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앤젤은 머릿속이 먹구름으로 가득 낀 듯 답답했다.

 

메이의 머릿속에는 뭐가 들었는지 아수라 백작 마냥 하루에 진지한 표정 반 헤벌쭉한 표정 반이었다.

 

아마 경기에 대한 진지함과 승리 시 사령관에게 요구할 그런 것들이 교차하는 것, 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나마 저 멍청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손은 쉬지 않고 패널을 놀리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일까.

 

나이트 앤젤의 답답함과는 별개로 둠 브링어의 경기는 매우 깔끔하게 2:0을 뽑아내며 승리했다.

 

포트리스의 방벽을 무시하고, 밴시를 희생하여 강습 후 화력으로 찍어 눌러 레아의 광역 대미지가 쏟아지기 전에 격차를 벌려놓음으로써 첫 세트의 승리를 가져갔다.

 

두 번째 세트에서는 처음부터 레아가 폭풍을 쏟아냈으나 밴시, 실피드, 나이트 앤젤, 레이스로 저공 비행 후 기습을 시도하여 레아를 우선 암살함으로써 다소 허무하게 두 번째 세트의 승리도 가져갔다.

 

압도적인 차이로 허무하게 게임이 끝나자 레아는 정신이 나간 듯 망부석이 되어 다프네와 드리아드에게 끌려 나갔다.

 

그리고 긴급 회의 및 상호 합의 결과, 다음 경기 예정이었던 아머드 호라이즌 팀과 버뮤다 팀의 경기가 시행되었다.

 

무적의 용의 지휘 아래 호라이즌의 공격력과 아머드 메이든의 안정감이 돋보이는 조합이었으나, 정찰하는 테티스를 네오딤과 레이시가 저격하고 그 사이에 팬텀, 쉐이드가 들어가 내부 인원을 암살한다는 계획이 맞물리면서 운디네를 포함한 세 명을 잡고 팬텀과 쉐이드를 희생한 3:2의 교환을 이루어 냄으로써 첫 세트를 가져갔다.

 

두 번째 세트에서는 해안 맵이었다.

 

절벽 위에서 방어벽을 구축하고 사방팔방으로 포격을 쏟아내는 아머드 호라이즌의 공격에 버뮤다는 3 킬을 헌납하고 시작했다.

 

테티스가 빠지고 운디네가 들어가며 정찰의 폭은 줄었으나 안정감이 올라간 것은 분명했다.

 

다만 테티스 보다 전자전에 취약한 운디네는 스카디의 공격에 감지 능력이 많이 떨어졌고 절벽 아래에서 파고드는 에키드나를 확인하지 못했다.

 

네오딤의 고철 지원을 받는 에키드나는 절벽 아래에서 뱀을 움직여 절벽째로 무너뜨리는 기염을 토하며 순식간에 4:3의 스코어로 반전시켰다.

 

부활 후 좀 더 안전한 위치로 내려와서 방어선을 구축했으나, 더 이상의 교전을 하지 않는 버뮤다와 낮아진 시야로 인해 포격의 명중률에 제한이 생김으로써 무난히 두 번째 세트도 버뮤다가 승리를 가져갔다.

 

사령관은 각 팀장을 불러 훈련이 얼마만큼 진행되고 있고, 어느정도 속도로 데이터를 쌓고 있는지 확인했다.

 

닥터와 상의 결과, 데이터가 쌓이는 속도가 점점 빨라져 현재 AI 성능으로 할 수 있는 학습 속도의 한계점에 도달했으므로 32강 나머지 경기는 하루에 두 팀씩, 매일 치르기로 했다.

 

다음 날 첫 경기는 시티 가드와 테라 포밍이었다.

 

첫 번째 경기의 맵은 평야였다.

 

시티가드는 램파트와 켈베로스를 앞 세운 뒤 펍 헤드와 사디어스가 뒤를 받쳐주고 프로스트 서펀트로 지원한다는 무난한 조합을 들고 나왔다.

 

반대로 테라 포밍에서는 에이다, 셀주크, 스파토이아를 이용한 장거리 포격을 하고 엠프리스로 진입을 방해했다.

 

빙판길을 뚫으며 잠깐이라도 진열이 흐트러지면 곧바로 풀숲에서 퀸 오브 메인이 뛰쳐나와 목을 물어뜯으려 했다.

 

퀸 오브 메인에게 킬을 내주지 않았지만 누적되는 포격에 킬을 내주며 테라 포밍이 첫 경기의 승리를 무난하게 가져갔다.

 

두 번째 경기는 산악.

 

테라 포밍은 세띠, 퀸 오브 메인, 스팅어를 이용한 기동전을 끌어왔으나, 와쳐의 탐지에 빠르게 발각되어 리앤의 지원 포격 및 세이프티의 가스탄에 퀸 오브 메인과 세띠가 치명적인 피해를 입어 공격력이 급감했다.

 

에이다의 포격을 피하며 노골적으로 퀸 오브 메인과 세띠만을 노린 결과 두 번째 세트의 승리를 가져갔다.

 

마지막 경기의 맵은 설원. 

 

테라 포밍은 설산 위에서 자리잡고 셀주크의 포격은 자제하고 소음이 적은 스파토이아와 에이다의 포격만 사용하며 시티 가드를 도발했다.

 

엠프리스가 눈 아래에서 탈출 준비를 하며 얼음길과 방벽을 구축하는 동안 시티 가드는 오히려 리앤의 지원 포격을 이용해서 눈사태를 유도했다.

 

시티 가드를 끌어들인 후 셀주크의 포격으로 눈사태를 유도하려 했으나 실패한 테라 포밍은 오히려 눈 아래로 내려갔다.

 

눈 밑에 얼음 함정을 깔아 피해를 유도하는 엠프리스와 끊임없는 지원 포격을 시도하는 에이다로 인해 피해가 누적된 시티 가드가 패배하게 되었다.

 

패배에 화가 난 사디어스는 사령관의 엉덩이를 때리겠다며 사라졌다.

 

다음 경기는 퍼블릭 서번트와 컴패니언의 경기였다.

 

첫 경기의 맵은 설원.

 

침엽수림에서 시작한 퍼블릭 서번트와 눈 쌓인 평야에서 시작한 컴패니언의 거리는 많이 가까운 편이었다.

 

펜리르, 페더, 포이, 리리스, 알프레드로 구성된 컴패니언 팀이 속전속결을 위해 포위망을 넓히며 빠르게 전진했다.

 

알파, 엘븐, LRL, 티에치엔, 스트롱홀드로 구성된 퍼블릭 서번트는 오히려 숲 밖으로 이동, 숲을 뒤로 끼고 컴패니언과 마주했다.

 

티에치엔이 리리스를 상대로 시간을 벌고, 알파의 출력 전개를 통해 들어오는 펜리르와 포이를 밀어냈다. 

 

공중에서 급습하는 페더를 엘븐이 물대포로 밀어냈다.

 

알프레드의 공격은 오직 스트롱홀드가 받아주었고, 정작 스트롱홀드의 포신은 알프레드가 아닌 다른 컴패니언 유닛을 조준하고 있었다.

 

중간 중간 터지는 LRL의 섬광이 수비의 빈틈을 메워주고 공격 타이밍을 만들어 주었다.

 

티에치엔을 리타이어 시키고 합류한 리리스가 LRL을 잡고 킬을 만들어냈으나 리리스를 제외한 4명은 많은 피해를 입은 상태였다.

 

다음 교전에도 비슷한 양상이 시작되었고 리리스를 제외한 4명이 거의 동시에 리타이어 하면서 결국 리리스도 리타이어했다.

 

2명을 내주고 다음 번에 5명을 잡는 갉아먹는 교전에 최종 스코어 24:8를 만들어내어 퍼블릭 서번트가 첫 경기의 승리를 가져갔다.

 

두 번째 경기의 맵은 산악.

 

페로, 포이, 펜리르, 스노우 페더, 하치코 조합을 들고 나온 컴패니언은 산 아래 평지에서 시작, 엘븐, 다크 엘븐, 세레스티아, 이그니스, 알파를 기용한 퍼블릭 서번트는 산 중턱의 숲 속에서 시작했다.

 

컴패니언은 빠르게 넓은 범위를 수색하며 숲에 진입했을 때, 퍼블릭 서번트는 세레스티아를 이용하여 풀을 빠르게 자라게 하며 점점 산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산 정상에 도달하자 엘븐은 닥치는대로 나무를 뽑기 시작했고 다크 엘븐의 독수리가 공중을 날며 주변을 정찰하기 시작했다.

 

산을 수색하던 컴패니언은 다크 엘븐의 독수리를 발견, 산 정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컴패니언을 발견한 독수리의 신호를 받은 알파가 출력 전개를 사용, 뽑아놓은 풀과 나무를 모조리 밀어내어 주변으로 떨어뜨렸다.

 

그리고 이그니스의 화염이 쏟아지며 산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세레스티아가 성장시킨, 빠르게 자라서 내실이 비어있는 풀은 좋은 장작이 되었고 탈 것이 없는 산 정상을 제외한 다른 부분들은 빠르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산 아래가 불지옥으로 변하고 엘븐이 던지는 통나무가 날아오자 제 아무리 컴패니언이라고 해도 피해는 감내할 수 밖에 없었다.

 

하치코가 유탄을 발사하여 반격하려 했으나 날아오는 통나무에 막고 피하는 것만도 벅찼고 페더는 다크 엘븐의 샷건 견제에 의해 내려올 수도 없었다.

 

하치코, 펜리르가 리타이어 하고 페로, 포이가 중상을 입고 물러났다.

 

하치코와 펜리르가 다시 복귀하고, 불길이 조금 사그라들었으나 여전히 불타는 산을 뚫기 위해 이미 타서 잔불만 남은 길을 따라 올라갔다.

 

산 정상에서 나무 대신 흙을 캐서 토벽을 쌓은 퍼블릭 서번트는 컴패니언의 위치를 쉽게 볼 수 있었다.

 

2 킬을 내줬고 중상이 둘 이므로 중상자 둘을 내주더라도 최소 4 킬을 내야한다는 판단을 했는지, 컴패니언은 과감히 진입하기 시작했다.

 

하치코가 방패를 땅에 박아 알파의 출력 전개를 버텨내고 페더가 다크 엘븐의 어그로를 끄는 동안 포이, 펜리르, 페로가 진입했다.

 

포이가 세레스티아의 암살에 성공했으나 알파의 공격에 리타이어, 이그니스를 뛰어 넘는 펜리르가 엘븐의 물대포를 맞고 추락, 페로는 펜리르가 쓰러진 틈을 타서 알파의 암살을 시도했다.

 

스노우 페더를 견제하던 다크 엘븐이 샷건을 페로에게 돌려 사격, 페로가 리타이어 했고 강습을 시도하던 페더는 알파의 출력 전개에 강제로 밀려났다.

 

산 밑으로 굴러떨어진 펜리르가 재 합류하고 페로, 포이가 복귀 해도 더 이상 힘들 것이라고 판단한 리리스가 항복을 표했고, 퍼블릭 서번트가 2:0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리리스가 컴패니언들을 데리고 식당에 갔을 때, 시티가드와 조우했다.

 

둘 다 패배팀이라는 점에서 서로 간에 어색함이 있었으나 금세 각자 자리를 잡고 앉아 음식을 주문했다.

 

펜리르의 입에서 고기 소스를 닦아주던 리리스가 등 뒤에서 들리는 리앤의 목소리에 멈칫했다.

 

“ 사디어스 경정, 이왕 이렇게 된 거 승률 있는 팀 하나 잡고 1:1 맞춤으로 훈련을 도와주는 거 어때요? “

 

“ 하? “

 

“ 우승하는데 도움 주고 우리는 보상 중 일부를 요구하는 거죠. “

 

“ 그건 확실히... 구미가 당겨. “

 

“ 그렇죠? “

 

“ 그래서, 어떤 팀으로 접근할꺼지? “

 

“ 발할라나 스틸라인이 유력해 보이겠지만 그쪽은 우리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으니, 저희는 둠 브링어로 붙죠. “

 

“ 둠 브링어라. “

 

“ 다른 것보다 그 쪽은 자기들 대장이 왓슨과 이어지는 걸 더 원할테니까요. “

 

“ 좋아. “

 

입 닳아지겠다는 말을 듣고 정신을 차린 리리스가 펜리르에게 사과하며 음식을 다시 먹기 시작했다.

 

컴패니언 숙소로 돌아오자 페로가 말했다.

 

“ 언니, 들으셨죠? “

 

“ 누가 봐도 노골적으로 우리에게 알려주는 정보였어. “

 

“ 어떻게 하실 건가요? “

 

“ 패배 팀에게는 선택지가 없어. 우리도 줄을 잡아야 해. 우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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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적당히 넘기고 8강부터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