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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이오로이드를 혐오한다 43화


'철컹! 트르르르륵! 쿠웅!'


"충유 압류차량 보관소에 어서와!"


여기에 이런 곳도 있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어느새 우리는 커다란 주차장 같은곳에 도착했다. 


하지만 압류차량 보관소라는 말과는 다르게 온통 불법주차, 뺑소니, 미관리 차량들로 보관소가 가득차 있었다.


"여기에 진짜 좋은 차량들이 있긴 해?"


"보는게 전부가 아니라구."


안수민의 질문에 능글맞은 대답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열쇠를 꽂는 사디어스.


"들어와. '특별 보관소'에 가야 되니깐 말야."


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정체모를 붉은 버튼을 사디어스가 꾸욱 누르자 갑작스레 아래로 내려갔다.


어느정도 내려갔을까, '쿵!'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멈췄고, 문이 열리며 우리의 눈이 빛이 반사되어 반짝거릴 정도로 전혀 다른 공간이 생겨났다. 반짝이는 조명, 삐까번쩍한 차량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우, 우와..."


"재벌 2세들이 넘치는 돈으로 놀다 가는 곳이 여기야. 이런 차들은 수도 없이 많다고."


들어본 차량 브랜드들 뿐만 아니라 일반차량들을 튜닝하여 성능을 끌어올린 튜닝카 등 매우 다앙한 차량들이 있었다. 그때, 한상주가 어느 차량으로 달려가 


"이거다!"


라며 그것들을 가르킨다. 일본 브랜드로 보이는 차량 2대가 각각 주황, 보라색으로 도색되어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뽐냈다. 마치 옛날 어느 일본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운전해 보겠어?"


리앤은 옆에 있던 차키를 그에게 건넸고, 한상주가 곧바로 키를 낚아채 주황색 차량에 올라탄다.


"...소한씨."


"...?"


"이제 똑똑히 봐요. 내가 어떻게 운전하나."


배기음도 내 차들 못지 않게 강렬했고, 날카로웠다. 한상주는 앞으로 주행을 하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차량을 이리저리 꺾기 시작하는 그, 매끄럽지만 타이어가 타는 소리와 함께 강렬한 연기가 뿜어져나왔다.


값비싼 차량들에 닿을락 말락 하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한바퀴를 가볍게 돌아왔다.


"음, 저러면 우리도 못잡지."


"운전 꽤 하네?"


"꽤가 아니라 엄청 잘하는 거거든?"


"역시 특수운전수는 다르네. 저정도면 합격점은 이미 넘었어."


한상주가 마침내 우리 앞에 멈춰섰다.


"어때요?"


"...합격. 나중에 운전 알려줘요."


"가르치는건 소질 없는데... 일단 알겠어요. 이차는-"


나는 리앤을 바라봤다. 그녀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가져가. 당신네 차량이랑 바꾸자구."


"내것들이 더비싼데?"


"나중에 다시 바꾸면 되지."


"음~ 그러지 뭐. 난 그럼 저거 가져간다?"


보라색 차량에 올라탄 나와 안수민은 리앤에게 내 차들의 키를 건네주고, 출구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왔다.


밤은 꽤 깊어졌고, 나는 비어있는 도로를 보며 잠시 호기심이 들었다.


"...수민아."


"응?"


"나도 한번 할 수 있지 않을까?"


"뭘? ...설마-"


"그래. 그거."


"...하지마."


"아 왜~ 핸들 한번 잘 꺾어보면 될거 같은데?"


"방금 핸들 잡아본 신생아랑 몇년동안 운전만 한 사람이랑 같애?!"


"아 몰라, 간다?"


핸들을 오른쪽으로 꽈악 틀었다. 차는 생각보다 급격히 틀어졌고, 바로 왼쪽으로 핸들을 꺾었지만 차는 이미 몇바퀴를 돌고 있었다.


"꺄아아아아악!"


간신히 차를 멈췄고, 나는 도로에 차를 댄 뒤, 20분정도 안수민에게 미친듯이 얻어맞고 제대로 배우기 전까지 드리프트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뱉어냈다.




집에 도착한 우리, 문앞에 뭔가가 와 있었다.


"...뭐지?"


"폭탄 아냐?"


"설마."


흔들어보니 뭔가가 묵직한게 있었다. 상자 안을 뜯어 안을 확인해보니 폭탄은 아니였고, 다이아몬드 모양의 무슨 용도인지 모르겠는 장치 2개가 있었다.


"이런 건 처음 보는데?"


"우리한테 온 거 맞아?"


"..."


일단 상자를 챙겨 문을 열었다. 그때 나는 매우 바짝 긴장되어 있었다.


"...!"


수많은 신발이 현관에 있었기 때문이였다. 급히 신발장에 있던 전투용 단검을 찾아봤다.


"칼을 찾는거라면 그만두는게 좋아. 여기에 있거든."


테리의 목소리였다. 조용히 현관을 빠져나와 집으로 들어왔다. 쇼파에 눕다시피 앉은 테리는 그의 옆에 긴장한 모습으로 앉아있던 마리아를 권총으로 겨누고 있었다. 다른 조직원 10명은 리리스의 머리에 샷건을 겨누고 있었다.


"죄, 죄송해요, 주인님... 제가 한눈을 판 사이에 마리아씨가 인질로 잡혀서..."


리리스의 목에 걸린 수류탄이 딸랑딸랑거린다. 


다크엘븐과 엘븐 포레스트메이커또한 손이 묶인채로 머리에 총이 겨눠져 있었다.


"사, 살려주세요! 저희는 아무것도 한게 없어요!"


"... 뭐하나? 안들어오고? 다리 안아프나?"


"..."


"오, 하르페이아 모델이네? 여친? 아님 부인?"


"...테리, 당신이 텔로니한테 죽을 뻔했으면서도, 결국 그새끼 편을 드는건가?"


"그건 내가 할 말이지. 짭새새끼들이랑 손 잡았을 때부터 너희는 걸러야 했는데."


"내가 말했을텐데? 믿을만한 사람들이라고?"


"...사실 여기 왔던 이유는 오랫만에 만난 너가 반가워서였어. 근데, 우리쪽 정보원이 짭새 정보를 좀 털었지. 너랑 같이 다니던 애들 중 사디어스가 있더라고?"


"...설마"


"검색내력이 창창하데? 나에 대한 정보는 물론이고, CCTV로 내가 마약거래를 하던 것까지 죄다 파해치던데?"


실수했다. 리앤은 그렇다고 쳐도, 사디어스가 여기 들어왔을때 조심했어야 했다.


"텔로니한테 생긴 악감정을 이용해서 날 족칠려 들어?!"


테리가 권총을 마리아의 머리에 가져다댄다.


"꺄악!"


"조용히해! 애 깰라!"


"테리, 제 잘못입니다! 얘네들은 아무 잘못 없어요! 제가 다 감수하겠습니다!"


"...걱정하지마. 아이는 안건드린다."


그때 또다시 문이 열리고, 문제의 그녀 사디어스 무리가 나타난다.


"여기 있었구만 테리!"


사디어스는 권총을 그에게 겨눈다. 그녀 뒷쪽으로 부하들로 보이는 경찰관들과 미스 세이프티들 또한 다른 조직원들에게 총을 겨눈다.


"야 이 미친년아! 대체 왜 그러는 건데?!"


"닥쳐, 똑같은 범죄자 주제에."


"뭐?"


"맞잖아? 마약이나 국내로 들여오고, 이젠 경찰청장을 죽이겠다고? 그리고 기억났어. 우리 처음 만난 거 아니지?"


"..."


"니새끼, 미스 세이프티를 죽인려고 몇달전에 기록 보관소에 잠입했지?"


"...!"


"너희는 사회를 어지럽히는 쓰레기들에 불과해. 싹다 체포하겠어!"


"일단 그새끼 처리하고, 날 체포하던가 해. 여기까지 온거, 아깝지도 않아?"


"내가 아까울게 뭐가 있어? 테리 체포하고, 국제적 마약왕을 체포하면, 내가 누릴 수 있는게 얼마나 많아지는데?"


"..."


"...일단 소한이 네가 벌인 짓은 아닌게 됬네."


테리는 마리아에게 겨누던 권총을 이젠 사디어스에게 겨눴다.


"토 나오는 년."


"범법자들에게 그런 말을 듣는건 칭찬이라고?"


"..."


다시 주변이 조용해진다. 그때, 2층에서 누군가가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총구가 모두 그 방향으로 돌려졌다. 하지만 뜻밖의 인물이 나타났다.


"...어?"


세레스티아 모델과 유미가 나지막한 탄성과 함께 모습을 나타냈다. 모두가 당황했다.


"...목 마르대서 물마시러 왔는데... 무슨 일이죠?"


"..."


세레스티아 모델은 한숨을 푸욱 쉬었다.


"저기... 소한씨?"


"...?"


"조용히 시킬까요?"


"뭐?"


"이봐, 노망난 엘프씨, 애 데리고 다시 방으로 들어갈래?"


세레스티아는 반은 그녀의 말을 들었지만, 반은 아니였다. 비몽사몽한 유미를 2층으로 올려보낸 그녀는 말 없이 문 앞에 섰다.


"경찰 말에 불복종할 셈이야? 얼른-"


"조용~"


세레스티아가 손을 까딱이자 사디어스 쪽 경찰대원들이 모두 그자리에 픽 쓰러졌다. 나를 포함한 모두가 그녀의 행동에 당황함을 감출 수 없었다.


"..."


"뭐, 뭘 한거-"


"그쪽분들도 잠시 조용히~"


다시 손을 까딱이자 이번엔 테리측의 조직원들이 모두 잠들었다. 리리스와 엘븐들은 속박한 줄을 풀고 자리에서일어났다.


"주, 주인님! 괜찮으세요?"


"으, 응... 너희들은?"


"저흰 괜찮습니다. ...죄송합니다. 경호원이라는게 대처를 하지 못해서... 저를, 저를 벌해주세요!"


"인질이 잡혀있을 때는 나였어도 대처하지 않았을거야. 잘했어. 아, 맞다, 리리스 이거 뭔지 아니?"


나는 목에 있던 수류탄을

제거한 리리스에게 다이아몬드 모양의 장치들을 보여준다. 리리스는 눈을 동그랗게 떠 장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건... 로자 아줄이네요!"


"로자 아줄?"


리리스가 장치를 건드리자 푸른 빛이 나타나며 다이아몬드 모양의 방어막 같은 것이 생겨나 그녀 뒤로 이동한다.


"오오... 근데 왜 이게..."


"그러게요. 값도 만만찮게 나가는 건데..."


"누가 보낸건지 알겠니?"


"모르겠어요. 장치에 위치추적기도 안달려있고, 그냥 새 제품이에요."


"그러니..."


누가 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쓰라고 보내줬을테니 감사히 써야도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엘븐들도 구속을 낑낑거리며 풀어냈고, 곧바로 세레스티아에게 달려간다.


"세레스티아 그런 것도 있었어?! 대단하다! ...에라이 이놈들! 꼴이 어때?"


"하, 하지마... 그러다가 깨어나면 어쩔려고..."


"제가 한건 아니지만, 부끄럽네요..."


"이번에도 그 나노봇 뭐시기로 한거야?"


"네. 나노봇이 파장을 발사시키게 해 수면상태로 돌려놨죠."


"나도! 나한테도 해줘!"


"미쳤어?! 그걸 왜 너한테-"


"그럼..."


신이 난 엘븐 포레스트 메이커는 곧장 자리에 쓰러져 코까지 골며 쓰러진다.


"...나도 모르겠다..."


그때 누군가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사디어스! 그만해! 너가 이러면 일이 더 꼬인다고!"


리앤이였다. 문을 열어주고 상황을 설명해주니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푹 쉬며 쓰러진 이들을 바라봤다.


"...근데, 여기서 이젠 어떡할거야?"


"...이젠 3자대면 말고는 방법이 없긴 하지."


"맞아. 사람들은 냅두고, 사디어스랑 테리만 식탁에 앉히자."


의자 2개에 각자를 앉히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밭줄로 손발을 묶었지만, 뭔가 확신이 가지 않았다.


"...좀 더 강하게 묶어야 되는데..."


"주인님?"


리리스는 조직원들이 들고 있던 쇠파이프 여러개를 가져왔다.


"이걸로 해볼까요?"


"...할 수 있겠어?"


"그럼요!"


리리스는 쇠파이프를 점토처럼 굽혀 테리와 사디어스의 수족을 고정시켰다.


"워우..."


리리스의 표정이 하나 변하지 않은걸 보며 잠시동안 그녀가 얼마나 강한지 감탄했다.


"자! 됐어요!"


"으, 응... 고마워..."


"주인님을 위해선 이런 건 몇억번씩도 할 수 있어요."


"그, 그래..."


"그럼... 깨워볼까요?"


"얘네 둘만 깨워주겠어?"


고개를 끄덕인 세레스티아는 손가락을 까딱거리고, 이어 사디어스와 테리가 일어났다.


"으음... 응?"


"이, 이건 뭐지?"


"뭐, 뭐야, 이거 풀어! 너희들, 경찰한테 이러면 어떻게 될지 모르- 리앤..."


"내가 말했지? 이러지 말라고."


"...미안."


"알면 됐어."


"뭐가 됐는데? 나 저년이랑 일 안해. 이거 풀고, 이번 작전 접어."


"테리, 일단 진정하고..."


"진정하게 생겼어? 쟤랑 일해서 또 무슨 일이 생길줄 알고?"


"테리, 이번 작전에 사디어스가 중요한 인물이야. 사디어스가 외부 경찰 병력들을 통솔할 거라구!"


"..."


"그리고 사디어스?"


"으, 응?"


"제발 부탁인데, 이런 짓을 한번만 더 벌이면 끝장날 줄 알아."


"응..."


"이봐, 내가 괜찮은 물건이 하나 있는데, 소한? 가방에 팔찌가 하나 있어. 그것좀 꺼내서 새어스 팔목에 걸어줘."


내가 움직이기 전에 리리스가 먼저 몸을 재빨리 움직여 팔찌 하나를 그녀의 팔목에 감았다.


"폭탄이야."


"...!"


"너무 걱정하진 말고. 일 끝나면 풀어줄테니까."


"..."


"자아~ 그럼, 뭐 더 할 말이 남았어?"


거창하게 3자대면을 준비해 서로 합의를 볼려 했지만, 이렇게 빨리 끝날 줄이야, 뭐 어찌됬건 일이 잘 풀렸으니 그만이였다. 리리스에게 부탁해 사디어스와 테리의 수족을 풀어줬다.


"그래서 이젠 뭘 하실 거에요?"


"읏차... 뭐하긴, 애들 데리고 니네 집에서 지내야지."


"...엣?"


"왜? 이 인원 데리고 어딜 가? ...옥상 비나?"


"...네..."


"그럼 당분간 옥상에서 지내지 뭐."


"...잠깐?"


"왜 그러셔 우리 배신자씨?"


"우... 우리도 옥상에 사람 몇명 넣어놓을래."


"뭐?"


"너희들 감시하고... 또... 이제 같이 일할 사이니까 지금부터라도 같이 지내야지 않겠어?"


"...좋아."


"...옥상이 또 시끄러워 지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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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분위기 환기 겸 써봤어...

이젠 소설을 한편한편 끝내는게 아니라 그냥 무작위로 써볼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