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1. 리제가 가위를 들고 날뛴다.


히히히! 너 거기 서지 않으면 죽여버릴거야!


멈추면 니가 안 죽이겠냐? 그 말을 믿는게 바보지.


어...언니! 진정하세요! 일단 가위 좀 놓으시고...!


비켜! 다프네! 저 년 때문에 내 완벽한 몸매에 뱃살이 2kg나 붙었단 말야!


네...네에?! 어쩌다가...?!


저 햇츙이 버터 밀크인지 뭔지가 영양 만점이라고 말했어!


아...저번에 레오나 소장님이 속으신 후로 다들 아는 줄 알았는데...


어머나? 오늘도 소란스럽네요? 무슨 일 있나요?


아, 마침 잘 왔네. 거기 아...흠흠. 언니. 동생 좀 말려봐. 버터 밀크 남은 거 줬다가 죽을 뻔 했어.


지난번처럼 또 장난친 거에요? 이번에는 저도 용서 안 할 거에요?


아 무슨 지난번에는 그냥 순순히 넘어간 것처럼 말하고 있어. 이번에는 내가 억울하다고.


언니! 비켜! 저 햇츙을 썰어버릴 수가 없잖아!


...우리 귀여운 리제. 잠깐 조용히 할까요?


응. 언니. 나 조용히 할게.


좋아요. 자. 그러면 이제 엘븐 양한테도 말할 기회를 줄게요. 하지만 엘븐 양이 장난친 게 맞다면 이번에는 정말 용서하지 않을 거에요.


오케이, 오케이. 자, 들어봐. 레오나 소장이 특제 버터 밀크를 안 마신 뒤로 재고가 많이 남아서 가져가고 있는데 저 아가씨가 먼저 나한테 말을 걸었다고. 이게 뭐냐고 하길래 버터 밀크라고 알려줬지.


리제. 엘븐 양의 말이 맞나요?


응. 버터 밀크라고 하길래 장점이 뭐냐고 내가 물어봤었어.


그래. 잘 기억하네. 그래서 내가 영양이 풍부해서 먹으면 피부에 윤기가 촤르르~ 돌게 된다고 설명했잖아. 어때, 내 말이 틀려?


이 햇츙이! 먹으면 살 찐다는 말을 안 했잖아!


그야. 레오나 소장이 이거 먹고 살찐 건 오르카 전체에 퍼져있으니까 다들 아는 줄 알았지. 어때 레아 씨. 내 말에 틀린 거 있어?


이...이......!!!!


리제. 멈추세요.


.......


그래도 리제 언니는 그걸 먹으면 살 찌는 줄 몰랐기 때문에 생긴 일이잖아요. 경고 한 마디쯤 해주셨으면 좋았을텐데...


내가 다 말해주기도 전에 남은 버터 밀크를 죄다 들고 가버렸는데 날더러 뭘 어쩌라는거야?


.......


휴우...이건 어쩔 수 없네요. 리제. 미안하지만 이번에는 엘프 양에게 잘못을 묻기 힘들 것 같아요. 


헹! 나도 이제 장난칠 때 선은 안 넘거든! 앞으로 뭐든지 내 탓으로 돌리면 나도 우리 언니 불러올거야!


알겠어요. 미안해요. 엘프 양. 리제 일은 제가 사과할테니 앞으로는 엘프 양도 좀 주의해주세요. 알겠죠?


어....언니?! 저 햇츙을 썰어버려야 하는데...! 그러면...!


미안해요. 리제. 이번에는 참아줘요. 언니가 살 빼는 거 도와줄테니 이만하도록 해요. 알겠죠?


언니, 미워! 내 언니인데 내 편이 아니라 남의 편만 들어주고! 언니도 다 햇츙이야!


리제? 언니에게 햇츙이라니 그게 무슨 말버릇인가요? 혼나볼래요?


레...레아 언니...? 리제 언니...? 두 분 다 진정하세요...!


몰라! 이 아줌마 햇츙!


....


리제 언니! 리제 언니! 정신 차려요! 얼른 수복실로...!


어휴...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나중에 리제와는 좀 깊게 이야기를 해봐야겠네요.



Case 2. 리제가 대화를 시도한다.


리제 언니...? 정신이 드세요?


(기절에서 막 깨어난 터라 완전 천진한 표정이다. 혼자서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어휴...레아 언니에게 그 말은 하면 안 된다는 걸 잘 아시면서...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으니 금방 움직일 수 있으실 거에요. 잠시 기다리고 계세요. 마실 것 좀 가져다 드릴게요.


(다프네를 보고 레아가 지난번에 다프네의 말에 설득당했던 과거를 떠올린다. 그리고 해결책을 찾았다는 생각에 기뻐하며 수복실을 나선다.)


리제 언니?! 어디 가셨지? 아이 참...지금 막 환자가 들어와서 수복실 바깥으로 나갈 수가 없는데......큰일이 나지 않았으면...


(레아를 찾아간 리제.)


어머...리제? 이제 괜찮나요? 아까는 미안해요. 언니가 잠깐 화가 나서 실수했어요. 용서해줘요.


언니. 솔직히 나 오늘 언니한테 많이 화났어.


정말 미안해요. 언니도 아직 마음 수양이 덜 됐나봐요. '그 단어'를 들으면 반사적으로 그만...


아니, 그것보다도 어떻게 같은 자매를 안 도와주고 엘븐 그 햇츙년의 편을 들 수가 있어? 난 언니의 동생이 아닌거야?


리제. 그런 게 아니에요. 이번에는 엘븐 양이 확실하게 잘못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넘어갔을 뿐이에요. 언니는 항상 리제 편인걸요. 언니가 리제 대신 엘븐 양 편을 들리가 없잖아요.


(슬슬 효과가 난다고 생각하며 승부수를 던진다.) 그럼 앞으로는 무조건 내 편을 들어줘! 맨날 나만 나쁜년으로 만들지 말고!


후우...리제? 이 말은 하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가 없네요. 지난 달부터 리제와 다른 부대의 사람들이 다툰 건이 몇 번인지 아나요?


'어...? 이게 아닌데...?'


지난 달부터 오늘까지 대충 한달 반이네요. 날짜로 치면 45일이라고 치죠. 그 사이에 리제가 다른 사람들과 싸운 횟수가 50번이에요. 게다가 오늘 건을 빼면 전부 리제의 잘못이었고요. 싸울 때마다 저랑 다프네가 상대방 부대에 찾아가서 사과한 건 알고 있나요?


'뭔가...느낌이 쎄한데...도망쳐야 하나...?'


우리도 리제가 어쩔 수 없이 그런 다는 건 잘 알고 있고 리제도 우리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자매로서 서로 사이좋게 지내려면 쏼라쏼라어쩌구저쩌구 (약 1시간동안 리제 앞에서 훈계를 한다.)


.......


리제도 잘 알겠나요? 앞으로 다른 사람들하고도 친하게 지내려면...


'응...언니...'  "늙어서 그런가...말이 너무 길어..."


.......


아...아이 참...나도 또 실수해버렸네...



Case 3. 리제가 꾀병을 부린다.


(다시 수복실에 실려간 리제. 이번에야말로 천천히 고민하며 해결책을 생각한다. 다프네의 방법은 써먹기 힘들다는 결론이 나왔으니 레아와 드리아드에 대한 생각을 하며 전략을 세우던 리제는 엄청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리제...몸은 괜찮나요? 아까는 순간적으로 너무 화가 나서 실수로...


응애!


......


.......


응애!!!!!!


어쩌죠 레아 언니?! 리제 언니가 너무 큰 충격때문에 유아퇴행한게 아닐까요?!


다프네. 일단 진정해요. 다프네는 검사 준비를 해줘요. 제가 리제를 진정시키고 있을게요.


응애~~응애~


아아...리제 언니...죄송해요...제가 좀 더 잘 돌봐드렸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얼른 진단용 기기를 확인하고 올게요.


리제? 많이 힘들었나요? 언니도 가끔씩 너무 힘들어서 아기가 되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었어요. 그럴 떄마다 다른 사람이 꼬옥 끌어안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지금 언니가 힘이 되어줄게요. (거대한 가슴으로 리제의 얼굴을 파묻을 정도로 끌어안는다.)


우븝...웁...


리제. 언니가 정말 미안해요. 조금이라도 리제의 마음이 편안해졌으면 좋겠어요.


웁...수...숨막....! 살려....!


어머?! 리제?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건가요? 다행이야! 언니의 포옹이 효과가 있었군요!


푸하...주...죽을 뻔...어.....응애...?


리제...? 설마 꾀병을 부린 건 아니겠죠? 언니와 다프네가 얼마나 걱정했었는데 그게 다 꾀병이었다고 하면 언니 화낼거에요?


응애애!!! (이미 좆됐음을 감지했지만 답이 없다는 생각에 자포자기하며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된다.)


후우...어쩔 수 없네요...나쁜 아이에게는 벌을 줘야겠어요.


언니! 진단기는 준비가 끝났어요. 리제 언니를 진단기까지 데려가기만 하면...


다프네? 리제를 위해 기저귀를 준비해주지 않을래요? 성인용 기저귀도 재고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네...네에? 기...기저귀요? 그건 왜...?


다프네는 착한 아이니까. 레아 언니의 부탁을 들어줄거죠? 잠깐만 아무것도 묻지 말고 언니 말대로 해줘요.


아...으...네에...자...잠시만 기다려주세요....금방...가져올게요...(왠지는 몰라도 빡쳐있는 레아를 보고 알아서 조심하는 다프네)


(다프네가 기저귀를 가져오자 레아가 친절한 미소와 함께 리제의 하반신에 기저귀를 채워준다.)


어머나~ 귀여운 리제 아가가 되었네요~ 아이 귀여워~


으....응...애애....


(리제의 대놓고 쪽팔려하는 반응을 보고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고는 레아를 말리는 걸 포기하고 리제의 명복을 빈다.)


어...언니...미안해...나 슬슬 화장실에...!


어머나~ 우리 리제 아가는 말도 할 줄 아네요~ 하지만 괜찮아요~ 기저귀도 찼고~ 아가는 원래 화장실이 아니라 기저귀에서 해결하는 거니까~ 뒷처리는 언니랑 다프네가 해줄테니까 얼른 편해지도록 해요~


어...언니! 아...안돼...! 거길 누르면...!


리제 언니...죄송해요. 하지만 레아 언니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어서...



그렇게 리제의 레아에게 대항하기 위한 시도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리제는 레아가 하는 말이라면 뭐든지 잘 듣게 되었다. 해피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