태! 정말 응큼해!"


하지만 사령관의 집요한 장난에 결국 하르페이아도 포기하고 책을 펴 들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사령관의 품에서 그와함께 책을 읽는 것은 하르페이아가 절대로

포기하지 못하는 가장 좋아하는 일 이었으니까.


"정말.. 알았어, 그럼 이거 같이 읽자. 언제나처럼 다 읽으면 신호를 줘."


그렇게 시작된 단 둘 만의 독서 데이트. 

책을 읽는 도중에도 둘은 책의 내용에 대해서 대화도 하며 장난도 치고 있었다. 

그때 연습실의 문이 열리고 콘스탄챠가 쟁반에 가벼운 다과를 가져왔다.


"실례합니다 하르페이아씨, 그리고 주인님. 여기 다과를 가져왔습니다. 혹시 더 시키실 일이

있으시면 연락 주세요. 그럼 돌아가 보겠습니다. 주인님."


"고마워. 콘챠, 필요한 게 있으면 연락할게."


콘스탄챠는 예의바르게 허리숙여 인사를 올린 뒤 하르페이아 에게도 따로 눈짓으로 인사를 했다.

그녀의 응원에 하르페이아는 창피함이 느껴졌지만 그래도 사령관의 따뜻한 배려에 내심 감동이 밀려왔다.


"뭐야.. 이런건 또 언제 준비한거야. 프로듀서?"


"미리 너한테 오기전에 소완한테 부탁해 뒀지. 가져오는 건 콘챠한테 부탁해 뒀고.

넌 무조건 무리해서 연습할께 뻔하니까 내가 일부로 찾아온 거라고."


"그치만 내가 몸치인건 사실이야. 이렇게 연습하지 않으면 나중에 분명 공연을 망칠거라고."


슬며시 기가 죽는 하르페이아. 다른 동료들에 비해서 유독 몸치였던 그녀는 춤을 추면 몸이 삐그덕 거렸고

칼군무가 필요할땐 한 박자씩 느리기 일수였다. 노래는 생각보다 잘 불러져서 다행이었지만

춤을 같이 춰야하는 만큼 춤을 꼭 연습해야했다.


"그래도 아직 공연까진 충분히 남았어. 이렇게 꾸준히 연습하면 그때까진 분명 좋아질거야."


사령관은 그 말과 함께 잔뜩 풀이죽은 하르페이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비어있는 잔 하나에

음료수를 가득 채웠다. 그러면서 자신의 잔에도 음료수를 채우고 한 잔을 하르페이아 에게 건내주었다.


"그러니 지금은 너무 빡세게 하지 말고 천천히. 알겠지? 자, 이거 한 잔 마시고 좀 쉬자."


"고마워, 프로듀서. 그래도 프로듀서가 있어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을거 같아. 에헤헤."


베시시 웃으며 잔을 받아드는 하르페이아. 사령관은 그녀와 잔을 마주치고 조용히 음료수를

마시며 하르페이아와 계속 독서를 이어나갔다. 그렇게 단 둘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책 한권을 다 읽어버렸다. 그렇게 두껍지 않은 책이었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어버린 것이다.


"으으~ 정신없이 읽다보니 금방 다 읽어버렸다. 벌써부터 몸이 굳은거 같아."


"내가 굳은 몸을 풀어주는 마사지를 좀 아는데 해줄까?"


사령관은 일어서서 기지개를 피는 하르페이아의 뒤에 슬며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감싸쥐고 그녀의 귓가에 감미로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히잇..! 귓가에 바람 불지마하으으~"


소스라치게 놀라는 하르페이아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사령관은 부드럽게 그녀의

어깨며 허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이내 바로 한 손을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가져갔다.


끈질긴 사령관의 손길에 결국 하르페이아가 신음성을 토하다가 얼굴을 붉히며

사령관을 향해 돌아서서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응...츄읍..."


잠깐의 입맞춤이 끝나고 하르페이아가 촉촉히 젖은 눈으로 사령관을 바라보며 개미가

기어가는 듯 작은 목소리로 쑥쓰러움을 참으며 말했다.


"여, 여기는... 그... 다른 사람들한테 보일 수 있으니까... 저기... 사, 사령관의 방으로..."


"알겠습니다. 공주님."


사령관이 하르페이아의 요청에 피식 웃으며 그녀를 가볍게 안아올려 성큼성큼 비밀의 방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르페이아는 사령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그의 체취를 맡으며

몽롱한 표정으로 얌전히 있을 뿐이었다.


"자, 도착했습니다. 공주님."


"으응... 그런데 너무 어두운 것 같아."


도착한 사령관의 방. 하지만 너무 조명이 꺼져있어서 너무 어두웠다.

하르페이아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방에 의구심을 가졌지만 사령관은 조명도 키지 않은 채

능숙하게 장애물을 피해 하르페이아를 침대에 내려주었다.


"그럼 난 조명을 키러 갈께."


그 말과 함께 사령관이 조명쪽으로 다가섰다.


파앗-!














"....아 님!...하르...이..님!...하르페이아님!!"


"헉!"


갑자기 하르페이아의 눈 앞에 강렬한 조명이 켜졌다. 마치 랜턴을 직접 눈에다 쪼이는 기분이었다.

하르페이아가 퍼뜩 눈을 뜨자 눈 앞에 익숙한 인물이 서 있었다.



"아, 빨리 일어나셔야 함다! 거지런 근무 투입 시간이지 말임다!

그리고 아이돌 무대 끝난지가 언젠대 아직도 아이돌 연습을 꿈으로 꾸는검까?

아무튼 빨리 준비하지 말임다. 리앤님한테 하르페이아님이 교대가 늦는다고 독촉하는

연락이 당직실로 계속 오고있슴다."



"그게... 그게... 꿈이었다고?"


너무나도 행복했던 순간과 그 추억들,

그것은 달콤했던 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