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준비는 마쳤겠지? 출발하자."
"네, 대장님. 이번에는 초콜릿 공장이군요?"
"대장. 우린 또 왜 갑자기 초콜릿이나 모으는 거야? 철충들 때려눕히고 공구나 부품 뜯어낼 때가 재밌었는데 말이야."
"원래 거기서 작전하던 스카이나이츠에 문제가 생겨서 호드가 대신 들어가라는 지시야."
"어? 그 친구들한테 무슨 문제가 있을 건덕지가 있나? 아이돌 활동도 잘 끝냈잖아."
"사실 하르페이아 단독출격이었는데, 과로였는지 기절해 버린 거 있지? 지금은 수복실에 있어."
"아......"
"그렇다고 하니 우리가 가게 된 거다. 그래도 초콜릿 약탈이라고 생각하면 호드에 딱 맞는 임무가 아닐까?"
"아 그렇네! 그러면 강도단 기분을 좀 내야겠지!"
"역시 대장, 워울프 다루는 건 능숙하네요! 그럼 이제 너도 불만 없는 거지? 출발한다?"
"오오! 그럼 댁 몫까지 잔뜩 털어 올 테니 기대하쇼, 보안관 나리!"
"그래, 고마... 음, 강도가 보안관한테...?"
"이 친구들 장난이니 신경쓰지 않아도 돼. 그럼 다녀오지."
"그래, 조심히 돌고 와! ...그러고 보니 오르카호에 보안관은 따로 있지 않았던가? 튀어나올 줄 알았는데."
"저기, 나 찾았어?"
"아니야, 들어가 봐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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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가 탐지되었습니다. 군용 바이오로이드 4체. 방문 목적을 밝히십시오."
"대장님, 이 경비 AGS들 말도 하네요?"
"오르카호에 있는 AGS들도 말은 하니 이상한 건 아니지."
"저 핑크 컬러링 진짜 귀엽지 않아? 숙소 앞에 하나 갖다 놓고 싶을 정돈데."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누가 도색했는지는 몰라도 센스가 꽤 좋아요."
"엑, 너희들 그런 취향이었어? 그래도 하나같이 시커멓고 못생긴 철충 놈들이랑 부대끼다가 보니 예쁘장하기는 한걸."
"정말 좋겠다 싶으면 말해. 노획하지는 못할 것 같지만 사령관에게 이야기해서 한두 대 정도 도색시켜 줄 테니까."
"아깝네, 납치도 강도단의 기본 소양인데 말이지. 한두 대 끌고 가면 공방 친구들도 좋아할 것 같은데."
"...보통 납치를 하는 시점에서 더 이상 강도단은 아니지 않아? 산적떼라거나."
"블랙리버 군용 데이터베이스 접근 완료.
......선두 바이오로이드의 생산번호와 개체데이터 조회 성공. T-4 케시크 모델에 덧씌워짐.
모델명 C-2 칸으로 확인됨. 연합전쟁기에 활약한 지휘관 개체."
"와, 이 녀석들 대장님이 누군지 알고 있어요!"
"AGS들도 알아보는 유명인사 대장님, 하아하아..."
"......기타 바이오로이드 3체의 모델명 확인 완료... 생산번호, 조회 실패."
"...그렇겠지."
"탈영병으로 확인됨."
"뭐? 탈영병!? 그 잘난 블랙리버 망한 지가 언젠데 탈영병 타령이야!"
"탈영병이 아니라 강도단이다! 가진 초콜릿 다 넘겨!"
"잠깐! 갑자기 무슨..."
"약탈자. 즉시 성에서의 퇴거를 지시합니다. 불응할 시 발ㅍ-"
"말이 많군. 자, 약탈을 시작해 보자!"
"꺄아아, 대장님!"
"넌 또 왜 그래! 발정하지 말고 똑바로 따라와!"
"목표 포착 불ㄱ... 가느... ㅇ..."
"우후, 싱겁네. 초콜릿 공장 아니랄까 봐 경비 AGS까지 살살 녹을 줄이야. 그런데 초콜릿은 어디 있어? 우리 그거 털러 온 거잖아."
"바보야. 상식적으로 경비 AGS들이 초콜릿을 가지고 있을 리가 있겠니? 이제 공장에 들어가서 가지고 나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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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전투 17회 완료-
"우리 왔어, 공장에 초콜릿 준비해 놨지?"
"앗."
"또 당신들입니까. 질리지도 않는 모양이군요."
"반복 임무라서 질려도 계속해야 한다는 건 잘 알잖나. 뭐 나는 지금 꽤 재미있지만"
"대장님이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질릴 리가 없잖아요, 초콜릿도 맛있고!"
"한 줌씩 들고 가기만 하는 건 감질나서 자루도 챙겨왔지. 쓸어담아 가자고!"
"귀측의 반복적인 기물파손 및 약탈행위에 대해 책임자와의 면담을 요구."
"내가 현장책임자다만, 별로 대화할 생각은 안 드는군.
나는 먼저 들어가서 초콜릿이나 찾아보고 있을 테니 대화는 너희들한테 맡기마."
"아, 저는 대장님 따라갈래요! 그럼 두 분, 부탁해요!"
"알았어 페더! ...그렇다는데 어때, 누나들이랑 총알로 진솔한 대화를 나눠 볼까?"
"서로 총질하는 걸 진솔한 대화라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뭐 방해할 생각이라면 이 로켓포로..."
"들어 주십시오. 당신들이 오고 나서 성에 있는 자동수리시설이 포화상태라 경비 AGS를 제대로 수리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우리 사정은 아닌 것 같은데."
"귀측과의 협상을 요구. 파괴행동을 중단하면 비축된 물자를 일부 제공하겠음."
"흐음... 강도단하고 협상해도 되는 거야? 그리고, 요구라고 했어?"
"아직 자기들 처지를 잘 모르는 것 같네, 그럼 알 때까지 더 날뛰어 볼까?"
"이런."
"사과합니다. 요구라는 건 말실수입니다! 그러니까 잠까-"
"후우, 한 발 거리도 안 되는 걸... 대장, 같이 가!"
"어라, 빨리 왔네요. 면담은 잘 한 건가요?"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어서 박살내고 왔어."
"저 건방진 녀석들, 수리되면서 좀 반성할 거야!"
"방해꾼이 사라진 거면 아무튼 상관없지. 초콜릿이나 가지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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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전투 32회 완료-
"나는 제시 제임스다! 가진 초콜릿 다 내놔!"
"그건 또 누구야..."
"19세기에 활동한 범죄자. 열차, 은행강도와 살인 등으로 악명 높았음. 미국 서부를 주제로 한 영화에서 흔히 등장."
"잘 아네. 척척박사 로봇 양반."
"왜 AGS가 이런 걸 알고 있는 거야? 도대체 왜?"
"모듈에 어떤 데이터를 넣어 놓은 건지, 엄청 탐나네요! 뜯어가서 조금 조사해 봐도 될까요?"
"...접근하지 말 것."
"이번에는 정말 정중히 협상을 요청합니다. 당신들이 온 덕분에 수리시설에 과부하가 와서 더는 견디기 어렵습니다."
"...항복 조건을 들어 볼까."
"부정, 항복 아님, 협사-"
"폴른, 당신은 잠자코 있으십시오."
"...히잉."
"저기, 귀여운 척 하는 거야? 핑크색인 것만 빼면 영락없는 군용 로봇이 그러니까 기분 나쁘거든?"
"항복이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협상을 요청합니다."
"협상이라면 내가 나설 차례로군, 대장은 물러나 있어! 협상의 기본은 토모한테 배웠지.
자기가 네 곳이 메이커?라고 하는 건 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벌써 걱정되기 시작하는데"
"보고나 있어. 자 여러분, 협상 시작하기 전에 이 누나가 주는 성의가 담긴 선물부터 받아 볼까.
이거 줄 테니까 꼭 쥐고 있어야 된다? 허튼 짓 하면 총 맞는다는 거 잊지 말고?"
"...불안하지만 알겠습니다. 협상만 할 수 있다면... 그런데 이 선물은 무엇입니까?"
"알려줄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 열다섯, 열넷, 열셋..."
"대답해 주십시오, 무엇입니까? 붙어서 안 떼어집니다! 그리고 왜 숫자를 세면서 뒤로 물러나는 겁니까?"
"...열, 자 옆에 폴른 있지? 꼭 안아줘! 여섯, 다섯..."
"설마 폭탄? 속였군요! 이런 야만인!"
"...하나. 뻥!"
"당신을 믿은 제가 바ㅂ-"
"쉽지... 않음......"
"푸흡, 큭큭큭큭큭... 쿠흡, 켈록!"
"푸하하하하하하! 뭐야, 이게 토모가 알려 준 협상이었어?"
"선의의 선물을 주라는 건 토모가 알려준 게 맞는데, 그 선물은 하이에나한테 빌려 왔지."
"그래도 깔끔하게 처리했어, 제법이군. 초콜릿 창고는 이게 마지막인가. 들어가자."
"음, 대장님. 이 쪽을 보고 있는 AGS들이 있습니다."
"""......"""
"쉭쉭, 저리 가! 너희도 폭탄 맛 좀 볼래?"
"어, 드론 정도면 납치할 수 있지 않을까?"
"시도해 볼까? 공방 친구들이 좋아하겠군."
"""!"""
"앗, 도망가 버렸다. 내빼는 거 하나는 참 빠른걸."
"저 셀주크 달리는 것 좀 봐. 집채만한 게 어떻게 저렇게 빨리 도망가는 거야?"
"...좋아. 귀환 명령이군. 다들 수고 많았다. 돌아가면 한 잔 하지."
"하아하아, 오늘도 대장님 사진이 잔뜩..."
"으음, 로봇도 실컷 부수고, 초콜릿도 잔뜩 털고! 보람찬 하루였어!"
"이러다가 우리 진짜 강도단으로 전직하는 거 아닌가 몰라."
"바라던 바지! 철충이나 악덕 AGS를 터는 의적, 멋지지 않아?"
"아, 저 대신 들어왔던 게 호드 여러분이었군요."
"하르페이아 씨? 수복실에 계시던 거 아니었어요?"
"여러분들 덕분에 조금 쉴 수 있었어요. 이제 다시 들어가야죠..."
"잘 쉬었다면 다행이군. 그래도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네."
"네, 고마워요. 칸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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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데 요즘 쓰는 콘문학마다 기승전할이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