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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이오로이드를 혐오한다 4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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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와 사디어스는 각자의 부하들을 깨워 상황을 설명하고 옥상에 올라가게 했다. 집에 널린 무기들까지 정리하고 나서야 우리는 편하게 잠들수 있었다.






아침부터 누군가가 정신 나갈듯이 경적을 울려댄다. 모닝콜보다 먼저 우릴 깨웠기에 나는 눈을 뜨자마자 화가 잔뜩났다. 발을 잔뜩 굴리며 배란다로 달려가 아래를 내려봤다.


"씨발 어떤 샠-"


"..."


한상주가 몰고 갔던 차량이 지상주차장에 서있었다.


"...아침에는 제발 잠좀 잡시다!"


"급한 사람 맞아요?! 얼른 내려와서 연습이나 하셔!"


"...개새끼 진짜..."


전에는 리리스가 미친듯이 쪼아댔던 삶이라면, 이제부턴 한상주가 쪼아댈 것이라 나는 예상했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보니 한상주가 4개의 고깔을 정사각형의 꼭짓점에 가지런히 두고 있었다. 고깔 간격은 딱 차가 한대 들어갈만 했다.


"군에서 해봤던 독학법이에요."


"...운전이 독학이 가능해요?"


"내가 했는데, 당신이 못할건 없지."


"..."


"차 가져와요. 어떻게 하는건지 알려드릴게."


말 없이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꺼내온다. 한상주가 다가와 창문을 내리라 한다.


"...또 왜요?"


"저게 뭔지 알아요?"


기어봉 뒤에 있던 커다란 작대기를 가르킨다.


"...브레이크?"


"반은 맞췄네. 저걸 계속해서 이용해봐요."


"알려주지도 않아요?"


"스스로 터득하는게 좋다니까요."


"..."


"시범 보여드리죠."


다시 차로 들어가는 한상주, 주황색 차량에서 전에 들었던 배기음이 들려오고 또다시 달려가기 시작했다.


한상주는 4개의 고깔을 자유자재로 드나들었다. 딱 차의 길이에 맞는 콘 사이를 드리프트로 들락날락거리며 내가 아무것도 없이 입만 벌리게 했다.


"...와..."


갑자기 한상주의 차량이 나를 마주보게 돌아서는 멈췄다. 그러고는 돌진했다.


"에이... 설마설마설마!"


당황해서 엑셀을 발에 올릴 수도 없었다. 거의 서로의 차량이 박살나기 직전에 한상주는 차를 돌려 내 차를 한바퀴 돌았다. 이젠 한상주는 내 옆에 있었다. 서로 눈을 마주치자 피식 웃고는 내 차례라는 듯이 고깔들을 가르켰다.


아파트 윗쪽을 올라봤다. 3무리가 있었다. 하나는 열광했고, 다른 한 무리는 못마땅하게 바라봤다. 각자 테리의 부하들이고, 경찰 무리들이겠지.


우리집 식구들은 흥미롭다는 듯 팔짱을 끼고 한상주의 세레모니를 관람했다. 너무나도 긴장됬다.


조심스레 엑셀을 밟았지만, 급격히 출발하는 느낌이 들어 첫 시작부터 좋지가 않았다. 처음 꼬깔은 다행스럽게도 통과했지만, 다음부터는 엉망이였다. 


드리프트는 계속 되었다가 말았다가를 반복했고, 고깔들은 드리프트를 한번 하자 모두 날라갔다.


차량을 멈춰세우고, 위를 올려다봤다. 이번에는 2그룹으로 나뉘었다.


옥상 모두가 박장대소가 되며 나를 놀려대기에 바빴고, 아래 우리집 식구들은 부끄럽다는듯 고개를 푹 숙이다가 리리스만 나를 비웃는 이들을 족치러 옥상에 올라갔다.


간신히 리리스를 전화로 말린 후, 다시 한상주가 세워준 고깔로 돌진했다. 몇번이고 고깔은 쓰러졌지만, 나 또한 계속해서 엑셀을 밟고, 브레이크 봉을 당기며 핸들을 꺾었다. 3시간 동안이나 이 짓을 반복했다. 점심때 쯤이 되자 기름이 완전히 떨어져 엔진이 멈춰섰다.


"...이씨!"


화는 났지만, 할 수 있는건 핸들을 내려치는 것 뿐이였다. 한상주가 차에서 나와 나에게 다가왔다.


"...기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엔 다 그래요. 나도 그렇고. 기죽지 마시고 내일 기름 넣고 다시 해봐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한상주는 차량을 몰고 사라졌다. 차를 냅두고 다시 집으로 올라왔다.


집에 왔다고 고통이 끝나는 건 아니였다. 옥상에서는 서로 으르렁거리는 소리로 가득했다. 


한쪽은 뒷통수를 치려던 짭새라며, 다른 쪽은 조악한 범죄자들이라 서로를 죽일려고만 들었다. 


테리와 사디어스가 선제적으로 막아주긴 했지만, 싸움이라도 일어나면 리리스가 나서서 뜯어말렸다. 


다시한번 싸움이 일어나면 진짜로 죽여버리겠다고 그녀가 경고하고 나서야 주먹다짐을 멈춘 그들이였다.


옥상은 나와 리리스도 훈련 장소로 쓰였기에 나도 간간히 올라가 리리스와 겨루기를 하였다. 


점심에 한상주와의 운전연습이 끝나면 가볍게 점심시간을 가지고 격투 훈련에 도입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들도 점심시간에는 옹기종기 옥상에 둘러앉아 우리의 겨루기를 구경했다. 다행히도 운전연습때 구겼던 자존감을 그때 해결할 수 있었다.


그들도 몸이 심심했는지 며칠동안 겨우겨우 설득해 리리스에게 같은 편끼리 겨루기, 스파링을 허락받아 각자훈련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렀다. 


어느날처럼 훈련 후 리리스와 휴식을 취하던 도중, 일어나선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아찌이이!"


"...! 여긴 오면 안된다고 했지?!"


유미가 몰래 옥상에 올라온 것이였다. 우락부락한 조직원들과 경찰관들에게 두려움을 느낄수도 있다고 생각해 막아놨건만, 기어코 그걸 뚫고 올라온 것이였다.


"아찌가 보고싶은데 어떡해!"


"좀있다 내려간다고 했잖니. 지금은 내려가고-"


"오~ 뭐야? 얘가 당신 딸이야?"


"...(좆됬네)"


조직원들과 경찰들이 동시에 나에게 몰려든다. 유미에게 무수한 관심이 쏠렸다. 다행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테리는 이미 동시통역기를 조직원들에게 장착시켰는지 한국말을 하고 있었다.


"...이봐, 당장 떨어-"


"오빠들 안녕!"


예상외로 유미는 두려워하기는 커녕, 오히려 먼저 인사하며 달려든다.


"하하... 그래그래..."


"..."


"걱정마. 내가 애 건드리는거 봤어?"


눈에 익숙했던 테리의 부하 제이미는 유미를 안고서는 나를 비웃듯이 대답했다.


"우와! 이 오빠도 팔이 딱딱해!"


"그럼! 자, 봐라? 흐읍!"


"우와! 팔이 봉긋 올라갔어!"


제이미가 주먹에 힘을 쥐자 근육이 울긋불긋 올라갔다. 유미의 눈이 반짝였다.


"오~ 오빠도 이거 봐봐! 흐읍!"


""오~""


유미도 알통을 만들려고 팔을 구부렸고, 아주 조금 봉긋 올라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제이미도 처음엔 재밌게 보다가 금새 새침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고 이 제이미 톰슨을 이길 수 있을까?"


"으음..."


"잔말 말고 덤벼. 여기 테이블 가져와!"


내가 끼어들 틈도 없이 조직원들이 작고 낮은 탁자를 하나 가져오고, 제이미는 양반자세로 앉고 팔을 올렸다.


"이게 모에요 오빠?"


"팔씨름. 자랑했으면 한번 겨뤄봐야지."


"호오~ 재미겠따!"


유미도 마주보고, 자그마하고 뽀얀 손을 제이미의 거칠고 검은 손과 마주잡았다.


"여기로 이렇게... 넘기면 되는거야."


"네!"


"흐읍... 준비됬어?"


"네에!"


"소한, 심판좀."


"..."


나는 말없이 마주잡은 두 손을 어루만졌다.


"...이봐."


"...?"


"내가 그렇게 인정 없는줄 알어?"


"...차함나..."


제이미의 계략을 알아챈 나는 그제서야 웃을 수 있었다. 그는 전혀 유미를 헤칠 생각이 없었다. 그저 유미와 놀고 싶었을뿐. 나는 유미를 바라봤다.


"유미야."


"응?"


"처음부터 밀어붙여야되?"


"응!"


"자... 그럼... 시작!"


손을 떼자 유미는 볼을 빵빵하게 만들고 제이미를 밀어붙였다.


"어어...? 어!"


순식간에 유미는 제이미의 팔을 넘겼고, 나를 포함한 관중이 모두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아!""


"나도! 나도 핱래!"


"다음은 나!"


조직원과 경찰들이 마다하지 않고 유미와 팔씨름하길 원했다. 유미는 상대가 누구든 간에 전부 넘겨버렸다.


유미가 이기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관중들의 함성소리도 커지고, 테리마저 유미에게 처참히 지며 그녀를 강한 소녀라며 추겨세워줬다. 


나랑 리리스도 유미와 팔씨름을 했고, 처참히 발려버렸다(리리스는 탁자를 부수면서까지 혼신의 연기를 펼쳐줬다.). 


이제 옥상에서 유미보다 강한 사람은 한명을 제외하고는 없었다.


"언니!"


"...?"


"언니도 덤벼!"


"...나?"


"그래! 언니!"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팔씨름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하던 사디어스는 유미의 도전에 진땀을 흘렀다.


"에이! 누님! 한번만 해주십쇼!"


"애가 그렇게 하고 싶다는데 안하겠다는거야?"


"어... 그게..."


"겁쟁이! 겁쟁이!"


"아니야! 에이씨!"


사디어스는 성큼성큼 탁자로 가서 주저앉았고, 팔을 들어올렸다.


"덤벼. 세상은 너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걸 알려주지."


유미는 의기양양했지만, 나와 관중들은 사디어스가 매몰차게 이겨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자... 그럼... 시작!"


"흐읍!"


"어... 언니! 조금만!"


사디어스는 천천히 유미의 팔을 넘기기 시작했다. 유미는 당황했고, 사디어스는 웃으면서 원래의 판도를 바꿔나갔다.


""유미야! 힘내! 유미! 유미!""


경찰과 조직원 구분없이 꼬마숙녀를 응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디어스는 거의 팔을 넘기기 직전까지 갔다.


"자, 이게 현실이야. 알겠-"


"흐윽... 힘이... 안쥐어져여..."


유미는 히끅거리며 눈물이 글성거렸고, 그걸 사디어스는 당황한듯 바라보고는, 눈을 질끔 감았다.


"...쯧. 이래서 어린애들이란..."


사디어스의 팔은 다시 윈래 상태로 돌아왔고, 점점더 아래로 취우치기 시작했다.


"어어? 얘 왜이래? 야! 어린애가 뭐 이리 힘이... 잠깐!"


""오! 좋아! 좀만더!""


울먹이던 유미는 더이상 눈물을 떨구지 않았다. 오히려 다시 사디어스를 밀어붙였다.


"이익... 이야앗!"


결국 사디어스의 손등이 탁자에 닿고 그녀는 풀썩 쓰러져버렸다. 관중들은 잠시 정적에 휩쌓이다 가장 큰 함성소리와 함께 그녀를 하늘 높이 들어올린다.


유미도 신난 듯이 두 팔을 번쩍 올려 승리를 만끽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사디어스는 나에게 다가와 자그마한 목소리로 진실을 전했다.


"이번만이야."


"ㅎ... 그래그래..."


안수민이 잠시후에 문을 열고 유미를 찾았지만, 수많은 이들의 위에서 행가래를 쳐지는 그녀를 보면서 당황할 뿐이였다.


"애 찾으러 왔는데, 이건 무슨 상황이래?"


"너도 좀 일찍와서 보지 그랬냐."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놓친게 아쉽네."


어쨋든, 유미가 난입한 덕에 일이 잘 풀렸다. 서로 이를 가는 일은 없어졌고, 유미와 함께 소꿉놀이를 하느라 모두가 바빴다.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


"아, 고, 고맙습니다..."


"아이 참! 이렇게 마시지 말고! 이렇게... 이렇게 우아사게 마시는 거야!"


"이렇게?"


"그렇게가 아니라... 새끼손까락 떼고 마시라고."


"아~ 경찰양반이 아는게 많네!"


"그렇게 서툴러서야 애랑 잘들 놀아주겠다!"


옥상은 평화로워졌다. 서로 싸운다고 하더라도, 유미가 볼라 서로가 먼저 나서서 중재하고, 가끔씩 만나 권투나 겨루기를 즐겨했다.


다친 사람이 나오기도 했지만, 세레스티아 덕에 금방 나을 수 있었다. 피부가 찢어져서 뼈까지 드러났던 상처도 몇분만에 치료를 해준 그녀였으니 말이다. 다만 좀 많이 아픈게 탈이였지만.


"끄아앍! 아파! 아프다고!"


"원래 아픈거에요~ 특히 골절은 더더욱... 조금만 버텨요~"


"아아악!"


"아놔, 이아저씨 엄살 되게 심하네. 수건이나 꽉 물어요."


"많이 아픈거 맞아 바보야... 조금만 버텨요?"


뭐, 치료 후에는 말짱히 걸어다니니까 걱정은 그만이였다. 시간은 더더욱이 빠르게 지나갔다.


하루씩 하루씩 운전실력도 늘어났다. 맨날


"다시! 핸들 조이고! 브레이크 풀고! 엑셀 밟고!"


를 반복하던 한상주는 어느새 드리프트를 완벽히 이해한 나를 보며 감탄했고, 그 자그마한 사각형 트랙에서 서로의 차를 쫓는 술래잡기까지 가능하게 되었다.


"...됬어요! 이정도면 일반도로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은 통독했어요."


"...진짜요?"


"뭐, 궁금하시면 주차장이나 한번 돌아보시거나."


나는 잔뜩 안수민을 놀래킬 생각에 부풀어 그녀에게 전화해 집에서 내려와보라고 연락했다.


"...그래서 부른 이유가 드리프트를 보여주겠다고?"


"아, 주먹 들어올리지 말고 내 말 좀 들어봐! 이미 다 배웠다고! 내가 진짜 보여줄게."


"...진짜?"


"그래!"


"또 헛돌기만 해봐, 진짜 화낼거야?!"


"안그런다니까!"


서로 차 안에서 티격태격하는 사이, 한상주가 나타났다.


"...뭐지?"


"먼저 출발해봐요!"


"...?"


"혹시라도 모르죠? 똥이라도 한번 쌀지?"


"...나참..."


눈은 앞유리에 고정하고, 배기음을 만끽해본다. 황소같은 소리에 이번에도 관람객들이 줄을섰고, 이번에는 재미있는 일이 생길것 같다는 듯 모두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이다!"


엑셀을 꽈악 밟은 뒤에 곧바로 흘러나오는 연기를 냅두고 차량은 돌진했다. 안수민은 달라진 내 모습과 핸들, 브레이크를 다루는 것을 보고서는 잡고 있던 팔거치대를 슬며시 내려놓는다.


"꺄아아악!"


우선 아파트를 매끄럽게 한바퀴를 돌았다. 하얀 연기가 아파트를 둘러쌌다. 연기를 빠져나와 이번에는 지하주차장을 향해 좌우로 왔다갔다거리며 안정적으로 계속해서 드리프트를 사용했다.


"어때!"


"이제 좀 낫네! 그래도 긴장 풀지마!"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다시 한손을 브레이크 봉에 올려놓고, 힘차게 당겼다. 지하주차장을 내려가는 내리막길을 자연스럽게 옆으로 꺾어 내려오고, 주차장 기둥을 박을듯 안박을듯 돌아갔다.


"소, 소한아!"


안수민이 부르는 소리에 백미러를 보자, 내 뒤에 바짝 붙어서 충돌 직전인 한상주의 차량이 보인다.


"어떡해! 곧 박을거 같애!"


"저사람이 그렇게 운전 못하는거 같애? 절대 안그럴 거니까 안심하라구!"


내 예상대로 그는 정말 한뼘 정도의 간격을 두고 우리를 바짝 쫓아붙었다. 역시 아직은 내가 한상주 밑이라는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앞으로 좀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차장을 몇바퀴 돌고나서 나는 다시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들에게 보이지는 않았겠지만, 타이어가 쉴새없이 멈췄다가를 다시 움직이는 소리는 반드시 들렸을 것이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곧바로 차를 멈춰세웠다. 안수민은 가쁜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 있었으며, 위를 올려다보니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고 있었다.


백미러를 통해 내 얼굴에 웃음이 피어나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나는 다시 해냈다는 기쁨과, 목표에 한발짝 더 다가갔다는 생각에 가쁜 숨을 내쉬었다.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 무기와 팀원을 모았고, 운전법도 배웠다. 이제 남은거 장소대여, 대한방송국을 빌려야 했는데, 뭔가 깜빡한게 생각났다.


"...잠깐, 국장님 보기로 하지 않았나?"


깜빡한게 생각났다. 예전에 국장님과 만나기로 했는데, 그 중요한 걸 까먹다니,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네 방송국장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다. 바로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이게 얼마만이야 총각?"


"예, 그러게요."


"무슨 일이여? 전화도 하고."


"네, 제가 요즘 바빠서 연락을 못드렸네요. 혹시 지금 시간 되세요?"


"응? 되긴되지."


"그럼, 조금만 기다려주시겠어요? 1시간 반 안으로 가겠습니다.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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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쓰니까 삘받아서 더 쓰게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