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400년 9월 22일!”

 

 그녀가 짤막하게 소리친다.

 

 “샤이어력으로.”

 

 빠르게 적어내려가는 붉은 책 위의 깃펜.

 

 “등대지기네, 등대마을, 호빗골, 서부 샤이어, 오르카. 이 세계의 세 번째 시대.”

 

 따듯하고 아늑한 집이다. 조명은 안락하게 빛나고, 햇살은 밝아 집 안까지 환할 정도이다.

 

 “그리고, 등대지기네 사로아의 ‘호빗의 모험’!”

 

 그리고는 깃펜을 잠시 내려놓는다.

 

 “그 다음에 뭘 적지?”

 

 하나밖에 남지 않은 눈으로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더니,

 

 “아, 맞다. 호빗에 대해서!”

 

 다시 펜을 들고, 빠르게 적어 내려간다.

 

 “호빗들은 샤이어의 네 부분에서 수백 년 동안 살아왔다. 각종 신기한 종족들로 가득한 오르카에서는 별 볼일 없는 종족일 수 있지만, 그래도 소중하고도 중요한 종족이다.

 

 샤이어의 호빗들의 특징을 하나 꼽으라고 하면, 먹을 걸 굉장히 밝힌단 점일까. 음식, 술, 담배, 호빗들의 주종목이다. 그러나, 호빗들의 진실된 특징은 여기에서 나오지 않는다. 평화롭고, 조용하며, 또.....”

 

 사로아가 열정적으로 글을 쓰고 있을 무렵, 바깥에서는 또 하나의 호빗이 나무 아래 풀밭에서 열심히 책을 읽고 있다.

 

 그녀의 이름은 등대지기네 클로스.

 

 “흠흠흠, 흠흠. 모든 게 시작된 문에서부터.”

 

 그리고 들려오는 노랫소리. 클로스에겐 익숙한 노랫소리다.

 

 “내가 따라갈 수 있다면 따라가야겠지. 길은 계속 이어져 가고. 모든 게 시작된 문에서부터. 흠흠흠, 지금은 길이 사라졌지만. 따라갈 수 있다면 따라가야겠지.”

 

 “늦었네?”

 

 거만한 태도로 말하는 흑발의 여성 호빗.

 

 “마법사는 절대 늦지 않는다!”

 

 마차에는 금발의 여성이 타 있다. 딱 봐도 호빗보다는 커 보이는 키에, 지혜가 묻어나오는 연륜, 그에 알맞지 않는 아리따운 외모.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때에 정확히 나타나지.”

 

 둘의 굳은 표정은 곧 웃음으로 바뀌었다.

 

 “너무너무 반가워, 그리폰!”

 

 

 

 

 “잘 있었냐?”

 

 “물론이지! 엄마도 잘 있고, 샤이어의 주민들도 행복하게 살고 있어. 그나저나, 오늘 샤이어까지 찾아온 이유는?”

 

 그녀가 가볍게 웃는다. 시대의 흐름과 동시에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미소로.

 

 “내가 설마 너네 엄마 생일을 깜박할 거 같냐?”

 

 담화가 이어진다. 샤이어의 전경을 지나면서.

 

 “오늘이 몇 번째 생일이었더라?”

 

 “글쎄다... 나도 오래 살았지만 사로아 나이는 아직도 잘 모르겠네. 올해로 132살이었나?”

 

 “원래 호빗이 그렇게 오래 사는 게 정상이야?”

 

 “나도 모르겠다.... 너네 엄마는 약간 특이한 케이스고. 그 반지.... 아니야.”

 

 그런데, 갑자기 말을 끊는 그녀.

 

 “반지? 웬 반지? 아빠랑 결혼할 때 있었던 그 반지 말하는 건가?”

 

 “알 필요 없어.”

 

 “뭐....?”

 

 근심이 가득한 얼굴.

 

 “반지가 이렇게 한 사람한테 오래 머물러 있으면... 사로아가 골룸처럼 될 수도...”

 

 혼잣말을 끊고 말한다.

 

 “무슨 근심이 많아? 오늘은 적어도 엄마 생일이잖아. 오늘만큼은 모든 거 잊고, 밤새도록 놀아 보자고!”

 

 “그래.... 그래야지. 샤이어는 요즘 어때?”

 

 “뭐..... 언제나처럼 평화롭지. 먹고 마시고 놀고.... 호빗들 일상이잖아?”

 

 “사로아가 요즘에 뭐 이상한 행동이나, 이런 걸 보이지는 않았어?”

 

 “엄마가? 아니? 자꾸 뭔가를 찾는 모습을 보이긴 하는데, 딱히?”

 

 “그래.... 그렇단 말이지...”

 

 둘의 마차 뒤로 몇 명의 어린 호빗들이 따라온다.

 

 “그리폰! 노래! 노래해줘!”

 

 그녀에게는 언제나 다른 아이들이 달라붙지만, 요구하는 바가 변하지는 않는다.

 

 “크흠.. 러버러버러버, 저 하늘 넘어 높이! 날아갈게, 그대를 따라서! 끝없이 펼쳐진 저, 하늘 위로!”

 

 항상 감미로운 목소리. 이만 살, 아니, 영겁의 시간을 살고도 늙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 모두가 신기해하지만, 정작 본인은 크게 신경을 쓰질 않는다. 너무 오래 살아서일까, 그 모든 것이 모두 진부하게 느껴지나 보다.

 

 “인기 많네?”

 

 “이렇게도 아름다운 마법사의 노래를 누가 도대체 안 좋아하겠어?”

 

 “그래....? 그때 엄마랑 있었던 ‘데일 용 사건’ 이후로 샤이어 주민들이 널 완전 평화의 파괴자 취급하던데?”

 

 “아, 그 사건? 명확히 말해두자면, 나랑은 거의 관련이 없는 사건이야. 그 열두 명의 난쟁이들이 제 발로 등대마을로 찾아온 거고, 난 그저 사로아의 등을 떠밀어줬을 뿐이라고?”

 

 “어쨌든, 샤이어 주민 절반이 엄마 생일잔치에 초대됐어. 그에 걸맞는 무언가는 갖고 왔겠지?”

 

 “이거 말하는 건가?”

 

 폭죽. 작은 것부터 호빗 몸보다도 큰 것까지 다양하다.

 

 “어느새 다 왔네.”

 

 “그럼, 난 사로아를 좀 만나 봐야겠어. 있다 보자, 클로스!”

 

 “잘 가!”

 

 오늘도 샤이어에는 평화가 깃든다. 마을은 축제 준비가 한창이고, 아이들, 어른들 할 것 없이 모두 한껏 들떠 있다. 해는 떨어지고, 하늘은 주황빛깔로 변한다. 광장 식탁에는 여러 음식들이 푸짐하게 차려지고, 역시 술은 빠질 수 없다.

 

 축제의 주인인 호빗은 그녀의 집에서 열심히 무언가를 찾고 있다. 최근 들어 더더욱.

 

 “어, 어, 어디 갔지? 내, 내가 분명히 여, 여기다 놨었는데....”

 

 집의 바닥에서, 금빛으로 빛나는 작은 반지가 반짝인다. 사로아 본인은 상상하지 못했으리라. 그 반지가 앞으로 몰고 오게 될 재앙을.



사로아(원작의 빌보)와 클로스(원작의 프로도)의 원본은 모두 좌우좌입니다!

사로아가 한쪽 눈을 잃은 이유=데일 용 사건(원작 소설 '호빗'의 이야기)


그리폰 간달프로 출연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간달프는 어때?

많이 기대해 주세요!


너네가 원하는 대규모 전투씬은 나중에 나오니까 걱정 붙들어 매!

초장기 연재가 될 예정이니까.... 헤헤.


일1회 연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감사하빈다!