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바로 다프네 수영복 스킨이야. 이 스킨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 해볼게.


리오보로스 이벤트 이전에 네이버 카페에서 유져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었어. 일러스트레이터별로 캐릭터들을 쭉 늘어놓고 인기가 높은 순위대로 끊어서 수영복을 주는 이벤트였지. 좀 더 풀어서 설명하면 시마 캐릭들은 시마 캐릭들끼리만, 로로봄 캐릭들은 로로봄 캐릭들끼리만 모아서 인기투표 하는 식으로 나눠서 하는 투표 이벤트였던 거야. 


중복투표도 가능하고 1캐릭터에 표를 여러개를 못 줄 뿐이지 그 일러스트레이터의 모든 캐릭한테 다 표를 줄 수도 있었기에 이론적으로는 한 방에 평등하게 순위가 나오는 투표였는데 여기서 아이샤가 한 가지 삽질을 해버려. 나머지 캐릭들은 다들 투표 목록에 다 잘 넣어두고 올렸는데 다 올리고 보니까 다프네랑 포티아만 빠져버린거야.


사실 제일 정확하게 하는 방법은 기존 투표를 내리고 다시 목록을 만들어서 올리든가 하는 거였겠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캐릭터 무제한 중복투표가 가능했기에 아이샤는 그냥 실수로 빼놓은 캐릭들만 따로 투표를 올려서 다프네랑 포티아만 5번째 투표를 하게 돼. 결과는 전부 다 합산해서 기존 투표랑 비교하는 방식으로.


다들 짐작하겠지만 아무래도 캐릭들이 쭉 나열된 상태보다는 딱 둘만 나와있는 편이 시선을 끌기에 유리하지. 다프네는 초기부터 무난하게 호불호 안 타는 캐릭이지만 막 인기있는 타입은 아니었거든. 아마 다 같이 나열된 채로 투표했으면 표를 그렇게 많이 받지는 못했을거야. 하지만 실제로는 어쩌다보니 눈에 띄는 조건이 되었고, 덕분에 표를 엄청 받았지.


최종적으로 나왔던 투표 결과는 로로봄 캐릭 중에 발키리 1등 (2765표), 다프네 2등 (2745표), 에밀리 3등 (2180표), 팬텀 4등 (2143표)가 되었어. 근데 웃긴건 투표 끝난 다음에도 따로 순위 공지를 안 해줘서 리오보로스 이벤 시작 전까지 다프네가 2등으로 분류되는건지 얘는 따로 치는 건지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었지. 당시에는 그냥 발키리 1등, 에밀리 2등, 팬텀 3등으로 인식하는 사람도 많았었으니까


그리고 대망의 로로봄 캐릭들 수영복이 공지되는 날. 바로 이 스샷이 스킨 소개로 떠.



일단 여기서 머리색만 봐도 에밀리랑 팬텀은 물건너갔다는 건 알 수 있었고, 다프네가 받으려나 하던 사람들도 어? 얘 이미지가 이거 맞나? 싶을 정도라서 다들 혼란에 빠져있었어. 에밀리, 팬텀 순으로 팬텀이 스킨 받을 걸 기대하던 사람들은 이제는 완전 물건너갔구나 싶어서 화내기도 했었고. 엄청 긍정적으로 보면 부정투표는 아니지만 어쨌든 다프네가 본의아니게 주목받을 수 있는 조건은 맞았으니까 투표가 제대로 안 된 거 아니냐, 이건 무슨 농어촌 전형이냐. 이런 말이 나오면서 살살 불이 붙을까 말까 하는 단계였지.


그리고 다음 날. 업데이트와 함께 스킨 전신샷이 떴어. 


당시 반응? 그냥 ㅗㅜㅑ 하나로 끝이었음. 다프네 간호사 스킨이 의외로 인지도가 낮아서 원판 모습 그대로만 기억하고 있던 사람들이 저걸 봤다고 생각해봐. 와. 진짜 스킨 하나 공개되자마자 여론이 훅 바뀌는데 어마어마했다니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앤 수영복 빡세게 그린 카키맨 만큼이나 로로봄도 다프네 수영복에 영혼을 담아서 그린 것 같아. 퀄리티 별로면 활활 탈 가능성이 있었으니까. 그렇게 결과적으로는 올바른 농어촌 전형의 예시가 되었지.


어쨌든 그리해서 팬텀은 수영복은 못 받았고, 그 대신인지 얼마 안 지나서 SS랭으로 진급하면서 라오 역사상 4명밖에 못 받은 승급 스킨을 받게 돼. 뭐...팬텀 팬들이 그걸로 만족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실 팬텀도 수영복을 받을 조건이 아니기는 했어. 로로봄은 수영복을 발키리랑 다프네 2명만 냈으니까 다프네가 없었어도 아마 에밀리까지만 받고 팬텀은 못 받았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거든.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이니까 생길 법한 실수가 스노우볼이 되어서 만들어진 결과인데 라오의 불타오르던 역사 중에서 이 정도면 재미있는 축에 속한다 싶어서 소개해봤어. 꽤 옛날 일이고 당시에도 투표 방식이나 중간 과정을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았어서 이번 기회에 차근차근 정리해봤으니 재미있게 봐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