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레이스는 화장실에 갔어."



'지, 지휘관 개체가 말을 걸었다. 무섭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따 올게요."



"기다려, AL 팬텀."



'설마 메이 대장에게 밉보인 건가?'

"네?"



"이따가 사령관이 이 숙소로 온다고 했는데. 셋이 '야스'하지 않겠어?"



"아, 아니... 갑자기 셋이 하는 건 좀..."



"뭐? 설마 너 그거 싫어해?"



"하지만 그런 행위는 비밀의 방에서 하는 게..."



"얘가 이상한 소리를 하네."



"치킨 싫어해? 그럼 나랑 사령관 둘이서 먹지 뭐."



"......"


02. 



"레... 이... 스... 라... 면..."



"......"



"방... 금..."


(10분 후)



"임... 무... 에..."



"먼저 일어나 볼게요..."



"투... 입... 되... 었... 어... 요..."


03.



"사실 레이스한테 먹을 것 좀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어요. 냠냠."



"저기, 둠 브링어 숙소에는 간식이 상비되어있지 않나요?"



"공동 간식이라 건드리면 혼나요. 팬텀 씨, 이거 드실래요?"



"큐트맛 젤리? 제가 이거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아시고...?"



"척 하면 척이죠? 그런데 이 젤리 맛있겠다. 하나만 먹을게요."



'줬다 뺏기인가...'

"네..."



(우물우물)

(우물우물)


04.



"레이스는 잠깐 볼일 보러 갔는데?"



"그렇군요... 그럼 잠시 기다리고 있어도 될까요?"



"알아서 해. 그런데 너 AL 팬텀이라고 했니? 왜이렇게 촌스러워?"



"그, 그건..."



"안 되겠다. 초귀여운 내가 좀 꾸며 줘야겠어!"



"일단 빨간 눈은 무서워 보이니 나랑 똑같은 금색 컬러렌즈를 끼우고."



"헤어 셋팅은 나처럼 양갈래에 뒷머리를 남겨서!"



"그리고 잘 나가는 애들은 앞가슴을 틔운다고! 이제야 좀 볼 만 하네."



"그런가요...? 꾸며 줘서 고맙습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선배."



'예쁘다고 해주겠지?'



"시, 실피드가 두 명이 되었다!"



"......"


05.



"이걸로 '레이스 없이 팬텀과 만나기' 항목 달성 완료."



"내가 들어오자마자 뭔가에 체크를... 이 목록은 무엇인가요?"



"버킷리스트라고 하는 겁니다. 팬텀 씨도 같이 해 볼래요?"



"가, 같이 할 수 있는 것도 있어요?"



"맞습니다. 드디어 '다른 바이오로이드에게 좋아하는 책 추천해 주기' 항목에 체크를 할 수 있겠네요."



"무슨 책이길래... '나의 투쟁'? 한 번 읽어 봐도 될까요?"



"그럼요."


06.



"레이스는 선배 생일 선물 사 준다고 매점에 갔어요."



'후배가 나에게 선물을...'

"그렇군요.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이트 앤젤 대령님."



"그런데 하나만 물어 봐도 될까요?"



"뭐, 뭔가요...?"



"후계기인 레이스와 친하게 지내는 비결이 있나요? 제가 레이스와 비슷한 입장이라..."



"그, 후배가 저를 선배라고 부르면서 잘 따르고 있는 것 뿐이어서요. 비결이라고 할 건..."



"그렇군요."



"어? AL 팬텀 씨와..."



"납찌대- 납찌대- 구슬픈 노래-♬"



"아오 진짜..."



"ㅋㅋㅋㅋㅋㅋ"



"보시다시피 제가 이런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저, 저기... 이런 말 하기에는 뭐하지만..."



"???"



"사실 스트라토 엔젤 씨는 나이트 앤젤 대령님의 관심을 끌고 싶으신게 아닐까요?"



"가능성 없는 가설은 아니네요."



"저도... 후배가 저와 많이 어울려 줬으면 해서... 이것저것 같이 하자고 조르거든요..."



"반대로 대령님도 스트라토 엔젤 씨에게 졸라보는 건 어떤가요...? 그래도 방금과 같은 발언은 마음이 아프실 것 같긴 하지만요..."



"한 번쯤은 제가 다가가 보기도 해야겠어요. 고마워요, 팬텀 씨."



"저, 저야말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