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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이오로이드를 혐오한다 49화


나는 조용히 강수찬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속삭였다.


"어짜피 당신 짬이면 징역 5년정도가 최대겠지. 거기다 보석금도 충분할거고, 집행유예 생각하면... 감빵에는 2개월 있다 나오겠지. ...그래도 기대해. 당신 빠져나오자마자 대가리에 구멍 뚫어줄테니까."


쇠고랑이 그의 손을 두르자 급격히 조용해진 강수찬이였지만 아직까지 분이 안풀렸는지 씨익씨익거리며 의자에서 손을 부르르 떨었다.


"으윽... 좆같은 새끼... 이 씨발-"


강수찬은 자리를 벅차 일어날려했지만, 리앤이 수갑을 흔들자 의자채로 공중에서 돌다가 자리로 떨어졌다.


그때, 강수찬의 옆주머니에서 빨간 버튼이 하나 떨어져 나오더니, 그는 갑작스레 뭔가가 생각났는지 미친듯이 기어서 붉은 버튼을 차지하고는 꾹 눌렀다.


"빨리 들어와 빨리!"


'와장창!'


"...!"


특수부대 팀이 창문을 깨고 들어왔다. 대략 15명 정도 되어보였고, 조용하던 리리스도 자리를 박차 일어나 내 곁에 바짝 붙었다.


""엎드려! 엎드리라고!""


특수부대원들은 총을 들고 우리쪽을 위협했지만, 우리는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우리'쪽'에는 강수찬도 있었고, 부대원은 통일되지 않은채로 나랑 강수찬을 동시에 겨눴다.


"리리스, 절대 먼저 공격하지마."


"...알겠습니다!"


"뭣들하고 있어! 바닥에 엎드리라니까?"


"누굴 제압해야되는 검까?!"


"씨발 나도 몰라! 다 엎드려!"


강수찬은 주변에 있던 몽키스페너를 들어올리더니 곧장 리앤의 머리에 후려쳤다.


'뻐억!'


"꺄악!"


그러고는 수갑연결부분을 아작내더니, 곧장 스튜디오를 빠져나갔다.


"강수찬!"


"내가 그렇게 쉽게 뒤질거 같애?!"


"허억, 허억, 리앤, 괜찮아?"


"난 괜찮으니까, 얼른 가!"


밖에서도 특수부대원이 차있었는지, 강수찬을 부르는 소리가 있었다.


나와 리리스, 테리도 곧장 그곳을 빠져나왔지만,


"테러범이다!"


'타타타타탕!'


"청장님! 괜찮으십니까?"


"손이 아작났는데, 괜찮겠냐? 권총이나 한자루 내놔!"


"여, 여기요! 어딜 다치셨습니까?"


"..."


'탕! 타탕!'


"끄아-"


'탕! 털석'


"거기 썅년아."


부대원을 쏴죽인 강수찬은 곧장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거기 당장 멈-"


'타앙!'


"우왁!"


"주인님, 괜찮으세요?"


로자 아줄이 총알을 튕겨냈지만, 이미 강수찬이 탄 엘리베이터는 문이 닫혔다.


"씨발! 잡아야됬는데!"


"이봐, 아직 방법이 있다고?"


"무슨 방법이요?"


"스튜디오 창문에 특수부대원들의 진압을 위해 설치한 하강줄을 이용하면 될거 같은데."


"...! 그래요! 그걸이용하면... 리앤..."


잠깐동안 머릿속에서 그녀의 가스탄 사용장면이 생각났다. 곧장 스튜디오로 들어갔다. 리앤이 특수부대원들을 진정시키고 있었지만, 나는 바로 그녀의 뒤로 달려가 권총을 그녀에게 겨눴다.


"...! 소하-"


"다들 움직이는 순간 이년 대가리에 구멍 뚫리는줄 알아!"


"리앤! ...당장 인질극을 중단해라!"


나는 당황한 리앤에게 귓속말을 했다.


"쉿, 나한테 다 계획이 있어!"


"...알겠어."


"가스탄 드론 사용 가능해?"


"...괜찮겠어? 독할-"


"군에서 더한것도 겪어봤어."


"...신호 송출중이야. 10초만 시간좀 벌어줘."


"알겠어. 거기! 움직이지 말라니까!"


'탕! 타탕!'


"움직이면 뒤진다고 했지!"


그때, 커다란 드론 4대가 나타나서는, 안쪽으로 연막탄 크기의 탄환을 떨궜고, 금새 진한 초록색의 가스가 스튜디오를 덮었다.


"으읍! 가스탄이다!"


"지금이야!다들 도망쳐! ...테리, 리리스, 준비됬지?"


테리와 리리스가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가스가 스튜디오를 완전히 덮었다. 정신이 몽롱해질 뻔한 걸 버텨낸 우리는 곧장 빛이 강한 쪽으로 달려갔다. 그러고는, 무작정 뛰어내렸다.


"우와아악!"


다행히 창문 끝에서 시야가 확보되어 모두가 줄을 확인했고, 안정적으로 줄을 붙잡았다.


우리는 곧장 빠르게 아래로 내려갔다. 그때, 같이 내려오던 테리가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소한!"


"예?"


"3층에 들어가자! 지하주차장으로 곧장 향하는 통로가 있어! 이걸로 지하까지 갈순 없잖아?"


"지하주차장은 왜요!"


"저길 봐!"


나는 테리가 가르키는 지상을 내려봤다. 강수찬이 어느 승용차에 올라타고는, 2대의 픽업트럭과 함께 어디론가 떠나고 있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테리는 권총으로 아래를 마구 쏴재겼다. 후에 벽을 한번 차 반동을 만들었고, 나와 리리스 또한 함께 행동하여, 3층으로 뛰어들었다.


"크헉!"


'쨍그랑!'


로자 아줄 덕분에 유리파편을 피할 수 있었지만, 3층으로 진입할때 바닥으로 받은 충격은 피할수가 없었다.


하지만 금방 일어난 우리는 빠르게 주차장 건물행 통로로 뛰어가서 우리가 타고 온 보라색 차량에 올라탔다.


"다들 꽉 잡아요!"


우렁찬 배기음과 함께 차량이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뒤편으로 경찰들이 따라오기는 했지만, 어짜피 우릴 잡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에 가볍게 무시하고 차량을 몰며 생각했다.


이미 국내에서 강수찬은 마약사업 주동자로 낙인이 찍혔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강수찬이 있을 확률은 0%일 것이고, 국외로 나가는 방법은 비행기나 배 뿐일텐데...


'자산이 120조? 보석이랑 희귀광물도 많고, 군용 수송기 2기도 소유중이네?'


"...! 충유 공항!"


그곳에 강수찬과 텔로니의 수송기가 있을 것이다. 강수찬은 그걸 타고 이곳을 탈출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겨 곧장 차를 몰고 공항쪽으로 몰았다.


이리저리 핸들을 꺾어 어느덧 공항 고속도로를 통과했지만, 도로는 죽은 듯이 조용하고, 텅 비어있었다.


"...젠장 여기가 아니였나."


나는 차량 모는 속도를 천천히 줄였고, 공항 주변 도로를 돌아봤다. 


그때, 정확히는 사거리를 통과했을 때였다. 쭉 직진을 할려고 하던 중이였다. 그 순간 왼쪽으로 밝은 빛이 번쩍 나더니 우리쪽으로 돌진했다.


"으어억!"


급하게 후진기어로 돌리고 엑셀을 밟아 간신히 차량을 피했지만, 금새 날라오는 총알에 우리, 정확히는 테리와 나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때 리리스는 앞유리를 로자 아줄로 막고는 곧장 뒷문을 열고 차를 빠져나와 우리를 박을려고 했던 픽업트럭과 마주섰다.


"리리스! 얼른 타! 위험해!"


"...주인님, 제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겠어요."


나를 향해 활짝 웃던 리리스는 금새 표정을 굳히고는 블랙 맘바까지 홀스터에 넣고 조용히 픽업트럭을 노려봤다.


곧이어서 픽업트럭의 옆창문이 열리더니 경찰 2명이 소총을 들고 리리스에게 조준하였고, 차량은 빠른 속도로 리리스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리리스또한 빠른 속도로 차량에 달려들었다. 총알이 그녀의 몸이 아닌 바닥에 박힌다.


"제대로 쏘라고! 한발도 못맞추잖아!"


"지는 씨발- 온다!!"


리리스는 픽업트럭 코앞까지 달려갔고, 곧장 뛰어올랐다. 


공중에서 머리가 아랫쪽으로 향한 그녀는 차 앞유리와 지붕이 만나는 부분을 잡았고, 이내 귀가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차량 지붕이 뜯겨져나갔다.


"와..."


"...좆됬-"


그들이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리리스는 뜯겨진 천장 안으로 뛰어들었다.


쉴새없이 총이 발사되는 소리가 났지만, 이후에 들리는건 경찰들이 고통에 울부짖는 소리였다.


"사, 살려줘! 제발!"


"내가 왜? 우리 주인님께 총이나 쏴질렀던 새끼한테 자비는 필요없는걸?"


'우드득, 까득!'


"흐, 흐아아악! 파파, 팔이- 으읍!"


"어때? 네 팔을 먹는 느낌이?"


한 사람을 상대하는 사이에, 뒤에서 다른 경찰이 그녀의 머리에 겨눴다.


"죽어 이 년-"


'턱'


"...어?"


'꾸욱-'


리리스는 그가 총을 쏘기도 전에 총구를 잡아 가볍게 비틀어버렸다.


"...겨우?"


그는 유언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개머리판에 머리가 뜯겨져 나갔다. 나머지 두 명은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아 그녀를 올려다 봤다.


"흐, 흐으으으..."


"살려, 살려주세요, 제발! 집에 가족이 있어요!"


"...가족이 있다면, 너가 이런 짓을 했을까?"


나는 그녀가 또 어떤 방법으로 죽이는지 보고 싶지가 않았다. 그녀의 힘이 어디까지인지 알기에 두렵기도 했다. 적당한 핑계를 생각하고 그녀를 불렀다.


"리리스!"


"아, 주인님!"


그녀는 활짝 웃으며 나를 바라봤다. 방금까지 노란눈을 번뜩이며 짐승을 노리는 뱀의 표정을 하던 그녀의 표정은 지금 생각해도 오금이 저리는 부분이였다.


어쨋든 할말은 해야지.


"시간없어! 강수찬 찾아야지!"


"...어쩔수가 없네요... 너희는 운 좋은 줄 알아."


"가, 감사-"


"어머, 웃겨. 누가 살려준댔니?"


'탕 탕 탕 탕 탕 탕!'


리리스는 홀스터에서 블랙 맘바 2정을 꺼네어 그들의 머리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발사했다. 그 사격은 한 탄창이 다 비워질 때까지 계속됬다.


곧이어 리리스는 총을 다 쐈는지 권총을 재장전하고는 우리를 향해 달려왔다.


"주인님! 저 잘했죠?"


"으, 응. 근데 저 탄창은 필요없니? 총알이 남았을텐데?"


"다 썼죠!"


"...총알 개수까지 외우는 거야?"


"주인님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정도도 부족하답니다?"


테리는 조수석에서 뒤를 돌아 리리스를 놀란 듯 바라봤다. 그녀는 테리를 보며 쌩긋 웃었다.


"...무서운 놈. 삼안이 무슨 정신으로 저 괴물을 만들었나 몰라."


"칭찬이죠?"


"그럼. 우리편이니까 아주 든든하군."


"후훗, 감사드려요~"


적에게는 매서운 그녀였지만, 아군에겐 누구보다 든든한 리리스였다.


"...근데 저 트럭이 여깄다는건 강수찬이 여깃다는 건데, 어디로 갔을까요?"


"그러게 말이다. 근데 넌 어떻게 강수찬이 여기로 왔다는 걸 알았냐?"


"척하면 뻑이죠. 강수찬이 가진건 비행기 뿐이니까, 국외로 빠져나갈려면 이 방법밖에 없잖아요?"


"오! 주인님 눈썰미! 대단하세요!"


"뭘 이정도 가지-"


'콰앙!'


옆쪽에서 엄청난 굉음과 함께 불꽃이 터져나왔다.


" ! 뭐야!"


곧이어서 커다란 수송기가 모습을 드러냈고, 바로 활주로로 질주하였다.


"저거다! 소한! 달려!"


"예!"


엑셀을 밟고, 서로를 갈라놓는 철조망을 박살내고, 나 또한 곧장 활주로로 직진했다. 멀리서 강수찬이 타고갔던 승용차가 비행기로 달려가는게 눈에 보였다.


"저새끼 뭐야? 미리 타고 있던거 아니였어?"


"몰라! 일단 밟아!"


곧이어 수송기의 뒷쪽 입구가 활짝열렸고, 승용차는 매끄럽게 그곳으로 올라갔다. 우리는 계속해서 그 꽁무니를 쫓아갔다.


"해치 못닫게 해요!"


"그럼 이만한게 없지."


테리는 리리스에게 뒷좌석 바닥에 있는 총 2자루를 들어 건내달라 하고는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 미쳤어요?! 그걸로 잘도 뽀개겠다!"


"겉모습만 보지 말라고? 이건 폭발탄이니까. 리리스, 준비됬나?"


"그럼요."


"연결부분 조져!"


리리스와 테리는 곧장 소총으로 비행기 해치의 연결부분을 갈기기 시작했다. 


'타타타타타타타탕!'


'쿠우웅!'


총알이 비행기에 박혀 폭발음과 함께 터지며 내구도를 떨어뜨렸다.


해치의 한쪽이 떨어져나가며 덜렁덜렁해졌고, 후에는 두 쪽이 모두 박살나며 해치 부분이 우리쪽으로 달려들었다. 


드리프트로 빠르게 피해주고, 최대 속도로 차를 몰아 비행기에 올라타려 했지만, 새로운 문제점이 생겼다.


"뜬다!"


"씨발, 이러면 올라가질 못하잖아!"


가뜩이나 해치가 망가져 올라가가 힘든데, 비행기가 이륙을 하며 점점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이 되었다.


"젠장! 이러면 저 새낄 못죽이잖아! 씨발!"


"...주인님! 저기!"


리리스가 가르키는 부분을 보자, 슬로프가 보였다. 노란색과 검은색으로 혼합된 슬로프였고, 기울기는 45도보다는 낮았고, 적당히 올라갈 수 있는 각도였다.


"저거다...! 다들 나랑 생각이 같을지는 모르겠는데-"


"같아! 그러니까 지랄하지 말고 밟아!"


속도를 최고로 올려 비행기로 다가갈 정도의 속도가 되었다. 슬로프는 가까워졌고, 나는 핸들을 꺾어 차를 옆으로 옮겼다.


"후우, 후우, 후우, 후우우우우우..."


심호흡을 계속했다. 압박감이 내 목을 졸렸다.


기회는 한번 뿐이었다. 실패하는 순간, 수많은 해치 파편이 몸에 박혀 죽을 거다. 정확히 들어가야 했다.


몇번씩이나 슬로프와 해치 입구를 번갈아보며 궤도를 확인하고, 엑셀을 꽈악 밟았다.


"간다아아아!"


슬로프에 올라탄 차량이 처음엔 심한 중력을 일으켰고, 슬로프를 빠져나오자마자 무중력으로 인해 우리는 몸이 붕 뜨는 걸 간신히 안전벨트로 지탱했다. 


일단 방향 설정은 제대로 된 듯 하였다. 우리는 곧장 해치 입구를 향해 돌진했고, 입구를 지키는 이들도 화들짝 놀라며 몸을 피했다.


"으아아아악!"


차는 정확히 입구로 들어갔다.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앞으로 고꾸라지긴 했지만.


'콰앙! 쾅!'


요란한 소리와 함께 차가 수송기 안에서 이리저리 굴러다녔다가, 어느 구석에 자리를 멈춰세웠다.


'푸쉬이이이이이...'


하얀 연기가 차 안을 메꿨다. 온세상이 거꾸로 보였다.


"커흑... 다들 괜찮아?"


"죽지는 않았어... 쿨럭!"


차에 에어백이 없었던지라 나는 충돌하면서 차 핸들에 머리를 박았고, 그로 인해 입에서 피맛이 잔뜩났나.


"카악- 툿!"


역시나 앞유리는 불게 물들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가만히 있어선 안됬다.


"...리리스?"


"네, 주인님."


"나가서 애들 조지고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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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