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카 주목"


대규모 작전에 끊나고 나름 한가로운 오르카 호에 사령관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와 동시에 오르카내 스크린 화면에 사령관이 모습이 비추어지는 걸 바이오로이드들은 하던일들을 잠시 멈추고 화면을 바라보았다.


"오늘 중대 발표를 할려고 한다"


"오오 뭠까? 전에 소원수리함에 넣은 계란프라이가 먹고 싶다는 껀이 받아진 검까?"

"브라우니!!! 그런 짓은 언제 또 벌인거에요!!"

"설마 또 무슨 바람이 불어서 대회라던지 콘서트라던지 하는거 아니겠지"

"설마, 그 펭귄 전대장의 바램은 한번만 들어줬음 된다고, 나는 그런거 보다 사령관님이 붕쯔붕쯔 하는거나 보고싶어"

"야!! 남들 다 듣는 곳에서 뭔소릴 하는거야!!"


사령관의 중대발표를 앞두고 오르카 내부에선 이런저런 이야기나 나오고 있을 때 사령관의 다음 대사는 충격적인 것이였다.


"오늘부로 나는 결혼하겠다"


"에?"

"어라?"

"응?"

"햇쯍?!"


...............


"에에에에에에엑!!!!!!!!!!"



"이건 특종감입니다!! 사령관의 부인이 누가 될건지!!"

"서약한 사람들 중에서 하나 아닐까?"

"꼭 그런다는 보장은 없어, 서약이 결혼과 완전 동일한건 아니거든"

"호오....그렇다면 반지가 없는 사람 중에서도 나올수 있다는 건가"

"누가 사령관과 눈이 맞아 결혼을 하는 걸까?"


오르카는 순식간에 사령관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에 휩싸였다.

지휘관급들과 공을 많이 세워 반지를 받은 오르카의 전력들은 당연히 자신들일거라 설레발을 치기 시작했다.


'달링의 옆에는 당연히 내가 있어야지'

'너무 기다리게했군, 사령관은'

'음, 허니문 쇼타 섹스'

'이렇게 대놓고 발표하면 어쩔수 없네, 헤헤...'

'주인님 믿고 있어요! 착한 리리스를 주인님의 정실로!'

'소관 조금 두근거리기 시작했다오'

'아이 만들기 섹스'


"다시 한번 말한다, 이제부터 내 부인이 될 사람은 바로 이사람이다!!"


그말과 동시에 모든 바이오로이드들의 시선이 스크린 화면에 쏠렸다.


그리고 펼쳐진 현실은 그녀들의 상상을 아득히 넘는 것이였다.


사령관이 자신이 부인이라고 발표한 사람은,

.

.

.

.

.

.

.

.

.

사령관의 손에 들린 DS에 있었다.


"에에 혼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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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르카의 저녁 풍경은 말하자면 뒷골목 빰칠 정도로 음산했다.

보고 듣고도 믿지 못할 현실에 정신을 놓은 바이오로이드들이 복도에 널브러져 있거나, 좀비마냥 동공에 생기를 잃은채 복도를 돌아다니고 있거나.

아무런 이유 없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페로는 곽티슈를 뽑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리제는 익스프레스에게 받은 뽁뽁이를 하나씩 터트리고 있었고.

레아는 어째서 인지 닭장에 들어가 있었다.

하르페이아는 책을 거꾸로 들고 읽고 있었으며.

아자젤 베로니카 사라카엘은 팬티와 브라를 입은채 파멸이 도래했다고 뛰어나니며 외치고 있었고, 그걸 본 엔젤이 통곡하고 있었다.

소완은 해물비빔소스를 석식으로 내놓았다, 그것도 깡통채로.


지휘관들은 지휘실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그중 반 이상은 술에 쩔어 책상에, 의자에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다.


"소관 설마 이차원 데이터 쪼가리에게 밀릴줄은 몰랐소"

"이 내가 그런 장난감 속 여자보다 못하다는 거야...?"

"쇼타아......"

"오늘만큼 전부대원들이 그리운 적이 없군"

"아흑...."

"흐어엉...."

"호애액!"


갑자기 몇몇 지휘관들이 통곡하기 시작했고,

그나마 제정신이 였던 아스널과 메이가 그녀들을 달래 주었다.


"난리도 아니군, 그 남자가 비록 일이 없는 평상시에는 상상을 뛰어넘는 똘끼를 보이기는 하지만 설마 2차원 캐릭터와 결혼한다는 소리를 그렇게 진지하게 할줄은 몰랐다"


"누가 아니래, 우리 나이트앤젤은 정실은 못되더라도 자신이라면 가장 2차원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자신이 제2부인이라고 주장하고 다녔다고"


"근데 그대는 의외로 멀쩡하구려? 부관을 찾으며 울고 다닐줄 알았더니"


"나야 상호 확증파괴를 대비하기 위해 모듈이 짜여져 있으니까, 이정도 일로 흔들리진 않는다고"


"그런가? 그렇다면 이젠 팬티 외에도 옷 좀 입는게 어떤가?"


자신은 멀쩡하다고 말하던 메이는 팬티만 입은채 서 있었다.

아무리 메이더라도 핵보다 더 위험한 광기의 일면에 대한것에 내성은 없었던 것이다.


하기야 리리스 리제 소완이 셋이서 마법소녀 놀이를 하며 돌아다니는 걸 보고 하치코와 펜리르가 울면서 머리를 핥아주고 있는 것이 지금의 오르카의 현실인데.

적어도 말이나 멀쩡히 하니 다행이라고 상의만 입고 있는 아스널이 생각 했다.


"어쨌든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한다, 라비아타 통령마저 자신도 2차원에 가까워지겠다고 금식을 하며 드러누웠어, 이러다간 오르카는 광기에 휩싸이고 말거다"


"이미 충분히 휩싸였다고 생각하는데"


"아직은 임계점을 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메이소장, 우리 둘이서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


"정말 피곤한 남자네, 뭐 좋아, 좋은 남자는 가끔은 여자에게 기댈줄 알아야 하니까"

"뭐해 따라오지 않고?"


"메이 소장......"





"거긴 화장실이다"



과연 2차원에 빠진 사령관을 바이오로이드들은 구할수 있을 것인가.

무지성 창작자의 하찮은 두뇌가 다음편을 생각해 낼수 있으면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