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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설정과 약간 다를 수 있습니다

 

다음날에 일어나보니 여태까지의 일이 모두 꿈이였다는 듯이 여름의 뜨거운 햇빛만이 어둠 속에서 라붕이를 아스라히 내려보고 있었어.

그래도 자신이 좋아하는 섹돌이 나온 꿈이었기에 오늘 하루를 즐겁게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 라붕이였지.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가 자신을 바라보는 듯한 눈빛이 있는거야.

그래서 라붕이가 자신의 머리 위를 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오직 황금색 눈만이 또렷하게 보이는 거지. 

 

라붕이 : ㅅㅂ 저거 뭐여

 

평소에 욕을 줄이려 했던 라붕이였지만 맹금류의 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았으나

 

페더 : 어…. 주인님 저를 싫어하시는 건가요…?

 

라고 하면서 페더가 물기 있는 눈으로 쳐다보자 어느새 자신이 처한 상황이 현실임을 자각했어.

또한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존재를 울렸다는 생각에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그녀를 위로해 주었지.

 

라붕이 : 아냐 아냐 그럴 리가 없지. 내가 어떻게 너를 싫어하겠어.

 

이후 잠시 훌쩍거리는 소리 이후에 페더는 진정되었고, 당장 당면한 문제를 생각해야 했어.


첫 번째로 페더가 바이오로이드라는 점이었지.

물론 고급 기종이었던 만큼 강인한 내구를 가져 어지간한 일로는 상처도 나지 않겠지만, 행여나 병원에서 검사를 하였을 시 전자 신경계와 금속 골격이 있어 여차하면 국정원으로 갈 수 있었지.


더욱이 코로나19가 세계를 구렁텅이에 빠지게 한 와중에 수복실이 없는 현재로써는 바이오로이드의 특이점인 오리진 더스트에 코로나19와 백신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랐기 때문에 경계해야 했어.

물론 이는 마스크를 쓰거나 평소에 조심하기 정도만 할 문제였어. 

바이오로이드가 죽음에 이를 만한 질병은 대부분 인간이 개발한 인공 바이러스였다는 것을 직접 들었기도 했고 말이야.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는 어찌할 수 없었어.

일단 라스트오리진이라는 이 세계에서 넘어온 존재이니 현실의 지구의 데이터베이스에는 스노우 페더가 존재하지 않아.

물론 이런 장르의 경우 아르망이나 레모네이드가 “WA! 해킹!” 이러면서 한 줄의 대목으로 넘어갈 상황이었지만, 라붕이에게는 아르망이나 레모네이드의 개쩌는 해킹 실력이 없었기에 페더의 모든 활동이 제약될 수 밖에 없었어.

더욱이 현재의 대한민국이 휴전 국가이기 때문에 이러한 신분은 페더를 국정원으로 갈 수 있게 만드는 다른 이유가 될 수 있었지.

 

마지막은 페더의 신체에 관한 문제야.

비록 페더의 성격 상 남들을 경계하더라도 친절하게는 대할 것이고, 가까운 이에게는 자신을 모두 맡기기에 리리스나 리제가 넘어왔을 때 생기는 그러한 문제는 생기지는 않아.

그러나 라스트 오리진은 다른 뜻의 마음이 지나치게 큰 게임이라는게 문제였어.

그렇기 않아도 평균적인 미드의 크기가 어마무시한 게임인데, 페더는 그 와중에도 상위권이었으니 말이야.

그러니 관심을 끌 수 밖에 없고, 이것 또한 첫 번째나 두 번째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평소에 이세계 포탈물에 대해 생각만 했지 이를 현실에 적용한다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기에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은 라붕이는 일단 큰 문제보다는 작은 문제부터 해결해보자는 생각을 했어.

 

라붕이 : 하나만 물어보자. 페더는 라스트 오리진이라는 게임을 아니?

페더 :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주인님이 핸드폰으로 보시는 것으로 보아 제 출신이 라스트 오리진이라는 게임이겠죠...

라붕이 : 그럼 어떻게 이 세계로 오게 되었는지 말해줄 수 있을까?

페더 : ….주인님? 조금 마음을 진정해야 될 것 같아서 시간을 주실 수 있을까요?

라붕이 : 어어 당연하지, 지금은 여유로우니 언제든지 말해줘.

 

약 1시간 정도의 시간 후 페더는 마음을 정리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기 시작했어.

 

라붕이 : 이제 말할 준비가 됐니?

페더 : 네.. 주인님, 

 

라붕이는 그저 포탈이 열려서 타고 왔어요 뭐 이런 정도의 생각을 했겠지, 하지만 페더의 현실은 그리 좋지 않았어.

게임상으로 7지에서 별의 아이와 네스트가 전투를 한 후 네스트가 별의 아이를 간신히 이겼었던 것처럼 오르카에 별의 아이에 대한 위협은 날로 높아져 갔어.

그러나 사령관은 항상 손해가 없는 판단을 했지, 그 한 순간을 제외하고 말이야.

 

페더 : 오르카의 주인님께서는 항상 전술에서 월등한 모습을 보이셨지만 그 순간에서는 최악의 판단을 내리셨죠.

 

페더의 말에 따르면 성체 별의 아이가 있는 구역을 레모네이드의 거점 파괴를 위해 지나가게 되었고, 당연하게도 별의 아이에 의해 오르카는 산산조각이 나 자매들과 함께 별의 아이에게 먹히게 된 다음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어.

예상치 못한 배드 엔딩이 나오자 괜히 말한 것인가 싶은 라붕이였어.

 

라붕이 : 내가 괜한 말을 했구나, 미안해.

페더 : 그래도 마지막에 본 기억으로는 모두가 살아있었어요. 다들 잘 지내겠죠…

 

괜히 분위기가 숙연해진 것을 느끼자 일단 라붕이는 분위기도 환기할 겸 밥이나 같이 먹자고 했지만, 페더는 그리 표정이 좋지는 않았어.

그래도 페더라는 손님이 있기도 하고, 마침 집의 음식이 다 떨어져서 일단 배달을 시켜 먹으려 했고, 페더에게 먹고 싶은 음식을 물어봤어.

 

페더 : 제가 마음대로 골라도 될까요..?

라붕이 : 안될 것 없지, 한번 골라봐.

 

도대체 무엇을 고르기에 이렇게 망설이느냐 했는데 생각보다 무난한 메뉴가 페더의 입에서 나왔어.

바로 치킨이었지.

 

아무리 컴패니언 중 동물의 유전자가 적게 섞였다고 해도, 자신의 일부를 차지하는 올빼미의 유전자는 닭고기와 같은 가금류의 고기를 좋아하는 취향을 만들어 냈고, 오르카의 사령관을 경호하면서 가끔씩 보게 된 치킨은 식량의 문제로 인해 그리 많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기에 사령관이 그나마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어.

 

페더 : 너무 비싸지 않을까요..?

 

티본 스테이크나 랍스터 마냥 비싼 메뉴를 골라도 괜찮았던 라붕이의 생각은 치킨이라는 말에 ‘치킨 맛있지’ 라는 생각과 게임 속에서는 전시 상황이니 식량이 부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났지.

알고 보니 게임 속의 사령관은 사상자를 내지 않는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였으나, 이는 자신이 조종할 경우에 국한될 뿐, 자신이 조종하지 않는 오토나, 앱을 끄고 있을 때는 그저 로봇처럼 행동하고 섹돌에게 관심을 일체 주지 않았던 거야.

 

라붕이 : 기지에는 신경을 잘 쓰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네. 미안하다. 

페더 : 괜찮아요. 그래도 굶주리지는 않았으니까요. 서약도 하신 주인님이 아무런 관심이 없으실 때는 마음이 아프긴 했지만요.

 

이 말을 듣고 나니 라붕이는 앞으로는 페더와 1대 1로 소통할 수 있으니 더욱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마침내 치킨이 배달되었고, 라붕이도 평소에 1인 1닭은 하는 성격이라 2마리를 시켰지만, 바이오로이드의 인간을 넘어선 신진대사량 때문인가, 페더는 혼자서 2마리를 먹어치웠지.

 

라붕이 : 이야… 나도 꽤 많이 먹는 편인데 너는 그 이상이구나.

페더 : 헤헤, 바이오로이드는 오리진 더스트를 혈액 대신 쓰기 때문에 많이 먹는 편이에요.

 

생각을 해보니 오리진더스트를 이용해 혈액을 대체함으로써 몸의 산소 공급량을 늘린 것이 바이오로이드 기술의 핵심이었어.

당연히 많은 산소로 소화를 했으니 그만큼 영양소 공급이 인간에게 요구되는 양과는 궤를 달리했지.

 

웃다가 갑자기 무언가를 생각하고 소심한 표정으로 바꾸면서 페더가 말을 했어.

 

페더 : 혹시 이렇게 많이 먹는 여자를 싫어하시는 것은 아니시죠..?

 

얘 드리아드 아니냐고 생각할 정도의 소심함에 당황한 라붕이였지.

싫어한다고 말하면 방을 눈물 바다로 만들 기세였고, 더욱이 그런 사소한 문제로 자신의 첫 서약 상대를 싫어할 라붕이가 아니었기에 놀라면서 열심히 부인한 결과 페더는 다시 웃음을 되찾으며 부끄럽다는 듯이 말했어. 

 

페더 : 그럼 조금만 더 먹어도 될까요, 주인님?

라붕이 : 혹시 너 페더의 탈을 쓴 지니야 아니니..?

 

결국 페더는 그날 닭 2마리와 라면 2그릇을 혼자 먹어치우고 식곤증으로 인해 잠에 빠졌어.

올빼미의 유전자가 생활 패턴도 바꾸나 싶었고 물어보고자 했으나,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자고 있는 그녀를 깨우기에는 마음이 너무 아프기에 다음 날에 물어보고자 했지.

 

다음 날 새벽, 페더가 일어날 때 까지 기다린 라붕이는 하고 싶은 질문을 해결하고, 앞에서 말했던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더와 의논하기 시작했지.

 

라붕이 : 혹시 생활 패턴을 바꿀 수 있니? 올빼미의 수면 패턴과 비슷해서 너랑 이야기 나눌 시간이 너무 적을 것 같아.

페더 : 아.. 그건 주인님을 만났다는 생각에 처음 여기 도착한 순간 밤을 새워서 그만……

 

이런 답변에 문제를 해결했다는 행복한 라붕이와 페더의 말을 듣고 설렌 라붕이만이 존재할 뿐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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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더스트 관련 내용은 혈액을 오리진 더스트로 대체한 것이라는 것을 보고 생각해낸 가상의 설정임.

지금 백업본 몇 개 있는데 그거 지금 올려도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