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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화 요약

1. 임펫이 늦잠을 자는 샬럿을 깨우고 회의실로 데려 감

2. 메리를 임무에 동행시키느냐로 짧은 언쟁 발생

3. 임무 브리핑 후, 메리와 샬럿의 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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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지나지 않아 임펫으로부터 기별이 왔다. 조사를 마친 노움 분대가 보고를 위해 대기하고 있으니 서둘러 와달라는 소식이었다. 말 없이 라디오에 집중하던 둘은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로 이동했다. 여전히 둘 사이에 말은 없었지만 발걸음은 꽤 경쾌했다.


 회의실로 들어서자 노움이 고개숙여 둘에게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샬럿 님. 조사를 마치고 복귀한 노움이라고 합니다. 그간 안녕하셨나요, 메리 님?"


"만나서 반갑소, 노움 양. 전 총사대장 샬럿이오." "저야 잘 지냈죠, 노움 씨. 건강해보이셔서 다행이네요."


"덕분에 건강히 지냈죠. 그럼 보고 시작해도 될까요?" 노움이 허락을 구하듯 임펫을 바라보자 임펫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발생한 습격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을 시작했습니다. 놈들이 여러분을 습격한 방향이 습격지점으로부터 북서쪽이어서 그곳을 우선적으로 수색했습니다. 숲으로 들어가자 나이트 칙의 발자국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발견됐고 그 외에도 나이트 칙이 지나가며 부서진 나뭇가지나 망가진 관목 등이 발견됐습니다. 놈들이 일직선으로 움직이지는 않았는지 흔적이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있었는데 여러 정보를 취합해본 결과, 마을에서 서쪽이자 습격 지점으로부터 북서쪽에 위치한 거대한 산에서 온 것으로 추측됩니다. 습격 지점으로부터 다른 방위 역시 조사해봤지만 별다른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기에 그 산을 중점적으로 조사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상입니다."


 노움의 브리핑을 듣고 난 샬럿은 한동안 가만히 골몰했다. 뭔가 걸리는 게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한동안 숙고하던 샬럿은 계속 품고 있어봐야 소용없다는 듯 노움에게 물었다.


"혹시 흔적을 조사하던 중에 커다란 발톱 자국 같은 건 못 보셨소?"


"네? 발톱이요?" 노움이 의아하다는 듯이 되물었다.


"그렇소. 이를테면 곰이 나무에 내는 발톱 자국같은 거 말이오. 못 보셨소?" 샬럿은 중요하다는 듯 재차 캐물었다.


"음... 네. 별다른 발톱 자국을 보진 못했습니다." 기억을 더듬거리던 노움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알겠소. 고생 많으셨소."


"아닙니다. 저희가 해야할 일인 걸요." 노움은 한 차례 고개를 숙인 후 회의실을 나갔다.


"뭔가 의심가는 거라도 있습니까?" 임펫이 걱정된다는 듯 관자놀이에 손을 대고 물었다.


"그저 감이오. 아무 근거 없지만... 내가 쫓는 놈과 관련이 있나 해서 물어보았소. 아니라면 다행이지만 영 기분이 나아지질 않는구려."


"음.. 혹시 모르니 할 수 있는 한 방비해보겠습니다. 샬럿 님의 말대로라면 양동작전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말해주니 마음이 한결 나아지는구려." 한시름 덜었다는 듯 샬럿의 표정이 밝아졌다.


"이제 출발할 터인데 메리 양은 준비를 마치셨소?"


"그럼요. 저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태블릿을 들고 갈 거예요." 메리가 자신만만해하며 한 손으로 가슴을 한 차례 두드렸다.


"확실히 그 물건으로 내려치면 철충도 박살나겠군." 장난기가 동한 샬럿이 농을 걸었다.


"이익! 이게 얼마짜린데 철충한테 휘둘러요! 이게 다 도움이 될 때가 있을테니 기대하시라구요." 메리는 삐진 척을 하듯 고개를 돌리며 툴툴거렸다.


"긴장이 풀린 듯하니 이제 슬 출발하는 게 좋겠소. 너무 얼어있으면 피할 것도 못 피하니 언제나 적정 수준의 긴장감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게 좋소."


"네네, 그렇게 합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잔뜩 긴장했던 메리는 잠깐의 장난으로 긴장감이 완화됨을 느꼈다. 고개를 살짝 숙이고 빙긋 웃던 메리는 고개를 들자 샬럿이 나간 것을 알자 부리나케 뒤따랐다. 회의실을 나선 둘은 회관 앞에서 대기하던 이프리트와 실키, 브라우니를 합류시켜 마을 입구로 향했다. 


 마을에 급히 올 당시는 주변을 둘러볼 여가가 없었는데 나설 때가 되어서야 메리는 주변 풍광을 살펴볼 수 있었다.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외관에서 크게 바뀐 부분은 없지만 인구가 늘었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과거의 고즈넉한 느낌은 많이 줄었지만 정감가는 냄새가 늘어나 설계자의 입장에서 뿌듯함을 느꼈다.


"확실히 터를 잘 잡긴 했네요." 메리가 지나가듯 얘기했다.


"뭐, 그렇지. 다프네가 근처에 농업대학이 있어가지고 종자 확보가 편해서 좋았다더라고." 이프리트가 하품하며 대답했다.


"여기서 생산된 식량이 다른 공동체에 전달될 정도로 생산량도 많죠." 실키가 거들어 답했다.


"북쪽만 못하지만 여기 감자도 꽤 괜찮지 말임다. 얼마 전에 먹은 감튀가 참 맛있었는데." 브라우니가 히죽대며 말했다.


"흠흠,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가게를 알려주겠소? 임무가 끝나면 한 번 가보려 하오." 샬럿은 얼굴이 살짝 붉어진 채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물론임다. 임무가 끝나면 제가 모셔드리겠슴다."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마을 입구에 도달하자 기다리던 요안나가 그들을 맞이했다. 한명 한명 손을 잡아주며 조심히 갔다오라고 인사를 하던 요안나가 샬럿에게는 잠시 얘기를 하자며 따로 불러냈다. 요안나와 샬럿이 잠시 자리를 뜨자 나머지 넷은 그 자리에서 잡담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꼭 메리 양과 함께 가야겠소?"


"요안나 공도 예술가니 그 뜻을 이해하-" 샬럿이 과장되게 두 팔을 벌리고 어깨를 으쓱하며 말하자 요안나가 말을 잘랐다.


"총사대장. 나는 그대의 오랜 친우요. 나를 속이려 하지 마시오. 만약 과거가 그대를 이렇게 내몰았다면....." 험악한 표정으로 샬럿에게 씹어 내뱉듯이 말을 쏟아내던 요안나는 한숨을 쉬곤 말을 이어갔다.


"아닐세. 출정을 앞둔 무장에게 걱정거리 하나를 안길 필요는 없지. 부디 무탈하게 돌아오시오. 총사대장. 다만 한 가지만 기억해두시오. 본질적으로 어떤 것이 옳은 길인지 잘 생각해보시오. 과거가 그대의 눈을 가리게 두지 마시오."


 말을 마친 요안나는 샬럿과 함께 메리 일행에게 돌아갔다. 메리 일행은 그 동안 음식얘기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회는 갓 잡은 것이 최고니 숙성한 것이 최고니, 덮밥은 가츠동이 최고니 오야꼬동이 최고니, 복숭아는 딱숭아가 최고니 물숭아가 최고니 등 어찌 됐든 상관없는 주제로 열 띤 토론을 펼치는 모습을 본 요안나와 샬럿은 따뜻한 미소를 내보일 수 밖에 없었다.


 요안나의 배웅을 뒤로한 채 마을을 나선 샬럿 일행은 어제 있었던 습격 장소로 향했다. 습격 장소로 향하는 샬럿의 마음은 싱숭생숭하기 그지없었다. 보고받을 때부터 예감이 좋지 않던 샬럿은 요안나의 얘기를 듣고 한결 더 복잡한 마음을 안고 목적지로 향했다. 차라리 요안나가 시원하게 말이라도 해줬으면 언쟁이 발생했을지언정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외려 혹을 하나 더 붙인 셈이 된 샬럿은 요안나가 자신에게 전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샬럿의 머릿속엔 소용돌이가 휘몰아쳐 그 자신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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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격 장소에 도달한 일행은 노움 분대가 보고한 대로 북서쪽을 향해 이동했다. 보고 내용을 바탕으로 신뢰성 높은 흔적을 가려내 조사 루트를 정했다. 조사 첫 날엔 이렇다할 특이점이 없었다. 이미 조사한 곳을 한 번 더 둘러본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진행됐다. 노움의 보고대로 거대한 발톱 자국이 없어 샬럿은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방심할 순 없었다.


 울긋불긋한 잎사귀가 하나 둘 떨어지는 때라 해도 일찌기 떨어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했다간 야영을 해야할 판이었다.


"철충이 근처에 있을지도 모르는데 야영은 좀 그렇죠?" 메리가 동의를 구하듯 물어봤다.


"나 혼자라면 상관없소만 메리 양을 이런데서 재울 순 없지. 맹세에 위반되니 말이오." 샬럿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이 근처라면 예티 기지로 가자. 과거에 스키 리조트였는데 지금은 순찰 인원들이 머물 수 있게 개조했거든." 이프리트가 눈을 비비적대며 말했다.


"좋은 생각이오. 그렇게 합시다." 샬럿이 팔짱을 끼고 한 손으로 턱을 괸채로 결정을 내렸다.


"빨리 가야함다. 좀 있으면 해가 다 질검다."


"제가 안내할게요. 보급품 나르면서 익숙해진 길이거든요!" 그러고는 실키가 성큼성큼 앞장서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실키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한 샬럿 일행은 얼마 지나지 않아 예티 기지에 도착했다. 해가 산골에 끄트머리만 내어놓아 아랫쪽은 붉게 물들었고 하늘은 감색으로 물들고 별빛이 수놓아져 있었다. 그런 하늘에 감탄할 새도 없이 기지 인원에게 검문을 당했다. 그들은 사전에 언질을 받아두었지만 재삼 확인하며 경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절차는 반드시 지켜야하므로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발키리가 정중하게 사과했다.


"다 자신의 일이 있지 않소. 자신의 본분을 다하는 것을 어찌 책망할 수 있겠소. 부디 고개를 들어주시오." 샬럿은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내부의 안내는 알비스가 해드릴겁니다. 알비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응, 발키리 언니! 알비스가 모두를 안내해줄게! 모두들 알비스를 따라와." 


 자신있다는 듯 가슴을 앞으로 쭉 내밀면서 답한 알비스는 이내 선두에 서서 기지 내부시설의 안내를 시작했다. 식당, 목욕탕, 각자의 침실을 안내받은 샬럿 일행은 저녁 식사를 한 후 목욕탕으로 이동했다. 목욕탕에서 지친 피로를 풀던 샬럿 일행은 잡담으로 시간을 보냈다.


"샬럿 씨, 새 옷 구할 생각 없어요?" 메리가 걱정스레 물었다.


"지금 옷으로도 충분하오. 그저 몸만 가리면 되질 않소?" 샬럿이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나름 빈티지한 멋이 있어서 그림 그릴 맛이 나긴 해도 불안하다구요. 격렬하게 움직이다 치마가 찢어지거나 상의가 견디질 못해 가슴이 삐져나올까봐 걱정된단 말이예요." 메리는 샬럿이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자 뾰로통한 얼굴로 쏘아붙였다.


"적어도 철충 놈들은 죽기 전에 아름다운 몸을 감상하고 죽게 되겠군." 한껏 도취된 얼굴로 샬럿은 자기애에 취했다.


"에휴, 누가 말려..." 한숨을 내쉰 메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고 보니 두 분 혹시 그 소문 들으셨슴까? 인간님이 발견됐단 소문 말임다." 머리를 감다말고 브라우니가 새로운 화제를 던졌다.


"소문이야 들었죠. 진짜인지는 확인해볼 방법이 없으니까 믿지 않을래요." 메리가 냉소적으로 대답했다.


"으어어, 희망이 없는 꼬맹이구만." 이프리트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구며 메리를 약올렸다.


"그렇소만, 어린 아이가 희망을 믿지 못하게 된 이 세상을 탓해야 하지 않겠소?" 자아도취를 끝낸 샬럿이 눈물을 찍어내며 이프리트에 동참했다.


"이잇, 저 양반들이 진짜-" 얼굴이 벌개지며 항의하는 메리를 실키가 진정시키며 말했다.


"메리 양이 참아요. 참는 사람이 어른이잖아요."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워!' 샐쭉한 표정을 짓던 메리는 이내 자포자기했다는 듯이 눈을 감고 몸을 물 위에 맡겼다.


"음 그래도 메리 양, 이 소문을 들으면 생각이 달라질걸요? 라비아타 저항군이 시티가드 지부에 들렸다더라구요. 그걸 주시한 보초가 인간 남성으로 보이는 생물체를 확인했대요. 너무 멀어서 뇌파를 확인하진 못했다지만요." 실키가 믿지 않곤 못 배길 걸하는 표정으로 자신있게 말했다.


"만약에 여러분들은 착한 인간님을 만나면 어떻게 하실검까?"


"난 좀 데려가서 전역시켜줬음 좋겠다." 이프리트가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을 말했다.


"혹시 보급에 도움되는 도구가 있으면 나누어달라고 하고 싶네요." 실키도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을 말했다.


"전 하룻밤 즐기고 싶슴다." 브라우니가 이루어질 수 있는 희망을 말하자 실키의 얼굴이 벌개지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더 좋겠네요."


"메리 양은 어떻슴까?" 브라우니가 탕에 엎드린 채로 대답을 재촉했다.


"그림 모델이 되어달라고 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것저것 그려보고 싶어요." 메리가 무언갈 상상하다가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더니 머리를 물에 담궜다.


''''어린 애가 음탕하기도 하군.'''' 넷의 마음이 하나가 된 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샬럿 님은 어떻슴까?" 브라우니가 눈을 빛내며 물어봤다.


"나는 맹세를 지키기 전까지 그 무엇도 바라지 않을 것이오. 그러니 유감스럽게도 브라우니 양의 물음에 딱히 대답해줄 말이 없구려."


"맹세를 이루고 나서를 상상해보시지 말임다."


"나는 하루하루를 겨우 연명하는 하루살이와 같이 미래를 생각할 겨를이 없소. 마치 물 밖에 나온 물고기가 당장의 호흡을 걱정하듯, 나 역시 당장의 맹세를 이루는 데 여념이 없어 여유의 곤궁함이 이와 같소. 그러니 내가 해드릴 수 있는 말은 그저 모르겠단 말 밖엔 없소. 참으로 미안하오." 샬럿은 처량한 목소리로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곤 등을 돌리고 고개를 떨구었다. 샬럿의 호소에 콧날이 시큰해지지 않는 이가 없었다.


 삽시간에 분위기가 처연해지자 브라우니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저 '죄송함다'라는 말을 연신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샬럿이 브라우니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우중충해져버린 목욕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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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된 하루를 보낸 메리는 거의 눈을 반쯤 뜬 채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메리에겐 새삼 저들이 군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하루였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단숨에 머리를 베개에 묻어버리고 싶지만 아직 한 가지 일정이 남아있었다. 바로 내일 있을 조사를 위한 브리핑을 듣는 것이었다.


"다들 모이셨군요. 시작하겠습니다." 발키리가 개회를 선언했다.


"우선 여러분이 가실 산에 대한 정보입니다.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해발 3000m가 넘는 산입니다. 철충이 고산지대에 위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여러분께 발할라의 코트와 침낭을 대여해드릴테니 적절하게 잘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산 곳곳에 저희가 개조한 숙박시설이 있습니다. 상주한 인원은 없지만 그곳은 철충이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그 외의 숙박시설은 안전을 장담할 수 없으니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한 차례 숨을 고른 발키리가 말을 이어 나갔다.


"여러분에게 주어질 식량은 5일치분의 고열량 전투식량 및 에너지바입니다. 실키 님에게 지급받으시면 됩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식량이 모두 소비되기 전에 철충의 둥지를 찾는 것이지만 실패할 수도 있으니 식량 1일치분이 남으면 주저없이 복귀하십시오. 새로 식량을 지급해드리겠습니다."


 혹시나 있을 질문을 위해 잠시 기다리던 발키리가 브리핑을 다시 시작했다.


"철충 관련 정보입니다. 이 부근에서 벌어진 몇 차례의 습격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연결체는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만 과거의 사례로 미루어볼 때 단지 숨어서 사태를 지켜보거나 뒤에서 습격을 조종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으니 항상 유의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지휘관급 개체로는 센츄리온 제너럴이 2번 발견되었으나 2번 다 제거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놈이 몇 기가 있는지 제대로 파악되진 않았습니다.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평범한 나이트칙, 팔랑스, 레기온 등이며 드물게 상위 기종인 테스투도 등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들은 발견 즉시 대부분이 제거되었으나 상위 기종은 실패한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하십시오."


"마지막으로 과거에 철충 둥지를 제거한 경험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 들어 중앙에서 합동군사작전으로 철충 둥지를 지속적으로 제거하고 있다는 건 여러분도 아실겁니다. 이 지역도 수 차례 제거했는데 평균적으로 둥지 당 6~7기 정도의 철충이 있었다고 합니다. 대부분이 나이트 칙이나 팔랑스 등이었고 간혹 테스투도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최근에 벌어진 습격은 철충이 18기가 동원됐는데 동면기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많은 숫자입니다. 한 둥지에서 이 정도로 출진할 정도면 둥지의 규모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니 무모한 짓 마시고 즉시 귀환하십시오. 여러 곳에서 합류한 것이면 고급 지휘관 개체나 연결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다수의 철충 둥지가 관측될 시에도 즉시 귀환하십시오. 이상입니다. 질문 있으시면 하시길 바랍니다."


 발키리는 브리핑을 끝내고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별다른 질문이 나오지 않았다.


"본 브리핑에서 나온 정보는 여러분의 패드로 전송하겠습니다. 또한 예티 기지와의 소통을 위한 통신 기기와 위기 시 사용할 조명탄을 지급해드리겠습니다. 위기 시 이곳에서 지원나갈 수 있는 병력은 약 20명입니다. 따라서 20명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적이면 청색탄을, 20명으로 해결이 불가능하다면 적색탄을 쏘십시오. 그에 따른 적절한 지원을 약속드리겠습니다."


"부디 무탈히 돌아오십시오. 제가 여러분을 뵐 곳은 발할라가 아닌 예티 기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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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밥 중 최고가 뭐임? 제육임? 치킨마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